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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10, 20212021/03/10 <박스와 리어카>오래 만에 친정에 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단독주택에 앞마당에 박스며 고철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이고. 느그 아부지가 얼마 전부터 리어카에 박스 주으러 다니시잖냐. 하지 말라고 해도 저렇게 말을 안 듣는다." 칠십이 넘은 아버지는 얼마 전 경비원 일을 그만 두셨는데 리어카를 끌면서 박스를 주으러 다니시다니 속이 상했습니다. "엄마. 우리 형제들이 용돈 주잖아요. 연금 나오는 것도 있고. 아버지가 박스까지 주우러 다니셔야 되요?" "그러게 말이다.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잠시 후 아버지가 박스를 잔뜩 실은 리어카를 끌고 들어오셨습니다. 아버지 도대체 왜 그러시냐고. 연세도 있는데 무거운 거 끌다가 허리 다치면 어떡하려고 그러시냐고 잔소리를 해댔는데 아버진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다. 오히려 박스 팔러간다고 리어카 좀 끌어달라고 하십니다. 난 씩씩거리며 리어카를 끌었고 20분정도 가자 고물상이 나왔습니다. 저울에 달자 박스의 값은 8,900원. "아버지. 이렇게 힘들게 모아서 만원도 못 버는 거 왜 이런 일을 해요? 몸 상해요." "그래, 나도 힘든 거 안다. 근데 경비원 그만두고 나서 할 일 없이 동네를 도는데 너도 알잖아. 저기 건물에서 노숙자들 밥 주는 거. 근데 코로나 때문에 후원금이 줄어서 도시락을 많이 못 나눠주고 있다고 담당하는 사람이 속상해 하더라고. 어떤 사람은 나눠주는 밥 한 끼가 하루 전부일수도 있는데...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서.. 적은 금액이라도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냐. 나 좋아서 하는 거다. 그러니 아무 말 말아라." 아버지가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지 몰랐지요. 나 역시 알바를 그만두고 정기적으로 보내던 후원을 몇 개 끊었는데..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아버지. 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more4minPlay
March 10, 20212021/03/09 <꼬리>누구는척추가 길어진 거라 했고누구는 창자가 빠져나온 거라 했는데면접시험 칠 때애인과 마주 앉을 때존경하는 시인을 만날 때는밟히지 않도록 조심했고돈 많은 사람낯 두꺼운 사람여유 넘치는 사람 앞에서는슬쩍 꺼내어 살살 흔들었던,차마 내키지 않는 일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일참을 수 없이 화나는 일에는보이지도잡히지도 않지만파르르르 떨리는 그것고성만 시인의 <꼬리>적절한 때에 자존심을 세우고 낮추는 일, 뜻대로 되지 않아요.살다보면 자존심을 버리고 살아야 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불합리한 일을 보면 대차게 뒤엎고 싶지만,어쩔 수 없이 꼬리를 내려야만 하죠.그래도 결정적인 순간, 나를 위한 순간엔,우리의 자존심, 굳게 지키기로 해요....more3minPlay
March 10, 20212021/03/09 <종이 꽃 상자 만들기>며칠 전 외근을 나왔다가 아침에 두고 온 휴대전화를 가지러 잠시 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다녀온 우리 아들과 집사람이 뭔가 끙끙대며 만들고 있습니다. 도대체 뭘 만드나 싶어 두 사람 곁에 다가서는데 비밀인 듯 바삐 숨겨버립니다.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바로 현관을 나왔지요. 그렇게 퇴근을 하고 다시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서는데 무엇에 정신이 팔린 건지 제가 들어온 것도 모른 채 아이와 여전히 거실 한쪽에서 끙끙거리고 있습니다. 아마 오후 내내 그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궁금증이 발동한 저는 도대체 뭘 하나 싶어 잽싸게 훔쳐보았죠. 그런데 두 사람이 만들고 있는 건... 바로 색 종이로 접은 꽃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올해 같은 반이 된데다, 곧 생일이라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어 집사람까지 나섰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아들 여자 친구 선물 준비에 팔 걷고 나선 건 너무한 게 아니냐고 하자, 집사람이 살짝 삐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저도 종이꽃을 접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옆 팬시점에 들러 종이꽃 재료를 사서 꽃 접기에 가세했지요. 그런데 이 꽃은 온전히 집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음력으로 보내는 집사람의 생일이 올해는 3월 14일 '화이트 데이'와 겹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종이꽃 접기를 한번 시도해 보는 중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꽃을 접어본 지가 언제였나 기억도 나지 않지만 괜히 설렙니다. 집사람이 모처럼 감동 받았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8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나는 가끔 후회한다그때 그 일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그때 그 사람이그때 그 물건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더 열심히 파고들고더 열심히 말을 걸고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더 열심히 사랑할 걸…반벙어리처럼귀머거리처럼보내지는 않았는가우두커니처럼…더 열심히 그 순간을사랑할 것을…모든 순간이 다아꽃봉오리인 것을,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있습니다.그럴 때일수록 앞만 봐야 하는 걸 알지만이상하게 자꾸만 뒤돌아보게 됩니다.보이는 건 언제나 후회뿐인데도 말이죠.이제 지나간 일은 그냥 내버려두세요.우린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인 걸요.언젠가 우리 삶이 꽃처럼 활짝 피는 날,그 때, 웃으며 돌아보면 되는 거예요....more3minPlay
March 08, 20212021/03/08 <베란다 꽃집>봄이 오면 우리 집은 달콤한 꽃향기가 가득합니다. 벤자민, 자스민, 군자란 등, 그 종류만 수십 가지입니다. 자식들이 장성해서 다들 떠나고 난 뒤 혼자 집에 있기 적적해 식물을 하나둘 키우던 것이 이젠 베란다에 꽃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조금만 보살펴 주면 각자의 방식대로 잘 자라는 식물에 경외감마저 느낍니다. 나는 식물을 키우며 인생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예쁘다고 지나치게 물을 주면 시들고, 반대로 물주기를 깜박하면 말라 죽기도 하고... 그나마 큰 나무는 잘 버티지만 어린 식물은 사소한 실수에도 스러졌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긴 간섭대신 적절한 관심을 줘야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장미허브는 뚝 꺾어 심어도 뿌리를 잘 내려 우리 집에 유독 많이 있습니다. 반면 벤자민은 꺽 꽂이가 쉽지 않아 번번이 실패입니다. 처음엔 잘 자라는 장미허브가 예뻤는데 지나치게 많아지니 오히려 고고한 벤자민이 더 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친정에 있는 동백꽃이 탐스러워 나도 화분을 하나 샀습니다. 그런데 도통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이곳저곳 옮겨심기를 여러 번, 그래도 반응이 없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꽃망울이 맺히더니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이의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부딪히기보다 믿고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식물을 키우면서도 이렇게 또 배웁니다. 베란다는 또 하나의 배움터인 듯합니다. 저마다 장기를 뽐내며 서로 어우러지는 그곳에는 식물의 생로병사가 있고 적자생존이 있고 새싹의 몸부림과 꿈이 있습니다. 삶의 도처에 배움이 없는 곳이 없다 싶으네요...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7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7 <강산이 한 번 바뀌었습니다.>우리 인간보다도 더 위대한 자연이라는 존재는 늘 변함없이 우리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에도, 변함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늘 존재하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1년이 4계절이니 수십 번의 계절이 오고 가겠지만 강산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오랜 세월 속에 또 한번 10년이라는 나이테를 머금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3월7일)은 우리의 결혼 10주년입니다. 자연에 비하면 참 미약하고 아주 작은 부분일 테지만 우리 인간의 삶에 비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지요. 31살에 만나 10년을 살았으니 내 인생 4분의 1을 남편과 함께한 셈이지요. 두 아이 낳고 열심히 행복하게 앞을 보고 달려왔는데 2년 전 결혼기념일 때 심하게 싸운 적이 있습니다. 결혼기념일이 그것도 8년밖에 안 됐는데 그만 깜빡하고 지나간 남편 때문에 크게 실망하고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그때 남편은 많이 미안해했고 그렇게 화해하고 지나갔는데... 작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주변에선 벌써부터 그러면 어떡하냐, 뭐 한번 정도 잊을 수 있지 않냐 고 그러긴 하던데... 주중에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다 주말이면 집에 와서 아이들 아빠 역할을 잘 해주었던 남편이 막상 일주일 내내 집에서 다니기 시작하자 약간의 어색함은 어쩔 수 없었나봅니다. 그렇게 1년 반이 흘렀습니다. 이젠 적응이 되기도 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자면 10년을 1년처럼 생각하고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살아가려는 마인드 콘트롤이 필요할 것 같다 싶습니다. ‘자기야 10년 동안 고생 많이 했네. 우리 앞으로도 무탈하게 다시 한번 강산 바뀔 때까지 달린 후에 오늘을 돌아보며 웃음 지을 수 있게 노력해보자. 우리 가장 화이팅'...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6 <청춘 연가>꽃잎에 촉촉이 옹글진 이슬처럼교내 작은 숲엔 속삭임이 있었네꽃가루 흩날리듯 사랑은 나부꼈지만건초더미만 무성했던 숲길파릇하게 새순 돋아난 어린 나무뿌리째 다가서는 망울 하나우린 그렇게 만났었네캠퍼스 가득 울리는 음악처럼멋모르게 퍼져가는 환희나실 나실 여윈 청춘이었지그것이 사랑이었구나꽃향기만으로도 활활 타오를 듯동화 속 스냅사진 두어 장처럼노래 한 소절 합창하곤새털구름처럼 숲길 저편으로 흘러간먼 훗날 만날 수 있을 거라막연히 여겼거늘그것이 작별이 되었구나숲길은 멀고 깊은 줄 알았는데어느덧 노을빛 바닷가아스라이 새벽 물안개처럼 희미해진내 청춘의 노래 한 소절 같은그런 사랑이 내게 있었네김윤진 시인의 <청춘 연가>개울가에 앉아 흐르는 기타 선율만 있으면그 자리가 세계 최고의 명소였고,버드나무 아래서 소박한 도시락을 나누어도근사한 레스토랑이 되었던 그 때.곁에 있던 그 사람, 그 친구들은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무심하게도 다시 봄은 오고그리움은 깊어만 가는 저녁,혹여 잊을까,청춘의 한 자락을 꺼내봅니다....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6 <뽀글뽀글>엄마 연세 이제 70. 뽀글뽀글 파마머리가 주름진 얼굴과 잘 어울리는 할머니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엄마가 뽀글이 파마머리를 고수한지도 4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일찍이 결혼해서 20대에 나를 낳은 엄마의 젊었을 적사진은 참 고왔습니다. 그 또래보다도 훨씬 어려보이는 애 띤 얼굴과 늘씬한 몸매에 나팔바지를 입고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던 엄마는 꽤 꾸밀 줄 아는 멋쟁이 아가씨였습니다. 몇 장 더 넘긴 앨범에서는 아장아장 걷는 내 옆에 뽀글 파마머리를 한 앞전 사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엄마가 어색하게 서있습니다. 불면 날아갈 것 같고 툭 건드리면 눈물을 터뜨릴 것 같던 우리엄마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이 너무나 평범한 아줌마의 모습을 한 엄마 사진입니다. 그때였었나 봅니다. 여자로써가 아닌 엄마가 되기 시작한 게.. 어릴 적 내 기억 속의 아줌마들은 모두 같은 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30대부터 70, 80대 할머니들까지도 즐겨하는 인기 헤어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찾으러 미용실에 가는 날이면 똑같은 뽀글 머리였지만 뒷모습만 보고도 나는 단번에 우리엄마를 찾아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엄마에게는 나만 아는 냄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냄새는 바짝 마른 햇볕냄새 같기도 하고 김장할 때 만들던 풀 냄새 같기도 하고 하여간 나만 알 수 있는 냄새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진에는 촌스러운 모습과 함께 주름도 조금씩 늘어나있는 우리엄마.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익어가는 우리엄마가 나는 너무 좋습니다. 나도 언젠가 우리엄마처럼 뽀글 머리를 할 날이 오겠지요?...more4minPlay
March 08, 20212021/03/05 <옴마 편지 보고 만이 우서라>어느 해 늦가을 어머니께서는평생 처음 써보신 편지를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자식에게 보내셨지요.서툰 연필 글씨로맨 앞에 쓰신 말씀이"옴마 편지 보고 만이 우서라."국민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셨지만어찌어찌 익히신 국문으로"밥은 잘 먹느냐""하숙집 찬은 입에 잘 맞느냐""잠자리는 춥지 않느냐"저는 그만 가슴이 뭉클하여"만이" 웃지를 못했습니다.오늘 밤에는그해 가을처럼 찬바람이 불어오는데하숙집 옮겨 다니다가잃어버린 편지는찾을 길이 없습니다.하릴없이 바쁘던 대학 시절,겨울이 다 가고 봄이 올 때까지책갈피에 끼워두고답장도 못 해드렸던 어머님의 편지를.서홍관 시인의 <옴마 편지 보고 만이 우서라>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 다 틀려도엄마가 뭐라고 썼는지 다 알아봐요.그러니까 엄마, 하고 싶은 말 있으면편지도 쓰고 문자도 자주 보내요.그런데 엄마, 이렇게 써요.‘밥은 먹었어?’‘잠은 잘 잤고?’ 그러지 말고‘보고 싶다’ 그렇게 말예요....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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