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체코 발레치 마을까지 가는 여정 사이에는 '보헤미안 숲'을 지나야 했다.
자유로운 방랑자들이 모여 살았다고 전해지는 보헤미안 숲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서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독일과 체코 국경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패망 이후 공산 베트남을 탈출한
월남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나라를 잃은 그들이 국경에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살아가야 했던 곳이 바로 보헤미안 숲이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베트남 사람들의 슬픈 사연이 묘하게 교차하는 장소였다.
우리는 체코 발레치 마을에서 마치 천사처럼 북한 전쟁고아들을 보살펴주었던
한 체코 여성의 행적을 발견했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코페치카.
아이들은 그녀를 어머니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