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춤, 할머니춤, M세대춤…, 톡톡 튀는 춤의 언어로 타이완 문예계 매료,
-무용가 안은미 인터뷰-2023.05.29.-타이완ㆍ한반도-
한국의 예술가, 무용가, 현대무용 안무가로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안은미 컴퍼니 대표님과 지난 5월22일(월) 오후 영상 녹화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용가 안은미(Eun Me Ahn)의 화려한 학력, 경력, 수상 이력 등은 한국에서 더 잘 알려져 있겠지만 타이완 문화예술계에서도 공인하며 안무 작품에 대한 사랑도 한국 못지 않다고 확신한다.
문화예술의 전당에서만 안은미 무용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30여 년 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메스게임을 지도한 것에서부터,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개.폐회식 안무,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예술 감독, 부산국제무용제의 프로그래머 등에서도 활약했던 분이다.
오늘 타이완.한반도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인 안은미 무용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 6월 타이완 공연 작품 취지, 아시아 젊은 세대 무용수들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공유하겠다.
지난 2019년10월 가오슝 웨이우잉(衛武營)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Dancing Grandmothers)’와 다음달(2023년6월)에 공연할 ‘드래곤즈(Dragons)’는 마침 할머니와 M세대라는 세대 차이가 큰 작품처럼 보이는데 이 두 작품을 통해 관중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해 안은미는 우선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민속학적으로 한국 여인들이 기억하는 춤의 역사, 특히 전쟁을 겪고, 심한 생활고에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했던 여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들에게 ‘춤’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어떻게 기억되고 작동하는지를 고민하다가 직접 카메라를 메고 나가 관찰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들, 할머니들 몸에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계신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안은미는 또 일반 사회대중 뇌리에 ‘할머니’ 그러면 그냥 ‘막춤’, ‘버스춤’, ‘관광’ 등의 이미지로만 남아 있는 게 너무 속상했다고 한다. 사실 타이완에서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은미는 그래서 깊이 있는 탐구를 하였고 할머니들을 무대로 모셔와 그 역사를 대중에게 보여준 게 바로 작품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였다.
다음달에 웨이우잉에서 만나보게 될 ‘드래곤즈’는 안은미가 2015년 프랑스 테아트르 드 라 빌(Thtre de la Ville)-파리의 시립예술극장에서 3개의 작품 공연으로 센세이션을 일이키고 곧바로 소속 작가가 되었을 때 거기서 ‘밀레니얼(millennial: 198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이름)’이 주제였고 또 마침 고교생들의 몸을 연구하는 ‘사심없는 댄스’ 작품도 이미 만든 상황이어서 M세대를 주제로 하는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가 인도네시아에서 젊은 세대들의 춤을 보고 그게 한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의 밀레니얼 세대가 만나 서로 공유하며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면 모종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발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 공연을 갔다가 그쪽의 젊은 친구들의 춤을 보고 ‘우와~’ 이렇게 다른 춤을 같은 세대인데 하고 있구나, 그래서 그때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그러면 한국의 밀레니얼 친구들 말고, 아시아에 있는 밀레니얼 친구들을 만나게 해서 그들이 공유하고 해야되는 어떤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들에게 뭔가를 기회를 주고 이들의 언어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해서 만들어 낸 아이디어인 거죠.
그래서 전부 아시아를 돌아다니면서 오디션을 했고, 그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을 겪었는데 갑자기 (코로나)팬데믹이 터진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서울에 못 오게 된거죠. 다섯 나라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그래서 저희가 전부 ‘줌’으로 해서 공연을 만든 게 이 드래곤즈 작품이 태어난 배경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서로 같은 문화인 것 같지만 다른 문화의 친구들이 함께 만났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되게 의미가 있고 이거를 지금 또 전세계에 또 소개하고 있고 만나게 된다는 게 이 드래곤즈 프로젝트의 아주 유익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한류는 이미 전세계에 널리 퍼져있고 ‘춤’처럼 공통언어가 되었다. 타이완의 젊은 세대들은 K-pop, K-dance, K-드라마,,,에 심취해 있다. 그래서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 동경하고 있는데 현대무용 예술을 사랑하는 젊은 세대들은 안은미 안무가와 같은 한국의 현대무용에 매료해있다. 안은미 컴퍼니는 일반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경영방식이나 인재 모집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다를까? 무용수 선발과 무용단 경영 전략에는 어떠한 특이점이 있을지가 궁금했다.
안은미는 현대무용과 같은 아트 쪽은 좀 고단한 직업이고, 어떤 면에서 볼 때는 상당히 인문학적 어프로치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 무용수가 되는 과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은미는 무용수 선발 오디션을 볼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미래지향적인 의지와 열정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제가 오디션 볼 때는 어떻게 하면 미래를 조금 더 이끌어 갈 의지와 열정이 있는 친구들, 그런 무용수들을 찾는 데 되게 좀 집중하는 거 같애요. 그리고 이게 좀 작업을 하는 데 오래 걸리고 좋은 무용수가 되는 데도 사실 엄청 다들 오래 걸리니까 그거를 잘 이겨내고 새로운 어떤 좀 입명을 열 수 있는 에너지~ 그런 아주 멋진 친구들을 주로 좀 찾으려고 좀 노력하는 것 같애요. “ 그렇다, 의지와 열정은 무엇을 하든 마음에 지니고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필수 여건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운명이라는 게 나를 속박하지 않고, 내 스스로 운명을 창조하며 내가 운명을 장악할 수 있는 에너지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각 나라에 영상으로도 오디션을 했고 또 직접 가서 만나서도 오디션을 하였는데 아시아 각 국 무용수들의 ‘줌’으로 진행된 ‘드래곤즈’ 오디션은 눈의 피로를 상당히 감수해야 했으나 다행히 우수한 무용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디션을 본 타이완의 무용수 저우관팅(周冠廷)과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 젊은 무용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들에 대한 기대를 통해 격려하였다.
“제가 ‘관(저우관팅)’이란 친구를 볼 때 엄청 몸이 열려있고 그리고 눈빛이나 몸의 리듬이나가 아주 뚜렷한 친구예요.
지금도 벌써 3년 지났는데, 인스타나 이런 걸 보면너무 자기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거예요. 정말, 저보다도 더 열심히 자기 세계를 이끌어 나가고 너무나 발전한 걸 보면서, 아, 내가 정말 사람을 선택을 잘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친구는 학교에서 배우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자기 스스로 가진 언어의 새로운 언어를 발전시키려고 개인이 엄청 노력하더라고요.
그리고 나머지 일본의 아카리, 말레이시아 아지, 인도네시아 아지, 시다, 뭐 이런 모든 아시아 친구들이 자기만의 세계를 발전시키려고 되게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그래서 아마 그 친구들이 저는 그 나라, 각 나라에서 새로운 어떤 언어를 발전시키고, 무용의 어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내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정말 믿고 싶습니다.“2019년 8월, 타이베이 아트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안은미의 북한춤’을, 같은 해 10월에는 타이베이 국립극장(국가희극원-오페라하우스)과 가오슝 웨이우잉 국립극장에서 각각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선보이며 신선한 주제와 안무로 주목을 끌었다. 2020년부터 3년 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안은미 작품을 직접 관람할 수 없었던 타이완의 현대무용 애호가들은 학수고대 끝에 드디어 다음달(2023년6월) 웨이우잉에서 안은미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K-댄스를 뛰어넘은 K-컬처의 세계를 타이완에 선사하게 된 데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
안은미는 타이완의 문화 예술 환경에 대해 타이완 정부가 그런 어떤 구체적인 센터를 만드는 거에 투자를 하고 서포트를 한다는 게 놀라우며 안은미가 웨이우잉 국립센터에서 느낀 점은 ‘와~ 여기는 정말 그 대단한 서포트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또한 사람들도 너무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은미의 작품 ‘드래곤즈’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타이완이 코프로덕션을 해줬고, 이 작품이 전세계를 순회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아시아의 문화, 아시아의 젊은 세대들의 도전 의식 같은 걸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웨이우잉 국립센터의 가장 좋은 점은 그 예술가들을 위한 전반적인 서포트, 이게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면든 면에서 포커스를 하고 있다라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을 했다.
언어는 말에서 그치지 않는다. 몸으로도 언어 전달이 가능하다는 건 주지하는 사실인데 특히 안은미의 작품에서 한눈에 그 철학을 알아볼 수 있으며, 몸의 언어를 통해 역사, 문화, 민족, 사회, 인간에 대한 탐구를 엿볼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 생각된다. -白兆美
6월10일(토)과 11일(일) 세계적인 한국 무용가 안은미가 밀레니엄 무용수들을 안무 지도한 작품 드래곤즈(千禧之龍)는 타이완 남부 가오슝 웨이우잉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예매는 국가예술문화센터 opentix를 이용하시면 되며, 타이완인은 물론 현지 한국인들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