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싼 제품은 대충 만들어서 금방 버려져도 상관없습니다. 원래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인간과 지구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인류는 1999년부터 지속 가능한 수준보다 훨씬 많은 지구의 자원을 소비해 왔습니다. 매년 수십억 톤씩 초과해서 자원을 쓰게 만드는 주범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어느 날 반짝 유행했다가 이튿날이면 쓰레기가 되고 마는 물건들을 마구 사고, 버리는 우리의 과소비가 주범입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낡은 물건을 고쳐 쓰는 것보다 새 물건을 사는 편이 더 저렴합니다. 내 물건을 세심하게 다루는 게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사회에선 소비가 미덕이 됐습니다. 여기에는 기업의 책임이 매우 큽니다. 기업들은 온갖 제품과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의 수명을 일부러 짧게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물건이 금방 구닥다리가 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심지어 기준을 만족하는 시제품을 보고 주문을 하면 처음에는 시제품과 같은 물건을 만들어 납품하다가 점점 그 품질이 떨어지는 일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