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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anuary 15, 20212021/01/14 그 해 겨울에 있었던 일그 해 겨울 아버지, 어머니는 11월과 1월 두 달이 채 못 되는 간격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엄마 아버지 기일 즈음해 연락 한 것은 언니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성묘가기 힘들겠다. 조금 더 두고 보자.” 효녀인 언니는 엄마 아버지에게 한 결 같이 잘했지만 가부장적인 권위로 평생 가족 위에 군림했던 아버지로 인해 막내인 저의 성장과정은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엄마가 않아 눕기 전 있었던 기억 때문에 특히 아버지를 미워했습니다. 엄마가 꽃구경 가고 싶다고 그리 여러 번 말해도 가지 않겠다고 하시던 아버지, 그래서 집 앞 꽃이 핀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어 드린 게 두 분이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 되었습니다. 동네 대형 마트에 모처럼 쇼핑하러 갔을 때 엄마가 사고 싶어 하던 옷은 고상하지 않다며 아버지가 못마땅해 하시자, 엄마는 아쉬운 눈길을 보내면서도 순순히 아버지 뜻대로 무늬 없는 검정티를 샀는데 나들이도 더는 하지 못하게 되었죠. 그렇게 잔소리 대장이셨던 아버지는 엄마가 아프면서부터는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었는지 “일어나시오. 일어나면 함께 손잡고 걸어 다닙시다.” 라는 말을 수없이 되 뇌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를 간병하느라 지치신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검진을 했더니 폐에 암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진단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아버지는 떠나셨습니다. 우리의 관심이 온통 엄마에게 쏠려 있을 때 아버지는 홀로 정신적, 육체적 아픔을 견디며 깔끔한 성격 그대로 끝끝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신 겁니다. 늘 따뜻하고 사랑이 많으시던 엄마, 청렴하고 강직했던 아버지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엄마 아버지 사신 모습처럼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고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엄격하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굳센 우리 시대 ‘라스트 가부장적인 아버지’ 가 아니었나 싶습니다....more4minPlay
January 14, 20212021/01/13 진추하, 라디오의 나날둥글게 커트한 뒷머리, 능금빛 얼굴의여학생에게 편지를 썼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신청곡은 졸업의 눈물, 사랑의 스잔나 진추하가홍콩의 밤 열기를 담은 목청으로 내 마음을 전했다그 여학생은 내게 능금빛 미소만을 쥐어주고달아났다, 금성 트랜지스터 라디오 속으로 들어가그녀를 기다리며 서성이던 날들, 폴 모리아질리오라 친케티, 사이몬 & 가펑클, 모리스 앨버트그리고 한 순간 수줍게 라디오를 스쳐가던 그녀그와 함께 진추하를 듣고 싶어요, 그 작은라디오의 나라 가득히 드넓은 한여름 밤과무수한 잔별들이 두근두근 흘러들어오고 난그녀의 흩날리는 단발머리를 따라 새벽녘의 샛별까지……그렇게, 열다섯 살의 떨림 속에 살던 나와 그녀는영영 사라져 버렸다, 트랜지스터 라디오에건전지처럼 업혀 있던 그 풋사랑의 70년대도,퇴락한 진추하의 노래를 따라붉은 노을의 어디쯤을 걸어가고 있으리유하 시인의 <진추하, 라디오의 나날>이름 모를 누군가의 이야기에‘어머 내 얘기네~’하며 깔깔 대다가도,가슴을 적시는 추억의 노래 한 곡에금세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옵니다.늘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힘이 들면 토닥여주는 벗들이 있는 공간.그래서 우린, 오늘도 라디오를 켭니다....more3minPlay
January 14, 20212021/01/13 등산길에 생긴 일작년에 코로나 영향으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나니 운동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아파트 휘트니스센터도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해 목표 중에 하나, 산에 1주일 한 번 이상은 등산하기로 했습니다. 춥다고 꼼지락거리는 남편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 배낭을 메고 국사 봉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현관문 나서기가 힘들었지, 나가니 춥지만 기분이 상쾌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와 새해 목표가 같은지 산에 등산객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셨습니다. 한참을 올라가고 있는데 초등학생 정도 되는 두 아이가 내려옵니다. 똑같은 파카를 입고 있어 눈에 띄었습니다. 애들만 보내는 만만한 산이 아니기에 주위에 어른이 계시겠지 하고 생각하는데 무심결에 "계속 이곳을 돌고 있는 것 같아." 라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렸습니다. 남편도 "부모가 두 아이만 보내지는 안았을텐데..."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아무 말 없던 남편이 "여보~ 오늘은 이만큼만..." “그래 새해 첫 번째니까 봐줬다. 알았어요. 내려갑시다." 내려오는데 아까 그 두 아이가 다시 올라옵니다. 아까 분명 내려가고 있었는데 한 아이는 전화 중이고.. 아이에게 물어보니 길을 잃은 것 같이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사는 곳을 물어보니 같은 동네였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아줌마, 아저씨 사는 동네이니까 따라와라" 달래 주면서 내가 앞장서고 남편이 뒤서고 해서 내려왔습니다. 초등생 4학년인데 어른과 같이 왔는데 먼저 올라가다보니 길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열심히 내려가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열심히 올라오시면서 아이들에게 아는 체를 하시기에 설명을 해드리니 고맙다고 하십니다. 저희도 우리 애를 찾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주위에 관심을 두어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more4minPlay
January 13, 20212021/01/12 인생 내비게이션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하다 보면가끔 경로를 벗어났다는 말이다급하게 나옵니다아는 길이면그러거나 말거나가고 싶은 대로 가지만처음 가는 생소한 길이면당황스럽습니다인생길도마찬가지입니다가본 길이 아니기에경로를 벗어나면깜짝깜짝 놀라지요하지만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조금 돌다보면목적지에 도착할 테니겁부터 먹고 가지 않으면무슨 소용이 있을까요벗어났다 돌아왔다 하는 게인생입니다조미하 시인의 <인생 내비게이션>조금 둘러간다고 뭐랄 사람도 없는데뭘 그리 조바심을 내며 살아왔는지.딴 길로 샌 김에 멋진 풍경도 보고,새로운 인연도 만들고,산해진미도 맛보고 그럼 될 걸.그래서 가끔은 빠르게 가라고 재촉하는인생 내비게이션을 꺼두렵니다.목적지를 잘 알고 있으니천천히 유랑하듯 세상구경 해도 괜찮겠지요....more3minPlay
January 13, 20212021/01/12 피부과에 오신 한 할머니 이야기...저는 정형외과 의사입니다. 얼마 전 같이 운동을 하는 후배 의사가 병원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할머니 한분이 피부 관리를 하겠다고 오셨는데, 1회하는 데는 30만원, 10회 쿠폰으로 하시면 150만원, 그러니까 150만원에 5회하는 것보다 당연히 같은 값에 10회 쿠폰을 선택해서 할 줄을 알았는데, 피부 관리를 딱 5번 정도만 받겠다고 하셨답니다. 후배가 의아해서 여쭤보니 할머니는 당신이 말기 암 환자인데 10회까지 받을 시간은 없다고 하면서 자식들에게 죽기 전에, 살아생전에 좋은 얼굴로 보이고 싶어서 피부 관리를 하는 거라고 하셨답니다. 그렇게 그 할머니는 4번째 오신 날 후배와 대화를 나눈 이후 수개월이 지났는데 오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2011년에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그 유명한 2005년 스탠포드 대 졸업식 연설에서 ‘제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대부분 옳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저는 그 말에 강한 인상을 받았고, 이후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것을 하게 될까?” 그리고 여러 날 동안 그 답이 ‘아니오’ 라고 나온다면, 저는 바꿔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오늘을 잘 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역설적으로 죽음을 잘 준비하고,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일 것입니다. 고귀했던 생애의 마지막을 앞두고, 죽음을 예쁘게, 또 아름답게 준비 하시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한번 저를 뒤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more4minPlay
January 12, 20212021/01/11 일 인치만 줄여 주세요일 인치만 줄여주세요허리가 큰 이월상품 바지 하나를 싸게 사서수선을 맡기고 골목에서 기다렸네큰 옷만 사 주던 어릴 적엄마는 옷 크다고 투덜대면검정 고무줄을 허리춤에 꿰어고무바지를 만들어 주었지무릎이 해지면 비슷한 색 천으로 덧대어 주었지밑단은 안으로 말아 넣어 꿰맸다가다음해에 풀어 주었지일 인치만 줄여주세요이제는 꿰맨 바짓단 풀 일이 없네자꾸자꾸 줄 일만 남았네아부지도 죽기 전에는 나보다 작아졌었지겨울로 가는 해도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드륵 드르륵 수선공 미싱 소리그림자 긴 골목길을 줄이고 있네피재현 시인의 <일 인치만 줄여 주세요>자라는 내내 내 옷일랑 없이팔꿈치며 무릎이며 늘 덧댄 옷가지들,줄였다 늘인 티 나는 바지 밑단에 창피했던 어린 날,맞지 않아도 새 옷 사주던 아버지,딱 맞게 뚝딱 고쳐주던 어머니,티격태격해도 옷을 물려주고물려받을 수 있는 형제자매들,모두 복닥거리며 살던 그 시절이 새삼 그립습니다....more3minPlay
January 12, 20212021/01/11 신생아관리사의 저녁저는 신생아 관리사입니다. 신생아를 케어하고, 아기엄마가 빨리 회복 되도록 돕는 일을 하죠. 새로운 아기를 만날 때마다 어떤 가족을 만나게 될지 설렘도 있고, 그 가족이 들려줄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저는 젊었을 때 어린이집에 근무했습니다. 그 때도 0세반이 있었는데 저는 큰아이들 담당이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아가 반 샘한테 “ 종일 심심하죠? 아기들은 말도 못하고 종일 잠 만자고...” 그랬더니 그 샘이 “아니에요. 표정으로 표현하고, 작은 손으로 장난도 치고. 같이 있음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라고 합니다. 그 때는 몰랐지요. 그게 무슨 말인지.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몇 년을 쉬면서 신생아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첫 아기를 만나러 가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아기가 날 보고 울면 어떻게 하지? 울음을 안 멈추면 어쩌지?’ 얼마나 초초하고, 조마조마 했는지 모릅니다.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고, 아기한테로 갑니다. 하얀 속싸개에 봉긋 싸여 주먹만 한 얼굴만 빼꼼히 나와 있습니다. ‘요만한 얼굴에 눈코입이 다 있네.’ 하고 놀랐지요. 배가 고픈지 입을 오물오물 거리더니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우유병을 찾습니다. 분유를 타서 우유병을 입에 물리니 낚아채듯 물고는 힘차게 분유를 먹습니다. 힘이 얼마나 좋은지 우유병에 뽀글뽀글 기포도 생깁니다. 사랑스럽고도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한 두주가 지나면 아기는 저를 알아보는 듯 했습니다. ‘분유 타주던 사람이 이 사람이었구나. 옆에서 재잘거리던 사람이 이 사람이구나.’ 이러는 듯 저를 빤히 쳐다보고는 또 잠이 듭니다. 아기엄마와도 친해져 때로는 언니처럼, 엄마처럼, 친구처럼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아기 엉덩이에 살이 토실토실 붙을 때면 아기 엄마 얼굴에도 옅은 복숭아 빛이 돕니다. 아기가 건강하길, 건강한 아기를 키울 수 있는 힘이 아기 엄마에게 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아기를 만날까? 어떤 사랑을 할까? 두근거리는 저녁입니다....more4minPlay
January 11, 20212021/01/10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January 11, 20212021/01/10 미니멀 라이프를 응원합니다언니네 집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혀를 내두르며 놀라십니다. 집에 쌀이며, 고구마, 감자, 라면, 생수, 조리된 포장 음식 등이 너무 많다고..코로나 사태 초기에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할 수 없을까봐 걱정하던 언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유난스러울까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언니는 코로나 사태가 아니어도 늘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게 취미입니다. 살만한 물건이 있나하고 검색을 하다보면 계획에도 없던 물건을 사게 되는 건 당연하지요. 싸다는 이유로, 할인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물건을 삽니다. 그러다보니 혼자 소화를 못해서 어머니 댁이나 형제들에게 물건을 넘길 때도 많습니다. 옷이 올 때도 있고, 화장품, 각종 간식 류가 택배로 올 때도 있습니다. 받을 때는 고맙다가도 왜 이렇게 물건을 사들이나 하는 마음에 따끔하게 충고를 하고 싶을 때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상할까봐 섣불리 말도 못합니다. 이번에도 음료수가 싸다고 두 박스를 택배로 보내왔다며 어머니께서 넋두리를 하십니다. 냉장고에 넣어둘 데도 없는데 하시면서..그래서 제가 한 박스 가져오면서 손만큼이나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필요한 물건만 사고, 구입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소비생활을 했으면 좋겠는데 ..싶습니다. 돌아보면 꼭 필요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꼭 먹어야 하는 음식도 그리 많지 않고요. 집안에 물건을 쌓아놓기보다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살려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어 있는 곳이 있는 삶, 조금은 부족한 듯 한 삶, 물건이 아니라 경험으로 채우는 삶, 물질보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삶...그런 미니멀 라이프 그런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응원합니다....more4minPlay
January 11, 20212021/01/09 미안하다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무릎과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정호승 시인의 <미안하다>세상 모든 행복을다 가져다 주겠다고 했던 약속.삶의 풍파에 빛바랜지 오래지만그대를 향한 심장은 아직도 요동칩니다.이럴 줄 알았으면 큰소리나 치지 말 것을.지금껏 해준 것 하나 없지만,그래도 사랑합니다.그래서 더 미안합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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