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잘 버텨낸 비결은 무엇일까?
타이완과 한국은 경제 협력을 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023.07.10.-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 및 시사평론-
타이완 파운드리,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은 최근 수년 미-중 갈등으로 인해 더욱이 국제 시장에서 각인되었다. 반도체로 승부를 해도 될 듯한 분위기라서 TSMC와 같은 기업이 없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에 빠질 게 분명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타이완의 상업 활동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입지는 전체 국민의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매우 긴밀한 관계 대상이다. 그건 국내 80% 이상 취업인구의 직장은 중소기업이며, 전체 타이완의 기업 중 중소기업 수는 98%를 넘기 때문이다. 타이완이 그동안 글로벌 경제ㆍ금융 위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잘 버텨낸 비결이 이러한 중소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유명한 대기업보다 일상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주는 법인이 중소기업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사실 타이완에는 특히 소상공인이 많다. 50년 전에 유행했던 말은 ‘집안 응접실이 소상공인의 공장이다’, 40년 전에 유행했던 말은 길가는 사람 4명 중 1명은 사장님, 즉 경영인이라는 것이었다.
국제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타이완도 물론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있어서 국제사회의 각종 변화 속에서도 잘 버텨나가고 있는 편인데, 이는 외부의 간섭을 별로 받지 않아 진정한 기업인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타이완이나 한국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바로 대기업의 경우 보통 정부 정책에 부응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게 있어서 아무래도 순수 기업인의 기업이 아닐 수가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소상공인을 포함한 전국 98% 이상의 중소기업의 연 매출액 가운데 근 90%는 내수시장에서 나온다. 그래서 글로벌 불경기에 우리도 타격을 받지만 중소기업들의 내수시장 영업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어서 타이완 경제가 활력을 잃지 않고, 취업시장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소기업은 타이완이 그동안 안정적이며 건전하게 발전해올 수 있었던 든든한 기초이며 반석이다.
비록 3년여 동안 지속되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부 소상공인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발생하였으나 전반적인 경제 활동과 국민 소비에 힘입어 불경기 속에서도 심한 인플레이션이나 실업률 등의 사회 경제 문제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타이완과 한국의 기업 간은 표면적으로 볼 때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상대라고 오해하기 쉽다. 사실 지금 국방에서부터 개인 생활에까지 없어서는 안 되는 반도체산업 한 가지만 예를 들어도 양국 기업 간에는 협력하는 분야가 훨씬 더 크다. 게다가 민간에서의 양국 사이는 매우 좋다고 몸소 느낄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각종 제한 조치가 풀린 후 지난 6월 타이완과 한국의 기업인들이 직접 만나 연차회의를 타이베이에서 거행하게 되었다. 약칭 ‘국경회’의 타이완 ‘중화민국 국제경제협력협회(CIECA)’와 약칭 ‘전경련’의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각각 소속된 ‘한국위원회’와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의 주요 인물들이 ‘제47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해 (세션1)‘타이완-한국 경제 추세 및 전망’, (세션2)’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협력 – 공작기계ㆍ기업 합작 응용 도구’, (세션3)‘녹색 에너지 및 문화 콘텐츠 산업의 협력’, 그리고 (세션4)‘정보통신 과학기술 산업의 합작 – 반도체와 4차 산업혁명’ 등의 주제로 업계 우수 경영인들과 산업 연구 관계자들의 발표와 토론회가 진행되었었다.
한국 전경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 김준 위원장(한국 주식회사 경방 회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양국의 기업인들 간에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서로 배우며 가르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선 경방 제2대 회장 고 김각중 님의 타이완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은 점을 언급하면서 1992년 단교 후에는 양국의 재결합을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하셨고 그래서 경제인으로서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며 타이완의 주요 상공업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타이완 대기업 중국신탁금융홀딩그룹 회장 구리엔송(辜濂松-Jeffrey Koo)과 진심어린 협상을 거쳐, 당시 국제 환경으로 인해 양국 간의 사이가 극히 불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각중 회장과 구리엔송 회장은 그때의 모든 난관을 극복하여 양측 연합회 회장이 직접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며 위상을 높이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결심으로 오늘날의 양측 위원회 간의 연합회가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는 과정을 설명했다.
김각중, 구리엔송 두 분의 노력으로 다시 열린 양국 기업인 간의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되어 지금의 타이완과 한국 관계, 그리고 미래 전망은 매우 밝고, 특히 지금은 국제적인 환경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면서, 양국은 반도체 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등 방면에서 서로 협력해 나간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을 확신한다고 김준 회장은 강조했다.
인터뷰에서 김준 회장은 ‘친구’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풀어줬다.
친구는 (1)진심으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 즉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이며, (2)내가 한 개를 손해보더라도 친구가 두 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즉 장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과 타이완이 이런 친구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경제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타이완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난 2019년7월1일을 기해 실시한 ‘타이완 투자 3대 방안-Invest in Taiwan’은 현재까지 약 2조700억여NTD(한화 약 86조2천여억원, 2023.07.08.기준)로 집계되었고, 작년 11월에는 독일 머크그룹(Merck KGaA),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램 리서치(Lam Research). 미국 반도체 솔루션 인테그리스(Integris), 네덜란드 리소그래피(극자외선 노광) 장비업체 에이에스엠엘(ASML) 등의 대 타이완 투자 계획을 확대한다는 발표가 잇따랐고,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타이완과 일본의 고급 반도체칩 제조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은 타이완에 선진제조설비 훈련센터를 성립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 자본이 타이완에서 투자를 늘린다는 건 타이완이 글로벌 반도체산업 분야에서 기술과 제조 방면의 경쟁 우위와 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어서 각종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 받아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로 인식된 데 기인했다고 본다.
1인에서 5인 또는 20인 이하로 경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개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 부지런하게 일을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지만 이제는 어떠한 중소기업이든 디지털 기능과 관련 인재가 없이는 사업을 발전하는 게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높이지고 있다. 즉 디지털 기능과 관련 인재는 현재 타이완 중소기업이 직면한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지난달(6월) 타이완은 1979년 미국과 단교한 이래 구조적으로 가장 완벽한 무역협정으로 여겨지는 ‘臺ㆍ미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였다는 뉴스를 보도했던 바 있는데, 이 협정에는 양국 간의 ‘중소기업’챕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타이완과 미국이 중소기업의 투자 무역 진행을 협조하는 것을 중점으로 할 것임을 확립한 근거가 되었고, 특히 타이완 중소기업들이 국제 투자에 참여하는 데 더 높은 모멘텀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에서 2019년7월부터 실시한 ‘타이완 투자(Invest in Taiwan = InvesTaiwan) 3대 방안’은 기존의 ‘타이완기업(臺商) 리쇼어링 투자행동 방안’의 업데이트 버전을 포함해 새로이 기획한 ‘타이완 기지 기업 가속 투자 행동방안’, ‘중소기업 가속 투자 행동방안’을 추가시켜 토지 조세 혜택, 특별 융자 등의 지원 조치를 ‘InvesTaiwan’-타이완투자사무소를 통합 서비스창구로 하여 타이완기업과 타이완 현지의 기업 그리고 중소기업들이 신속ㆍ안심 투자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프로그램이다.
‘InvesTaiwan’이 공개한 6월29일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총투자액 한화 약 87조6천여억 원 가운데 리쇼어링 타이완기업들의 투자액은 이중 절반을 넘는 한화 약 50조원(NTD 1조1819억원)이 넘고 이 방안은 특히 대외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국내 경제의 활성화를 꾀하는 데에는 효과가 들어났다고 평가된다.
“중소기업이 강할수록 타이완은 더 강해진다”라는 한 마디는 중소기업이 타이완에 대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결하게 잘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白兆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