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엄마랑 아빠랑 커피 한 잔 해. 오늘 설거지 내가 할게."
저녁 식사가 끝나고 딸아이가
기꺼이 설거지를 하겠다며 나섰다.
요즘 까칠하기가 사포 저리 가라인 우리 딸,
아내랑 나는 ´웬일이래?´ 하는 표정으로 마주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딸아이 말대로 커피 한 잔 놓고는
아내와 식탁에 마주 앉아 있는데,
노래 흥얼거리며 설거지 하는 딸아이를 보고 있으니
기특하고 귀여웠다.
(아빠) "오구오구 우리 딸! 언제 이렇게 컸쪄요?"
어렸을 때부터 엉덩이 톡톡 두드려주면서 칭찬하는 걸 좋아해서
오랜만에 했는데,
딸아이가 아주 질색을 하면서 내 손을 치는 거다.
(딸) "아빠! 이런 거 좀 하지 마! 아 진짜! 내가 애기야? 징그러"
아차.. 우리 딸, 이제 중학생이지?
정신이 퍼뜩 들다가
뒤이어 서운한 마음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아니, 지 엄마하고는 끌어안고 부비고 뽀뽀도 잘하더니만
나한테만 왜 그래?
초등학교 때는 뭘 하든 아빠랑 하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이제 다 컸다 이거지? 나도 흥이다!´
말없이 입만 삐죽거리며
커피를 들고는 거실 소파로 갔다.
혼자 뉴스를 보고 있는데
설거지 끝났는지 딸아이가 옆에 오더니 털썩 앉았다.
(딸) "뉴스 재밌어?"
(아빠) "그냥 그래."
(딸) "아까 설거지할 때 내가 부른 노래 알아?"
(아빠) "몰라."
(딸) "내가 불러줄까? 요새 완전 좋아하는 노랜데."
(아빠) "싫어. 뉴스 볼 거야."
(딸) "에이 한 번만 들어봐. 이거 춤도 대박 멋있어"
그러더니 딸아이가 벌떡 일어나서는
텔레비전을 가려버리는 거다.
삐져서 뉴스 보겠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와
나 뉴스 못 보게 하려고 춤추는 딸..
결국 둘 다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제 딴에도 나한테 너무 까칠하게 대했나 싶어서
기분 풀어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아빠 눈엔 아직 어린애 같기만 한데,
우리 딸.. 언제 이렇게 컸을까?
잘 자라고 있는 게 기특하면서도
문득문득 서운해지는 아빠 마음..
우리 딸은 아마 모르겠지?
아~ 내 평생의 짝사랑.. 아빠는 외롭다 외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