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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November 11, 20202020/11/10 내 삶의 길목에서왜 그런 때 있지요. 뭔가 무척 바쁘고 힘든데 막상 해 낸 건 별로 없는 그런 때...전 프리랜서라 제가 일하는 만큼 법니다. 출퇴근 없고 제 맘대로 일하는 거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아프거나, 힘들어서, 일을 못 하면 땡전 한 푼 못 버는 신세이기도 합니다. 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내 커리어 내가 알아서 쌓겠다, 답답한 조직 생활에 속박되지 않겠다 하며 직장 뛰쳐나와 이름도 근사한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오히려 밤낮으로 더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지난번 주말은 스케줄이 빡빡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친구의 결혼식이었는데 계속 거래처를 돌아다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장 입고 구두를 신어야했죠. 오랜만에 구두를 신었는데 구두를 자세히 봤더니 구두 뒤축이 다 닳아있습니다. 근데 구두 방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오전 내내 못 찾다 점심을 간단히 샌드위치라도 먹으려고 갔던 상가 건물 앞에서 구두 방을 발견했습니다. 너무 기뻐 들어가 구두 굽을 갈아달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제 구두를 보자마자 혀를 끌끌 차십니다. ‘아이고 세상에~ 아가씨 구두가 이게 뭐야? 멀쩡하게 생긴 아가씨가 구두 뒤 굽이 이렇게 닳을 때까지 신고 다녔나?’ ‘네... 구두를 자주 안 신어서요.’ ‘그래도 그렇지.’ 너무 노골적으로 구박을 하십니다. 세상에~ 세상에~ 를 연발하시는데 조금 기분 이 나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바빠서 그랬어요.’ 그랬더니 이번엔 차갑게 한 마디 더 하십니다. ‘아이고~ 구두 굽도 못 갈 정도로 바쁜 걸 보니 엄청 대단한 아가씬가 보네.’ 그 순간...가슴 속 밑바닥에서 울컥~ 무언가가 치밀어 오릅니다. 화가 난 걸까요, 슬펐던 걸까요, 가뜩이나 되는 일이 없어 힘든데...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여자 보듯 하시는 구두방 아저씨의 그 한 마디. 비수가 되어 속을 후벼 팠습니다. 굽 갈은 구두를 신고 나와 점심도 안 먹고 결혼식도 안 가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너....지금 잘 살고 있는 거야?’ 자꾸 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구둣방아저씨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 삶도 다 닳아버린 구두 굽처럼 그렇게 소모되고 있는 건 아닐까? 새 굽을 갈아 줘야 할텐데... 그러려면 잠시 앉아 쉬어야 하는 건 아닐까...내 인생의 닳은 구두 굽은 어디서 갈면 될까요? 글쓴이 이은미(bigtoe03)...more4minPlay
November 10, 20202020/11/09 저녁이 머물다바람이 불었네미세먼지가 씻겨 간 오후외투에 툭, 떨어진 햇살 한줌 물컹했네잠시 병(病)을 내려놓고 걸어 다녔네시청과 시립미술관이 까닭 없이 멀었네정동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해 기우는 서촌에서 부스럼 같은 구름을 보았네물고기는 허공이 집이라 바닥이 닿지 않는데나는 바닥 말고는 기댈 곳 없었네가파르게 바람이 불어왔네내 몸으로 기우는 저녁이 쓸쓸했네쓸쓸해서 오래 머물렀네박성현 시인의 <저녁이 머물다>청명하게 맑은 날,햇살의 온기가 두텁다 싶으면가까운 동네라도 걷게 되죠.짧아진 해가 뉘엿뉘엿 지는 것을 보면겨울이 왔다는 게, 세월이 가고 있다는 게 피부로 와 닿곤 하죠.11월의 저녁은 왜 이렇게 쓸쓸한지...어둠이 내린 거리를 터벅터벅 걸어 돌아갑니다....more3minPlay
November 10, 20202020/11/09 낡은 외투를 입으며해마다 늦가을이 되면 저는 단벌 신사가 됩니다. 갈색 외투만 입고 다녀서입니다. 구입한 지 7년이나 되는 낡은 외투. 물론 다른 옷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갈색 외투를 즐겨 입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혼 후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아내는 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 아내에게 꼭 사고 싶은 옷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외투였습니다. 군 생활을 하다 보니 군복 외에는 변변한 외출복이 없는 제가 늘 마음에 걸렸나봅니다. 아내는 용돈을 모아서 결혼기념일 선물로 그 갈색 외투를 샀습니다. 명품 외투도 아니고, 그렇게 고가의 외투도 아닌 평범한 갈색 외투. 퇴근 후 집에 와서 전투화를 벗는데 아내가 미소 띤 얼굴로 무엇인가를 내밀었습니다. “여보 이거. 풀어봐.” 큼직한 포장을 풀어보니 갈색 외투가 들어있었습니다. “당신 꼭 한 벌 사주고 싶었는데. 용돈 모아서 샀어.” “당신이 용돈이 어디 있다고...” 아내가 그 외투를 구입하기 위해 어떻게 절약했을지 너무 알기에 고맙고도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외투 입은 모습을 보고 아내가 얼마나 뿌듯해 하던지 그날 이후 저는 봄가을로 이 갈색 외투만 입고 다닙니다. 그 후에 다른 좋은 옷들도 샀지만, 저는 이 옷이 참 좋습니다. 입을 때마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이 느껴져서입니다. 몇 년 전 제가 군복을 벗으면서 아내는 간호조무사로 취업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근무하느라 피곤한 아내를 보면 늘 마음이 안쓰럽습니다. 그런데도 월급날이면 아이들에게 통닭 두 마리 통 크게 쏘면서 좋아하는 아내. 편안한 갈색 외투처럼 아내는 시간이 갈수록 제게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남은 인생의 계절을 이 따스한 아내의 여린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는 한 벌의 외투가 되고 싶습니다....more4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8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8 추억도 힐링도 한 웅쿰씩..오랜만에 예쁜 딸과 경복궁 나들이를 갔습니다. 주말이라 붐비려 나 우려했는데 살짝 한적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운 좋게 수문장 교대식 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고 근정전 앞 죽 늘어선 돌들 앞에 서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중전마마 머물던 교태전, 대비가 머물던 자경 전을 돌아보는데 담벼락이 예쁜 꽃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꽃들이 있는지 정말 몰랐네요. 멋들어진 작은 기와집이 그 시절의 굴뚝임을 알고 옛 분들의 예술성에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미로처럼 이어져있는 궁궐의 구석구석을 돌다보니 궁중 음식을 만들던 소주방 옆에 생과방이라는 다과를 만들던 방을 지나게 되었는데 귀한 다과를 맛보기위해 늘어선 줄이 엄청 길었지만 오늘만큼은 꼭 엄마하고 차 한 잔을 마셔야겠다는 딸의 말에 우리도 그 긴 줄에 합류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수라간 나인들이 서빙해주는 데 TV에서나 보던 그 옷차림을 눈앞에서 보니 신기했습니다. 예쁜 사기잔의 한방차에 먹기 아까울 만큼 예쁜 다과를 먹으니 더 맛있었습니다. 줄을 선 보람이 있었네. 이런 건 사진을 남겨야해. 여기저기 셔터 누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생과방을 나서 연못이 멋진 경회루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산이나 바다도 많은 힐링을 주지만 이렇게 옛 궁궐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많은 힐링이 되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모처럼 예쁜 딸 덕분에 왕비가 된 기분으로 흡족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고맙다. 우리 예쁜 딸 ...........more4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7 입동무우 속에 도마질 소리 꽉 들어찼다배추꼬랑이 된장국 안에 달큰해졌다어둔 부엌에서 어머니, 가마솥 뚜껑 열고 밥 푸신다김이 어머니 몸 뭉게구름 둘렀다 우리는올망졸망 둘러 앉아 한대접씩 차례를 기다린다숟가락 한번 들었다 놓고 젓가락 줄 맞추고크고 둥그런 상에서 가만히 기다린다근데 오늘 저녁은 왜 이리 더디냐현관 문 찰칵 열리며 찬바람 휘이익 들어오고다녀왔습니다 외치며 아이가 따라 들어선다 그때주방 김 말끔히 걷히자 거기, 아내가 구부정이 서서등 보이며 압력솥 뚜껑을 열고 있다이면우 시인의 <입동>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꽁지 따라찬바람이 휘이익- 하고 따라드는 절기, 입동입니다.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고두툼한 이불 속에서귤 까먹는 재미가 있는 계절,고향집의 뜨끈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겨울이 시작됐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7 어느 날어느 날 tv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연예인을 보았습니다.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고 아이들 밥 먹이고 옷 입히고 늦지 않게 아이들 등교시키고 쉴 틈 없이 하루를 보내는데 마치 옛날에 저의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 그때는 정말 눈뜨면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아이들 깨워서 씻기고 밥 먹이고 유치원가방에 도시락통과 물 챙겨놓고 한명은 안고 한명은 손잡고 등교시키고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면 오전은 순식간에 지나갔지요. 점심으로 한술 먹는 둥 마는 둥 아이들을 다시 하교시키고 집에 와서 아이들 씻기고 책 읽고 공부시키고 저녁이 되면 남편이랑 같이 빨래를 개고, 청소도하고 밀린 집안일에 10시가 되어서야 모든 게 끝났습니다. 직장생활 힘들다 힘들다 해도 육아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고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눈도 붙였으니까요. 그렇게 12시가 되어서야 겨우 씻고 자고 일어나면 다시 또 그렇게 두 남자아이들을 키우고..., 주변에서는 힘들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할 때 다 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실 때 정말 이게 행복일까? 느끼지 못했는데 맞아요. 지나보니 그때가 너무 행복이었네요. 아이들의 웃음을 보면서, 그리고 엄마가 전부라며 안아달라고 하던 그 조그만 아이들은 훌쩍 저보다 더 커버렸습니다. 사춘기라 예민하고 밥도 잘 안 먹고 얼굴엔 여드름이 가득합니다. 제가 잔소리라도 할라치면 피곤하다고 방에 들어가 버립니다. 아이들이 낙엽을 주워주며 엄마선물이라고.. 그러던 어린아이는 지금 청소년이 되었지만 다시금 그때 생각을 떠올리니 무척 행복했습니다. 벌써 가을이 깊어지는 달. 육아로 고생하는 엄마들에게 힘내라고 하고 싶네요. 아이들이 안아달라고 하는 그 순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고요. 이제는 저보다 크고 힘이 세서 제가 안아준다고 하면 ‘아니 내가 엄마를 업어줄게’ 하고 지금은 저를 가뿐히 업어주네요. 행복합니다. 그때도 지금도.....more4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6 결세상에는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깃털 같은 마음으로사막에 집을 짓는 건축가도 있다눈빛 속에 사람을 심는 예술가도 있다태어나서 무엇을 그렇게 생각하는지어디든 지붕만 얹으면 살아나는 것이 집이라며물이 물결을 만들듯이나무가 나뭇결을 만들듯이결이 보일 때까지 느긋하게 살면서사람결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지붕 고치듯 마음만 고치면몇백년을 훌쩍 넘긴 마음도 가질 수 있다이사라 시인의 <결>각박한 세상이라고들 말하지만그 속에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많습니다.더 고운 마음을 갖기 위해 날마다 마음을 고치는 사람들,따뜻한 시선을 갖기 위해 눈동자에 사람을 담는 사람들,마음결을 다듬고 다듬는 사람들이아직도 우리 곁에는 많이 있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09, 20202020/11/06 착한 운전자왕복 100KM를 매일 출퇴근 하다 보니 익숙한 몇몇 차량을 그 시간대에 만납니다. 그중에 유난히 눈에 띄고 저를 반성하게 만드는 차가 있습니다. 얼굴을 본 적도 이름도 모르지만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사무실에 거의 도착할 무협 전 우회전을 그 차는 직진을 합니다. 아마도 저보다 더 멀리 출근을 하는 듯합니다. 어디서 오는 걸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나이는 어떻게 될까? 여자일까, 남자일까? 등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사무실 도착과 함께 그 궁금증은 멈춥니다. 이튿날 또 그곳에서 그 차를 보았습니다. 그날은 나란히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듯 평행선을 달렸지요. 옆모습이라도 볼 수 있을까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간발의 차이로 신호가 바뀌었습니다. 영화나 TV 드라마처럼 일부러 부딪쳐 볼까? 평소 궁금증을 참지 못해 바로바로 찾아보고 물어보는 저지만, 왠지 끝까지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첫사랑의 행복한 기억을 끝까지 간직하고 싶은 여인네처럼....그 차는 서두르는 법이 없습니다. 일정한 속도에, 추월도 중장비차량이 갈 때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습니다. 시골길이 나와도 신호등을 잘 지킵니다. 사람의 뒷모습으로 그 사람의 많은 것을 판단하고 성품을 짐작하듯 운전하는 습관을 보니 반듯한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운전습관을 뒤돌아봤습니다. 때로는 신호도 무시하고 속도위반을 하여 범칙금을 납부하기도 했지요. 누군가가 저처럼 운전자가 어떤지 평가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한 번도 본적도 이름도 모르지만 제게 교통법규를 준수하여 착한 운전을 하도록 해준 그 운전자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more4minPlay
November 06, 20202020/11/05 고양이 집사저녁이면 마당으로 들어서는 길고양이가 있다하루 일 마치고 퇴근한 가장처럼대추나무 밑에 앉아 느긋한 얼굴로 식구들을 쳐다본다호랑이 무늬 연한 갈빛이 곱기도 한 고양이표정도 유순하고 귀여운 녀석누군가는 먹이를 주면 절대로 안 된다고 하고누군가는 먹이를 주면 친구도 될 수 있으리라 말한다고기 냄새 풍기며 저녁을 차려 먹는 날이면고양이가 야외 테이블 가까이 다가와 우리의 입 쳐다보기도 한다기대하는 눈빛과 망설이는 눈빛이 마주치면고양이는 몇 번씩이나 눈을 감았다가 뜬다빈집일 때가 많은 하마실 하얀 집내가 항상 이 집을 지키고 있어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한 간절한 눈빛어쩌면 이 집은 오래도록 제집이었는지도 모른다밤마다 길거리 생활에 지친 몸 누이며적막한 집안에 온기를 들이는 고양이큰 소리로 쫓아도 고양이는 쉬이 물러서지 않는다녀석의 이름을 당글당글 여문, 대추라고 불러주어야겠다함순례 시인의 <고양이 집사>날씨가 많이 추워져서길고양이들이 어디서 추위를 피하고 있으려나...걱정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누군가는 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냐고 하지만길고양이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이지요.길 위를 떠도는 가여운 동물들을사랑하지 않더라도 미워할 것까지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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