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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14, 20212021/04/14 <끈>엘리베이터를 탈 때 잠깐씩 눈인사를 나누던 할머니께서 어느 날 먼저 말을 건네십니다. “애기엄마, 집에 있는 고무나무가 많이 자랐는데 키워 볼 생각 있다면 잘라주고 싶은데. 며칠 동안 물에 담가 두면 하얀 뿌리가 나와요. 그 때 흙에 심으면 잘 자라지.” “주신다면 한 번 키워 볼게요.” 할머니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들, 며느리는 직장가고 손주는 학교 가서 하루 종일 혼자 지낸다오.” “그럼, 혼자 식사하시겠네요.” “며느리가 아침에 국 끓여 놔서 데워 먹으면 되는데 혼자 먹으려니 입맛이 통 없네요.” 고무나무를 받아 와 물에 푹 담가 두니 여러 날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줄기에서 하얀 뿌리가 나왔습니다. “할머니, 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계란찜을 만들었는데 좀 드셔 보세요.”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나는 뭐를 좀 줘야 하나.” “고무나무 주셨잖아요.” 뿌리가 제법 자라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잎이 누렇게 변하더니 잎이 저절로 뚝 떨어졌습니다. 햇빛을 못 봐서 그런가 싶어 화분을 창가 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래도 잎은 다 떨어지고 막대기 같은 가지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할머니께 잎이 왜 떨어지는지 묻고 싶었지만 도통 만나 뵐 수가 없었는데 어느 날, 주차장에서 할머니의 며느리를 만났습니다. “어머님이 애기엄마 얘기를 자주 했어요. 말벗도 되어 주고 반찬도 만들어 줬다며 너무 고마워하셨지요. 인사를 해야지 했는데 갑자기 큰일을 당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머, 어쩌시다가.” “폐렴이었는데 연세가 있다 보니 끝내 못 일어나셨어요.” 긴 겨울이 지나고 햇살 좋은 날,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화분에 쌓인 먼지를 닦다가 베란다 끝에 고무나무가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잎이 떨어져 나간 곳에 작은 무언가가 볼록하게 돋아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톱만한 싹으로 자랐고 돌돌 말렸던 싹이 점차 펴지더니 애기 손바닥만 한 잎으로 커졌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가지에서 작은 잎이 나온 것입니다. “할머니, 하늘에서 보고 계시죠. 정성껏 잘 키울게요.”...more4minPlay
April 13, 20212021/04/13 <길에 서서>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려여기까지 왔다남들 다 쉽게 지나간 길을너만 더 어렵게 왔다나보다 빨리 지나간 사람들의뒷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그들은 어디까지 가서 쉬나쉼 없이 달리다가이 길의 끝에 닿으면 어떡하나이만큼의 길도나는 이미 지쳤는데그들은 왜 그다지 빨리 가야하나그들은, 쉬는 밤을별과 함께 보낼 수 있을까별빛이 달려온 거리를생각하며 반가이 맞을까이러다가 나는이 길의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마치지나 않을까그저 남들 따라가는 나는얼마나 불쌍한가서정윤 시인의 <길에 서서>길을 가다 눈에 보일 듯 말듯한작은 꽃에 잠깐 멈춰서봅니다.함께 걷던 사람이저만치 앞서가도 기분 나쁘진 않아요.분명 나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테지요.하지만 구름이 그려내는 그림과,바람과 들꽃의 대화에서 얻는마음의 풍요로움이 더 좋은 걸요.오늘도 애써 사람들의 뒤를 쫓지 않고길 위에 서서 작은 기쁨들에 기대어 쉬어갑니다....more3minPlay
April 13, 20212021/04/13 <2021년에 웃는 날이 올까요?>지난해는 많이도 울었던 해였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남편이 실직을 했고, 88세 이신 큰언니가 요양원에서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쓰리 잡 하던 일이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아 한군데는 그만두게 되었고, 제가 11 정거장 버스비 아낀다고 걸어 다니다 넘어져 무릎이 다치고 어깨 다쳤지만 병원비가 많이 들까봐 갈수도 없었습니다. 둘째 언니가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 전화해서 ‘나다, 내 동생 미진이니?’ ‘응 언니, 왜? 또 어디 아퍼?’ 하니 ‘아니야. 괜찮아.’ 하기에 괜찮은 줄만 알았습니다. ‘내 동생 사랑해.’ ‘언니 주말에 내려갈게.’ ‘그래 고마워.’ 이전화가 언니와의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둘째 언니가 돌아가시고 저는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친정엄마 같은 언니셨거든요. 정말 너무도 힘이 들었습니다. 업 친데 덮친 격으로 딸이 하던 가게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손님이 한사람도 안 오니 가게 세를 못 낼 정도였습니다. 이래저래 너무 힘들고 우울한 작년한해는 정말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어머님 100세 생신잔치를 해드리기도 했지만 취소했지요. 남편과 저는 적금들어 첨으로 가보는 해외여행 비행기 예약도 다 취소했고 딸 결혼식도 코로나19 때문에 조촐하게 치렀습니다. 남편은 9개월 쉬다가 11월에 다시 회사에 갔지만 12월에 3단계가 되면서 또 무급으로 쉬게 되었습니다. 이젠 좀 편하게 살만하는가 싶었는데 남편이 쉬다 보니 아파트 대출금과 이자를 혼자서만 감당해야만했습니다.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보험 든 것 모두 해약하고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4살 손녀딸이 동영상으로 ‘할머니 사랑해요 힘내세요.’ 하는 그 말에 입가에 미소를 짓곤 합니다. 제발 올해는 웃는 날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12, 20212021/04/12 <행복론>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 속에 묻어 놓을 것추우면 최대한 몸을 웅크릴 것남이 닦아놓은 길로만 다니되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확실히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며특히 시는 절대로 쓰지도 읽지도 말 것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엎지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보상할 수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최영미 시인의 <행복론>애써 담아두지 않으려 해도 잊혀 지지 않고,기억할 거라 다짐했건만 언젠가는 비워지는 게마음의 섭리이자 삶의 이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내일이면 다시 마음의 소용돌이가 일겠지만밀물과 썰물처럼 순리대로 오가게 내버려 두자구요.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들에 겁먹지 말고,우린 그저 하루하루의 행복에만 집중하기로 해요....more3minPlay
April 12, 20212021/04/12 <어머니의 기일>출근을 했던 남편이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집으로 왔습니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이 있 냐고 물으니 어두운 얼굴로 오늘이 어머니 기일이라고 합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내가 뭐 그리 바쁘게 산다고 시어머니의 기일까지 잊어버렸는지.. 매년 새 달력을 받으면 어머니의 기일부터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치는데 올 초는 아이의 입시 결과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남편과 서둘러 장을 보고난 뒤 음식을 준비하는데 유난히 어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살아생전 단 한 번도 며느리 생일을 잊은 적이 없는 어머니셨기에 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매년 생일이면 본가로 오라고해서 팥밥과 고기가 듬뿍 들어간 미역국을 끓어 주셨죠. “태어나줘서 고맙데이.” 어머니의 그 한마디를 들을 때면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었죠.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라기보다는 딸 같은 며느리였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어머니와 안 맞는 게 있었는데 시댁에 가면 늘 어머니는 진밥을 하셨습니다. 저는 된밥이 훨씬 좋은데 말이죠. 그래서 어머니가 잠시 다른 볼일을 보실 때면 밥솥에 물을 부어낸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나의 소행인지 알고 계셨을 텐데도 어머니는 “오늘 밥은 더 맛있네.” 하며 맛있게 드셨습니다. 그랬던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인지 진밥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길목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 알콩 달콩 한없는 사랑을 받아 행복했는데.. ‘어머니 그곳에서 잘 계시지요?’...more4minPlay
April 12, 20212021/04/11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April 12, 20212021/04/11 <아들의 사랑 표현법>올해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툭하면 깨고 넘어지면서 실수 많고 야무지지 못한 아들이라 걱정이 많은데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타 지역에 있는 학교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을 하려면 집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아들을 응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합격을 했고 기숙사로 떠난 후에도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걸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기숙사에서 보름을 보낸 아들이 집에 다니러 왔고 저는 아들을 만나자 말자 "기숙사는 어땠니" "너랑 같은 방을 사용하는 친구와 선배는 좋으니" "가끔 집 생각은 나서 우울하지는 않았고" 하고 물었는데 아들의 대답은 "괜찮아요." 뿐입니다. 아들의 어정쩡한 대답에 속상하고 빈 말이라도 집에 오니 좋다고 한마디 해주면 좋으련만...어쩜 저렇게 무뚝뚝할까 싶엇습니다. 아들은 이틀을 집에서 보낸 후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준비물을 챙겨주는데 아들이 "기숙사에서 가끔 엄마 아빠 생각을 하면 ...그때마다 코 끝이 찡했어요." 합니다. 아들의 말에 기숙사 생활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걱정이 되어 "왜 코끝이 찡해지는데" 하니 "모르겠어요. 그냥 그랬어요." 라며 얼버무립니다. 늘 어리다고 생각했고 야무지지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아빠 엄마 걱정한다고 괜찮다고 긍정적으로 대답해주고 슬쩍 둘러서 고맙습니다라고 표현도 해주니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했습니다. ‘아들, 엄마 아빠도 아들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져. 아들 사랑해.’...more3minPlay
April 12, 20212021/04/10 <밤을 잊은 그대에게>밤이 너무 늦었어요이제 푹 주무세요당신이 잠든 꿈길에서빨리 우리 만나야잖아요이 한 밤 가기 전에세상에서 차마 못했던 이야기할 말이 서로 너무 많아요꿈속에서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지요헛소리라고들 하지만오죽 했으면꿈속까지 부르짖겠나요당신을 너무나 사랑합니다이 세상 다 주어도 바꾸지 않을 당신차라리 꿈길 이대로당신 따스한 손 꼭 잡고곧장 머나 먼 곳까지함께 가 버릴 수만 있다면아, 얼마나 좋을까요도지민 시인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사랑하기 좋은 계절,자꾸만 누군가와 이 계절을 나누고 싶어집니다.꼭 그대라고 말하진 않을게요.하지만 그대라면 얼마나 좋을까요?풀잎 향기 가득한 꿈의 숲에서그대와 나란히 어깨를 스치며 걷고 싶은 봄밤입니다....more3minPlay
April 12, 20212021/04/10 <이름>나는 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정애. 너무 여성스런 이름 같고, 약한 것 같고..나는 평범하면서도 중성적인 이름이 좋았습니다. 유진이나, 정민, 선우.. 같은..약국에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의 이름을 보게 됩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할아버지들은 그냥, 좀 특이하다 생각되는 성함을 가진 분도 계시지만, 할머님들 중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는 성함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그중 서운ㅡ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두 분 계시는데, 그 분들 성함을 보고 드는 생각은 딸이라서 서운하다고 이렇게 이름을 지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역시도 대놓고는 아니지만 첫딸을 낳았을 때, 둘째딸이 태어났을 때 시부모님의 은근한 아들바람을 느꼈었고, 뿐만 아니라 모르는 지나가던 어르신들께서 임신 중인 내 배를 보고는 아들 배라 하기도 하고,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속을 끓이기도 했었는데, 그분들은 어떠셨을까요. 서운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섭섭했을 것 같은 생각을 하는 것 역시 편견이겠지만..반대로 정말 마음이 편해지는 이름도 있습니다. 귀님이라는 할머님도 계시고 소중이라는 할머님도 계시는데...귀님, 소중 그 집에서 귀하고 소중하게 자라셨을 것만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그분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이름, 우리 5남매 이름, 할아버지께서 손수 지어주신 이름이니, 흔하다고, 안 예쁘다고 불만만 가질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세 아이, 다들 무난하면서 촌스럽지 않은 이름인데, 마음에 드는지 어쩐지 여태 한번 물어본 적이 없네요. 요즘은 개명하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정해준 이름으로 살고 있는 내 아이들. 어렸을 적 나처럼 별로 안 좋아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 세 아이에게 이름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12, 20212021/04/09 <보고 싶은 사람아>언젠가 사랑이라는 기억이희미해질 때가 오면그리워했노라 말할 수 있겠지찾아왔던 보고품마저퇴색해 버리면그리운 사람하나 있었노라웃으며 말할 수 있겠지또 다른 사람을 만나행복에 취하다 보면어느새 너의 존재조차까맣게 잊고 살는지도 몰라알고 있니?기억이란 잊혀지기에 소중하고사랑이란 이별까지 포함하기에아름다운 희생이라는 것을그래 알아너와의 추억 또한아름답게 간직해야 하겠지오늘 같은 날에는유난히 네가 보고 싶다.영원한 바보로 남을네가 너무나도 보고 싶다.이 바보야서태우 시인의 <보고 싶은 사람아>손에 잡힐 듯 잡아지지 않던 사람,내 마음을 몰라줘 애달프게 했던 사람.잊혀 질 듯 잊혀 지지 않는 사람이 있죠.잠 못 이룬 고통의 시간조차도아련한 추억으로 만든 그 바보를아직도 보고파하다니,나도 어쩔 수 없는 바보인가 봅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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