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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27, 20202020/04/25 봄날 옛집에 가다봄날 옛집에 갔지요푸르디푸른 하늘 아래머위 이파리만한 생을 펼쳐들고제대하는 군인처럼 갔지요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아직 빨래를 개시며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숨이 점점 맛있다고 했지요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나무들의 손을 잡고젊어선 바빠 못 오고이제는 너무 멀리 가서 못 온다니까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이상국 시인의 <봄날 옛집에 가다>말로는 돈 아끼라고,안 와도 된다고 하시지만부모님께는 자식이 오는 것만큼반갑고 따뜻한 일이 있을까요?이 봄날이 끝나기 전 조심스레 옛집에 가볼 수 있기를......more3minPlay
April 27, 20202020/04/25 정겨운 소리 너머에따사로운 햇살이 지붕위로 넘어오면 아버지의 가위소리가 들렸던 35년 전 어느 날로 추억을 따라가 봅니다.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가 오니 외모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세면대를 보면 짧은 머리카락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데 앞머리를 자른 모양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 오래전 아버지의 모습이 스쳐갑니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머리를 직접 자르셨습니다. 목에다 긴 보자기를 두르고 머리에 칙칙 물을 뿌린 다음 빗으로 곱게 빗어 넘기시고는 거울을 보면서 머리를 자르곤 하셨지요. 집에 있는 긴 거울을 벽에서 떼어서 각도를 맞춰 세우고 그 앞에 앉아서 머리를 자르실 때면 언니와 저는 그 머리카락을 테이프로 간신히 붙여서 그 시절 유행하던 인형 머리도 만들고 다시 주워서는 아버지 흉내 낸다고 잘라 보기도 하곤 했죠. “여보, 금방 마당 쓸었는데 그새 또 어지럽히면 어떡해요. 그냥, 이발소 가서 자르시라고 해도 고집을 부리시네.“ “허. 참. 난 그냥 이렇게 집에서 자르는 게 편하다니까. 다 끝내고 내가 치워 주리다.“ 그때마다 저희들은 아버지의 변해가는 모습에 마냥 신기한 듯 바라보곤 했죠. 하늘나라 가신지 오래되셨지만, 언제나 한 결 같이 단정하고 멋있었던 아버지. 저희 딸들에겐 미래의 남편감을 아버지 닮은 사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한번 씩 찾아오는 아버지의 회상을 떠오르면 그럴 때마다 욕심을 내려놓게 되고 화도 내려놓게 됩니다. 따뜻한 햇살이 창문 가득 들어오는 날. 산 너머 그리고 또 그 너머 있는 무지개를 좇던 어린 시절, 언니랑 아버지랑 걷던 들길과 그 길 끝에 자리한 우리 집. 그 집 끝 어딘가에서 여전히 행복한 시간들이 너무도 그립기만 합니다....more4minPlay
April 27, 20202020/04/24 가고 싶다개궂던 얼굴들그 시절 푸르렀던 꿈까르르 웃음소리에뒤돌아보는 고향길입니다햇살과 바람에 영글어 가는어린 마음보이고 들리고온몸으로 만들어가는 길입니다숙연해진 마음을 다독이는느티나무 아래청춘들의 웃음과 눈물잠시 숨 내려놓아요솔잎 사이로 만나는 하늘종종걸음으로 분주한 하루는한숨 푹두터운 때 벗겨냅니다조금은 빈 듯헐거운 공간을 만들어툴툴 털어내는 곳으로가고 싶습니다강보철 시인의 <가고 싶다>해맑은 아이들 웃음소리에나의 어릴 적 친구들이 생각나고친구들 얼굴을 떠올리다보니고향 생각이 간절해집니다.오랫동안 집안에 발이 묶여버린 요즘은멀리 푸른 고향이 더욱 그립기만 합니다....more3minPlay
April 27, 20202020/04/24 내삶의 길목에서 19.4마임, 1화과자, 20.1 코르테이모가 저 때문에 엄마와 다투셨다는 얘기를 듣고, 저에게 또 다른 엄마이신 이모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이모 엄마랑 화해하세요. 엄마는 절대 그냥 못 넘어 간다고 화를 내시기만 하니까, 이번에도 마음 넓은 이모가 엄마께 먼저 전화하시라고 부탁드려요.’ ‘아들 같은 조카 걱정한 게 뭐가 기분 나쁘다는 거야? 아니, 니 엄마가 먼저 물어보니까 내 딸이 승진했다고 한 건데, 괜히 심술을 내잖아!" "아이 부러워서 그런 거잖아요. 엄마가 진짜 서운했으면 이모한테 축하한다고 전화하라고 하셨겠어요?" "아 몰라. 그런데 너는 왜 니 엄마 편만 드냐? 말로는 이모도 엄마라면서" 절대 먼저 연락 안 하신다면서도, 하루 종일 전화를 기다리고 계실, 두 분 생각에 웃음이 났습니다. ’아들 걱정하는 마음에 투정부린 엄마를, 이모가 이해해 주세요. 누나들은 취업도, 결혼도 이모가 걱정할 틈도 없이 척척 잘했지만, 저는 그렇지 못하잖아요. 죽어라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되서 제일 속상한건 저인데, 또 누나들과 비교하실 엄마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요. 이모가 제일 친한 친구이긴 한데, 세상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이모가 부럽고 샘이 나신데요. 장사하느라 바쁜 엄마를 대신해 저를 키워주신 이모가 저에게 엄마이듯 저도 이모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고 하셨죠? 사랑으로 길러주신 덕분에 시험에는 떨어졌어도, 도전이 두렵지 않은 건강한 청년이 되었잖아요. 제가 돌이 됐는데도 걷지 못하는 걸 걱정하시는 엄마께 건강하게 잘 자라려고 뛸 준비까지 같이 하느라 애쓰네. 하며 늘 엄마께 힘이 돼주시고, 엄마와 같이 기다려 주셨던 그때처럼, 이번에도 지켜봐 주세요. 사랑하는 두 엄마가 웃으실 때가 저는 가장 행복하답니다. 두 분 화해하실 거죠?‘...more4minPlay
April 24, 20202020/04/23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희망에는 희망이 없다희망은 기쁨보다 분노에 가깝다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나는 절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희망은 절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희망만 있는 희망은 희망이 없다희망은 희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보다절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희망에는 절망이 있다나는 희망의 절망을 먼저 원한다희망의 절망이 절망이 될 때보다희망의 절망이 희망이 될 때정호승 시인의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말로만 존재하는 희망은 희망이 아닙니다.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사람이 말하는 희망도 믿지 않습니다.진정한 희망은한번쯤 몹시도 아파봤던 사람,절망의 바닥에 발을 디뎠던 사람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니까....more3minPlay
April 24, 20202020/04/23 마스크와 식혜 20.1코르테, 18.12화과자, 18.8마임며칠 전 친구로부터 소포가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풀어보니 마스크 5개와 종이팩, 식혜가 들어 있습니다. 바로 전화를 했죠. ‘귀한 마스크를 너나 쓰지. 그리고 식혜는 왜?’ 했더니 웃음소리와 함께 ‘마스크가 아무리 귀해도 너만큼 귀하겠니? 그리고 식혜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일 테니까 달달한 거 먹고 기분전환 하라고’ 갑자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친구는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선물은 내가 보냈어야 하는데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올 초에 친구 집으로 병문안을 갔을 때 친구의 머리카락은 많이 빠져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날부터 뜨개질을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모자를 뜨면서 간절히 기도했죠. 잘 이겨내게 해달라고.. 친구가 좋아하는 화사한 연두색, 내가 좋아하는 청량한 여름빛 남색, 그리고 학창시절 우리가 함께 좋아한 동네 대학생오빠의 기타소리 같은 달콤한 분홍색, 3개의 모자를 들고 친구의 집을 갔습니다. ‘넌 여전해. 모자 사오면 되지. 이걸 힘들게 여전히 미련하지?‘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내 손을 잡습니다. 네가 이 모자를 한 땀 한 땀 뜨면서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겠니? 걱정 마. 나 잘 이겨낼 거야.’ 사랑이 힘이 된다는 친구. 남편의 사랑, 자식들의 사랑,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그걸 잡고 친구는 지금 눈부시게 일어나는 중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렸지. 내 옆에 누가 있는 지 관심 갖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옆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견디고 이겨내야만 이 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내 주변을 내 이웃을 동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사랑의 기본원칙은 상대를 지켜주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 손을 잘 닦는 것,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 외출을 자제하는 것, 이 모두가 사랑의 표현입니다. 사랑은 백신만큼 힘이 쌥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겁니다....more4minPlay
April 23, 20202020/04/22 아무리 숨었어도아무리 숨었어도이 봄 햇살은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걸땅속 깊이 꼭꼭 숨은아무리 작은 씨라 해도 찾아내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 낼걸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바람은반드시 너를 찾아내고야 말걸나뭇가지 깊은 곳에꼭꼭 숨은 잎새라 해도꼭 저를 닮은 잎새 파릇파릇 피워낼걸한혜영 시인의 <아무리 숨었어도>때가 되면 피어날 거예요.다시 싱그러운 색을 찾을 것입니다.봄이 아주 오지 않은 적은 없었으니까...우리가 아무리 깊은 늪에 있어도봄은 우리를 찾아내고 말 겁니다....more3minPlay
April 23, 20202020/04/22 벚꽃이 질 때면 생각나는 사람들7년 전의 일입니다. “뒤에 타도 괜찮으실랑가 모르겠네 예.” 개인택시 운전석 옆에 앉아있던 여자가 창문을 열고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물어봅니다. '택시 잡기 힘든 공단 지역이라지만 합승이라니...' 못 마땅했지만 한참동안 기다렸던 터라 얼른 뒷좌석에 탔습니다. “뒤에 타게 해서 죄송해 예.” 짧은 머리의 기사는 60대 초반, 옆에 앉은 여자는 50대 후반정도. 순간적으로 ‘불륜’ 인가 싶었지만 그런 건 아닌 듯했습니다.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예, 아저씨하고 같이 놀러 나왔어 예.” 그러니까 이 두 사람은 부부였습니다. “충전소에서 기름 넣고 둘이 점심 먹고 예, 집 근처에서 내릴라 그랬는데….” 여자는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기차역까지 가도 괜찮겠지 예?” 하고 묻습니다. “당연히 괜찮죠.” 하자 여자는 더욱 신이 나 묻지도 않는데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우리 아저씨가 택시 운전을 하니까 시간도 없고 돈도 없잖아 예. 여행 다니기도 어렵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운전석 옆자리에 타는 거 아입니꺼. 손님께 양해를 구하고 같이 드라이브 하는 기라 예.” 여자는 얘기를 계속했습니다. 결혼한 지 15년 째 인데 아이도 없다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우울증 걸릴 것 같아 남편이 집근처에 오면 같이 드라이브도 하고 밥도 먹고 그런다고... “결혼하기 전에 내가 참 잘 나갔거든 예. 그런데 아저씨하고 결혼하고는 내가 립스틱 하나 안 발라 예. 완전 달라졌다 아입니꺼.” 남편인 기사 분은 그런 부인이 예쁘기만 한 듯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기차역에 도착할 때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 그녀의 얘기를 들으면서 코끝이 짜르르했습니다. “너무 멋지게 사시네요.” 열 번은 더 말했던 것 같습니다. 기차역에 다다르자, 그녀는 갑자기 “그런데 예, 제가 몇 살로 보여 예?” 묻습니다.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두 분 모두 40대 중반처럼 보여요.” “정말 예~?” 정말이었습니다. 그녀에게서 반짝이는 눈빛과 절대 긍정의 마음가짐이 빛났습니다. 기차역에 도착하자 그녀는 정을 담뿍 담은 목소리로 “조심해서 올라 가이소~~” 합니다. 업무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올라오느라 무거웠던 마음이 갑자기 밝아졌습니다. 그 때마침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었고 오늘 마냥 벚꽃이 비가 되어 쏟아졌습니다. 두분 잘 계시지요?...more5minPlay
April 21, 20202020/04/21 딸기 잼과 봄기운딸기잼이 1킬로 넘는데도 12000원에 살 수 있다고 어머니가 전화를 해오셨습니다. 그러면 어머니 세 개 부탁드릴게요. 어머니는 연세가 있으신데도 어머니 선교회라는 곳에서 봉사를 하고 계십니다. 늘 봉사 나눔 같은 데에 관심을 갖고 사시는 것을 알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배워야지 하면서도 저는 막상 게을러서인지 잘 안되었고 그냥 언젠가는...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으로 봉사에 나가지 못하고 계시다가 회장님께서 직접 수제로 딸기잼을 만들어 팔아 수익금으로 독거어르신께 후원금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어머니가 그 딸기 잼의 경로를 말씀하시니 며느리가 당연히 사드려야죠. 어머니 한개 우리 집 두개 그래서 3개 값 챙겨드렸는데 어머니가 가방에 다섯 개를 넣어 갖고 오셨습니다. ‘어머니 왜 다섯 개예요?’ "응 나도 누구 줄 일이 있어. 늘 신세만 지는데 이런 수제 딸기잼 같은 건 선물하기에 안성맞춤이지. 이렇게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걸 어디서 구할 수가 있겠니?“ 저는 어머니께 선물하고 어머니는 다른 분께 선물하고. 왠지...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머니 다음에 딸기잼 다시 하시면 저 다섯 개 주문 미리 넣을 게요.’ "아이고야 뭐 그리 많이 사냐?" "저도 안성맞춤인 선물을 할 데가 있답니다. 호호호" 어머니처럼 저도 모르게 얼굴 가득 웃음이 번지는 것 같았습니다. 딸기잼으로 퍽 좋은 일 하는 듯 만족감이 넘치는 봄날..빵에 발라 먹기도 하고 요구르트에 넣어먹기도 하는 달달한 행복함이 봄기운과 함께 우리집안에 가득해집니다....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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