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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y 06, 20202020/05/05 어린이 놀이터에서은하자연유치원이라는 좀 근사한 유치원이 있는데 내 큰 몸집으로 그 유치원 그늘에 앉아 그네를 타거나 미끄럼틀에서 주르르 흘러내리기도 하는데 햇살은 즐겁고 바람은 기묘하여 나는 행복하였다 아이들이 나에게 햇살처럼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나도 햇살처럼 인사를 한다 햇살은 한 햇살을 이루고 우리가 섞여 살아가는 힘이 된다 시이소를 타거나 푸른 풀들이 섞여 함께 꼼지락거리며 즐거운 돌계단을 오를 때에도 그 힘으로 나는 이 일상을 잠시 무서워하지 않을 수가 있게 된다 겨울의 숲에서 새가 몇 마리 떠올라 지저귀다가 돌아서는 겨울 한낮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나는 서 있었다박윤규 시인의 <어린이 놀이터에서>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은심각한 현실이나 침울했던 기분도별 일 아닌 듯이 가볍게 만듭니다.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준달까..아이들에게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more3minPlay
May 06, 20202020/05/05 미루나무어릴 적 집 앞 공터에는 100년도 더 된 미루나무가 있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몇 그루가 군락을 이루어 쭉 솟아오른 그 나무 아래에는 드넓은 평상 서너 개가 놓여있었는데, 동네 사람들의 고마운 쉼터 역할을 말없이 했죠. 뜨거운 여름날 ,이 평상에 누워 눈을 감으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듯한 수만 개의 대나무 종소리가 한꺼번에 들려왔습니다. 언뜻 매미 소리 같기도 했지만,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들으면 한여름의 무더위를 순식간에 씻어줄 정도로 청량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미루나무 가지에 새순이 돋고 엄지손톱만 한 이파리가 얼굴을 내밀곤 했죠. 어느 날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이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합니다. 동네사람들은 잘라낸 가지를 땔감으로 쓰려고 주워가곤 했는데, 우리 할아버지는 한껏 물이 오른 연한 가지를 어른 손으로 한 뼘 만큼 씩 잘라 버들피리를 만드셨습니다. 적당히 자른 가지를 양손으로 쥐고 빨래 짜듯 비틀어 한쪽 끝을 손가락으로 밀면 가래떡 같은 하얀 속살이 빠져나가 수피만 남는데 그 수피 끝, 입술이 닿는 부분을 칼로 살짝 긁어내면 근사한 버들비리가 완성되었죠.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버들피리에 입술을 대면 물에 젖은 나무 향기가 싱그럽게 올라왔습니다. 구멍이 없는 버들피리는 비슷한 음이 반복되지만, 수목 향에 젖은 소리는 오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먼지만 폴폴 날리던 국도에 아스팔트가 깔리더니 오래된 미루나무는 순식간에 잘려나갔습니다. 그리곤 더 이상 버들피리를 불 수 없고 여름날 더위를 식혀줄 미루나무의 노래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이 땅의 모든 나무가 살아있음을 온 몸으로 뿜어내는 요즘, 미루나무 가지로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셨던 할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more4minPlay
May 06, 20202020/05/04 청춘가꽃다운 젊은 시절이다 흘러갔다고이제 나 늙었다고한탄하지 말자.해마다 돌아오는봄꽃을 보면서남몰래 설레는가슴이 있는 한.몸이야 늙었어도아직도 마음은 청춘인 걸봄이면 봄마다힘껏 청춘가를 부르자.산에 들에 찾아온생기 넘치는 새봄이여내 가슴 내 삶 속에도들어오라고.정연복 시인의 <청춘가>진정 인생의 젊은 날은나이의 숫자가 적을 때가 아닌마음에 열정이 가득 찬 때라는 말이 있죠.자신감을 갖고! 언제나 청춘인 듯! 그렇게 살아가요....more3minPlay
May 06, 20202020/05/04 어머니의 밥상온라인 수업 중이라 점심을 친정어머니 댁에 가서 먹습니다. 학생들이 없으니 학교에 급식이 안 되어서 점심을 각자 해결하고 있거든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을 먹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어디에 가든 누가 이렇게 내 입맛에 딱 맞는 밥상을 차려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오늘 밥상만 해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콩밥을 하셨는데,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서리태를 넣어, 질지도 되지도 않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밥을 하셨더라고요. 김치는 제가 좋아하는 열무김치와 깍두기를 차리셨는데 저는 열무김치는 푹 익은 걸 좋아하고 깍두기는 잘 익은 걸 좋아하는데, 딱 제가 좋아하는 맛일 때 꺼내서 상에 올려놓으셨습니다. 감자는 양파 넣고 고추 넣고 볶았고,멸치는 큰 멸치를 간장, 고추장, 매운 고추를 넣고 볶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상추쌈과 쌈장으로 차린 밥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어머니께 제가 어떤 김치를 언제 먹을 때가 제일 맛있는지 따로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감자도 볶은 걸 좋아하고, 닭고기 국을 좋아하고, 돼지고기는 고추장볶음을 했을 때가 제일 맛있다고 말씀드린 적도 없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섬세하고 깊은지를 느끼면서 천천히 밥을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먹어야지 했다가 멸치에 한 숟가락, 쌈에 한 숟가락 하다 보니 한 그릇을 뚝딱 다 먹었습니다. 등교 개학을 하고 나면 급식을 먹어야 하니 어머니의 밥상을 매일 접하는 날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침부터 제 밥상을 준비하시고, 제가 들어올 시간에 딱 맞춰 밥을 안치셨을 겁니다. 제 나이도 내년이면 오십인데, 어머니께는 마땅한 밥상 한 번 차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유명한 맛 집을 모시고 가면 대접을 잘 한 양 생색을 냈던 걸 생각하면 참으로 어머니께 죄송하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등교 개학이 되기 전에 어머니께 밥상 한 번 차려 드려야겠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생각하며 하나하나 정성들여 차리신 것처럼 저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밥상을 차려 보려고요. 어머니의 사랑에 만 분의 일이라도 갚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more5minPlay
May 04, 20202020/05/03 저녁을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May 04, 20202020/05/03 내삶의길목팔이 아프다는 아내를 보며 “병원 가봐. 자꾸 아프다고 하지 말고..” 그렇게 무심하게 말했습니다. 사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아내 말로는 오십 견이라고 했습니다. “에이 오십 살도 안됐는데 무슨 오십 견이야” 라고 했더니 무식하다며 서른 살이라도 오는 게 오십 견이라고 합니다. 오십 견이라는 말만 들어봤지 그것을 겪어 보지 않은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팔이 잘 안 올라간다고 하 길래 꾀병인줄 알았습니다. “에이 설마..당신 장난하는 거지?” 라며 아내 팔을 들어 올리는데 아내가 소리를 지르며 아프다고 눈물을 보입니다. 그제 서야 ‘아내가 정말 아프구나.’ 싶었습니다. 왼팔은 괜찮은데 오른 팔이 문제였습니다. 외투를 입을 때도 팔이 안 올라가서 내가 도와줘야했습니다. 결국 병원가기를 싫어하는 아내가 얼마 전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하기는 했지만 결국 물리치료를 하는 일 외는 별다른 처방이 없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몇 번 가더니 가지 않습니다. 속으로 ‘아직 덜 아픈 모양이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아내가 젊은 시절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을 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팔이 아픈 이유가 그 후유증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끙끙 앓으며 자고 있는 아내가 유난히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를 대신해 이불을 털고 아침 설거지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보! 청소 하지 마. 내가 갔다 와서 할게.” 예민해져 있던 아내가 모처럼 입가에 미소를 띄웁니다. 어쩌면 아내가 아픈 건 팔뿐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울뿐인 삶의 동반자가 되기보다 마음으로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되리라 다짐해봅니다....more4minPlay
May 04, 20202020/05/02 빈집과 무화과저 빈집도 담장의 넝쿨장미처럼환하게 꽃 피던 시절이 있었나낯빛 불그레한 사람들 드나들고주인 할머니 머리칼이 은빛으로 찬란할 때공장에선 양귀비꽃무늬 천들이흥부의 박 속처럼 무더기로 쏟아지던 한철 지나아들은 일 년 내 여름이라는 이름도 낯선 나라로 서둘러 떠나고할머니는 슬그머니 요양원에 남겨지고빈집이 빈집이 아닌던 때빈집이 비로소 빈집인 때그 사이에 무화과나무가 있다현화식물문 목련강 쐐기풀목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꽃이 숨어 핀다는 은화식물겸손하고 두근거리는 열매 보인다아무도 손대지 않는 사이 과육 흐드러져붉은 잇몸 드러내는 무화과의 달콤한 웃음 보인다빈집의 귀퉁이 조금씩 허물어질 때무화과는 조금씩 키가 자라고 조금씩 가지를 뻗고몸 푼 지 사흘 만에 아이 잃은 여자가버짐 자리 같은 상처 자국에 물려주는 지천으로 흐르는 젖웅얼웅얼 잘 자라고 노래도 들려주는무화과 넓은 잎 보인다붉은 벽돌 속 녹슬어가는 철근이나붕붕거리는 벌의 날개에 평등하게 비추는오래된 햇살이 보인다송은숙 시인의 <빈집과 무화과>시골에 빈집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신발로 넘쳐나던 댓돌에는 바람만 휑하니 불고 우편함은 텅 비어있는...반 쯤 열린 대문이 빈집임을 알게 하죠.주인 없는 집에서 꽃피고 열매 맺는 나무들이참으로 쓸쓸해 보입니다....more3minPlay
May 04, 20202020/05/02 내 삶의 길목에서2017년 1월 엄마·아빠 칠순 기념으로 우리 가족 모두 괌에 갔습니다. 4녀 1남 키우느라 여행 한 번 못가 본 두 분을 위해 사위들까지 스케줄을 맞춰서 그렇게 갔죠. 첫 날에는 먹고 수영하고 바닷가 거닐고 자고 싶은 만큼 자고 밤이 늦도록 수다도 엄청 떨었습니다. 다음 날 오전, 아침 식사 후 14명의 가족이 리조트 내 스노쿨링 장으로 갔습니다. 맨 앞에 제 남편이 서고 제가 그 뒤를 따라 들어갔지요. 물에 들어가고 한 2분 쯤 지났을까 앞서 가던 남편이 한 쪽 다리를 부르르 떨더니 너무 느리게 가는 겁니다. ‘뭐 하는 거야!’ 하면서 밖으로 나왔더니 남편이 조금 어지럽다며 가족들에게 숙소로 먼저 가라고 합니다. 식구들을 숙소로 보내고 아무래도 찜찜해서 남편에게로 갔습니다. “오빠야, 와 그라노?” “쪼매 어지럽네...” 자세히 보니 남편의 왼쪽 얼굴은 움직임이 없고 입에는 침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영어에 능통한 둘째를 불렀습니다. 괌에서 제일 크다는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의사와 한참을 얘기하던 동생이 “언니야, 아무래도 형부가 뇌출혈 인갑다. 비행기를 못 탈 수도 있다 카네...” “그라믄 우째야 되는데?” “보호자만 남고 나머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가야제.” 남편이 아픈 것도 문제였지만, 영어를 거의 못하는 제가 병원에서, 의사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을지,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있을지...앞이 캄캄했습니다. 다음 날, 남편의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지만 전날 숙소로 먼저 가라는 남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숙소에 계속 있었다면, 남편은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아질하기만 합니다. 여행 간 다음 날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함께 간 식구들은 걱정에 제대로 놀지도 먹지도 못했지요. 다행히 한국으로 가는 전날 의사 선생님이 비행기를 타도 좋다는 사인을 해주어 한국에 올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정말 천운으로 후유증 없이 6일 간 입원 후 잘 퇴원했고,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살고 있습니다. 물론 매일 혈압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그때 이후 저는 제 건강상태도 열심히 체크 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순간이지만 새삼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more5minPlay
May 04, 20202020/05/01 퀵서비스오토바이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다리를 걷어붙인 청년 하나가 빨간약을 바르고 있다스패너를 든 가게 사장이다 고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하자, 청년 왈배달이 밀려 큰일이라며 성화를 부린다나는 오지랖 넓게 가던 길을 멈추고“배달이 뭔 대수냐? 빨리 병원부터 가시라”고 말하려는데청년의 휴대폰이 울린다“죄송합니다. 사모님, 곧 도착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휴대폰에 대고 쩔쩔매는 청년의 정강이로빨간약 서너 줄이 길게 흘러내리고수시로 회사를 때려치운다는 내 입이 부끄러워나오려던 말을 삼키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오토바이 한 대 내 옆을 휙 지나간다황주경 시인의 <퀵서비스>코로나로 집콕하느라오토바이 주문이 늘다보니배달 사고도 많다고 하더라구요.“빨리 오세요” 가 아니라“안전하게 오세요” 말해줄 수는 없는 걸까...조금 천천히 와도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관용이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more3minPlay
May 04, 20202020/05/01 이 또한 지나가리라얼마 전 출근하면서 공원 옆쪽을 지나는데 너무도 많은 개나리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그걸 보고는 그게 하나도 예뻐 보이질 않고, 그저 바삐 지나치며 출근길 발걸음이 너무도 가기 싫고 무거웠습니다. 나에겐 소중한 직장인데 어떤 사람으로 인해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거든요. 사람이 싫다보니 직장에 나가있는 시간이 고역이었습니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싶었는데 제 마음이 자꾸 퇴사 쪽으로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퇴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건데 말이죠. 누군가에게 객관적 입장에서 의견을 묻고 싶었습니다. 처지가 좀 비슷하다 싶은 아는 동생에게 전화로 얘길 하니 얘기를 들어주었는데 그래도 못 다한 이야기가 있어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니 문자도 전화도 받질 않습니다. "아~ 내가 문제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친구에게 얘기를 했더니 제 상황을 공감해주며 조언까지 해 줍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퇴근하는 길 지나치던 그 개나리가 너무나 예쁘게 보여 사진으로 찍어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그렇게라도 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고민이 꼭 해결되지 않아도 누군가 공감 해 주었다는 게 그렇게도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친구 덕분에 하루하루 더 버틸 수 있었고, 지금은 마음을 달리 생각하니 훨씬 나아졌습니다. 계속 '감사하자 감사하자' 하며 제가 더 나쁜 상황이 아닌 거에 감사하는 걸로 바꾸었습니다. 제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꽃들이 눈에 보이고,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연두 빛 새 잎들이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공감해주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 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도 또한 저의 상황도 다 잘 견디게 되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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