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up to save your podcastsEmail addressPasswordRegisterOrContinue with GoogleAlready have an account? Log in here.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29, 20212021/04/29 <내 삶의 길목에서>친정엄마가 500만원을 주고 가셨어요. 지하철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돈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갑니다. 제가 결혼하기 전인 1996년, 남동생이 사고를 쳐서 합의금이 필요했지요. 그때 직장을 다니고 있던 사람이 저뿐인지라 엄마는 제게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저는 열심히 모은 전 재산을 우리 가족을 위해 전세보증금으로 내놓은 상태라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카드 론으로 그 돈을 드렸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그 빚도 제가 열심히 갚았습니다. 전세보증금은 그대로 우리 집의 재산이 되었고, 저는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동생들과 옛날 이야기하다가 그때 500만원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지요. 그 자리에 엄마는 없었는데, 제 동생 중 누가 그 말을 엄마에게 했나봅니다. 어느 날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딸아, 내가 니 한테 빌린 돈이 얼마고?" "잘 모르겠다. 와 그라노?" "엄마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내가 니 한테 돈을 빌렸더라 그쟈?" "그냥 계속 잊고 살아라 고마~" "엄마가 그 돈 안 갚을라고 그랬겠나? 그때는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못 줬제." "맞다, 그때 우리 집 너무 힘들었제..." "엄마가 며칠 뒤에 그 돈 주꾸마." "개안타 엄마, 안 줘도 된다. 벌써 25년도 지났다." "아이다. 내가 그 돈은 줘야겠다. 니 공부도 제대로 못 시켜줬제, 회사 다니면서 월급도 엄마한테 다 갖다 주고, 재형저축 부은 거 전세금에 다 보태주고...결혼도 니가 모은 돈으로 했다 아이가. 생각해보니 엄마가 니 한테 진 빚이 많다. 니가 지금 잘 살면 괜찮을 낀데 니 몸도 안 좋고, 배 서방도 건강이 나쁘고.. 며칠 뒤에 보자." 그리고 엄마는 일주일도 안 되서 지하철역에서 한사코 그 돈을 주고 가셨습니다. 가끔 생활에 쪼들릴 때 그 돈이 생각나긴 했지만 이렇게 주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엄마는 그 돈을 주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제가 이 돈을 받아도 되는 걸까요? 갑자기 제가 불효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편치 않은 날들입니다. 그 돈은 지금 쓰지도 못한 채 통장에 있습니다....more4minPlay
April 28, 20212021/04/28 <또 기다리는 편지>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정호승 시인의 <또 기다리는 편지>하염없이 버스정류장에서 연인을 기다렸던 일,밤새 잠 못 이루다 받은 합격 통보,언제나 오려나 매일 우편함만 바라보다 받은 친구의 편지.그런 오랜 기다림이 주는 행복이란 여운이 좋습니다.물론 인내하기 쉽지만은 않아요.그래도 매일 기다리고 기다립니다.조금 더, 그리고 많이 행복해지고 싶거든요....more3minPlay
April 28, 20212021/04/28 <아픈 손가락>아들이 휴대폰을 건네며 받아보라고 합니다. "누군데?" 했더니 "아빠" 라고 입모양으로 대답합니다. 직접 전화하면 될 걸 굳이 왜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바꾸라는 걸까... 의아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더니 남편이 낮은 목소리로 "내가 손가락을 좀 다쳤는데 큰 사고는 아니야. 당신 놀랄까봐 아들에게 먼저 전화해서 당신 바꿔달라고 한 거야" 합니다. 큰 사고가 아니라는 말에 일단 가슴을 쓸어내리며 "몸 쓰는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 어쩌다 다쳤어?" 했더니 "직원을 좀 도와주려고 하다가 사고가 나서 병원에 왔는데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골절됐다고.. 내일 수술하기로 했고 일주일동안 입원해야 한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안 된다고 하니 그렇게 알고 있어" 합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그렇게 남편은 다음날 수술을 해서 철심을 박았는데 병원에도 가보지 못하고 모든 진행상황을 문자로 주고받았습니다. 멀쩡하게 출근했던 사람이 아무 준비 없이 병원신세를 지게 되고 보니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서 의사선생님께 하루라도 빨리 퇴원 시켜달라고 고집을 부려 예정보다 이틀을 앞당겨 퇴원을 했습니다. 일주일 병가를 내고 남편을 위해 머리도 감겨주고 식사할 때 포크로 집어먹기 쉽게 작게 잘라주는 등 어린아이 보살피듯 수발드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손가락 하나 다쳤을 뿐인데도 이렇게 생활이 불편하고 일일이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 그동안 아무생각 없이 살았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절실하게 느끼게 되네.‘ 합니다.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듯이 코로나 이전에는 맘껏 사람들과 부대끼며 소통하고 하던 평범한 일상이 이토록 소중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작은 새끼손가락부상으로 세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며 한 달 이상 불편함을 겪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늘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more4minPlay
April 27, 20212021/04/27 <완행열차>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천천히 아주 천천히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허영자 시인의 <완행열차>역마다 정차하며 느릿하게 가던 열차,그 열차가 주던 여유와 느린 시간이 그립습니다.무조건 빠르게, 더 빠르게 바뀌는 세상,거기에 맞춰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가끔은 홀로 정차해 멈춰진 시공간을 걷습니다.노포의 간판, 아스팔트 사이에 핀 꽃들,골목어귀에서 만난 길고양이.그 사소한 발견이 주는 편안함이 좋아오늘도 완행열차처럼 느릿하게 걸어봅니다....more3minPlay
April 27, 20212021/04/27 <초보 이발사>남편이 코로나 핑계를 대며 이발관엘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깔끔해야지~~. 손녀들이 좋아한다구요. 어서 이발하고 오셔요” “가기 싫어 ~, 코로나 끝나면 다녀오리다.” 핑계를 대며 고집을 부립니다. 애들 초등학교 다닐 때에 보자기 씌워놓고 머리카락을 잘라 주던 모습이 번득 떠올랐습니다. ‘으흠~~. 내가 실력을 발휘해볼까?’ 아주 멋지게 자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발기를 구입했습니다. 남편은 몇 번 싫다고 거절하다가 “잘 깎을 수 있어? 그럼 한번 해 봐” 하며 마지못해 승낙을 합니다. 나를 믿고 머리를 맡겨주었으니 멋지게 잘라야지 싶으니까 살짝 흥분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발을 시작 하려니 손은 덜덜 떨리고 눈도 침침 합니다. ‘이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너무 겁 없이 시작 했나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머리카락 잘리는 소리는 사각사각... 마치 헤어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솜씨는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잠시 한눈을 팔며 아차 하는 순간 머리에 도로가 나버렸습니다. ‘어머나 이를 어째?’ 남편에게는 태연한 척 했지만 수습할 방법이 없으니 앞이 깜깜했습니다. 이판사판 이란 생각이 들자 엉뚱하게도 그만 웃음보가 터져버렸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남편은 “남편 머리 깎아주는 일이 그렇게 좋아” 하며 덩달아 웃습니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웃을 일이 없었는데 배를 쥐고 웃었습니다. 그러다 왠지 나의 웃음이 수상스러웠는지 뒷모습을 사진 찍어 보여 달랍니다. ‘이걸 어쩌나?’ 얼른 맞은편을 살짝 잘라서 도로가 난 쪽과 엇비슷하게 맞추었습니다. 그렇게 공을 들였지만 한 쪽은 올라가고 한쪽은 내려갔습니다.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내 머리 물어내라며 난리도 아닙니다. “여보 머리카락이 자랄 때까지는 모자 쓰고 다니는 것은 어때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남편의 표정이 참으로 묘했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머리카락을 만져주니 아주 싫지는 않은가 봅니다. 코로나로 웃지 못한 웃음 1년 치를 마음껏 웃었답니다....more4minPlay
April 26, 20212021/04/26 <사월의 밤, 풍경에 젖다>깊숙이 들어와 있는 봄길게 휘늘어진 수양버들연초록 도담도담 피어나제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묵묵히 지키는 장엄한 고요 속에멀어져간 하늘 내려와가지마다 별이 깃들었는지고운 빛을 발하는 사월의 밤분분히 흩날리는 꽃잎 춤사위에달빛도 숨죽이며 앉는다여심을 흔드는 바람이 분다흔들리는 나무들,흩날리는 꽃잎들,준비 없는 짧은 이별 앞에부족한 언어로 고백하지 못해젖어든 창백한 가슴,눈빛으로 붙잡고이 밤 사랑할 수밖에김경숙 시인의 <사월의 밤, 풍경에 젖다>봄이 깊어질수록 밤은 눈부시게 빛납니다.밤하늘의 별이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더니별똥별이 되어 내게로 떨어지네요.별이 되어 내 마음에 내려앉은 꽃잎 하나,가슴 깊은 곳에 소중히 간직해봅니다.삶에 힘겨워 혼자라고 느껴지는 어느 날,그 반짝이는 별 하나가 내게 힘이 되어줄 테니까요....more3minPlay
April 26, 20212021/04/26 <행복한 날>아들이 재래시장에서 어묵을 만들어 팔고 있어 일손이 바쁠 때면 아들을 도와주러 아들 가게에 나가는데 얼마 전이었습니다. 여자 손님이 와서는 어묵을 구매하고 싶은데 택배로도 보내어 줄 수 있냐고 물어서 가능하다고 했더니 주소를 적어 주면서 택배로 보내어 달라고 합니다. 그 후 시간이 꽤 지난 어느 날 아들 가게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동생이 사준 어묵이 맛있어서 주문을 하고 싶다며 남자분이 택배로 어묵을 보내어 달라고 합니다. 다음날 주문한 어묵을 택배로 보냈는데 며칠이 지나도 어묵 값이 입금이 되질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남자 분이 술이 거하게 취해 전화를 받습니다. 몇 번을 전화를 했지만 그때마다 그런 식으로 통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 좋은 일했다 생각하면서 어묵 값 받는 건 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처음 택배로 주문했던 여자 손님이 아들의 가게를 찾았고 그 간의 사정을 이야기 합니다. 오빠가 좋지 않는 일들이 연이어 있어서 상처를 많이 받고 고향으로 혼자 귀촌을 했지만 그곳에서도 오빠는 마음이 힘든지 술을 마시는 날이 많다면서 오빠가 주문했던 어묵 값을 대신 주면서 혹시 또 우리 오빠가 택배로 어묵 주문을 하면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보내 달라면서 본인의 전화번호를 알려 줍니다. 여동생의 오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들도 감동을 했는지 나도 속 깊은 착한 여동생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에게는 고생하는 게 안쓰럽다고 밥 잘 사주는 시장 누나가 있지 않냐고 하며 웃었네요. 그 날은 마치 제가 손님에게 큰 선물을 받은 듯 하루 종일 행복했습니다....more4minPlay
April 26, 20212021/04/25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April 26, 20212021/04/25 <봄꽃처럼 아름다운>아파트 화단이 봄꽃으로 잔뜩 물들었습니다. 해당화, 라일락, 연상홍이 그새 눈이 부시도록 곱게 피어 있습니다. '아~휴 예쁘기도 해라'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러 잠시 내려간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봄꽃구경도 제대로 가질 못했는데 마스크 위로도 충분히 전해지는 꽃향기에 마음이 마구마구 설렙니다. 한동안 꽃구경에 취해 있노라니 바로 옆 벤취에서 통화소리가 들립니다. 오가는 대화내용이 어찌나 다정한지 나도 모르게 귀가 갔습니다. 아파트 한 라인에 사시는 할머니인데 며느님과의 통화인 듯 했습니다. 제법 긴 통화가 끝나자 할머니께서 "예의 없이 내가 목소리가 너무 컸지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덕분에 제 마음까지 다 따뜻해졌는걸요" 그토록 살가운 통화를 나눈 이가 바로 당신의 하나뿐인 며느리인데 일 년 삼백육십오일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통화를 하며 안부를 묻는다고 하십니다. "이 늙은이가 복이 참 많아요. 이 나이 먹도록 살면서 가장 큰 축복이 내가 우리 며느리의 엄마가 된 일이라우" 할머니가 전해 주시는 예쁘고 귀한 며느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밀려오는 감동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집안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두 분의 다정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자꾸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나와 인연이 된 일이 이 세상 가장 큰 축복이라 생각하는 이가 내게도 있을까? 후~훗..자신감 없는 웃음이 피식 새어 나옵니다. 더 많이 노력을 해야겠다 싶습니다. 그에게, 너에게, 그분께..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이, 사람 내음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26, 20212021/04/24 <밥은 먹었냐>아침엔 우유 한 잔점심은 패스트푸드저녁으로는 편의점허기진 마음으로들어선 텅 빈 방손길 내미는 마이너스 통장잡혀있는 청춘은이별하며 사는 하루하루이 밤, 내가 그리워 글썽거린다.강보철 시인의 <밥은 먹었냐>다른 사람들은 속도 모르고 철이 덜 들어서,곱게 자라 그렇다고 쉽게 규정하지만뭘 해도 마이너스, 아무리 노력해도부모님보다 가난할 수밖에 없는 청춘이 가엽습니다.한창 피어나는 꽃들처럼,파릇파릇한 새 잎처럼 예쁠 때인데,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게 아니라 버티는 청춘들.지친 청춘들이 밥 한 끼라도 목메지 않고 먹을 수 있게네 잘못이 아니라고, 넌 잘 하고 있다고 토닥여줘야겠습니다....more3minPlay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