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 Voice of America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 Voice of America

By Voice of Americ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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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 Voice of America episodes

  •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예일 의대를 졸업한 미혼모...졸업생을 위한 무료 케이크 선물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역경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룬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 역시 불가능할 것 같았던 꿈을 이룬 사람인데요. 오늘의 주인공 나이스카 청 마티네즈 씨를 만나보시죠. 
    “첫 번째 이야기, 10대 미혼모에서 예일 의대를 졸업한 의사보조사”
    지난해 12월, 미국 최고 명문 대학 가운데 하나인 예일대학교에서 의대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사람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단상 위에 오른 사람. 바로 PA라고 하는 의사 보조사 과정을 졸업한 나이스카 청 마티네즈 씨입니다. 
    예일 의대에 입학한 것 자체가 꿈만 같다는 나이스카 씨는 PA, 즉 의사보조사 과정에 처음 입학했을 당시, 다른 친구들은 앞으로 시작될 공부에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자신은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나이스카 씨의 학창 시절은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6살의 나이에 임신해 미혼모가 된 나이스카 씨. 갓난쟁이를 데리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17살에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하고 지역 전문대학에 입학했는데요. 하지만 나이스카 씨의 어머니가 푸에르토리코로 돌아가 버리면서 어린 아기와 함께 갈 곳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친구 집에 있다가 모텔로 갔는데 너무 비싸서 감당이 안 됐고, 결국 어린 딸과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냈다고 하네요. 
    3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수업도 하고, 딸도 키워야 하는 나이스카 씨는 하지만 공부를 놓지 않았고, 5년 만에 준 학사를 따고 X선 촬영 기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나이스카 씨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병원 3곳에서 일하며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때 도움을 준 사람들이 또 친구들이라고 하네요.
    친구인 마리아 마코풀로스 씨는 나이스카 씨가 학업과 일을 동시에 했고, 특히 여름이면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야간 일을 하고 또 바로 이어서 일을 하러 갔다고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자신의 가족이 나이스카 씨의 딸 예나일라 양을 돌봐줬다고 합니다. 
    예나일라 양은 마리아 이모 가족이 정말 고마웠다며,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본인들을 몰랐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친구들의 도움으로 2016년, 학점 4.0 이 웃도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나이스카 씨는 의대에 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요. 예일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2년 반 동안의 PA, 즉 의사보조사 과정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PA는 의사의 수술 집도를 돕는 등 의료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나이스카씨는 ‘미국 의료봉사단(National Health Service Corps)’ 장학생으로 선발돼, 졸업 후 2년 반 동안 지역 의료 기관에서 일해야 했다고 합니다. 
    나이스카 씨는 원래 영세층을 위한 1차 진료 기관에서 일하고 싶었고, 그 쪽으로 전공을 잡고 싶었기 때문에 장학금에 따르는 조건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하고 싶었던 분야였다는 겁니다. 
    중남미계로 스페인어가 능숙한 나이스카 씨는 지역 내 중남미계를 비롯한 소외 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섰고 졸업식 때는 지도자상도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졸업한 지 몇 달 만인 올해 3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나이스카 씨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합니다. 
    예일대 교수이자 나이스카 씨 멘토인 로산나 곤잘레스 콜라스 교수는 나이스카 씨는 어떠한 도전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연성과 연민이 있는 학생이었고, 코로나 사태가 닥쳤을 때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삶의 굽이굽이 도전과 장애물의 연속이었던 나이스카 씨, 하지만 이제는 예일 의대를 졸업한 의사보조사가 됨으로써 결승전을 통과한 기분이라고 하는데요. 
    막상 어려운 시간을 지나올 때는 얼마나 힘든지 인지조차 못 했지만, 의사보조사가 된 지금 돌이켜보면 큰 보람과 안도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10대 미혼모로,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나이스카 씨, 이제는 전문 의료인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졸업생을 위한 무료 케이크 선물”  
    코로나 사태로 인해 5월이나 6월에 잡혀 있던 졸업식 대부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습니다. 졸업생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부모들은 물론, 지역사회와 사업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미 중서부 미네소타주에서는 한 제과점 사장님이 졸업식을 치르지 못한 지역 내 고등학생들을 위해 졸업 축하케이크를 선사했다고 하네요. 
    미네소타 레드윙은 인구 1만7천 명의 조용한 마을인데요. 이곳에서 25년간 “해니시 베이커리 커피숍(Hanisch Bakery and Coffee Shop)’을 운영해온 빌 해니시 씨는 코로나 사태가 닥치자,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계획을 세웠습니다. 
    레드윙에 사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무료로 케이크를 나눠주겠다는 계획으로,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새긴 케이크 200개를 후원할 생각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소식은 곧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고, 인근 12개 마을에 총 800개의 케이크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해니시 씨는 이 많은 케이크를 감당할 비용은 없었는데요. 하지만 외부에서 후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동부 플로리다에서 서부 캘리포니아, 남부 텍사스주, 심지어 이웃 나라인 캐나다에서도 후원금이 답지했다며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후원금으로 직원들 급여와 케이크 재료비를 충당할 수는 있지만, 이윤은 전혀 남길 수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해니시 씨는 코로나 사태로 주위 가게들이 다 문을 닫은 상황에서 자신의 가게 직원 21명은 계속 출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졸업생들은 케이크를 선물 받고, 직원들은 일을 할 수 있으니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지역 사회가 하나가 되고, 이웃을 도울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는 건데요. 자신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해니시 씨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은 케이크를 배달하러 갔을 때,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지역 내 링컨고등학교의 그레그 벌지 교장은 해니시 씨가 이렇게 졸업생들을 위해 케이크를 선물해준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이를 위해 후원금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동네 주민들 역시 해니시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는데요. 
    학생들이 선물 받은 케이크를 들고는 행복해하는 사진을 보내오고, 또 자신이 선물한 케이크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감사 카드도 쏟아지고 있다며, 이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지역 내 고등학생 수백 명은 비록 졸업식에 가지는 못했지만, 해니시 씨 덕분에 달콤한 추억 하나를 갖게 됐습니다. 
     
    10 min
  •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써머캠프가 사라진 방학…친환경 경기장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에선 6월 중순에 대부분의 학교가 여름 방학에 들어갑니다. 8월 말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 방학 동안, 학생들은 대부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써머캠프에 참여하곤 하죠.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단체 활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여름 캠프들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할 상황이 됐는데요. 안 그래도 수개월 전 학교가 문을 닫아,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하며 집에서 자녀들을 돌봐온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써머캠프 없는 여름방학 보내기”
    [현장음:버지니아 나데즈다 니키포로바 씨 집]
    미 동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나데즈다 니키포로바 씨는 세 아들의 엄마입니다.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삼 형제이다 보니, 나데즈다 씨는 방학이 되면 아이들을 각종 여름 캠프에 보내 여름을 나게 했다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캠프에 보내지 못할 상황이 됐고, 특히나 10대인 첫째 아들 때문에 가장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나데즈다 니키포로바]
    첫째를 등산이나 카약 등 나이에 맞는 야외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일명, ‘모험 캠프’에 보내려고 했다는 겁니다. 또 모험 캠프가 끝나면 컴퓨터를 좋아하니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캠프도 보내려고 했다는 거죠. 이미 지난겨울에 캠프 회비까지 다 냈다는데요. 아직 캠프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민간단체 ‘YMCA’ 미국 지부의 폴 매켄타이어 최고운영책임자는 현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폴 매켄타이어]
    YMCA에서 올해 계획했던 여름 캠프 프로그램의 약 25%를 진행하지 않기로 확정했다는 겁니다. 나머지도 좀 더 지켜보다가 진행 여부를 결정하거나,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미국에선 각 주의 카운티에서도 지역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여름 캠프를 운영하는데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경우 올해 여름 캠프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두 취소됐다고 합니다. 
    [녹취: 애드리안 클러터]
    몽고메리 카운티 여가부의 애드리안 클러터 씨는 지역 주민들의 돈을 계속 쥐고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여름 캠프를 다 취소하고 이미 받은 등록비도 주민들에게 되돌려 주기로 했다는 겁니다. 
    몽고메리 카운티는 주 차원의 코로나 제한 정책이 완화되면 캠프를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미국캠프협회’의 톰 로젠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캠프가 다시 문을 열더라도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톰 로젠버그]
    캠프 참가자들 간의 거리 유지도 지켜야 될 것이고, 숙식 캠프의 경우 잠자리도 거리를 둬야 할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서로 간의 접촉이 있는 운동 캠프는 당연히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캠프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캠프장의 철저한 소독과 참가자의 체온을 재는 것도 필수 사항이 될 텐데요. 이러한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고 또 준비해야 하다 보니 보통 여름 방학 시작과 동시에 캠프가 시작되는 것과는 달리, 올해는 캠프가 조금 늦게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습니다. 
    [녹취: 티파니 톰슨]
    보통은 6월에 여름 캠프가 가장 많이 열리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미국 특허, 발명 박물관인 ‘발명가 명예의 전당’의 티파니 톰슨 씨는 설명했는데요. 박물관 측도 대부분의 주요 여름 캠프를 7월이나 8월로 연기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캠프협회 측은 일부 여름 캠프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녹취: 톰 로젠버그]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던 아이들에게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 보다 캠프 경험이 필요할 것이고 또 아이들이 서로 얼굴과 생각을 맞대며 상상력을 키우고, 공감하는 아이들로 자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전역에선 매년 1만5천 개의 여름 방학 캠프가 열리고, 2천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캠프에 참석해 다양한 여름 활동을 즐기는데요. 하지만, 올해 여름 방학엔 아이들이 캠프장보다는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경기장”  
    코로나 사태로 야구를 비롯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중단됐습니다. 수천 관중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이 사라진 대형 구장들은 시설 정비를 하며 조용히 보내고 있는데요. 오랜 세월, 프로야구와 프로 미식축구가 큰 인기를 받아온 미국에선 대형 구장이야말로 미국인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대형 구장들이 환경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는데요. 환경 오염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태양광을 설치하고, LED 조명을 사용하는 건 물론, 쓰레기 분리수거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미래 지향적으로 변신한 경기장 가운데 하나가 미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M&T 은행 경기장’입니다. 
    [녹취: 제프 프로벤자노]
    메릴랜드 경기장 감독국의 제프 프로벤자노 부회장은 에너지 관리 부서에서 경기장의 전기세를 낮출 것을 요청해, 1년 내내 돌아가지만 사용하지 않는 냉장고와 냉각기를 모두 껐다고 하는데요.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최우선을 뒀다고 했습니다. 
    메릴랜드의 프로야구팀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인 ‘캠던 야드(Camden Yards) 오리올스파크’ 도 친환경 경기장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메릴랜드 경기장 감독국의 필 헛슨 씨는 이런 노력이 꼭 에너지 절약에만 초점을 맞춘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녹취: 필 헛슨]
    경제적인 면은 물론이고, 지속 가능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M&T’ 경기장과 ‘오리올스파크’ 모두 건축 분야에서 에너지와 환경적 소양을 검증하는 ‘리드(LEED)’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리드’는 총 4가지 등급을 갖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최상위 등급을 가진 스포츠 구장은 미 남부 애틀랜타 조지아에 있는 미식축구 경기장인 ‘메르세데스 벤츠 구장’입니다. 친환경 디자인을 주도하는 건축회사인 ‘HOK’사가 에너지 설계를 맡았습니다. 
    [녹취: 크리스 디볼더]
    이 경기장은  LEED 최상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프로축구 시설이라는 게 HOK 사의 크리스 디볼더 씨의 설명인데요. 스포츠와 환경파괴 없는 지속성을 통합했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위대한 진전이자 성취라고 평가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구장’은 모든 쓰레기통에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가 구분돼 구장 곳곳에 배치돼 있고요. 무려 4천 개의 태양전지판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데요. 프로 미식축구 경기는 10경기, 축구 경기 13경기를 치를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이 구장은 최근 신설된 구장이라 그렇지만, 볼티모어의 오리올스파크 야구 경기장의 경우 약 30년 전에 지어진 경기장인데요. 보수 공사를 거쳐 LEED 환경 인증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미국 대형경기장들은 이제 스포츠는 물론 환경까지 생각한 미래지향적 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11 min
  •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홈베이킹 인기...돌아온 자전거 유행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새로운 유행이 일고 있습니다. 새로운 유행이라기보다는, 분주한 도시 생활 가운데 잠시 주춤했던 과거의 유행이 다시금 부활했다고 해야 할 텐데요. 그중에 하나가 바로 ‘베이킹(baking)’이라고 부르는 빵 굽기입니다. 집에만 있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미국인들이 달콤한 빵 굽기에 푹 빠졌다고 하네요.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홈베이킹 유행”
    코로나 사태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외식을 즐기던 미국인들이 집에서 요리를 해 먹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선 각종 조리법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요리법이 있으니, 다름 아닌 쿠키와 케이크, 머핀과 같은 달콤한 빵 종류라고 하네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조지 베이커 씨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려 수천 개에 달하는 베이킹 관련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로 천연발효종(sourdough starter)부터 밀가루 구매법까지 제빵 관련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조지 씨는 이렇게 빵을 굽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셜 미디어에 제빵 교육 영상들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고수들의 비법도 찾아보는 한편, 제빵 관련 제품도 많이 구매하고 있는데요. 온라인 상점에서는 빵 만드는 기계와 북한에서도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와플’ 만드는 기계 주문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제빵 재료 업체인 ‘킹아서 밀가루(King Arthur Four)’의 마틴 필립 씨는 제빵에 들어가는 재료 공급도 빠듯하다고 하네요.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하루 24시간, 쉬는 날도 없이 제분소가 돌아간다는 겁니다. 곡물도 충분하고 제분소도 넉넉한 양을 만들어 내지만, 문제는 식료품점의 선반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건데요. 코로나 사태로 식료품점들이 영업 축소에 들어가면서 직원이 줄었고, 또 공급망에서도 인력이 빠지면서 소비자들이 밀가루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야 할 때, 빵을 굽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데요. 미시간대학의 미셸 리바 정신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걱정이 많을 때 사람들은 위안 삼아 빵을 굽곤 한다고 했습니다. 
    제빵은 소일거리가 되고, 뭔가 창의성도 발휘할 수 있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도 만날 수 없는 이때, 빵 만들기야말로 인터넷 사회관계망에서 사람들과 소통 주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음식 관련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비비앤 리 씨는 음식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요. 요리를 통해 고향의 맛을 느낀다는 거죠. 특히 달콤한 빵이나 과자를 디저트로 챙겨 먹는 미국인들에겐 제빵이 삶의 일부이기도 한데요. 
    한때 미국에선 ‘웰빙(well-being)’ 이라고 해서 맛보다는 몸을 생각한 야채 주스나 씨앗을 이용한 건강 요리가 인기였지만,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이제는 바나나 빵, 초콜릿 과자 같은 달콤한 빵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없어서 못 사는 자전거”  
    코로나 사태로 돌아온 유행이 또 있다면, 바로 자전거 타기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스포츠 활동을 못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자전거가 인기를 끌게 된 거죠. 미  동부의 대도시 뉴욕에 가보면 자전거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는데요. 늘 많은 차로 붐비는 도로와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은 텅 비어있는 대신, 자전거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뉴욕의 자전거 가게도 바빠졌습니다. 
    ‘바이크 익스프레스(Bike Express)’라는 자전거 가게의 관리인 유고 콘스마 씨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늘 보던 손님들 말고 처음 보는 얼굴도 많다고 했습니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 창고에 처박아뒀던 자전거를 다시 꺼내오기 시작한다는 건데요. 도로에 차량은 줄고, 또 사람들 간에는 서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딨겠냐며 흐뭇해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비용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뉴욕의 비싼 주차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요. 혹시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고 해도 뉴욕에 자전거 가게가 많기 때문에 고치는 것도 문제없습니다. 
    여전히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하철 안에는 서로 간의 약 2m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판이 붙어있는데요.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외출도 제한되다 보니 지하철 안은 특별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휑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로 생활이 바뀌었다고 했는데요. 
    자전거를 타면서 좀 더 여유로워졌다는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했고요. 
    3월 중순부터 지하철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며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했습니다. 
    자전거는 이동 수단으로뿐 아니라 운동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자택대기령으로 집에만 있게 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일종의 탈출구가 자전거라고 ‘리버티 자전거’ 가게의 프레드 히달고 씨는 말했습니다. 
    집 안에만 있으면서 사람들이 일종의 공포심을 느꼈다는 건데요. 4월 말부터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있지만, ‘짐(gym)’이라고 부르는 체력 단련소 등이 문을 닫으면서 운동을 할 길이 막혔는데, 자전거가 바로 유일한 운동 수단이 됐다는 거죠.
    특히 학교들도 문을 닫으면서 동네마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집에만 있게 된 아이들이 취미나 운동 삼아 자전거를 많이 타면서 요즘은 어른 자전거는 물론, 어린이 자전거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일부 업체에선 코로나바이러스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자전거 대여를 하고 있기도 한데요. 
    자전거 대여업체인 ‘팬시애플 자전거(Fancy Apple Bike)’ 가게는 코로나 사태로 다른 주에서 온 간호사 고객들이 있다며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을 위해 가격 할인을 해주고 있다는데요. 시민들을 돕는 의료진을 위해,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늘 꽉 막힌 도로, 넘치는 차량과 인파로 넘치던 뉴욕의 거리는 이제 자전거가 오가는, 여유 있는 거리로 바뀌었는데요. 지금처럼 자전거의 인기가 계속된다면,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뉴욕의 모습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 
    11 min
  •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코로나로 주목받는 지하 벙커...인력거 연주회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가끔 벙커(Bunkers)가 나옵니다. 지하 대피소라고 볼 수 있는 이곳엔 한동안 살아갈 수 있는 식량이나 생활용품이 갖추어져 있어서 핵전쟁이 나거나, 무서운 전염병이 돌 때 벙커에서 수년을 살다가 나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하죠.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에선 실제로 벙커를 짓거나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로 사태로 주목받는 지하 벙커”
    평범해 보이는 주택의 뒷마당. 바닥에 난 쇠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집처럼 꾸며놓은 벙커가 나옵니다. 요즘 미국에선 이렇게 자기 집 옆에다가 벙커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아예 집을 살 돈으로 벙커를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매리 소울스베이 씨 역시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벙커에 있으면 안전한 기분이 든다는 건데요. 사람들은 이해를 잘 못 하겠지만, 벙커에 오면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롭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누구나 한번 와보면 안전함을 느끼게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메리 씨와 톰 씨 부부는 미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의 벙커 시설을 구매했습니다. 과거 미군 기지였던 이곳은 현재 민간 벙커 시설이 들어왔는데요. 넓고 황량한 황무지에 무덤 같은 것들이 띄엄띄엄 서 있는데 이게 바로 개인 벙커들인 겁니다. 2년 전만 해도 575개에 달하는 벙커는 모두가 텅 비어있었는데요, 지금은 비어있는 걸 찾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벙커는 새 주인의 취향에 맞게 내부를 재단장 중인데요. 소울스베이 부부 역시 남부 조지아주에 있는 집을 팔고 이곳 벙커 단지로 왔다고 합니다. 재단장 공사가 끝날 때까지 벙커 시설 옆에 임시 주택에서 살고 있다는데요. 이들 부부가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렇게 급하게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조지아주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할 때 톰 씨 부부는 야영지에 있었다는데요. 부부가 다 나이가 많고, 부인인 메리 씨는 기저질환까지 있는 고위험군에 속해 안전한 곳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이 밀집된 곳을 떠나 이 황량한 벙커 시설에 오기로 결심했다고 하네요. 
    벙커시설 판매업자인 ‘비보스 엑스포인트(Vivos xPoint)’사의 로버트 비시노 씨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소울스베이 씨 부부처럼 벙커를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벙커에 대한 문의가 2천%, 그러니까 20배가량 늘었다는 건데요. 벙커 판매 역시 400% 이상 늘었다고 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있는 비보스의 벙커가 다 잘 팔린다고 하고요. 또 다른 벙커 판매 업체들 역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사람들이 벙커를 찾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인데요. 특히 영어로 프레퍼(preppers) 라고 부르는 일명 ‘준비자’들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좌우명이라고 합니다.
    서든일리노이 대학의 인류학자인 채드 허들스턴 박사는 준비성이 철저한 ‘준비자’들은 이렇게 벙커로 들어가는 것이 정신 나간 행동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허들스턴 박사는 별로 현실적인 방법이 못 된다고 말했습니다. 
    허들스턴 박사는 벙커가 있으면 안심은 되겠지만,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벙커로 탈출하면 완벽하게 안전할 거라는 계획은 어쩌면 공상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울스베이 부부는 저축한 돈의 1/3을 벙커에 썼다고 했는데요. 몇 달 후 벙커가 완성되면 딸과 손자들도 초대해 머물게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인력거 바이올린 연주회”  
    미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대도시 뉴올리언스는 흥겨운 음악과 자유롭고 이색적인 거리 문화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내로 인해 자택 대기령이 내려지면서, 이전에 많은 사람으로 붐비던 거리는 이내 한산해졌는데요. 음악과 활기를 잃은 주민들을 위해 ‘페디캡(Pedicab)’이라고 부르는 인력거를 타고 음악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패디캡 운전자인 새라 그랜트 씨는 흰 천사 날개를 어깨에 달고는 인력거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전자 뒤편, 손님 석에 앉은 사람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는데요. 폴란드 출신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애나 로즈노브스카 씨는 새라 씨의 인력거를 타고 뉴올리언스 거리 곳곳을 누비며 멋진 음악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새라 씨는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고립감을 느끼고 있고 또 뉴스에선 우울하고 무서운 소식이 많이 들리는 이때, 지역 사회로 들어가 뭔가 해야겠다고 느꼈다는 겁니다. 그래서 거리로 직접 나가 주민들을 얼굴을 보기로 결심했는데요. 함께 하기로 한 사람이 바로 바이올린 연주자인 애나 씨였습니다. 
    애나 씨는 전통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서 음악을 좋아하고 또 음악의 힘을 믿는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음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산한 거리에 이들이 지나가면 이웃 주민들은 집에서 뛰쳐나와 공연을 감상하곤 하는데요. 하나같이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며, 자신에게 너무 필요했던 거라고 말하는 주민. 
    이런 현장 연주야말로 코로나 사태 이후 경험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반가워하는 주민도 있었고요. 
    또 이들의 음악은 동네 사람들이 힘을 내게 해준다며 고마워하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애나 씨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자신들의 연주를 좋아할 줄은 몰랐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탄 인력거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들 집 밖으로 나와 음악 감상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 모습에 감격해 울기도 한다는데요. 연주하며 보람과 기쁨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미 북동부 메인주 출신인 새라 씨와 폴란드 크라코우에서 온 애나 씨는 새로운 고향이 된 뉴올리언스에서 이렇게 자신들의 재능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웃 주민들이 음악을 듣고 주는 팁, 그러니까 수고비 정도는 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돈보다 좋은 기운을 더 많이 얻는다고 했는데요. 
    돈을 벌면,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 당연히 좋지만, 사랑에서 우러나온, 인생의 일부를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겁니다. 
    애나 씨 역시 연주를 하면서 강한 목적의식을 갖게 된다고 했는데요.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인력거 위에서 연주하는 음악이지만, 이웃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이들의 인력거는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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