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를 따라 올해 두 번째로 서울둘레길 걷기를 했다.
첫 번째 갔을 땐, 구일역에서 시작해서
안양천 3코스와 가양대교, 그리고 증산동 체육공원까지..
총 4시간을 걷고 나니, 나중엔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날 저녁에 쥐가 나서
마사지를 하네, 뜨거운 찜질을 하네.. 요란을 떨고 있으니까
남편이 보면서 피식 웃는다.
(남편) "아이고 한 번 갔다 와서 이 난리면 두 번은 못 가겠네?"
그래서 보란 듯이
지난 주말 두 번째 도전을 했다.
이번엔 앵봉산에서 출발!
(나) "역시..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 돼. 아 정말 기분 좋다"
기분이 좋으니까 그냥 막 힘이 나는 거 같았다.
봄바람은 솔솔 불지, 조용한데 예쁜 새소리만 들려오지,
거기다 나무냄새, 흙냄새는 또 어찌나 좋은지..
주말에 늦잠 자고 일어나면 반나절이 후딱 가고
오후에 청소라도 하고 나면 하루가 금방이었는데,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 마시면서
딸이랑 오붓하게 걸으니
이게 행복이지 뭐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시간, 앵봉산을 걸어
구파발역에서 도장을 꾸욱 찍고,
다음 코스인 선림사에서 또 한 번 도장 꾸욱!
이 도장 찍는 맛에 둘레길 걷는다는 딸의 말이
십분 이해가 됐다.
오후 2시쯤.. 북한산 자락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불광역까지 걷기 시작!
잠시 쉬었다 일어나려니 다리가 천근만근이었지만,
끙~ 힘 한 번 주고 일어나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는
다시 열심히 걸었다.
드디어 코스 3개 도장을 다 찍고 집에 가는 길..
졸음과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참 기분 좋고 뿌듯한 하루였다.
무엇보다 딸과 함께 걸어서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살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렇게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좋은 거 보고, 소중한 거 나누고,
서로의 보폭에 발을 맞추면서..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딸아이 곁에서 이렇게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놀리면서도 아픈 다리 꾹꾹 주물러 주는 남편한테도
다음에 꼭 같이 걷자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