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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December 22, 20202020/12/20 아름다운 모습퇴근길 지하철안에서 80대로 보이는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연세가 많이 들어 보이시는데도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먼저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의사양반 인물이 나만큼 못생겼지?" 그러자 할머니는 손 사레 까지 치며 "아니에요. 당신 인물은 좋은 편이예요. 그리고 그 의사양반은 비록 인물은 좀 아니지만,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는 용한 재주를 가졌으니까 얼굴에 빛이 나 보이더라구요." "허허~내가 그 의사양반보다는 인물이 낫 다구?" 다시한번 할아버지, 할머니의 얼굴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화였습니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이라 제대로 된 평가는 할수 없지만 언뜻 보아도 할아버지의 얼굴은 세월의 연륜으로 멋이 풍겨 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멋진 것은 할머니의 대답이었습니다. "당신 인물은 정말로 좋은 편이예요~" 라는 말 속에 할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었으니까요.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유난히 이목구비가 뛰어나셨던 할아버지는 항상 조용하셨죠. 반면에 목소리가 우렁차셨던 할머니의 별명은 '호랑이 할머니'였습니다. 언제나 할아버지보다 할머니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더 말씀이 없으셨던 할아버지의 인자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분이서 어깨를 맞대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던 모습을 보고 저는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할머니의 목소리가 너무나 부드럽고... 할아버지한테 막 애교도 부리고 평소 할머니 목소리랑 달라요~" 엄마는 제 말에 전혀 놀라지도 않으시며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셨지요. 이제 서야 생각해보니...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만의 사랑 표현이었던 겁니다. 젊어서 정말 예뻤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늙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젊어서 예쁘지 않았어도 나이 들어서 정말 '곱다' 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나이가 들어서는 내면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새삼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more4minPlay
December 22, 20202020/12/19 그땐 왜 몰랐을까바라보는 것만으로도행복이었던 것을그땐 왜 몰랐을까기다리는 것만으로도내 세상이었던 것을그땐 왜 몰랐을까절대 보낼 수 없다고붙들었어야 했던 것을그땐 왜 몰랐을까정채봉 시인의 <그땐 왜 몰랐을까>뭔지 알 것 같다 싶은 순간은늘 모든 일이 지나간 후입니다.후회라는 단어가 뒤따르는 순간이죠.‘그땐 왜 눈에 보이지 않았을까’‘그땐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싶지만내가 보지 못한 것일 뿐,그 일들이 떠나간 게 아닙니다.나의 조급함으로 인해 놓치는 행복이 없기를,지금의 행복에 감사하는 날들이길 바라봅니다....more3minPlay
December 22, 20202020/12/19 전하고 싶은 마음엄마는 제게 가장 친한 친구고, 본인인생에 확신을 갖고 사는 여장부였으며, 항상 내 모든 걸 긍정해주던 절대적인 나의 편이며 지지자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버팀목이고 전부인 엄마가 사고로 수일 째 의식이 없으십니다. 의사도 주변인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 하지만 아직 모습이 사고 이전과 같으셔서 받아드려지지가 않고 깨어나실 것 만 같습니다. 연명치료 중단.. 분명 사고이전에 가족들끼리 충분히 얘기가 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이 오니 엄마의 선택을 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의식이 없더라도 이렇게나마 곁에 있어주길 바라며 어떠한 선택도 못한 채 망설이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나보다 체력도 좋으셨기에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을 줄만 알았습니다. “엄마 파김치가 너무 잘됐다” 하고 말했을 때 엄마는 “이건 과일을 넣어서 한 건데..너도 좀 배워두면 좋을 텐데” 하셨지만 저는 나중에 더 나이 먹으면 배우겠다 했고 “딸~ 있을 때 잘해. 나중에 후회하면 늦어” 하고 말씀하실 땐 “엄마 나만큼 잘하는 딸도 없을 걸?” 하고 장난스레 얘기했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게 가슴에 사무칩니다. 더 표현하고 행동했어야 했는데..요즘 코로나로 인해 면회도 안 되고 병실 밖에서 벽 하나를 둔 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억에도 선명한 엄마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우리 이쁜 딸, 엄마는 항상 널 믿어, 사랑해” 가장 많이 해주신 말이죠. 그래서 저를 믿고 있을 엄마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언제나 강하고 긍정적인 엄마도 절위해서 힘내서 일어나시겠지요. 아직은 엄마 없음 안 된다는 어리광부리고 싶은 마음과 믿어주신 만큼 잘 해내겠다는 마음이 어지럽게 오가지만 힘내고 있습니다. 같이 따스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항상 마음속에 있던 말 전하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해....more4minPlay
December 22, 20202020/12/18 너를 많이 아낀다그땐 왜 몰랐을까작은 표현이마음에 꽃을 피게 하는 걸메마른 감정에향기가 나게 한다는 걸한 번쯤두 눈을 보며 이야기할 걸한 번쯤진심을 느끼게 전달해 볼 걸지금도 늦지 않았다거창하게 사랑한다고 하지 않아도가슴을 울리는 한마디“너를 많이 아낀다”조미하 시인의 <너를 많이 아낀다>거창한 말이 아니어도 되는데,그저 진심어린 말 한마디면 되는데,그게 뭐라고 아끼고 아끼다그냥 삼키고 마는지.말해요. 우리.좋아한다고.나보다 너를 더 아낀다고.함께할 수 있을 때 자주,그리고 아낌없이 말예요....more3minPlay
December 22, 20202020/12/18 남에 돈 같은 횡재를친손, 외손 여섯을 두었지만 우리 집은 두 노인네만 늘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아내와 있어도 별 할 말이 없습니다. 날씨도 추우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쌓여있는 책들을 정리 해야지 하고 도서관에서 책 분류 하듯 시집. 수필집. 사서삼경. 소설. 역사. 인물. 사전등 순서로 색인목록을 작성하여 붙이기로 했습니다. 겨우 1,000권 정도인데, 전혀 읽지 않은 책도 보입니다.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책 정리를 하는데 갑자기 어느 책 틈에서 누런 봉투들이 쏟아집니다. 뭔가 하고 보니 42년 전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모아 놓은 월급 봉투였습니다. 색깔이 누렇게 바래있어 마치 박물관에 유물 같았습니다. 책 정리에 지루하던 차에 하나하나 봉투를 보며 첫 봉급은 얼마쯤이고 10년 지나서는 얼마나 올랐는지 호기심으로 훑어보는데 아니 전혀 생각도 나지 않는 봉투마다 천 원씩 들어 있었고, 10년쯤 지나서는 5천원 20년쯤 지나서는 만원씩 들어 있습니다. 아니 이런 횡재가.. 처음 직장에 들어갔을 때는 한 달에 한번 월급날은 아내 모르게 용돈을 슬쩍 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은행계좌로 입급 되기 시작하고는 월급쟁이의 낙은 없고 아내한테 용돈을 타 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횡재를 어떻게 처리할건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외식할까 곧 새해가 다가오니 손주 세배 값을 할까..우선 아내와 외식비 10만원. 손주 세배 값은 손주가 여섯이니 2만원씩 12만원을 별도로 봉투에 넣고 나니 20여만 원이 남았습니다. 친구들에게 점심이나 사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서제에 들어서며 무슨 돈이냐고 합니다. 별것 아니라고 주섬주섬 숨 키는데 ‘어디서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오랜만에 외식이나 합시다.’ 합니다. ‘안 그래도 외식 하려고 그랬어.’ 하며 출처를 밝히는 위기는 벗어났습니다. 누구도 모르는 귀한 횡재를 했으니 산악회에 기부도 하고 친구들과 한잔하기도 해야지 하니까 갑자기 생기가 돌아 살맛이 났습니다. 책 정리를 하다 이런 큰 횡재를 얻고 묵은 책을 정리 했으니 방도 마음도 깨끗하여 새해 신축년을 새로운 맘으로 기대해 봅니다....more5minPlay
December 17, 20202020/12/17 우체통 앞에서 편지를 썼어요소소한 여행길예쁜 부둣가 찻집에 잠시 머무르다호미곶 해맞이광장 빨간 느린 우체통 앞에서당신과 처음 손 편지를 썼지요한때 골목마다 서 있던 빨간 우체통이제 편지들은 사라지고꽃무늬 편지지에 십년 후 약속을 적어 넣고느린 우체통에 넣었지요빠른 것이 시간의 척도라지만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오랜 기다림에 뼛속을 파고드는 오한도약보다 편지 한 통에 따스함을 느끼는데너무 멀어서 오지 못하였을까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나힘든 시간 소식을 건네주던 반가운 우체부편지에 새겨진색이 바래가는 우리의 약속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당신과의 시간오랜 추억의 흔적을 끌어안고아린 그리움을 적은 답장을 당신에게 보낸다천도화 시인의 <우체통 앞에서 편지를 썼어요>밤새 고치고 또 고쳐 적은 편지.빨리 가야 할 텐데,지금쯤이면 받았을 텐데,답신이 올 때가 됐는데.우편함을 열었다 닫았다,결국 심통이 나묵묵히 선 우체통을 흘겨보곤 했죠.한 번의 클릭으로 안부가 전송되는 지금,그 오랜 기다림이 그리운 건 왜일까요....more3minPlay
December 17, 20202020/12/17 빈둥지증후군올해 아들이 결혼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교제를 해왔던 사이였지만, 솔직히 반대를 많이 했는데, 아들 말대로 엄마랑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결국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살고 있는 집의 버거운 세금도 그랬고 남편과의 마지막 둥지였기에 그 흔적을 조금이라도 지우고 싶어 이사를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큰집에 솔직히 아들이 함께 살려고 그랬나 보다....싶기도 하도 함께 살겠다는 아들의 끈질긴 요청도 있고 ‘그래 그럼 1년? 2년? 살다 돈 모아 너희들 집 구해 나가는 조건으로 그렇게 하자!!’ 그런데 그것도 잠시, 처가 될 집에서 절대로 함께 살게 할 수 없다는 말에 아들의 요청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급하게 대출을 알아보고 집을 보러 다녀 그렇게 아들은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가전제품이며 살림살이며 모든 걸 아들이 준비했습니다. 둘이서 어떤 결정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보이고, 들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확하게 49명만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고, 마스크도 벗지 못한 채 가족사진을 찍고....오신 손님들에게 음식 대신 답례품으로 대신하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생일선물 타령을 하기에 네가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무슨 생일선물 타령을 하느냐.....며 핀잔을 주었고 졸라대는 아들에게 그럼 좋아하는 라냐냐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했습니다. 두 주 전, 아들에게 그래도 주말에 함께 밥해 먹고 지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가 1초도 안 돼 아들의 대답은 싫어 였습니다. 아니 주말마다도 아니고 볼일 없는 주에 보자 한 건데....그러면서 하는 말이 ‘누나는?’ 이었습니다. 누나는 결혼해서 그 집 며느리잖아!!…! 더 이상 말하기도 싫고 들을 말도 없어 카톡을 끊었습니다. 2주가 훨씬 지난 오늘, 약속대로 라자냐를 만들어놓고 보기 싫으니 음식만 가져가라!! 했더니 저녁에 굳이 와서 먹겠다고 합니다. 맛있고 멋진 저녁을 꿈꿨던 내가 정말 싫고 밉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아들은 더 밉고 싫습니다....more4minPlay
December 17, 20202020/12/16 짝사랑어쩌다내 이름을 불러 준그 목소리를나는 문득 사랑하였다그 몸짓 하나에들뜬 꿈속 더딘 밤을 새우고그 미소만으로환상의 미래를 떠돌다그 향기가 내 곁을 스치며사랑한다고 말했을 때나는 그만햇살처럼 부서지고 말았다.이남일 시인의 <짝사랑>늘 그 사람의 눈길이 닿는 곳에 있는데,그 사람은 그저 친구라고만 말합니다.보고파도 보고 싶단 말 한마디 못하고,아파도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할 수 없지만,그 사람 얼굴을 보면 말간 미소를 짓는 나는,바보인가 봅니다....more3minPlay
December 17, 20202020/12/16 그 날 이후..길어진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외부에서의 활동이 잦아들고 자연히 집 안에서의 생활이 많아짐과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층간 소음인데 우리 빌라도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 두세대가 모여 삽니다. 11년 전 이사를 왔을 땐 이미 다른 집 들은 모두 입주를 해 있었고 고만 고만한 아이들 천국이었죠. 당연히 소음은 비켜갈 수도 없었고, 맨 아래층의 우리 집은 층간 소음 최대의 피해자였습니다. 기본적인 생활소음을 비롯해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쿵쾅거리는 소리는 갈수록 극에 달했다. 오죽했으면 내가 하루정도 그 윗 층에서 살아봤으면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5년여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위층 아이 엄마가 이사를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이제야 소음에서 해방되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신혼부부인 새댁이 입주를 하자마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돌이 지났을 무렵, 볼 일을 보고 들어오려는데 현관 입구에서 새댁 내외를 만났습니다. "아이가 좀 뛰죠? 매트를 깔기는 했는데." 하면서 새댁이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합니다. 옛 말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미안해하는 새댁의 그 말에 "아이가 건강하다는 증거죠 뭐. 커 감에 따라 매트의 두께를 조금씩 달리해요." 라고 했습니다. 그 날 이후 간혹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뛰는 소리가 더 반갑게 들릴 정도였습니다. 저녁 설거지를 끝내고 쓰레기를 들고 나갈 때면 외출을 하고 들어오는 새댁 내외와 복도에서 가끔 마주치는데 그럴 때마다 새댁 남편은 내게 다가와 두 말도 없이 내 손에 들려 있는 쓰레기를 받아 들고 쓰레기장으로 갑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마주쳐도 꼭 이럴 때만 마주칠까?" 하며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합니다. 여려 세대가 어울려 살면서 층간 소음은 비켜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문제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며 훨씬 행복한 이웃이 되지 않을까요?...more4minPlay
December 16, 20202020/12/15 생활의 발견빨래를 개다 수건 접다 보니어머니 이름이 보인다벌써 2주기지난지도 좀 되었구나수건마다 적힌 각종 행사와 기념일그 끝에 검은 유성펜으로소유주를 밝히고자 적은 이름어머니가 요양병원에서 직접 쓰셨나보다그나마 다행이다살면서 종종 수건에 얼굴 파묻고 싶을 텐데아직도 내 곁에서어머니 이름 만날 수 있어서임장혁 시인의 <생활의 발견>사람이 든 자린 몰라도 난 자린 안다는 그 말,그 말이 싫어서 있어도 없는 듯아니, 없으면 다행이라고 여기곤 했는데,생각하지도 못한 찰나 무너지고 맙니다.그리곤 깨닫습니다.없으면 다행이이란 그 말이당신이 없으면 안 되니 떠나지 말란 말이었다는 걸....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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