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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05, 20212021/04/04 <할머니의 선물>할머니가 떡을 해주셨습니다. 친구들은 ‘이거 뭐야?’ 하면서 할머니가 차려주신 떡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먹어 얼른. 니들은 이렇게 해주시는 할머니 안계시잖아? 대한민국에서 유니크한 우리 할머니시다. 이렇게 손으로 쳐서 가래떡 해내시는 할머니는 없다 없어.’ ‘아 그런가?’ 친구들은 제 말을 듣자마자 할머니가 떡메로 치고 손으로 곱게 눌러 만드신 가래떡을 집어 들어 한입 먹기 시작했습니다. ‘야 진짜 이거 끝장인데 너무 맛있다?’ 하면서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할머니는 어머니의 말씀을 빌리자면 동네에서 떡 만드는 장인으로 유명하시며 어머니는 다른 떡집에서 떡을 사먹어 본 적 없다 하셨습니다. 정말 떡을 잘하시는 할머니가 계시다는 말에 친구들과 전주 한옥마을을 구경하러 갔다가 친구들과 할머니 댁에 간 것입니다. 내어주신 떡뿐 아니라 할머니가 직접 덖어주신 둥글레 차를 마시니 친구들이 떡과 차 값을 드려야 한다면서 주머니를 뒤져 만원씩 꺼내 할머니께 삼 만원을 드렸습니다. 할머니가 웃으시며 거절을 안 하셔서 더 좋았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다음에 또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왔지요. 그런데 그날 밤, 할머니가 쓰러지셨습니다. 우리는 깜짝 놀랐죠. 그렇게 멀쩡하셨던 분이 어찌 그날 밤에 쓰러지셨다니 친구들이 모두 문안가자 해서 가 뵈니 할머니가 너무도 고마워하셨습니다. 할머니가 지금은 떡을 못 만드셔서 아쉽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할머니의 떡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할머니의 기술을 이어받아 떡을 만드시지만 역시 할머니의 떡이 최고라고들 말하네요. 할머니의 고소한 떡 오래도록 먹도록 할머니 건강하세요....more4minPlay
April 05, 20212021/04/03 <봄>내겐너무 무겁다꽃, 잎, 벌, 나비그리고 이따금 빗줄기까지봄비 속에서는아련한 추억마저 짐이 된다무게를 감당하는 법알맞게 들어내는 법봄 속에서 하나씩 배우며꺼풀 보내고 촉을 붙들며나는 거듭날 만큼의 무게로적당히 빈다안웅 시인의 <봄>봄이 되면 모든 게 나풀나풀흩날릴 만큼 가벼워집니다.제일 가벼워져야 하는 건 마음인데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봄비에 한 뼘 더 자라나는이름 모를 작은 풀들을 봅니다.제 몸 보다 무거운 빗방울을머금고 있다 다치기 전에 떨어뜨리는비움과 채움의 절묘한 타이밍이란.봄비가 내립니다.내 마음에도 완연한 봄날이 오길 바라며근심방울들을 하나씩 떨어뜨려봅니다....more3minPlay
April 05, 20212021/04/03 <어머니의 어머니>어머니가 국물용 멸치를 다섯 박스나 사오셨습니다. ‘아이고 어머니 왜 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응 한 박스에 세상에 오천 원밖에 안하는구나. 잘 다듬어서 서울 동생도 보내주고 정읍 아들도 보내고 우리도 먹고 하자꾸나." 하시면서 커다란 비닐봉지와 함께 신문지도 준비를 해서 아주 자리를 하고 앉아 멸치를 다듬기 시작하십니다. ‘어머니 이거 다시 물 내기할거면 굳이 정리 안 해도 되지 않나요?’ 하니 ‘아니다, 애미야, 이게 내장에 좀 안 좋은 것들이 달라붙는다구나. 예전만큼 바다가 깨끗하지 않아서 말이다.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다 해놓으면 가족들이 먹기가 좋지 않겠니?’ 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하여 하자시니 어떡해요 어머니와 같이 다듬는데 온 몸이 힘들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기댔다가 누웠다가 일어나서 다듬다가 또 눕다가 커피 한잔 하다가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니 어머니가 ‘애미야, 가서 좀 쉬 거라. 내가 더 하마.’ 하시는데 ‘넵’ 하고 얼른 누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듬어 놓은 것들이 어머니 눈에는 성에 차지 않으셨는지 제가 다듬은 것들을 뒤적뒤적하시더니 더 골라내십니다. 그런데 그 양이 어지나 많은지요? 분명 잘 다듬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추려내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젊었을 때 이렇게 했단다. 그러면 어머니는 내가 골라낸 멸치 살을 살살 골라내 소복이 추리셨지. 내가 꼭 이랬다.’ 하시면서 저를 덜 무안하게 해주셨습니다. 더 이상 누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일어나 잽싸게 멸치 내장만 똑똑 떼어내고 살이 최대한 나가지 않도록 잘 다듬었습니다. 어머니도 옛날생각 나셨는지 야단치지 않고 애썼다고 어깨를 다독여주셨습니다. 이제 무슨 일이든 절대로 꾀부리지 않아야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05, 20212021/04/02 <하현달>아버지 만나고 오는 날하현달이 자꾸 따라온다요즘은 자주 걷던 길목도한 번씩 놓치고한참을 돌아오신다고저무는 길 나서는데텃밭 채소 한 아름 안겨 주시며손 흔들던 뒷모습절대 기억 놓으면 안 된다는철없는 자식 토닥이는아버지의 뒷모습야윈 등 따라나서는 달무리가 흐려진다김금주 시인의 <하현달>둥근모양이 점점 빠져가는 하현달.앙상한 그믐달이 되어가는 모습이굽어가는 아버지의 등을 닮은 것 같아하현달을 보면 콧등이 시큰해져옵니다.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더 잘하면 되지 하면서도유난히 아버지의 등이 야위어 보이는 날이면간절히 바라게 됩니다.그저 달처럼 오래오래 곁에 있어 달라고 말이죠....more3minPlay
April 05, 20212021/04/02 <나 몰래 지갑에 5만원을 넣어 둔 아내>퇴근하는 길에 운동하고 오는 아내를 만났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맥주 한 캔을 사달라고 합니다. "나 돈 하나도 없는데" 아내는 저를 불쌍한 듯 쳐다보더니 만 원짜리를 꺼내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파라솔에 앉아 아내와 오붓하게 맥주 한 캔씩을 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다음날 퇴근을 하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야?" "지금 막 출발했는데" "자기는 어째 그러냐?" 갑작스러운 말투에 전화가 끊기고 말았습니다. 아내의 이런 말투는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거 같은데....일단 처가 행사부터 장모님 생신...장인어른 기일...아닌데...그럼 결혼기념일...그것도 아니고.. 전화벨이 다시 울립니다. "하여간 당신 어째 그러냐? 모르는 거야? 모른 척 하는 거야? 지갑에 없던 돈이 생겼으면 고맙다고 하는 게 이치 아니야?" 그제야 뭔가 가닥이 잡혔습니다. 퇴근 무렵 지갑을 챙기는데 5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정우엄마..진정하고 내가 알았으면 전화로 말을 했겠지..근데 나 진짜 몰랐다." "알았어. 당신이 뭐 그렇지. 조심해서 들어와" 아니, 평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주의 깊게 봤겠지만 정말 결혼 24년 만에 내 지갑에 돈을 몰래 넣어 주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한 50만 원 정도 넣어 줬다면 제가 알았겠지만..다시 전화를 해서 운동 마치고 돌아오는 아내와 집 앞에서 만났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아내를 맞으며 동네에서 웬만하면 하지 않는 어깨동무까지 하며 고맙다는 인사치레를 했습니다. 아내가 나지막이 한마디 합니다. "어디 가서 자상한 남편인 척 가식 부리면....아주 죽을 줄 알아~" 그래도 기분이 풀어졌는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탁소로 향하는 아내를 보며 생각합니다. 남편 지갑만 확인하지 말고 당신 지갑도 좀 잘 확인해라~~결혼 24년간 당신 지갑에서 내가 몰래 만원, 5천 원 한 장씩 빼간 거만해도 꽤 될 거다..저번에 급히 빼느라고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뺀 게 달러라서 얼마나 당황했는데. 달러는 다음날 다시 넣어 놨네..ㅎㅎ신청곡 : i'd love you to want me " lobo"...more4minPlay
April 01, 20212021/04/01 <수줍은 사월은 사랑이더라>사랑아 사월에는아픈 꿈을 꾸지 말아라봄비에 젖어버린 돌계단을하나 둘 내려서면거리엔 낯익은 여인들의풋풋한 꽃향기가 연기처럼 가득하고개나리 내 사랑은 길가에 모여 앉아 소곤대며바람결에 노랑치마를 펄럭이는데그리운 이 땅에서 나무에서, 내 가슴속에서고운 이름만 부르다 꽃이 된 여인이여수줍은 사월엔 내일 다시 홀씨가 되어어느 불꺼진 지붕 위를 너 홀로 날더라도미운 꿈을 꾸지 말아라이훈강 시인의 <수줍은 사월은 사랑이더라>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봄,어떤 꿈을 꾸어도 좋은 4월입니다.희망의 씨앗을 품은 꽃송이들이몽실몽실 피어올라 하늘가득 꽃구름이 드리워지면우리의 꿈들은 꽃비가 되어 내릴 거예요.그러니 4월에는 예쁜 꿈만 꾸기로 해요....more3minPlay
April 01, 20212021/04/01 <내 삶의 길목에서>입안이 깔깔해서 입맛이 없다는 남편이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타나봅니다. 봄을 타는 게 뭔지 입맛이 없는 게 뭔지 항상 그날이 그날인 내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밥그릇을 밀어내고 수저를 놓는 모습이 영 편치가 않습니다. 마침 이웃언니가 밭에서 캐온 냉이라며 한 봉지를 주길래 봄 타는 남편을 위해 밥상에 신경을 써봤습니다. 냉이를 살짝 데쳐서 고추장 넣고 새콤 달콤 무쳐내고, 큰언니가 사다준 보리굴비도 한 마리 구워놓고, 작은언니가 오징어젓갈 조금 넣고 무쳐준 오독오독 소리나는 무말랭이무침도 참기름 넣고 한번 더 무쳐주고, 키가 어찌나 큰지 미스달래 진이라며 우스개소리를 하며 사온 달래도 사각사각한 사과를 채 썰어 새콤달콤하게 무쳐내고, 된장찌개까지 보글보글 끓이는데 출발한다는 남편의 전화가 와서 까만 콩 듬뿍 넣은 밥도 지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봄 냄새가 가득한 저녁밥상을 차려내니 "오늘 무슨 날이야? 밥상이 왜 이렇게 멋져?" 입 꼬리가 잔뜩 올라간 남편의 목소리가 마치 소년의 목소리처럼 청량하고 눈빛은 대단한 것이라도 본 듯 반짝입니다. "하도 입맛 없다고 해서 신경 좀 썼지." 기분 좋은 수저소리와 호르륵 호르륵 찌개 떠먹는 소리..에 요건 누구에게서 왔고 저건 어디서 왔고 반찬의 출처를 알리는 내 목소리도 한 옥타브 올라갑니다. 매일 먹는 밥과 일상이 행복하단 생각은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아 왠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참 맛 있었어. 잘 먹었어. 고마워." 별말 아닌 듯 살짝 하는 남편의 등이 유난히 따뜻해 보입니다. ‘행복한 저녁식탁을 협찬해주신 언니들 고마워요.’...more4minPlay
April 01, 20212021/03/31 <친구>세상에서 사소함을 서로 나누는그대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다.별 하나 없는 하늘을 보며우리들의 약속을 떠올려 본다.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세상살이가 힘들어못 만나고 있는 친구의 음성이 그리운 날이다.송정숙 시인의 <친구>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만나면 편한 사람,전화해서 ‘그냥~’이라고 해도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기쁜 일이 있을 땐 함께 춤출 수 있는 사람,슬픈 일이 있을 땐 가장 먼저 뛰어와 안아주는 사람,매일 만나도 곱씹을 수 있는 추억이 있는 사람,힘들 땐 기대어 울 수 있는 어깨를 내어주는 사람.언제나 그리운 나의 친구들이죠.달빛 아래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핑계 삼아오늘은 친구에게 전화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more3minPlay
April 01, 20212021/03/31 <봄을 담은 화전>아빠는 가끔씩 아픈 엄마를 위해 드라이브를 하러 나가십니다. 주말에 저희 집에 오실 때도 아빠가 운전하고 엄마는 밑반찬 몇 가지를 해서 가져와 4살과, 9개월 된 손자를 봐 주곤 저녁에 집으로 가십니다. 엄마한테 건강도 좋지 않은데 아무것도 가져오지 말고 그냥 와서 아이들과 놀아주면 된다고 해도 두 애 보느라 잠이나 실컷 자겠느냐며 잠깐 눈이라도 붙이라 하십니다. 엄한 시부모 모시며 우리 세 자매를 어떻게 키우셨는지 부모가 되어 보니 엄마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드라이브 나가셨던 부모님이 시골에 다녀오셨다며 진달래 꽃잎을 수북이 따 오셨습니다. "엄마, 시골에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네요, 그런데 꽃을 꺾어 오지. 왜 꽃잎을 따오셨어요?" "응, 어릴 때 먹을 것이 귀해서 시골에서 진달래 꽃잎을 따서 부쳐 먹었는데 옛 생각이 나서 좀 땄어. 공해가 없는 곳이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냉장고에 찹쌀가루 있지," 김장 때 쓰다 남은 찹쌀가루를 꺼냈습니다. 아빠와 남편, 아들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반죽을 하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어 팬에서 노릇노릇 부치고 꽃잎을 올려 부친 뒤 소쿠리에 담아 식혔습니다. 노릇노릇 바탕에 진홍빛 진달래 꽃잎이 예술이었습니다. "엄마,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먹어요." "예쁘지, 어릴 때 나눠 먹던 우리 친구들 생각난다. 서로 예쁘게 만들려고 경쟁을 하며 종알종알 수다를 떨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픈 친구도 있고, 저 세상 먼저 간 친구도 있고 그렇네." 쓸쓸 해 하십니다. "장모님, 음식 솜씨가 좋으세요. TV에서 몇 번 봤는데 먹는 건 처음이예요. 꽃잎 따러 일부러 시골에 가신 건 아니죠." "장모가 사위한테 점수 따려고 일부러 갔는데,ㅎㅎ." ‘엄마 건강도 안 좋으신데 늘 맛있는 반찬 해주시고, 주말마다 애도 봐주시고 넘 고마워요. 두 분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함께 해요. 사랑합니다.’...more4minPlay
April 01, 20212021/03/30 <통증>은근슬쩍 찾아온 통증통증은 몸이 보내는 구조 시그널‘주인님제발 저 좀 추슬러 주세요그렇지 않으면 탈이 납니다’과부하가 걸렸는지잦아지는 경고음아직까진 쉴 수가 없는데좀 더 일해야만 하는데한의사가 놓아주는 침후끈후끈한 파스에 의존해서라도견뎌야만 한다누군가를 사랑하면동반되는 책무부담 섞인 축복이다곽호영 시인의 <통증>나만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에 어깨가 무겁지만,또 그 따스한 눈빛에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하지만 눈치 없이 잦은 통증으로 경고를 해오는 몸.그러니 나도 눈치 없음으로 대응할 수밖에요.아파도 아프단 말 못하고,고달파도 힘든 내색 하지 못한 채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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