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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December 30, 20202020/12/30 엄마들도 고생이 많답니다.해가 중천에 뜬 시각, 종강한 딸이 기지개를 켜며 묻습니다. “엄마! 오늘, 점심은 뭐예요?” “김치콩나물국 있는데...아니면 어제 먹던 된장찌개도 있고..” “엄마. 그거 말고, 떡볶이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치즈 듬뿍 넣은 걸루.” ‘냉장고에 사골 국 먹던 거도 남아 있고, 멸치조림에 소고기 장조림도 있는데....’ 속마음은 그랬지만 냉동실에 있던 가래떡에 어묵 양파, 대파, 고추장 양념 등을 넣고 딸이 원하는 대로 치즈도 듬뿍 넣어 줬더니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저녁 어둠이 내릴 무렵...알바에서 돌아 온 아들이 “엄마! 오늘 등갈비 김치 찜 먹고 싶은데.” 제 맘속은 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에고, 냉장고에 된장찌개에 사골 국, 나물이 잔뜩 인데..‘ 그러면서도 아들 좋아하는 김치 찜을 만듭니다. 저희 집은 메뉴 선택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남편은 꼭 국이나 찌개가 있어야 하고, 매일 똑같은 반찬을 올릴 수 없어서 각종 나물이며 이런저런 밑반찬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학생인 우리 두 아들, 딸은 그런 걸 거의 먹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아휴, 나는 그냥...갓 지은 밥에, 김치와 달걀 후라이, 김 몇 장으로 간단하게 먹고 싶은데 아이들과 남편의 식성이 다르니 매일 ’오늘은 뭐 먹지?’ 고민스러운 요즘입니다. 아이들은 딱히 본인들이 좋아하는 게 없으면...아침도 안 먹고, 점심은 거르고 저녁 메뉴로 라면을 끓여 먹네요. 그러니 해달라는 거 안 해 줄수도 없지요. 어차피 올 한 해, 비대면 수업을 한 터라 매일같이 뭐 먹어야 하나 고민하며 지내긴 했지만 앞으로 긴긴 겨울방학 내내 아들, 딸의 삼시세끼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집에 있는 엄마들도 많이 고생하니 우리 아들, 딸을 포함해서 다른 가족들도 좀....엄마가 차려준 음식..두루뭉술하게 맛있게 잘 먹고, 가끔씩은 엄마의 어깨도 주물러주고, 맛있었다, 감사하다, 따듯한 한 마디도 건네주는....그런 따듯하고 평화로운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December 29, 20202020/12/29 우리가 눈발이라면우리가 눈발이라면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세상이 비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우리가 눈발이라면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편지가 되고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새살이 되자.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힘들다고 느끼는 모든 일엔 사람이 있습니다.저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 하나씩은 안고 살아가죠.사람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리다가도또 사람으로 인해 괜찮아지는 우리.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위안이 되어 주는 건,결국 사람인가봅니다....more3minPlay
December 29, 20202020/12/29 수저 놓는 게 뭐라고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3번 식사를 하면서 매번 섭섭함이 있습니다. 결혼한 지 어느덧 30년.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나와 친구들의 축하와 부러움 속에 결혼생활을 시작했지요. 난 대학졸업 후 학원을 운영했고 남편은 제약회사를 다니며 소꿉놀이처럼 시작한 새살림. 그러나 남편은 회사가 맘에 안 든다며 사표를 내고 우린 밤마다 남편 새 직장 이력서, 자기소개소를 쓰며 지냈습니다. 여기저기 여러 곳을 거쳐 다행히 첫아이가 태어나자 그래도 번듯한 직장에 합격하여 지금껏 27년간 열심히 다니다 지난 10월말 부로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준 남편에게 존경과 대견함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 동안 새벽출근에 먼 거리 회사까지 불평 없이 수고한 우리남편이기에 퇴직한 남편을 위해 삼시 3끼 차려주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식사를 차리는데 어느 날부터 인가 기분이 이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다닐 땐 상을 다 차려준 후 수저까지 내가 다 놓아주었는데 이제 회사도 안가고 집에 있으니 상을 다 차린 후 식사하라고 하면 식탁으로 와서 자기 수저만 꺼내어 먹습니다. 둘이 먹는데 내 수저는 안 놓아주고 자기 꺼만 꺼내 먹는 남편. 이런 시시한 행동하는 우리 남편. 이런 것 하나하나도 말을 해야 하는 건지요? 수저 놓는 게 뭐라고 이것하나로 내 맘이 이리 섭섭하니 참 내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조심스럽게 나의 이 섭섭한 마음을 전해 보려 합니다. 이 정도는 말해도 되는 거 맞죠?...more4minPlay
December 29, 20202020/12/28 마음에 신호등 하나출퇴근 무렵이면뒤엉킨 도로의 하늘에서로의 갈 길을 표시하는어둠 속의 등대마음이 길을 나설 때고장 난 사거리의 신호등처럼사뭇 머뭇거림이 없길겨울로 들어서는인생의 길목에서는녹색등 걸린봄빛 화사한 신호를 받고 싶다박종혁 시인의 <마음에 신호등 하나>겨울이면 찾아오는 삭풍보다마음에 부는 칼바람에 겁이 납니다.어느 누구랄 것 없이매서운 마음의 한파와 맞서고 있는 요즘,봄이 오면 부디 모두가 웃을 수 있기를.곧 켜질 인생의 녹색 신호등에 어울리는봄꽃 하나, 마음에 피워봅니다....more3minPlay
December 29, 20202020/12/28 내 삶의 길목에서고등학교 2학년 시절 말도 없고, 왜소했지만 큰 눈망울과 긴 생머리만큼은 정말 부러웠던 그 친구를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반장이라 반 아이들 이름을 빨리 외워야 했고, 학급비도 걷어야 했는데 그 친구와의 첫 대화가 "학급비 안 냈네? 빨리 내줘."였습니다.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던 친구. 그날 저녁, 다짜고짜 돈부터 내라고 말한 게 마음에 걸려서 편지를 썼습니다.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둘은 원하는 대학을 못 가게 되자 저는 야간 대학을 다니며 직장을 다녔고, 친구는 직장을 다니며 학원을 다니다 어느 날 회사도 그만두고 공부만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론 대단해보였지만 참 무모해보였습니다. 물어봤지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해도 되잖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어. 간절한 마음 없이 공부하기는 싫어" 친구는 그 해엔 대학에 떨어졌지만 다음 해 서울의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친구는 대학 내내 주말마다 서울과 부산을 오고가며 과외를 하며 학비를 충당했답니다. 저는 친구가 영어선생님이 될 거라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친구는 지금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사시 공부할 때도 저는 엄청 말렸지요. 설마 될까...했지요. 너무 바쁜 친구지만 가끔 제게 맛있는 밥도 먹여주고 ,또 가끔 법률적으로 물어볼 게 있으면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아침에 문득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돌아보니 어떤 어려운 경우에도 불평이나 불만을 드러내지 않던 네 모습이 삶을 대하는 자세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알려주었더구나. 함께 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내 삶에서 너만큼 큰 영향을 끼친 친구가 없었넹? 고맙다.‘ ’찰나와 같은 인생에 큰 축복이다. 50년 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 받은 느낌이다. 건강히, 늘 잘 지내기 바라.‘ 무려 10시간 뒤 답장이 왔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시기에도 친구는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가슴 속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늘 느끼면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친구지만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인생의 길목에서 삶의 자세를 가르쳐준 친구. 희경이!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more4minPlay
December 28, 20202020/12/27 사진 한 장어느 날인가 자동차 등록증의 정보가 필요한 때가 있었습니다. 등록증은 당연 운전석에 보관되어있으니 운전석 머리위의 햇빛가리개부터 봤죠. 그런데 햇빛 가리개를 여는 순간 무릎 위로 뭔가가 떨어집니다. 이게 뭐지 하며 보니 그것은 어머니의 명함판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찍었다는 이야기도 없으셨는데..언제 이런 사진을 찍어 두셨지? 내가 넣어둔 기억은 없는데 이게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이 많아서 하나 넣었을 리는 없고~~왠지 명함판 사진이 필요한 때가 있을 것을 예상하는 노인 분들의 마지막 준비이신가....혹시나 자식들 당황스러운 순간 만들지 않으려고...이런저런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운전석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데 어느새 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어머니는 항상 건강해 보였고 누구보다 강해보였습니다.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신 관계로 어머니는 가장의 역할 또한 하셔서 그런지 더욱 강인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혼자되신 어머니는 집에서 조그만 신발가게를 하셨고 그렇게 두 아들을 키우며 그렇게 늙어 가셨지만 항상 일을 하셔서인지 비슷한 연배 분들보다는 젊게 사시는 듯 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어머니. 그런데 운전석에 앉은 아들은.. 지금의 이런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그래도 왜 사진을 아들 차에 놓아두었냐고 물어볼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왠지 그런 거 물어보는 게..서로 무안할 수 도 있으니 그냥 지나쳐야 되나? 마음이 갈팡지팡 합니다. 그렇게 며칠 후 어머니와 마주쳤지만 사진에 대한 것은 물어보지 못하고 어머니 얼굴만 더 많이 바라보았습니다. 어머니의 명함판 사진은 제가 아는 운전석 공간에 다시금 조용히 넣어두었습니다. 이 사진은 되도록이면 천천히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more4minPlay
December 28, 20202020/12/27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December 28, 20202020/12/26 바닷가 버스정류장그대, 바다 냄새에 절은바닷가 버스정류장 나무의자에 앉아버스를 타고 올지도 모르는 그리운 사람을무작정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보고 싶은 그 사람을연착되어 쌓이는 그리움으로하얗게,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그대에게 가고 싶다그리움에 절은 바닷가 버스정류장파도를 넘어오는 푸른색 버스를 타고그대에게 가고 싶다바다냄새 절은 온몸으로푸르게, 그대에게 가고 싶다채상근 시인의 <바닷가 버스정류장>보고 싶다는 말을 할까 말까,하루 종일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그러다 그냥 전화기를 내려놓습니다.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에하얗게 타버린 마음이 재가 되어 날리네요.차라리 다행입니다.바람 따라 이 그리움,그대에게 전해질 테니까요....more3minPlay
December 28, 20202020/12/26 사랑방 추억홀로 사시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서 모처럼 고향에 내려가 감도 따고, 뒤뜰 낙엽도 쓸고,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 고구마도 구워먹었는데 썰렁하기만 합니다. 유년기 행랑채 사랑방엔 동네 어른들이 밤이 이슥하도록 모여 계셨습니다. 소죽을 쑤던 그 방에선 소쿠리, 꼴망태 등 살림도구도 만들고, 농사이야기, 소자랑, 동네 밀담까지 하다가 때론 말다툼도 일어나곤 했죠. 그러다 사랑방에서 삼식이 아재가 나를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 방문을 열어봅니다. 퀴퀴한 냄새가 자욱한 담배 연기와 함께 코를 찔렀습니다. 삼식이 아재는 사랑방 어르신들 심부름을 도맡아 했는데 아재랑 주전자를 들고 막걸리 받으러 가는 길은 항상 설레었습니다. 잔돈으로 과자를 사 먹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기 때문이죠. 그 시절 농촌 주막에 가면 으레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너희 누나 지금 뭐하고 있냐!" 고 은근히 안부를 물어보면서 몇 시에 자는지, 편지는 누구한테서 오는지 둥을 물어봤습니다. 그러면서 연탄불에서 뽀글뽀글 끓는 김치찌개 속 두부와 두툼한 돼지고기를 한 접시 듬뿍 덜어 주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아재랑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먹었지요. 코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 아재와 함께 돌아오는 밤하늘엔 별들이 영롱하게 반짝거렸습니다. 아재는 사랑방 아궁이에 고구마를 구워 주면서 숯검정이 된 내 입을 옷소매로 닦아주었는데 나는 군고구마처럼 따뜻한 아재가 참 좋았습니다. 아버지는 아재에게 하는 일마다 느리다고 핀잔을 주시지만 말이 좀 어눌하고 다리가 좀 불편했던 아재는 행동은 느렸지만 일만은 야무지고 확실하게 해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사람들은 어디론지 다 떠나버리고 마을도 텅텅 비어 가고, 사랑방도 식어가면서 음식을 나눠 먹던 정겨운 정취도 사라졌습니다. 내가 객지로 나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아재와도 이별을 하고 말았는데 아재는 지금 어디에서 뭐하며 살고 있는지 참 많이도 보고 싶습니다.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유년시절, 아재와의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more4minPlay
December 28, 20202020/12/25 크리스마스를 위하여너무 많이 걸었습니다희미한 고향집과 어머니그 개구쟁이들그들을 도로 돌려주소서조그만 카드 속에 정성을 담던그 소년들도 돌려주소서첫 아이 보았을 때 기도 드리던그 아빠와 엄마도 돌려주소서아이들과 손잡고 이야기하며성당을 찾던 그 시절이얼마나 행복했던가를한 번 더 그 종소리 듣게 하시고눈 내리는 아침을 걷게 하소서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김시태 시인의 <크리스마스를 위하여>우리는 앞만 보고 걸어 왔어요.그래서 어디서부터 걸어왔는지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죠.하지만 그 의미를 알기 위해먼 길을 되돌아 갈 필요는 없을 겁니다.잊었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모든 것들은고스란히 우리 삶속에 녹아 있으니까요....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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