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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February 24, 20212021/02/23 삶의 길목에서엄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야야~ 오빠가 박사학위 받았다고 방금 연락이 왔다` 한동안 말이 없으시며 폰 너머 울먹이십니다. 우리오빠는 올해 나이 59세입니다. 만학도의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한 오빠였지만 막상 박사학위 취득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학창시절 꽤나 공부를 잘했던 오빠였는데, 장남인 오빠는 집안의 가세가 기울어 더 이상 계속 공부를 할 수가 없었고 오빠가 원치 않은 길을 지금까지 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빠가 박사학위 공부 중이라는 것도 불과 몇 년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오빠는 가장으로서 책무를 다하면서 만학도의 꿈은 버릴수가 없었기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계속 공부를 해 왔던 것입니다. 3월부터는 강단에도 섭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라면 방향만 잘 잡고 간다면 느려도 괜찮다는 것을 오빠를 보면서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데...지금부터가 오빠의 진짜 인생이 시작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그동안 돌보지 못한 건강도 챙기면서 행복한 삶이 쭉~ 이어지길 바랍니다. 11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더더욱 생각납니다. 우리 6식구 먹여 살리느라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늘 큰아들 걱정이 제일 많으셨는데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장한 아들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보고 계실 겁니다. 우리 4형제 모두 경기 인천 대구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들이 다 모이지 못해 오빠 축하자리를 따로 마련하지도 못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얼른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빠를 축하해주는 날이 왔음 좋겠습니다. ‘오빠~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이제 좀 여유도 가지고 힘들게 이룬 오빠의 멋진 삶 잘 이어가길 바래. 오빠 축하해요.’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곡입니다. Your raise me up...more4minPlay
February 23, 20212021/02/22 봄을 담았습니다봄을 담았습니다열린 봄 가득옮겨 담았습니다봄이 되어 찾아온 당신 마음을내 마음 봄이 되어 담았습니다봄빛에 실어 보낸 당신 마음을내 마음 가득히 채웠습니다홀가분한 마음가뿐한 기분으로가까이 이미 다가와 있던 봄마음 멀리 있어 보지 못한 봄한가득내 마음에 채웠습니다오보영 시인의 <봄을 담았습니다>햇살이 이리도 따사로운데,바람이 살랑대며 봄꽃을 재촉하는데,상처 난 마음만 들여다보고 있느라봄이 오고 있는지도 몰랐던 것처럼,당신이 내민 손도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봄처럼 따스한 당신의 마음꽃봉오리 되어 맺혔으니,꽃 피는 날이 오면 그땐내가 먼저 당신의 손을 잡겠습니다....more3minPlay
February 23, 20212021/02/22 한 달 견습생친구에게 파마 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친구야 이거 여기서는 어떻게 말아?’ ‘아니, 친구가 아니지. 나는 샘이지 샘.’ ‘알았다 샘’ 하면서 친구에게 온라인으로 파마 하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그래도 파마 기구로 말아 올리는 것은 할 만했습니다. 마네킹에 가발을 씌워놓고 이리 저리 말았다가 도로 풀고 하면 되는데, 컷 연습은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야 잘못했다간 손가락 베이니까 잘해. 가위 끝이 굉장히 날카로워" 하는데 그 말 들으니까 더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차근차근 배워가기를 어언 한 달째 되는데 어머니가 곁에서 제가 배우는 걸 보셨던지 갑자기 파마 약과 돈 10000원을 내미십니다. ‘나 파마 좀 해다오?’ ‘에? 엄마 나 아직 누구 해줄 그럴 실력 못 되는데?’ ‘괜찮아, 엄마는 안 풀리는 뽀글이 파마면 돼. 엄마가 머리를 빌려주마. 그러니 원 없이 연습해봐. 가만히 보니 부들부들 떨어대느라 마네킹 하나로는 연습이 안 되는 것 같던데 엄마 머리카락이 관리를 잘해서 할매 같지는 않을 것이다. 자 해봐.‘ 정말로 머리를 제게 밀어대시는데 좋기도 하면서 갑자기 초긴장이 됐습니다.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엄마의 머리를 손질한 다음에 파마를 했습니다. 저의 첫 작품인 셈이죠. ’아이고 짱짱하게 잘 말렸네. 안 풀릴 것 같은 예감? 아니 요즘은 끝에다가 각을 붙이던데 짱짱 각? 이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십니다. 어머니가 주신 만원을 책갈피 에다 넣어두었습니다. ’머리 감으실 적에 꼭 에센스 한 방울씩 발라주는 것 잊지 마세요 여기요‘ 하며 에센스도 선물해드렸습니다. 첫 번째 손님 다음으로 두 번째 손님은 누구로 할까 용기를 내다보니 언니가 쓱 지나가네요....more4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21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21 아버지가 원하실 때언니가 다시 격리시설에 들어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직원 중 한명이 확진 자가 나와서...언니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습니다. 저는 뭐 무쇠처럼 뭘 먹어도 탈나지 않고 없어서 못 먹는데 언니는 곧잘 아파서 학교도 결석하고 제가 급식으로 나온 빵을 언니 분까지 다 받아와도 언니는 이내 먹다가 ‘그만 먹을래.’ 하고 누워버리는.. 그래서 아버지의 마음을 곧잘 아프게 했지요. 들로 산으로 놀러갔다 오는 길에 언니 주려고 딴 앵두나 풋과일 등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그만 잊어버리고 뒹글고 엎어지고 하면서 집에 돌아올 즈음엔 과일이 짓이겨지고 못 먹게 되어도 ‘우리 언니 심심했을 텐데’ 싶어 꺼내주면 언니는 빙긋이 웃다가 수돗가로 가서 씻어 이겨진 부분을 베어내고 먹고는 ‘우리 은주가 갖다 주는 것은 뭐든 다 맛있지.’ 하며 저를 기분 좋게 해주곤 하였지요. 우리는 다투지 않고 서로를 위해주면서 참 다정하게 잘 자랐던 것 같습니다. 결혼을 언니보다 내가 먼저 하는 바람에 언니 결혼식 때는 제가 그래도 결혼 선배라고 준비를 꼼꼼하게 해줄 수도 있었고.. 이제는 언니 격리하는 동안에 아버지가 배달해주길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잘 받아 언니 있는 곳 문 앞에다가 놓고 옵니다. 언니는 현관문에 선채로, 저는 밖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언니 오늘 말이야 아버지랑 산책을 하다가 새로 개업한 우리 밀 전문 베이커리에서 개업 기념으로 이 잼을 선물 해주더라고 뜯지도 않은 완전 미 개봉 새 제품. 언니 잘 먹고 나서 후기 가족 밴드에 올려 알았지?’ 이러쿵저러쿵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면 다리가 저려옵니다. ‘집에 갈래.’ 하며 돌아서려면 언니가 전화를 합니다. 다시 이어지는 자매들의 수다...차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졸다가 ‘어 왔어?’ 하며 시동을 겁니다. 잔소리 하지 않고 ‘처형 괜찮대?’ 하며 느긋하게 말 해주니 그것도 참 고맙습니다. 언니가 격리 기간 잘 마치고 다시 건강하게 회사로 복귀하기를 바랍니다....more4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20 나도냉이 대화법왜 못 보았을까봄이면 산야에 지천으로 올라온다는 냉이장에 가서 사다가바지락 넣고 국 끓이고데쳐서 나물 하고냉이꽃 본 기억 없다강원도 동당 가에 못 보던 꽃 피었다키가 멀대같아 아무래도 토종은 아닌 듯애당초, 눈여겨 볼 맘 아니어서무심한 듯, 심심파적너 이름 뭐니대뜸나도 냉이다아, 외로운 나도냉이오죽했으면 이름조차 나도냉이김해경 시인의 <나도냉이 대화법>있는 듯 없는 듯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나,누군가를 위해 내 이름을 지우고 사는느낌이 들 때, 참 씁쓸하죠.열심히 살면 알아주겠지...생각하지만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니까 좀 더 나를 위해 살 필요가 있어요.내가 누군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며 나의 삶을 살아가기로 해요....more3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20 어머니의 칭찬으로 내가 춤추네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멸치볶음 하나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어머니 입맛에는 맞지 않으셨나 봅니다. "너무 달구나. 물엿을 과하게 쓰는 것은 멸치 맛을 죽이는 거나 다름없다. 살림을 칠칠치 못하게 하는 며느리는 그걸 알기나 하나? 쯧쯧쯧" 어머니는 항상 저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도 전통기술 보유자이신 어머니 성에 안 차는 건 당연지사였을 겁니다. 손위 동서는 참 부럽게도 어머니께 용돈도 넉넉히 드리고 옷도 사드리며 자주 외식도 시켜드리니 어머니는 큰 며느리 자랑으로 가득하십니다. 저는 돈도 없고 가진 재주도 없고 묵묵히 따라 하는 것은 그나마 할 만한 것이어서 어머니 요리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며 때론 적어 놓기도 하고 때로는 집에 돌아와 얼른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애꿎은 가족들이 "이거 먹어보라고? 또? 그냥 다른 것 먹으면 안 돼?" 빈말이라도 ‘와 대단한 걸’ 하면서 엄지 척 해주면 내가 용기를 내어 더 잘 해 볼 텐데...가족들은 죄다 어머니 음식, 할머니 음식이 최고라 하면서 어머니 댁에 가서 밥을 먹고 오곤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코로나 19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계시다가 멸치볶음, 마약달걀 그리고 고추조림을 하셨는가 봅니다. 남편이 부모님 갑갑하시겠다고 가족밴드를 만들어놓았는데 그곳에 사진을 올리시며 제 이름을 적어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세상에 이게 꿈인가 생신지.. ‘멸치조림은 계숙이 따라갈 수가 없네.’ 저는 제 이름을, 동서 이름인 정숙을 잘못 적으셨나 싶어 열 번도 더 읽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저를 인정해주시다니..너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머니의 한 번의 칭찬으로 저 그동안 음식 못한다고 구박받았던 것 하나도 서운치 않습니다. 다 귀한 경험의 시간 들이었다 생각하면 되니까요. 앞으로 계속 노력해 어머니께 더욱 칭찬받는 며느리가 되어야겠습니다....more4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19 아프지 마라 제발표시 내지 않으려더 크게 웃고 밝은 표정을 짓는너의 모습에 맞장구를 치지만가슴에 알 수 없는 통증이 밀려온다들키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아대책 없이 눈치만 빨라서표정 하나 말투만 들어도네 속이 어떻다는 걸 아는데어떤 위로도어떤 말로도표현하지 못한 채고작 네 곁에 있어주는 게 최선임을아프지 마라 제발그만하면 평생 느낄 고통 모두 앓았다이젠 속으로만 곪아 있지 말고한 번씩 터트리며 살아가보자너의 소중한 인생한 번뿐인 이 삶을포기하기엔 너무 아깝잖아다음 생을 기약하지 말고남은 이 생을 바꿔봐늦지 않았어 늦지 않았어조미하 시인의 <아프지 마라 제발>그냥 앓아야 하는 병도 있지만,마음의 병만큼은 참지 말고 터트려야 나아요.곧 시작 될 봄날에 화려하게 비상하기 위해조금 일찍 마음의 꽃망울을 터트려 봐요.마음의 아픔도 짐도 훌훌 털어버리고봄을 지나는 동안엔 우리, 아프지 말기로 해요....more3minPlay
February 22, 20212021/02/19 외국인은 처음이라지난 설, 부모님 댁에 가지 않기로 하니 연휴동안 무엇을 하며 지낼지 고민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딸이 가고 싶다고 얘기 한 대학 캠퍼스를 미리 가보기로 했습니다. 방학이라 넓은 캠퍼스가 텅텅 비어 그 날 하루는 전세 낸 기분으로 여기저기 살펴봤습니다. 지금은 외로워 보이는 저 교정에 3월이 되면 설레임 가득한 신입생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가득할 걸 기대하며 학교 밖 카페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카페 밖에서 기다리는 저희들을 향해 쭈뼛쭈뼛 다가오는 낯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생김새가 우리랑 비슷하였지만 그들이 말한 첫마디는 ‘Excuse me~Can you speak English?’ 하고 물었습니다. 조금 할 수 있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설 날 아침이라 한국의 가게들이 많이 문을 닫았다고 욕실 신발을 파는 곳을 아냐고 물었습니다. 마트를 찾으면 되는데 우리도 이곳이 처음이라 지리를 잘 모른다고 해야 되는데 자세히 설명이 어려웠습니다. 마침 제 휴대폰에 번역 앱이 있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딸이 아까 걸어오던 길에 마트가 있었다며 이건 작년에 학교 영어시간에 배웠다고 자기가 설명하겠다고 했습니다. 100m정도 직진해서 오른쪽에 있다고 설명하니 연신 고맙다고 합니다. 외국인이랑 대화하는 게 흔하지 않은 우리 세대와는 달리 원어민 선생님이랑 공부한 아이들은 외국인을 대하는 게 무척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딸의 질문에 그들은 싱가포르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Have a nice day’ 하며 돌아서는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딸은 앞으로 영어가 좋아질 것 같다고 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추억이었고 그들도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February 18, 20212021/02/18 라면 같은 시꼬이지 않으면 라면이 아니다?그럼, 꼬인 날이 더 많았던 내 살아온 날들도라면 같은 것이냐삶도 라면처럼 꼬일수록 맛이 나는 거라면,내 생은 얼마나 더 꼬여야 제대로 살맛이 날 것이냐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이름조차 희한한 "생라면"을 먹으며,영락없이, 맞다, 생은 라면이다오인태 시인의 <라면 같은 시>꼬임이 풀리지 않은 설익은 라면,국수 가락마냥 퍼져버린 라면,둘 다 모양만큼이나 맛도 없죠.꼬불꼬불한 모양새를 유지하면서탱글탱글한 면의 탄력이 느껴질 때라면이 가장 맛있는 것처럼,우리 삶도 적당히 꼬여 있을 때푸는 맛도, 살맛도 나지 않을까요?...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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