장마가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아침, 우리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어요. 산골짜기에 있는 우리 집은 올라갈 땐 진짜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내려갈 땐 후다닥 달려서 3분이면 내려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왠지 꾀가 났던 우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내려갔어요. 그런데 동구 밖 굴다리에서 바라본 강물 색깔이 평소와 달랐어요. “누나 저거 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우리는 서둘러 뛰어 내려갔어요. 우리는 깜짝 놀라 멈춰 섰어요. “홍수다.” 강가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야 할 곳이 온통 흙탕물로 가득했어요. 하굣길에 들러 간식을 사 먹던 아래 가게도, 친구 선미네 집, 현기네 집도 모두 물에 잠겨서 지붕만 보였어요. “우와 학교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