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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September 23, 20212021/09/21 <두 여인>약속이 있어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데 아내가 집 전화기를 들고 있습니다. 휴대전화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 전화인데 누구랑 통화하는 건지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거기, 우리 엄마 좀 바꿔주세요. 우리 엄마 이름은요 김자 정자 숙자입니다. 키는 154cm이고요. 바싹 마른 체구에 뽀글이 파마를 하고 있고요. 엄마,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아. 지상의 딸은 엄마 없이 맞이하는 첫 가을이 너무 쓸쓸해. 엄마, 내가 노래 한 곡 들려줄게. 잘 듣고 있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면 겨울에 기나긴 밤 어머니하고 둘이 앉아.." 부모 노래가 끝나자 아내는 "엄마, 잘 있어." 하고는 조용히 전화를 끊습니다. 일하는 도중에도 순간순간 그리움에 울고, 물건 하나만 보아도 장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 소환이 되는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에서 오래전 내 어머니의 모습이 소환되었습니다. 허물어져 가는 종갓집으로 시집 와, 한량이신 아버님을 대신해 홀로 팔 남매를 키우며 등이 휘는 줄도 모르고 평생을 일만 하다 가신 내 어머니! 두 살 아래의 아버님은 가정 살림은 아랑곳하지 않으셨습니다. TV, 카메라, 전축, 경운기, 청진기, 등등. 갖고 싶은 물건, 신기한 제품이 있으면 곳간에 있는 쌀가마니를 팔아서라도 사 들였습니다. 우리 동네 처음으로 전화가 가설되던 날. 아버진 친척 어르신들에게 "급한 일 있으시면 이 번호로 전화 하이소!" 자랑하기 바빴습니다. 그날 저녁, 모두가 잠든 사이 어머니가 조용히 대청마루로 나와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그저 빈 수화기를 들고 어머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어무이, 거기 생활은 어떤교? 아픈 데는 없고? 강 서방은 늘 그렇지 뭐. 어무이, 큰딸은 하동으로 시집가서 과수원도 장만하고 이제 그럭저럭 밥은 굶지 않고 살아요. 전기 기술을 배우고 있는 작은 아들은 부산에서 아가씨를 데리고 온다고 하니 형보다 먼저 결혼을 시켜야 할 것 같아. 어무이, 내 얘기 듣고 있는교? 다른 곳은 다 번호가 있는디 우째 거기만은 번호가 없는교." 그 밤, 수화기를 내려놓으시던 어머닌 끝내 흐느껴 우셨습니다. 오십여 년 전, 흐느끼셨던 내 어머니와 같이 아내가 전화기 앞에서 그렇게 울고 있었습니다. 명절이 되니 두 어머님이 너무도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장모님 천국에서 잘 계시죠....more5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20 <외할머니의 추석>알토란같은 손자가 오면그 옛날 할머니를 생각한다추석 전 날 손주들을 기다리고가는 날 사랑한다고꼭 안아주던 일이슬이 채 가시지도 않은플라타너스 거리에서먼데서 오는 나를 기다리던외할머니먹먹한 빈자리에덩그마니 보름달이 밝다보름달 속에 인자하게 웃으시던할머니 얼굴을 보며나도 손자를 안는다김귀녀 시인의 <외할머니의 추석>우리 강아지 왔냐며 반갑게 맞아주시던 할머니.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손수건에 싸두었다 몰래 쥐어주시곤 했었죠.한 데 섞여 눅눅해진 주전부리였지만사랑이 더해져선지 꿀보다 달콤했었는데.그리운 할머니의 푸근한 내리사랑,이젠 자식에게, 손주에게 그대로 전해야겠지요....more3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20 <추석선물 >이번 추석에 두 아들 부부에게 세척기 선물을 받았습니다. 저희 아들들은 한 해 봄, 가을 로 결혼을 했고 올해 7년 차가 되어갑니다. 저희는 며느리들에게 설거지를 한 번도 시킨 적이 없습니다. 아들들이 한두 번 했을 뿐이지요. 그것도 불편하여 저희는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넷이서 산책이나 하렴.’ 고무장갑을 끼면 뺏어서 못 끼게 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끔 방문하는 시댁에서 설거지에, 청소에 쉬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면 싫었습니다. 저희시대는 시댁에 방문하면 기제사 때나 명절 때, 온종일 음식 만들고 설거지하고 주변을 치우다 녹초가 되어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시부모가 되면 힘이 있고 건강할 때까지 우리가 요리와 설거지를 하자.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고 저는 청소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많은 음식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먹을 음식과 차례음식을 준비합니다. 무엇보다도 각자 종교가 다릅니다. 그런데 시끄럽지 않고 존중해 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그리고 손자가 셋이나 있어 북적북적 웃음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합니다.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꽃을 피웁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올여름 두 번으로 나누어 4박 5일 동안 집에서 함께 지내보니 설거지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요리는 남편 설거지는 제 담당이었지요. 그래서 두 아들 부부가 최고 좋은 세척기를 저희에게 선물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며느리 아들 사랑이 듬뿍 담긴 세척기를 보며 더욱 기쁜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more4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9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9 <그릇이야기>요즈음 내가 애지중지 사용하는 그릇들은 한자로 기쁠 喜, 복 福 자가 새겨진 푸른색 사기접시와 매화꽃이 그려졌거나 새우 한 마리가 둥글게 몸을 말고 있는 반찬접시들입니다. 어느 날 친정엄마가 찬장 깊숙한 데서 꺼내시며 “이 그릇들 몇 개 가지고 가서 써 볼래?" "어? 옛날에 할머니가 쓰시던 거네. 세상에 지금까지 이 그릇들이 있었네.” 그것들은 장손인 남동생과 겸상하시던 할아버지 밥상 위에 올라간 그릇이었고 또 우리 가족들과 우리 친척들이 빙 둘러 앉아 밥을 먹던 나무 두레상 위에 올라왔던 그릇들이었습니다. 동치미를 담았던 그릇, 밥과 국을 담았던 그릇, 달걀찜이나 간장게장을 담았던 그릇들. 그 시절엔 어느 집에서나 사용하던 작고 소박한 그릇들이었습니다. 엄마가 건네주신 걸 별 생각 없이 받아들고 왔는데 이렇게 사용하다보니 그 몇 개의 그릇들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줍니다. 고향의 들판 냄새도 나고 볏 집 냄새, 흙담 냄새, 아궁이에 지피던 마른 솔잎 냄새까지 나는 듯합니다. 할머니와 엄마의 체취가 남은 그릇들을 밥상위에 올리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정지의 나무 시렁위에 차곡차곡 엎어두었던 정갈한 그릇들. 60여 년 전 나의 가족들이 밥과 반찬을 담아먹었던 그 그릇들이 지금 우리 집 식탁 위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도 감격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 집에 와서 이 그릇들을 본 사람들은 “아 이런 그릇들 참 새롭네. 우리 집에도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 나도 친정에 가면 한번 찾아 봐야겠다.” 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그릇들도 35년 전 결혼할 때 혼수로 가져온 것들입니다. 친정엄마가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미리 그릇 계를 들어 타온 그릇들인 겁니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가는지 새 것에 욕심이 없고 이런 물건들이 훨씬 정감이 가고 편안합니다. 비록 세련되지도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내 할머니와 엄마의 체취가 묻은 그릇들이라 난 오늘도 정겨운 기억 속에 잠길 수 있어 참 좋다....more5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8 <내 탓이네>마음에보석을 지닌 자보석처럼 살고마음에 돌을 지닌 자돌처럼 살며마음에 가시 돋힌 자가시처럼 사네내가 지금이렇게 사는 것은내 마음이 이렇게생겼기 때문이요이것이 자기를반성하며 깨치며살아야 하는 이유라네꽃나무가 꽃을마음에 그리며살았기 때문에꽃이 핀 것이네.차영섭 시인의 <내 탓이네>누굴 탓할 수 있을까요.내 마음이 못나 세상이 미워 보이는 걸.내 마음이 메말라 꽃 한 송이 피워내지 못하는 걸.내 마음에 날이 서 모진 말만 내뱉고야 마는 걸.이리도 부족한 나인데 누굴 탓할 수 있을까요.굳이 탓이란 걸 해야겠다면무조건 내 탓, 오로지 내 탓이라고말할 줄 아는 우리였으면 해요....more3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8 <오해>도도하고 오만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말을 붙이려 해도 잘 받아주지 않으니 그냥 제 마음속에서 거둬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지인도 그러더라구요. '그이가 좀 냉정해. 그럴 이유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지?" 그래 내 눈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제게 다가오는 겁니다. 별일 일세. 얼음장 같이 보이더니? 같이 봉사활동도 갔고 또 동회회도 들어 점심도 같이 먹게 됐어도 처음 품었던 마음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가오긴 하였어도 말을 많이 하지도 않고 자기 속사정 같은 것은 더 더욱이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저렇게 한 십년정도 알고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암이라고 합니다. 순간 놀랐지요. 도도하면서도 고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는데... 듣자하니 공무원이던 남편이 퇴직을 하면서 연금수령자라고 하니 크게 밥 굶는 일은 없겠네. 하는 약간의 부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팠다니 그랬던 마음들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흑미와 검정콩, 현미를 정성껏 씻었습니다. 남편에게 했던 그대로 그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남편은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정성을 다한 덕분인지 15년을 더 살고 하늘나라로 갔지요. 그때 제가 해주었던 그대로 포장하여 선물을 하였습니다. 그 친구 너무 고맙다고 하네요. 하늘의 선물이라면서 가슴에 꼬옥 품고 굵은 눈물을 흘리는데 살아온 과정 같은 건 이제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 흉금을 털어놓은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나와 이름이 비슷한 옥희씨 힘을 내요. 내가 곁에서 친구 돼 줄게요.’ 하니 친구가 손등을 얼른 옷자락에 문질러 닦더니 씽긋 웃습니다. ‘그래 그 웃는 모습 앞으로 오십년 더 보여주기?’ 했더니 정말 활짝 웃는데 그 웃는 모습이 어찌 그리 친근해 보이던지..이제는 오해 같은 것도 선입견 같은 것도 없습니다. 친구의 쾌유를 기도합니다. anyone of us...more4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7 <가을 에피소드 1>사람은 가만히 보면착각 속에 사는 걸 본다자신이 잘났다는 착각거울을 보며 백설 공주 계모의 흉내도 내고결국은 독이 있는 사과를 들고백설 공주를 찾아 나서기도 하지착각하는 것은 또 있더라계절의 교차로에 서면 착각하지 않고는알 수 없는 변화를 볼 수 있다.아직은 여름인 줄 알았는데비 한 번 오고 나니 언제 가을이 되었는지여름인 줄 알고 얇은 옷을 입고 나왔다주위의 눈총 받고 추위에 벌벌 떨었지아이! 창피해...도지현 시인의 <가을 에피소드 1>수많은 착각 속에 사는 우리.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상대방을 다 안다는 착각심지어 바쁘다는 착각뭐, 살다보면 착각할 수 있죠.근데 적당히 자신감을 가질 정도만.창피하면 안 되니까.그리고 계절만큼은 착각하지 말아요.지금은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가을이니까....more3minPlay
September 23, 20212021/09/17 <아내가 시장 또 시장 하는 이유>퇴근시간에 맞춰 아내로부터 문자한통이 옵니다. ‘두부 1모, 콩나물, 오이 맛 고추, 파 한 단, 그리고 당신이 알아서 애들 좋아하는 포도나 사과 사와. 알았지?’ 초등학생 막내아들과 연년생인 두 아들까지 세 아들을 키우는 아내는 늘 그렇듯 매일 그렇게 문자를 보냅니다. 생활비를 줄이려고 동네 마트보다는 퇴근 후 시장에 들러 물건들을 사오라고 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귀찮고 짜증이 났습니다. 퇴근 후 시장을 들러서 오려면 지하철에서 내려 시장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면서 물건을 사고 또 마을버스를 기다려야하고... 물건을 한 아름 들고 마을버스를 타면 집까지 앉아오는 것도 아니고 매번 서서 집에 도착하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어서 아내에게 늘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내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가 가르쳐준 대로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니까 제 얼굴이 상점 주인들에게 알려져서, “오늘은 저번보다 고구마를 더 사가시네요.” “우리 애들이 간식으로 고구마를 너무나 좋아해서요. 아내가 조금 더 사오라고 해서요.” “그럼 제가 덤으로 더 드려야 겠네요.” 라면서 고구마를 더 주는가 하면, 또 옆에 있는 다른 과일가게에서는 “아이고 우리 자상한 아저씨가 또 오셨네. 오늘도 저번에 사간 홍로 사과 사시게? 저번처럼 만원 어치 드릴까.” 그런데 잠시 후 봉지에는 아오리 사과 두 개가 더 들어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엉터리로 사가는 바람에 아내에게 구박을 받곤 했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제 얼굴을 알아보시고 알아서 주십니다. 처음에는 시장에 가는 것을 시간 낭비에다가 에너지 낭비라면서 불편해했는데 지금은 퇴근 후 시장에 들르지 않으면 왠지 섭섭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장사하는 분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more4minPlay
September 16, 20212021/09/16 <통화>지금 거신 사랑은 결번이오니다시 확인하고 걸어 주십시오.대단히 죄송합니다.지금 거신 그리움은 외로움으로국번만 변경되었습니다.안녕하십니까?지금 다른 추억과 통화중이오니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추억이 끝나는 대로 곧 연결해 드리겠습니다.제 청춘은 지금 부재중입니다.저희 비서에게 메시지를 남겨 주시면방황에서 돌아오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그 때까지 당신이 부디제 영혼의 전화번호를 부디 잊지 않으시기를.이복희 시인의 <통화>가을바람이 스칠 때마다지난 추억들이 전화를 걸어옵니다.피하고 싶은 옛 사랑에겐 결번 안내를,더 깊은 가을에 어울리는 추억엔 대기 메시지를,끝내 답을 내리지 못했던 일에는 부재중 메시지를.이렇게 피할 거면서, 모든 걸 마주할 용기도 없으면서끊임없이 추억의 전화를 기다리는 걸 보니,마음이 벌써부터 제 멋대로 가을을 타나봅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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