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마당 낭독 시리즈 작품 #24
계용묵의 병풍에 그린 닭이
(1939)입니다.
1930년대
10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자
남편에게 첩을 얻으라 권했던
박 씨 부인 이야기
- 계용묵의 병풍에 그린 닭이
작품 속 표현
이 굵은 넉새 삼베 한 필을 :
아주 굵고 거친 삼베 한 필을
대님을 바로 칠 줄 몰라서
아침 한동안을
외로 넘겼다 바로 넘겼다. :
한복 바지 끈을 묶을 줄 몰라서
아침 내내 묶기를 반복했다.
가난한 살림살이를
어린 몸이 혼자 맡아가지고
삯김, 삯배, 생선자배기는
몇 해나 였으며, :
가난한 살림살이를
어린 몸이 혼자 맡아가지고
남의 집 김매고, 베 짜주고
생선 장사까지
몇 해를 했으며
이건 다자꾸 애를 못 낳는다고
시어미는 이리도 구박이요, :
이건 무턱대고(다짜고짜)
애를 못 낳는다고
시어미는 이리도 구박이요
집안의 절대를 생각해도 그렇거니와, :
집안의 대가 끊기는 것을
생각해도 그렇거니와
아들이라, 딸이라, 삼사 형제를
슬하에 오롱오롱 놓고
흥지낙지 할 것인데 :
자식을 여럿 두고
복닥복닥 행복하게 살 것인데
남편이 하도 가긍해서 언젠가는 :
남편이 하도 불쌍하고
가여워서 언젠가는
어제도 굿 이야기를 했다가
퉁바리를 썼다. :
어제도 굿 이야기를 했다가
퉁명스러운 핀잔을 들었다.
시어미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머리를 숙인 그대로
겯던 꾸리만 그저 결을 뿐이다. :
시어미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감던 실타래만 감을 뿐이다.
서나덜이 우글부글하는 :
사내들이 우글대는
온나제 (今夜 금야)
오마니 제레 아무래도
명미 한 되만 개지고 가볼래요.:
오늘 밤에 어머니 저 아무래도
좋은 쌀 한 되만
가지고 가볼래요.
귀떼기레 있으문
너무 동내서 너까타나
쉴쉴 허는 소리를 들었갔구나,
에 이년아. :
귀가 있으면 남의 동네서
너 같은 년
흉보는 소리를 들었겠구나.
남색 쾌자에 흰 고깔을 쓴 무당이 :
굿할 때 입는 옷에
흰 고깔을 쓴 무당이
*쾌자= 깃과 소매, 앞섶이 없고
양옆 솔기 끝과 뒤,
솔기의 허리 아래가 터진 옷,
지금은 무당이 굿할 때 입음.
복건과 함께 명절이나 돌에
어린아이에게 입히기도 함. (괘자)
놋바리 두 개를 얻어 :
놋쇠로 만든 밥그릇
두 개를 얻어
남편이 앓아서 무꾸리를 온 색시 :
남편이 아파서 점을 보러 온 색시
장구에 흥겨운 시내들을
소리쳐 부른다. :
장구를 치며 흥겨운
무속 악사들을 소리쳐 부른다.
무당이 가르친 대로
뒤란 밤나무 밑 구석 오쟁이에 :
무당이 가르친 대로
뒤뜰 밤나무 아래 구석에 있는
짚으로 만든 광주리에
변씨의 방에는 불빛이
익은 꽈리처럼
지지울리게 창을 비친다. :
변 씨의 방에서 나온 불빛이
익은 꽈리처럼 붉고
둥글고 환하게 창에 비친다.
어즌낮엔 어디멜 갔든 게냐 이년! :
어제 낮에는 어디를 갔던 게냐 이년!
어느새 남편은 달려와
발길로 사정없이
중동을 제겼던 것이다. :
어느새 남편이 달려와
발길로 사정없이
허리를 걷어찬 것이다.
굿이 어즌나쥐꺼지래기
당신은 당에 가서 오시지 않구 해서 :
굿이 진행되던 어제 낮까지
당신이 당에 가서 안 오시길래
그 억센 손이 끌채를 덥석
감아쥐는가 하니 :
그 억센 손이 머리채를 덥석
감아쥐는가 하니
박씨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비칠비칠 힘을 주다 못해
개바자 굽에 번듯이 나가 자빠진다. :
박 씨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비칠비칠 힘을 주다 못해
울타리 아래로 발딱 나가자빠진다.
병풍에 그린 닭이 홰를 치고
우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갈팡질팡 어릅쓰러 마을 앞까지
이르렀을 때는 :
갈팡질팡 힘겹게 마을 앞까지
이르렀을 때는
아무럭해서도 자손을 보게 하여 :
어떻게 해서든지 자손을 보게 하여
백지 다섯 장을 연거푸
소지를 올렸다. :
종이 다섯 장을 연거푸
소원 빌며 불살라
공중으로 올렸다.
- 작가 소개
계용묵 (1904. 9. 8 ~ 1961. 8. 9)
1904년 9월 8일
평안북도 선천 출신.
1남 3녀 중 장남.
대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신학문 반대하는 조부 밑에서
한문을 수학함.
향리의 삼봉 공립보통학교에
다닐 때 안정옥과 혼인함.
1921년
졸업 후 몰래 상경하여
중동학교를
1922년엔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잠깐씩 다녔으나
그때마다 조부에 의하여
귀향하여야만 했음.
1925년 5월
[조선문단]에 단편 상환으로
등단한 이래
40여 편의 단편을 남김.
고향에서 홀로 외국문학서적
탐독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도요대학에서 수학함.
1931년
가산의 파산으로 귀국하여
조선일보사 등에서 근무함.
1945년
정비석과 함께 잡지 [대조] 발행함.
1948년
김억과 함께 출판사
[수선사]를 창립하며
성실한 작가 생활로
생애를 보냄.
1961년 8월 9일
서울 정릉 자택에서
위암으로 별세.
- 계용묵의 작품 세계
첫 번째 시기는
지주와 소작인의 갈등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체로 경향파적이라고
평가되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투쟁의식이 없다는 점과
이후의 다른 작품들과
결부하여 볼 때
다만 고통받는 서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반영된
작품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함.
최서방 (1927)
인두지주(1928)로 대표됨.
경향문학 :
대중을 특정한 정치, 사상적 경향으로
계몽하고 유도하기 위한 문학.
두 번째 시기는
백치 아다다(1937)를 발표하면서
시작되며 이 시기가 그의 황금기.
초기의 미숙함에서 벗어난
세련된 문장 기교로써
그의 문학적 특징을 잘 보여줌.
장벽 (1935)
청춘도 (1938)
병풍에 그린 닭이 (1939)
신기루 (1940) 등이 이에 해당됨.
이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선량한
사람이지만 주위의 편견이나 억압,
자신의 무지로 인해
불행 속을 헤매거나
패배자적인 처지에 처할 뿐
아무런 해결책도 가지지 못하는
소극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경향은
작중 세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관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계용묵 문학의 특징이자
한계점이라 할 수 있음.
세 번째 시기는
광복 후 격동과 혼란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별은 헨다 (1946)
바람은 그냥 불고 (1947)가 대표작.
여기서도 현실 인식의 소극성을
크게 뛰어넘지는 못함.
결국 그의 소설은
1930년대 한국 문학의
언어적 미감을 세련시키고
단편 양식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지만
적극적인 현실감각 및
역사의식의 부재, 서민에 대한
관조적 시선이 빚은
현실감 결여라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 JS 마당 채널 소개
근현대 문학 작품을 배경 음악 없이
제 목소리로 차분히 읽어드립니다.
김동인, 김유정, 나도향,
이효석, 현진건, 계용묵...
교과서에서 만났던 작가들의 작품을
원문 그대로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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