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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y 19, 20202020/05/16 시작이 반이던가육십만 되면 치매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전화가 옵니다. ‘사모님 시간 날 때 보건소에 들려 치매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대답은 야무지게 합니다. ‘네’ 라고.. ‘갔냐구요?’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안 갔습니다. 내 나이에 무슨 치매냐고 스스로 반문하면서...그런데 모르는 척 넘길 때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전화를 했는데 ‘영순이가 정신이 없어. 무슨 말을 했는지, 방금 무얼 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네.’ ‘누구한테 들었는데?’ ‘동생이 우리 아파트에 이사 왔거든, 글쎄 동생이 언니 치매 맞다고 하더라고. 요즈음은 주간 요양보호소에 간데. 혼자 집에 있으며 화재도 겁나고 혼자서 무얼 하질 못해서 주간 요양보호소에 간다고 하네. 삼시 세끼 먹고, 약도 먹었는지 모른다고 하니 심한 거 아닌가.’ 저녁까지 먹고 동생이 데리려 간다는데 여동생이 없다면 누가 해 주겠는가. 영순이는 여동생 있어 다행이다. 나는 딸도 없고, 여동생도 없는데... 영순이는 갑자기 신랑이 세상 떠나고 나서 혼자 살더니만 저런, 치매 맞는가봅니다. 시누이가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데 가끔 해주는 말을 빌리면 ‘언니야, 치매는 외로움에서 많이 온다고 하더라구, 사람과 자주 만나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그래. 혼자 우두커니 있다 보면 치매라는 병은 나도 모르게 온다고 알겠지?’ 미룰게 아니라, 치매 검사부터 받고, 예방법을 배워 실천해야겠습니다. 아직은 우리 요양보호소에 갈 나이는 아니잖아요.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을 하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 우리 명심하며 건강검진이 우선이라는 걸 꼭 실행으로 옮겨야겠습니다. 내 발로 걸어 다닐 때가 제일 행복하니까요......more4minPlay
May 19, 20202020/05/15 상추밭집 허물고 나니 상추밭 세 고랑이다.증조할아버지 머물다 간 흔적이고작 상추밭 세 고랑으로 남았다세 고랑을 막 깨인 병아리들이앙중맞은 발길로 뒤적거리고 다닌다.여기를 헤집자 사랑방 증조할아버지 헛기침 소리 들리고,저기를 건드리자 진한이 아재 엉거주춤 뒤를 닦고 있다.삐약삐약 종종거리는 병아리 발자국 늘어갈수록희뿌연 기억들 불쑥불쑥 몸 뒤채며 일어선다.상추밭 위로 초가도 아니고 슬레이트도 아닌한 집 한 채 엉거주춤 세워진다.그 헌 집 속에 내 눈 깃들자,헌 집 짬을 쪼아 병아리들 우 물러 나간다.지나간 시간들 결코 허전하지 않다.상추에 덧씌워진 과거의 저 촘촘한 틈을오늘 내가 미처 보지 못할 뿐이다정우영 시인의 <상추밭>매일 지나는 길이라며눈여겨보지 않았을 뿐,늘 찾아오는 아침이라특별하게 여기지 않았을 뿐,우리가 지나온 시간 중에결코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은 없죠.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을 뿐......more3minPlay
May 19, 20202020/05/15 내 삶의 길목에서~얼마 전 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이것저것 필요한 걸 고르고 있는데 저만치 앞에 보이는 분이 낯익은 분인 것 같아 조금씩 다가가 가까이 보니 30년 전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 이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선생님께서 저를 잊어버리시지 않으시고 반갑게 반겨주십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너무도 야위셨습니다.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여쭤 봤지요. ‘몸이 안 좋으세요. 몸이 너무도 야위어지셔서..’ 30년 전 선생님은 정말 보기도 좋으시고 건강하나는 자부하시던 선생님이셨기에 지금의 선생님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선생님은 작년 봄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생활을 6개월이나 하셨다며 그래도 지금은 산에도 살살 오르며 조금씩 움직이게 되었다고 이정도로 다니게 된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선생님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저녁을 같이 드시지요’ 하니 사모님이 저녁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신다며 어디에 사느냐며 물으셔서 부산에 살다 경남양산으로 이사 온 지 3년이 다 되어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 우린여기 산지는 10년이 다되어가네. ’네 그러셨군요.‘ 선생님께 전화번호를 알아두고는 며칠 내에 찾아뵙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부도가나면서 등록금을 내지 못하게 되자 담임선생님이 등록금도 내주고 그러셨는데....그 덕분에 공부도 하고 졸업을 할 수가 있어 선생님의 고마움을 평생 잊지 못하고 어디서라도 뵙게 되면 그때의 고마움을 감사드리고 싶었는데.. 졸업을 하고 멀리 이사를 하면서 그날이후 선생님을 뵐 수가 없어 늘 그리움에 살아왔습니다. ’선생님! 늘 건강하시구요. 존경하며 사랑합니다.‘...more4minPlay
May 19, 20202020/05/14 이런 이유그 걸인을 위해 몇장의 지폐를 남긴 것은내가 특별히 착해서가 아니다하필 빵집 앞에서따뜻한 빵을 옆구리에 끼고 나오던 그 순간건물 주인에게 쫓겨나 3미터쯤 떨어진 담장으로자리를 옮기는 그를 내 눈이 보았기 때문어느 생엔가 하필 빵집 앞에서 쫓겨나며부푸는 얼음장에 박힌 피 한 방울처럼나도 그렇게 말할 수 없이 적막했던 것만 같고-이 돈을 그에게 전해주길 바랍니다내가 특별히 착해서가 아니라과거를 잘 기억하기 때문그러니 이 돈은 그에게 남기는 것이 아닙니다과거의 나에게 어쩌면 미래의 당신에게얼마 안 되는 이 돈을 잘 전해주시길김선우 시인의 <이런 이유>어려웠던 사람들은 많지만어려웠던 사람 모두가남을 도우면서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과거를 잊지 않는 그 마음이특별히 선한 마음이 아닐런지......more3minPlay
May 19, 20202020/05/14 그때 고마웠어요.예전 직장에서 저를 많이 힘들게 했던 선배를 동네 마트에서 보았습니다. 모른 척 하고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저기 혹시 은화 아니니?" 합니다. 마지못해 "어머 언니 이 동네 살아요?" "아니 시댁이 여기야! 자기는 여전하네! 잘 지냈지?" "언니도 젊어 보이시네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무슨 말인가 더 하고 싶어 하는 언니에게 "집에 손님이 오실 거라 저 먼저 갈게요" 하고 돌아섰습니다. 성격이 불같았던 선배에게 매일 혼났던 그때는 감히 하지 못했던 먼저 돌아서서 가버리기를 한 게 통쾌하기 까지 했습니다. '어쩐지 오늘 아침부터 화장이 잘 받더라! 새로 산 옷 입길 잘했지! 괜히 후줄근하게 하고 나왔으면 어쩔 뻔 했어' 그런데 헐렁한 바지를 입고 뚱뚱해진데다 목소리까지 느릿해진 언니가 계속 저를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이었지만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무섭게 일을 배워서 나중에는 일잘 한다는 소리들은 건 다 저 선배 덕분인데.. 그렇게 당당하더니 왜 저렇게 기운이 없어 보이는 거지?' 과일코너에 가서 맛있게 생긴 참외를 골라 언니의 카트에 담아주며 "언니가 참외 좋아했던 게 생각 나 서요! 계산은 한 거예요." 언니의 눈이 그렁그렁 해지는걸 보고 바쁘다며 얼른 나왔습니다. 못나게도 끝내 언니의 전화번호를 묻진 않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더 지나야 속 좁은 제가 좀 너그러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언니 그때 부족한 저한테 일 가르치느라 힘드셨죠?’ 이 말을 꼭 해줄 걸 그랬습니다. 나중에 언니를 다시 만나게 되면 먼저 전화번호를 물어봐야겠습니다....more4minPlay
May 14, 20202020/05/13 세월의 갈피오래된 장롱을 열었을 때처럼살다보면 세월에서 문득나프탈렌 냄새가 날 때가 있다어딘가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온 사랑이두고 온 마음이 쿡,코를 찌를 때가 있다썩어지지 없어지지 못한 삶이또 다른 시간으로 자라는 저 세월의 갈피들판에는 내가 켜놓은 등불이 아직 깜박이고정거장에 우두커니 서 있는 눈물들아 사랑들지붕을 넘어 하늘의 계단을 지나 언덕들숨어 있던 계곡들이일제히 접혔다 펴지며붕붕 연주하는 저 세월의 아코디언 소리들인생의 노래가 쓸쓸한 것은과거가 흘러간 것이 아니라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디선가 살면서 나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골목을 돌아설 때 불쑥 튀어나오는낯익은 바람처럼햇빛 아래를 걷다가 울컥 쏟아지는고독의 멘스처럼.권대웅 시인의 <세월의 갈피>오래된 사진 한 장, 영화 한 장면,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한 곡에그 시절 추억이 떠오릅니다.다 잊은 줄 알았던 추억이아직도 이리 생생한 것을 보면과거도 나를 그리워한다는 뜻일까......more3minPlay
May 14, 20202020/05/12 허공아주 사소한 틈으로틈을 뭉개려고틈나는 대로 틈과 틈 사이에 낀보이지 않는 틈을들추고 후비고 파내었다사소함은 자주 허기가 져서틈이란 틈은 죽도록 뜯어 먹고 살았다사소한 틈은좀 더 사소한 틈들을 파먹고 더 사소하게 틈이 되어간다지극히 사소하여메울 수 없이 커다란 허공이 되어간다한보경 시인의 <허공>생각 없이 한 말이부메랑이 돼 돌아오죠.산다는 것은 그런 것.누군가를 모욕하고 깎아내리는 일이언젠가는 자신에게 꼭 돌아옵니다......more3minPlay
May 14, 20202020/05/11 더 열심히 살아야 겠지요독립한지 9개월 되었습니다. 막상 나와 보니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주어진 환경에 맞춰 살다보니 또 다 살게 되더라구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밀린 청소며 빨래, 모든 것이 서툴지만 하나하나 배워 알게 됨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마음 잘 알기에 한 번씩 부모님 집에 가면 시키지 않아도 집안 청소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하고 오면 퇴근하신 어머니로부터 감사 문자가 옵니다. "아들 땡큐~ 독립하더니 철들었네." 칭찬문자 한통에 어깨가 으쓱하며 같이 살 때 많이 도와드리지 못함을 반성도 해 봅니다. 혼자 살다보니 필요한 것도 많고 다달이 생활비도 쪼들렸습니다. 많은 생각 끝에 월급을 더 받기위해 사무실 근무에서 현장근무로 부서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회사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그만두는 직원들이 생겨났습니다. 늘 출근하면 윗사람들 눈치가 보여 자리를 피하거나 일부러 일을 만들어 시간을 보낼 때가 많습니다. 두 달 내내 회사 걱정에 잠도 편히 못자고 빈속으로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현장바닥 청소도 하고 하다못해 화장실청소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새벽에 속이 너무 쓰리고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위염이라 합니다. 당분간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라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편한 인스턴트음식만 손이 갑니다. 한 번씩 어머니로부터 ‘너네 회사는 괜찮어?’ 묻을 때마다 ‘예 걱정 마세요.’ 안심시켜 드리고 나면 그날따라 집 밥 생각이 많이 납니다. 뭐가 먹고 싶고 뭐가 먹고 싶다 하면 당장 만들어 오실텐데 죄송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하루는 퇴근해서 집에 와보니 어머니가 반찬을 바리바리 해가지고 집에 들렀다가셨나 봅니다. 쪽지에는 '한 번씩 반찬해서 보내 줄테니까 왠만하면 밥 해먹고 다녀 즉석식품은 어쩌다 한 번씩 해먹고..' 오랜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반찬으로 밥 먹는데 너무 행복했습니다. 코로나로 어머니도 일자리를 잃어 마음이 착잡하실 텐데 ‘어머니 너무 걱정 마셔요. 나름 열심히 살고 있으니 지켜봐 주셔요.어머니 사랑합니다.’...more5minPlay
May 12, 20202020/05/11 강아지가 태어난 아침그날은일찍 눈이 떠졌습니다큰 눈을 슴벅거리는 어미 개 옆에작은 눈을 끔벅거리는강아지 세 마리아침 햇살이강아지 보드라운 털을쓰다듬어 주었습니다동생이 태어난 것처럼나는 가슴이 콩콩 뛰었습니다그날은 반찬 투정을 하지 않고새 운동화를 사 달라고 조르지도 않고책가방을 메고형처럼강아지 앞에 섰습니다아침 해가머리에 닿을 듯가까이 빛났습니다이준관 시인의 <강아지가 태어난 아침>마냥 어린 애 같았던 아이도연약한 동물을 보호하거나어린 동생을 챙길 때는형 같은 의젓한 모습을 보이죠.우리 아이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나...부모는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more3minPlay
May 12, 20202020/05/11 내 삶의 길목에서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집수리를 하는데 쓸모없는 것은 다 버릴 테니 필요한게 있으면 가져가라고.. 친정집 창고에 가 고무줄로 칭칭 동여맨 낡은 라디오 한 대를 찾아냈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라디오를 꺼내 혹시나 하고 켜 보았더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가난한 집의 맏딸이었습니다. 농사 지어 4남매를 키우시던 부모님은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근근이 살아갈 형편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했던 나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제가 취업을 하길 바라셨습니다. 말은 안하셨지만 내가 대학을 가면 다음해 남동생이 또 대학을 가야하기에 힘이 든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이 서울로 대학을 간다고 할 때 나는 지방 국립대 원서를 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는 등록금과 자취방 한 달 치 월세만 내주면 스스로 학교에 다니겠다며 애원했고 나는 생전 처음 집을 떠나 낯선 자취방에서 학교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쁜 생활을 보냈습니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강의실 청소를 하는 근로 장학금을 신청했고 저녁에는 학교 앞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친구들이 엠티를 가고 미팅을 할 때 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다가 길가에 버려진 라디오를 발견하고 틀어보니 잡음이 들리길래 얼른 가방에 넣었습니다. 철사를 구해서 안테나를 세워 검은 고무줄로 칭칭 동여매니 제법 쓸 만 했습니다. 그날부터 라디오는 내가 세상을 소통하는 친구였습니다.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도 했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볼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내가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 대학생활은 오래가지 못했고 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힘든 시절 내게 힘을 주던 유일한 친구였던 낡은 라디오....그때 라디오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쩌면 나는 세상을 더 원망하고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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