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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ne 04, 20202020/05/31 꽃이 참 예쁘네요.아침에 나와 하루 종일 가게를 지키고 있지만 가게 문 열고 들어오는 손님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인상 찡그리고만 있을 수 없어 음악 크게 틀어놓고 먼지도 털어낼 겸 다시 정리를 해놓고 나니 주위가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녁 준비를 하기 위해 남편한테 가게를 맡기고 장을 보러 갔는데 들어가는 입구 꽃집에 알록달록한 예쁜 꽃들이 살랑거리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피어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이런 저런 이유로 꽃 한 송이 살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요. 해마다 봄이 되면 꽃을 사서 거실도 환하게, 가게안도 환하게 봄꽃을 놔두었는데 아직 내 마음에 따뜻함이 오지 않았는지 아님 지금의 삶에 너무 지쳤는지...한참 동안 꽃집 앞에서 꽃구경을 하다가 그냥 뒤돌아 설수가 없어서 꽃망울이 터질 것 같은 화분을 하나 사고 장은 간단하게 봐서 집으로 왔습니다. 사가지고 온 화분을 햇볕이 잘 드는 현관문 옆에 놓아두니 이제 서야 우리 집에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듯싶습니다. 다음날에도 꽃집에 들러서 가게 책상 앞에 놓아둘 빨간 꽃이 망울망울 피어나는 화분을 한개 사서 올려다놓았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이렇게 꽃을 사지는 않고 그냥 피어 있는 것을 보면서 예쁘다,,,할 정도였는데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꽃이 예뻐지는 것을 보니 ‘니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가 보다’ 하시던 엄마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내 마음에도 예쁜 미소 꽃나무 하나 심어야겠습니다....more4minPlay
June 04, 20202020/05/30 행복삶은 빨래 너는데치아 고른 당신의 미소 같은햇살 오셨다감잎처럼 순한 귀를 가진당신 생각에내 마음에연둣물이 들었다대숲과 솔숲은막 빚은 공기를 듬뿍 주시고찻잎 같은 새소리를덤으로 주셨다찻물이 붕어 눈알처럼씌롱씌롱 끓고당신이 가져다준황차도 익었다이대흠 시인의 <행복>차 한 잔을 앞에 놓고햇살로 샤워하는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는 일...새소리를 듣는 일...나를 미소 짓게 하는작은 아름다움들이 모두 행복이지요.그래요.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more3minPlay
June 04, 20202020/05/30 삶의 길목에서남편이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7개월 차입니다. 회사에 입사한 직후부터 상사와의 불화 때문에 힘들어하더니 결국 그만 두고 마네요. 제발 다른 직장 구하고 난 뒤에 그만두라고 했건만 도저히 못 다니겠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눈에 보였고 더는 말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남편으로써 노력하겠다고 자신을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남편은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편이고 특히 무엇인가를 시키면 일부러 더 절대 안하는 청개구리성격입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상사와 더 마찰이 심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 7개월째 한 발자국도 밖에 안 나가고 집에만 있는데 저는 요즘 다소 힘들게 일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4일은 퇴근하고 들어오면 밤10시 40분에서 50분 정도...사실 제가 일도 바쁘고 체력도 딸리다 보니 잔소리를 할 기운도 시간도 없습니다. 남편은 그래도 빨래를 걷어놓으면 접어놓기도 하고 청소기도 돌리기도 합니다. 이제는 문득 집안일에 익숙해진 남편의 모습을 보니 고맙다는 생각과 함께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퇴근해서 남편이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보았더니 남편이 잽싸게 화면을 감춰버립니다. 뭔데 저렇게 숨기는 거지? 궁금한 저는 아직 꽉 차지도 않은 쓰레기봉투를 묶어서 좀 버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남편을 몰아내고 컴퓨터를 몰래 보니 세상에 피규어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이 수집한 피규어사진이 촤르륵...나옵니다. 스타워즈, 마블 뭐 이런 거. 아니 이걸 그렇게 사람이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보고 있었다니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막상 말을 꺼냈다가 사달라고 할까봐 못 본 척 넘어갔는데 그런 거 있죠? 티를 내자니 복장 터지고 속으로 삭히려니 천불이 나는..날은 이렇게 좋은데..구직준비는 손톱만큼도 관심 없고 피규어나 검색해보는 저희 남편 언제쯤 철이 들까요?...more4minPlay
June 04, 20202020/05/29 세수하다가안경 벗고 찬물에 세수하다가거울을 바라보면 거기아버지가 와 계신다그것도 늙은 아버지시다웬 아버지?정신 차려 다시 보면 그것은다름 아닌 나의 얼굴아버지를 피해아버지 반대 방향으로오래 많이 온 것 같은데일생을 두고 내가 만들어낸 것은또 하나 아버지의 얼굴뿐이었다.나태주 시인의 <세수하다가>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도 물려주고,닮고 싶지 않은 것도 닮을 수밖에 없는 부모와 자식 사이.세월이 갈수록어머니 아버지를 닮아가는 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죠."핏줄이란... 어쩔 수 없나 보다..."...more3minPlay
June 04, 20202020/05/29 엄마의 틀니어버이날에 찾아뵙지 못하고 2주가 지나 지방에 계신 엄마를 찾아뵀습니다. 올해 88세이신 엄마는 농사일로 너무 고생하셔서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으십니다. 40여전 전 농사일을 하다 한쪽 눈의 각막을 다쳐서 시력도 안 좋으십니다. 설상가상 치아까지....예전에는 엄마뿐만 아니라 시골 어르신들 모두가 치아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성한 이가 사실상 없으십니다. 할머니도 그랬고 지금 생각하면 오래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도 치아가 듬성듬성 남아 있고 그나마 남아 있는 이도 성하지 않아 음식을 잘 드시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는 오래 전부터 틀니를 하셨습니다. 근데 최근에 겨우 아래 4대 남은 치아도 이젠 깨져버리고 흔들리며 더 이상은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틀니가 잇몸에 마주쳐 아프고 혀끝이 자꾸 깨진 이빨에 쓸려서 헐고, 그러니 도무지 음식을 씹지 못하시니, 입맛도 없다 하십니다. 특히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혀끝이 헐어 매워서 못 드시니까 물김치를 숟가락으로 떠서 밥을 비벼서 드시는 둥 마는 둥 하십니다. 엄마가 식사하는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돕니다. 식사가 끝난 다음 엄마께 “엄마, 틀니 다시 맞추자”. 하니 엄마는 “이제 곧 죽을 나이인데, 얼마나 써먹는다고, 써먹지도 못하고 죽으면 돈만 아깝지, 작기나 하나 5~600이라던데” 하십니다. “엄마, 하루를 살더라도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그래야지 행복한 거야. 그리고 돈 걱정 하지 마, 그 정도 아닌 걸로 알고 있어, 그리고 나 그 정도 돈은 있어“ 그제 서야 ”그래, 다시 더 가라앉지 않으면, 그때 하는 거 생각해보자“ 하십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하니, 아내는 흔쾌히 그러자고 합니다. 얼른 치과를 알아봐야겠습니다....more4minPlay
June 04, 20202020/05/28 박서빈씨에게낯모르는 당신의 이름이 내 우편함에 쌓여 가요 서빈씨이번 달 건강보험료는 잘 내셨나요나는 매달 잠시 걱정합니다당신은 나 이전의 이 주소의 기억으로 살다 떠난 사람 혹은나와 함께 살면서 마주하지 않는 사람유령이라기엔 다정하고 안부라기엔 희미합니다때로 나는 당신을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오랫동안 물 주는 걸 잊었던 화분이저들끼리 푸를 때나배고프다배부르다소리 내 중얼거리는 순간에요나보다 외로운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그러면 괜찮아져요그렇게 열한시를 우겨내요아시다시피나는 신 걸 먹으면 왼쪽 어금니가 부서질 것처럼 시려요그래서 밤에만 말이 많아지는 거예요햇볕이 입에 들어갈까 봐 무섭거든요그럼 혼자 사는 게 쉬운 줄 알았니친구가 한 말이에요뭐든 냉동실에 바로 넣어놔라그럼 한참 나중에 먹어도 괜찮다이건 가족이 한 말입니다늦은 귀갓길, 얼음칸처럼불 꺼진 우리 빌라를 바라보며서빈씨 일찍 잠들었네속으로 중얼거립니다그러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백인경 시인의 <박서빈씨에게>알고 있는 거라고는이름 석자와내가 이사 오기 전에우리집에 살았다는 사실 뿐인데...내 우편함에 낯선 이름의 우편물이 꽂힐 때마다잠시 잠깐 걱정을 합니다.어쩐지 당신도 혼자 사는 일을힘겨워하고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more3minPlay
June 04, 20202020/05/28 아들이 시집갑니다.아들이 결혼을 합니다. 아들이 살 집을 미리 구했는데 먼저 살다가 이사 간 분들이 집을 그리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아서 누나와 매형이 주말에 가서 하루 종일 청소를 해 줬답니다.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아들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집에서 보는 물건마다 가져가고 싶어 합니다. 처음엔 아끼고 살려는 그 마음이 기특해서 챙겨줬는데....이제는 아예 내놓고 달라하네요. 예쁜 그릇을 보면 사 모아서 많았는데 몇 가지를 챙겨주고 나니 다른 것도 또 달라합니다. ‘엄마 수저 없어요? 우리 수저 없는데....아! 엄마 수건도 주세요!.’ 그동안 모아두었던 수건을 통째로 내주면서 ‘여기서 골라 가져가라.’ 하니 커다란 쇼핑 가방이 미어져라 담아갑니다. 그것도 아주 좋은 것들로만..솔직히 그렇게 많이 가져갈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 일일이 골라 담는 아들이 그닥 예뻐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아들의 끌어 모으기는 그렇게 그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입니다. 내가 ‘딸을 시집보낼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를 저 혼자 연발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사왔는지, 어디에 사용할건지 묻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묻는 순간 시집살이 시키려 하냐고 야멸차게 되물을까봐서요. 정말 내가 옳게 키웠나?....싶을 정도로 섭섭하고 얄미운 생각이 슬금슬금 납니다. 아들 장가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집보내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 해도 내 나이가 그리 오래된 사람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도 해도 너무한 아들의 행동에 예비 며느리조차 곱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말 그대로 머리에 지진이 날 것 같고 소화도 안 됩니다. 앞, 뒤 구분 못하고 날뛰는 아들도 밉고 자의건 타의건 그렇게 만든 예비 며느리도 미워지네요. 제가 너무한 건가요?...more4minPlay
June 04, 20202020/05/27 그랬다지요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꽃이 집니다그러면서,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그랬다지요김용택 시인의 <그랬다지요>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지만아무리 고민하고 생각해도정답을 찾기 어려운 게 인생이죠.이게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지만그저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보는 겁니다.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 날내가 틀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순간도 분명 올테니까요....more3minPlay
June 04, 20202020/05/27 커피 한잔의 여유와 배려점심식사를 마치고 테이크아웃 커피가게로 갔습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줄을 서 있는 제 앞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한 분이 보입니다. 그분 순서가 되어 높은 주문대 위로 팔을 올려 무언가 말을 하자, 직원은 뒷줄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더니 "저..지금 바빠서요. 여기 옆으로 나오셔서 좀 기다리시겠어요? 뒤 분 먼저 주문 받고 나서 해 드릴게요." 순간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죠. "저는 괜찮습니다. 먼저 오셨는데 주문 받으세요." "아니에요. 다들 직장인이라 바쁘시잖아요. 주문 받고 해도 되니까 괜찮아요."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저 분한테 물어 보셨어요? 다 같은 손님인데 그러면 안 되죠. 늦어도 좋으니까 앞에 분 부터 받으세요." 그제 서야 직원은 얼굴을 붉히며 주문을 받더라구요. 몸이 불편한 그 분 곁에서 영수증과 커피 한잔을 손에 쥐어 드렸습니다. 순간 뒤돌아 봤더니 제 뒤로 꽤 많은 손님들이 기다리며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잘 했다는 사람도..극성맞다는 사람도 있었겠죠. 중학교 2학년 새 학기, 담임선생님은 반장인 제게 전학생과 함께 따로 부르셔서 친구가 휠체어가 없으면 활동하기 어려우니 이 친구의 등하교부터 모든 걸 함께 하며 돌봐 주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다음날부터 저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고, 택시에서 내린 친구가 휠체어에 타자, 그의 어머니와 함께 끙끙대며 200미터가 넘는 오르막길을 밀어 올렸습니다. 아침부터 교복이 젖을 정도로 힘들었고, 쉬는 시간에는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점심시간엔 대신 급식을 받아 오고, 하교 땐 그의 어머니를 기다려서 같이 내리막길을 내려오곤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장애친구 때문에 제 시간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울먹이며 힘들어 하는 제 모습을 본 후, 그 친구는 전학을 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안하면서도 아련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제 직장에도 장애동료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몸이 불편할 뿐, 재능과 인품은 여느 사람 못지않다는 걸 수 없이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편견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커피 한잔을 갖고 돌아가던 그 분의 인생이 너무 쓰지 않기를...언젠가는 달달한 향과 맛도 더해지리라 생각해봅니다....more5minPlay
June 04, 20202020/05/26 또 근황近況한 이레 죽어라 아프고 나니내 몸이 한 일흔 살아 버린 것 같다온몸이 텅텅 비어 있다따뜻한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본다아내가 한 평 남짓 꽃밭에 뿌려 둔 어린 깨꽃 풀잎새가 시궁창 곁에 잘못 떨어져, 무위無爲로, 생생生生하게 흔들린다왜 저런 게 내 눈에 비쳤을까나은 몸으로 다시 대하니 이렇게 다행하고비로소 세상의 배후가 보이는 듯하다황지우 시인의 <또 근황近況>원래 크게 아프면안 보이던 게 보이는지...그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건강만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게되죠....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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