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금휴가철, 臺 관광업에겐 아쉽지만 신중할 수밖에...
-2023.10.02.-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ㆍ시사평론-
지난 9월15일 간추린 뉴스에서 중화민국 정부조직 중 2곳이 승격 개편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중 ‘관광국’이 ‘관광서(觀光署Tourism Administration)’로 승격된 데 대해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직격탄을 맞으며 오랫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관광산업의 기대가 매우 크기에 상대적으로 승격된 기관 공무원의 어깨가 훨씬 더 무거워졌다.
코로나 이전, 아마 대부분의 국가는 소비력이 강한 중국인 관광객을 반겼을 것이고 그래서 단체관광이 개방된 시점에서 예전의 호황이 재현되기를 바랄 것이다. 여기에서는 정치체제나 이미지 등의 요소를 제외하고 순수 관광산업 면에서 그럴 것이라는 뜻이다.
최근 한국의 국민일보, 경향신문 등 복수의 언론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8월달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근 30만 명을 육박하며 전월 대비 약 20%가 늘었고, 작년(2022년) 동기 대비 8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한다. 또 제주도의 경우 중추ㆍ(중국)국경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만 17,600여 명이나 된다고 제주도 관광협회는 전했다.
사실 타이완의 관광산업은 중국인이 중추(추석) 명절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경일) 10ㆍ1’공휴일이 맞물리며 주말까지 합쳐 열흘 간의 ‘황금휴가’ 기간에 양안간 단체관광객이 개방되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 하곤 한다. 하지만 현재 양안 관계가 경색하여 소통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타이완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는 아쉬움도 있다.
지금의 타이완 관광 현황은 해외 거주 중국인(이들 중 상당수는 외국 국적 소지자 또는 해외 근무와 유학생들임)의 타이완 관광 비자 입국을 9월1일부로 개방하여 9월6일까지 우리 해외 공관을 통해 8천여 신청건을 접수하여 일부는 이미 허가를 한 상황이라고 타이완의 양안사무 주무기관 행정원 대륙위원회가 지난 9월7일 밝혔다. 거의 9월말이 다가올 때(9월28일) 대륙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9/1~9/27) 제3지 중국인의 타이완 관광 신청 건수는 1만 건이 넘었고, 지금까지 이미 1천여 명이 타이완을 여행하였다고 밝혔다.
타이완의 여행사, 관광버스, 숙박업,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 야시장 등 관광 관련 업자들은 한동안 지속적으로 대륙위원회에 하루속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을 개방할 것을 요청해왔고, 대륙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업계의 목소리를 매우 중요시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양안간 대등 원칙에 입각해 일전에 중국측이 ‘타이완 단체관광객’ 입국을 개방한다고 밝혀 타이완도 단체관광객에 대해서는 1단계에는 매일 2천 명으로 제한하되 한 달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중국 측의 반응이 있을 때 정식 시행하는 날짜를 확정할 것이라고 일전에 발표한 바 있다. 즉 타이완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을 개방할 의향이 있다고 호응하였지만 현재 중국측에서는 단체객의 타이완 방문 허가를 내줄 것인지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아 상호 단체관광객 개방이 주춤하게 된 것이라고 대륙위원회는 설명했다.
교통부 장관 왕궈차이(王國材)는 9월29일 ‘양안간 단체관광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타이완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고, 관광서 부서장 린신런(林信任)도 일전에 대륙위원회와 진행한 회의에서도 앞으로 대등한 상황에서 개방한다는 원칙을 확인하였고, 중국측에서 선의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화민국여행상업동업공회(타이완여행협회) 전국연합회 이사장 샤오버런(蕭博仁)는 현재 정부 당국은 3단계로 나뉘어 점진적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입국을 개방한다고 선포하였으나 아직까지도 중국측이 이에 호응하지 않았고, (타이완)진먼-(중국)샤먼 간의 ‘소삼통’도 후속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지금 ‘선거’를 앞둔 아주 민감한 시기라서 고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관광 업자들에게 있어서 쌍방향 대등한 개방이 좋기는 하지만 여행업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여행협회 이사장은 양안 정부에 피해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여행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협상 결과가 조속히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의 경우 예전 금강산관광이 개방되었으나 쌍방향은 아니었고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여행을 한다는 건 지금까지 발생한 적이 없고, 남북한 교류가 잘 이루어지던 시기에도 한국인이 자유로이 북한 곳곳을 여행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양안간의 인적 교류는 서로 다른 체제 분쟁이 존재는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의 왕래는 상당히 자유롭게 진행되어 온 것 같았다. 그러나 문제는 가끔 중국에 갔던 타이완인과의 연락이 두절되거나 어느날 갑자기 재판소 화면이 공개되면서 ‘간첩죄’와 같은 국가안전법에 저촉된 것을 시인하는 타이완인을 보며 놀라곤 했다. 또는 학술 교류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데 입국할 때 몇 시간 조사를 받는 등의 상식 밖의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는 혹시 양안간이 자유여행 또는 단체여행 인적교류를 부분적으로 개방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양안 정부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며 심지어 싸늘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지난 달(9월) 13일 양안 간 설전이 벌어졌다. 대륙위원회는 타이완인은 중국 방문을 신중히 고려하고 현지에서는 조심하라고 당부한 바 있는데 이에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천빈화陳斌華)은 (타이완측이 주장하는) 일전에 타이완 학자가 양안 싱크탱크 간의 학술교류 차 중국을 방문할 때 입국 수속 중 근 4시간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 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륙위원회 부위원장(잔즈홍詹志宏)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공식 사이트에 특별히 권고사항으로 밝히지 않았을 것이지만 현단계 그러한 비우호적인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심지어 임의적으로 가두기까지한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양안간이 점차 교류를 회복하는 듯하나 지금 가장 큰 고려점은 아무래도 ‘선거’일 것이다. 서로 다른 정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체제의 대화가 어려운 건 사실인데, 이보다 베이징당국은 가능한 정치와 경제 방면에서 타이완을 조여나가려 할 것이고, 타이베이당국은 중국인의 타이완관광이 개방되면 어떠한 신분의 중국인이 와서 ‘침투’ 목적을 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예를 들어 양안 민간의 전문분야 간의 교류를 위해 중국인의 타이완방문 전담(특별안건) 신청건 중에서 타이완의 하이테크산업 전문인재를 스카웃하고자 시도하거나 기밀을 절취하려는 행위를 발견하였다고 대륙위원회가 지적한 바 있다.
올 하반기로 접어들며 예비후보자들의 선거 활동이 이미 시작되었고, 이때 중국인의 타이완 입국을 활짝 개방한다면 중공당국이 이 틈을 타 타이완 선거에 필연적으로 개입할 것을 우려하고 있어 정부 주무기관에서는 현행의 일정한 절차는 물론 더 엄격한 심사를 거쳐 후환을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안사무 주무기관은 선거철인 만큼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며, 양안간의 건강하며 질서있고 책임지는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재삼 강조했다. -白兆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