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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September 16, 20212021/09/16 <내 삶의 길목에서>요즘 둘째가 아토피로 밤에 잠도 못자고 두 세 번 씩 깨서 대성통곡을 합니다. 첨엔 땀띠인가 싶었는데 에어컨도 틀고 시원하게 입혀도 목, 등, 겨드랑이 등 너무 가렵다니 참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다 수소문해 가봤지만 딱히 뭐 시원하게 말 해주는 것도 없고 약만 받아왔을 뿐입니다. 그러나 약도 그때뿐이고 계속 재발하는 아토피...애가 잠도 못자고 악을 쓰며 몸을 긁어대니 그걸 지켜봐야 하는 나는 마음이 아주 찢어집니다. 거기다 더 신경이 쓰이는 건 아이의 울음소리입니다. 위 아래층에 아이 울음소리가 새 나갈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마트에 들려 수박 세통을 사와 위, 아래, 앞집에 한통씩 돌렸다. (죄송합니다. 저희아이가 아토피 때문에 밤에 가끔 깨서 울 때가 있습니다. 병원도 다녀보고 했지만 차도가 없어서...혹시라도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불편하셨다면 염치없지만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수박에 쪽지를 부쳐 집 앞에 하나씩 두고 온 다음날 나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윗집은 그 집 아이도 아토피가 심해서 한참 고생을 했다며 괜찮은 제품이 있다면서 뜯지도 않은 새 로션 한통을 보내주셨고 앞집은 고향에서 고구마를 여러 박스 왔다고 고구마 한 박스를 보내주셨습니다. 둘째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 들었는데 이웃집 덕분에 집에 온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사 오고 2년 동안 위 아랫집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게 두 세 번 밖에 안 되는데 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어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이 얼마나 살만한 세상인지요....more4minPlay
September 16, 20212021/09/15 <상큼할 것 같아요>3시에 전화 하려거든4시에 하겠다 해주세요기다리는 설레임도 좋지만생각 없이 받은 전화에서당신의 음성이 들려오면너무너무 상큼할 것 같아요친구들과 만나려거든내가 잘 가는 동네에서약속하세요한번쯤은 우연히 만나이건 운명이에요 하고 억지 부려하루 종일 쫑알거리며내 마음 보여주고 싶어요원태연 시인의 <상큼할 것 같아요>우연인 척 가는 길마다 마주치던 그 사람,젊은 날 기분 좋은 설렘을 줬었죠.정말 우연이 필연이 된 건지,필연을 위해 연출한 우연이었던 건지,우연이 필연이 되어 결국 운명이 된단 뻔한 스토리지만,다시 겪는다고 해도 마냥 설레고 상큼할 것 같지 않으세요?...more3minPlay
September 16, 20212021/09/15 <뛰는 남편 나는 아내>결혼 생활 10년을 넘긴 요즈음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바쁘다보니 불현듯 서로에 대한 사랑을 체크할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온 직원들이 아내에게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냈을 때 제일 늦게 답장이 오는 사람이 그날 점심사기로 한 오래전 게임이 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좀 자극적인 방법을 쓰고 싶었습니다. 처제에게 마치 바람을 피는듯한 뉘앙스의 문자를 보내는 겁니다. 마치 내연녀에게 잘못 보낸 것처럼..다소 위험하기는 하지만 순진한 처제가 즉각 아내에게 보고하기만 하면 서프라이즈 성공!! 시나리오를 혼자 짜놓고 날을 잡아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제 이름과 비슷하게 이름을 넣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며칠 밖에 안 지났는데 또 보고 싶다. 우리 언제 볼까? 너무 보고 싶어" 라고.. 아내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아내랑 대화의 시간도 가져보는 1석2조의 기회일 것 같아서 혼자 웃고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드디어 디데이!! 저녁을 혼자 먹으면서 느긋하게 문자를 보내려고 폰을 눌렀습니다. 애들은 마침 방학이라 외가에 갔고 아내는 늦는다고 했고 얼마가 지났을까???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나더니 "자기야 나왔어~" 하는 아내의 목소리!!!막상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순간 당황했지만 "어~자기 일찍 왔네. 저녁은?" 하면서 아내 수저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씻고 나온다던 아내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느라 안방에 들어가더니 나와서는 싸늘한 목소리로 "식사 다 했어? 잠깐 얘기 좀 해" 오호...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구나!!!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하는 말. "우리 이혼해." 였습니다. ‘어, 이게 아닌데? 어 그게 미안해..사실은 내가 장난 한 건데..." 이럴 수가...내가 보낸 문자는 처제한테 간 게 아니라 호랑이 같은 처형에게 간 겁니다. 그것도 모르고 혼자 속으로 웃고 있었으니...진땀을 흘리며 설명을 하니 “요즘 나한테 많이 서운했지? 난 아직도 자기 사랑해. 그러니 앞으로 이런 유치한 장난은 하지 마 알았지? 바람 피는 건 자유야. 하지만 걸리면 팬티 입혀서 내쫓을 거야 알았지?"...more4minPlay
September 14, 20212021/09/14 <나를 놓아주고 싶다>내 손에 아직도 놓지 못하고움켜쥔 게 있다면손을 펴 놓아버리고 싶다.내 마음에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쌓아둔 게 있다면비워내고 가벼워지고 싶다.내 어깨를 짓누르는무게가 있다면나 벗어 던지고 싶다.내 안의 모든 욕심을 태우고내 안의 욕망의 싹을 자르고도리와 책임과 굴레를 벗어나바람이 부는 대로물이 흐르는 대로나를 가만히놓아주고 싶다.안숙자 시인의 <나를 놓아주고 싶다>그냥 내려놓음 되는데왜 굳이 붙잡고 앉아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지.바로 버리면 되는데첨부터 한 몸이었던 것 마냥 왜 붙들고 아파하는지.근데,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잖아요.그러니까 적당히 내려놓고 버릴 건 과감히 버리면서모든 걸 애써 잘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해요....more3minPlay
September 14, 20212021/09/14 <아버지에게>얼마 전 퇴직한 아버지가 갑자기 경비원을 하겠다 하십니다. 평생 일만 하신 아버지가 안쓰러워 "아버지 퇴직하셨으면 이제 그냥 좀 쉬시지 무슨 경비원을 한다고 그러세요? 경비원 그거 만만치 않아요." 라고 하니 "벌수 있을 때 벌어야지. 내가 이미 하려고 마음먹었으니까 아무 말도 말아라." 하십니다. 문득 옛날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기계 상가 쪽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입사 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한 경비원할아버지가 젊은 남성과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듣기로는 호랑이 경비원 할아버지 한분이 계시다고 했는데, 막상 보니 더 무섭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야근을 하고 늦게 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 꺼진 건물을 나와 버스를 타려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때 저 만치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호랑이 경비원 할아버지셨습니다. 저를 보시더니 "아~3층에 근무하는 아가씨구만, 늦게 퇴근하네 그려" "네~요즘 일이 좀 많아서요. 이제 집에 가시나 봐요? 라고 여쭤보니 "응~우리 할멈하고 손자 손녀 보러 집에 가야지" 하셨습니다. 근데 할아버지가 걸을 때마다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서 보니 도시락 가방을 들고 계셨습니다.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세요?" "응~밖에서 사 먹는 건 맛없다고 할멈이 꼭 싸주더라고" "일은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긴~지금 이렇게 돈 벌수 있을 때 벌어야지~우리 손자 손녀 장난감도 사주고 할멈 용돈도 주지" 하셨습니다. 왜 호랑이 경비원이신지 여쭤보니,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무단으로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강하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런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저 할아버지 안계시면 여기 건물 완전 엉망될 걸. 워낙 깔끔하고 일을 잘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거라고" 라고 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나니, 더 이상 아버지께 일하지 말라고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도 그때 경비원할아버지와 같은 마음이 아니셨을지...아버지가 무탈하게 경비원생활을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September 14, 20212021/09/13 <혼자 건너는 강>내가 울어버린다고 하자노여워하는 바람 한 줌빗물 데리고 와강을 만들어 주며 쏟으라 한다.내가 강물에 젖어 흘러간다고 하자굵은 나이테 숨기고 찾아온 소나무 그늘낙엽 한 잎 데리고 와긴 항해를 동행 하자고 한다.내가 하늘에 오른다고 하자별 하나 다가와 수줍은 손잡아주고은하수 잔잔해 지면 건너가라고 한다.오직 평범하게 사는 법이 무엇이냐고 묻자바람 한 줌 뱉어내는 소리,세상 온전하게 만들어지면눈물 가득 뿌려 혼자의 강을 건너가라고 한다.박종영 시인의 <혼자 건너는 강>온전히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인생길임을 알지만반쪽짜리인 우린 늘 누군가에게 기대려 합니다.바람에게, 흘러가는 강물에게길벗 삼아 함께 걷자 말을 걸어보지만묵묵히 제 갈 길을 갈 뿐.그래 저들처럼 살아야지. 그래야지.바람처럼 강물처럼 홀로 길을 나서봅니다....more3minPlay
September 14, 20212021/09/13 <주방을 정리정돈 하다가>곧 추석인데, 주방정리정돈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주방 수납장을 열어보니 그릇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다 사용하던 그릇인데, 23년 동안 모시던 시아버님이 떠나신 뒤부터는 큰상을 여러 개 차릴 일이 줄어들어, 그릇도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몇 년째 사용하지 않은 그릇들을 모두 꺼내 닦고 주방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그릇, 예쁜 그릇, 명품 그릇, 사용하기 편한 그릇, 그중에 눈길이 머무는 그릇이 있습니다. 주방 수납장 깊숙이 있던 시어머님이 쓰셨던 옛날 큰 사기 밥그릇. 얼마나 큰지 다섯 명분의 밥을 담을 수 있을 정도죠. 노란색 큰 양은밥통도 있습니다. 화려한 문양이 있고 ‘선광’이란 상표도 새겨져 있습니다. 가벼워서 채소를 씻고 보관까지 좋아 요즘도 잘 쓰고 있습니다. 막내 시누이가 친정 올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 우리 엄마가 사용하던 밥통 여태 쓰시네요.” 친정엄마의 체취가 담겨있을 것 같은지, 만져보며 그리움을 삭이는 것 같습니다. 3중바닥 스테인리스 냄비가 유행할 때, 그릇 욕심이 많으신 시 어머님이 벼르다가 사셨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아버님께 야단맞을까 봐, 숨겨놨다가 잠시 분가했던 나에게 갖고 가라고 하셨는데 내가 갖고 오면 또 사고 싶으실 것 같아 갖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님은 그 냄비를 아끼다가 사용도 못 하시고, 뇌졸중으로 회갑 전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우리 친정어머니가 늦둥이 막내딸인 나의 혼수로 마련해준 그릇 중에 식기 2벌이 남아 있습니다. 길쭉한 신랑 식기에는 한자로 복자가, 납작한 각시 식기에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 꽃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머니가 그 그릇에 찹쌀과 붉은팥을 넣어주며 딸아이의 행복을 기원하셨겠죠. 딸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엄마가 죽으면 이 많은 그릇 다 어떻게 하지?” “명품만 제가 쓸게요.” 이 많은 그릇이 쓸모가 없어져 살아질 거로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휑합니다. 사연이 있고 추억이 담긴 그릇들도 이젠 미련 없이 하나둘, 이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more5minPlay
September 13, 20212021/09/12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September 13, 20212021/09/12 <여행은>그 덮던 여름도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에 물러가고 있네요. 우린 무더운 여름에 제일 바쁜 직업 이다보니 한낮의 뜨거운 무더위와 흘러내리는 땀과 씨름해가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별 탈 없이 지나가 다행입니다. 막상 더위가 물러가고 요란하게 울리던 전화도 잠잠 하길래 남편에게 올 여름 고생 많이 했는데 어디 조용한데 가서 좀 쉬고 오자고 했더니 그러자고 하네요. 어디를 갈까,,,,검색을 해보니 갈 곳은 많은데 코로나 때문에 어딜 마음대로 갈수가 없네요.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차 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뒷좌석을 눕혀서 매트를 깔아 놓으니 둘이 눕기에 딱 좋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음식은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해서 아이스박스에 넣고 둘만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무작정 차를 달려 사람이 적은 조용한 계곡에 차를 세우고 계곡물에 발을 담구니 시원하다 못해 발이 시릴 정도입니다. 오랜만에 폰도 꺼 놓고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 이름 모를 새소리,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과 맑은 햇살..세상 부자 부러울 것이 없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차에 나란히 누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면서 오랜만에 좁은 차안이었지만 꿀잠도 잤습니다. 다음날 우린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참 좋다...그동안 우리 너무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지금부터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짧은 여행이지만 이런 것들도 맛보며 살자’ 고 남편과 약속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해본 차 박 ...나름 참 좋았습니다....more4minPlay
September 13, 20212021/09/11 <본전은 했다>텃밭발걸음 먹여 키운 부추두어 다발 자그마한 대야에 담아눈길 드문 장바닥에 앉아부추 사요. 부추 사세요절반은 마수걸이로 이천 원 받고흥얼거리는 노랫가락어쩌다 지나치는 이관심도 없는 듯눈치 없는 뱃속은 꼬르륵콩국수 한 그릇으로 어르고 달래고떨이로 털어내는 남은 부추천 원짜리 한 장 건너온다삼천 원 부추에 사천 원 콩국수그래도 좋다, 본전은 했다숨통 트고 사람 구경했으니털고 일어서니 시원한 바람 한 점 거닌다.강보철 시인의 <본전은 했다>아등바등 종일 종종거렸는데,수고했단 말 한 마디는커녕돌덩이를 얹은 듯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노을 위에 걸린 초승달을 보고 있자니신기하게도 마음의 응어리가 뭉근히 풀립니다.그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이만하면 본전이지.부추장수와 우리의본전치기 하루가 이렇게 또 저물어갑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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