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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October 29, 20202020/10/26 행복은 남이 아닌 내가 만들어야나이를 먹고 나니 손주들도 혹 집에 들리더라도 인사만 잠깐하고 제가 하고 싶은 놀이에만 열중 합니다. 어릴 때는 손을 잡고 놀이터에 가 그네 밀어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는데 이젠 놀이터는 아예 갈 생각은 않고 동네 아이들과 금 새 친해져 노는데 정신을 쏟고 있으니 손주인지 잠깐 지나다 들린 이웃 아이인지 모를 일입니다. 손주는 여섯이나 되나 어느 하나 이 할아버지를 즐겁게 해 주는 아이는 없으니 일상에 즐거운 일이 없어 우울 할 수밖에 없어 이 우울 증세를 한방에 깨칠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나의 취미는 산악회 회원들과 등산을 한 뒤 아이스박스에서 꺼낸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하며 우울을 단숨에 날려 보내는 일인데 요즘엔 그도 쉽지 않으니 마음이 우울할 때면 수석을 주어 옵니다. 그 돌을 마당 구석에 수집해 놓았다가 탑을 쌓는데 쌓다보면 무너지고 쌓고 하며 우울함도 날려버리고 몰입 하게 됩니다. 아침엔 언제 오전이 가는지도 모르고, 오후엔 언제 노을이 지는지를 모릅니다. 그런데 설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탑이 허물어 질 때는 실망이 다소 크지만 완성이 되어 맘에 드는 탑이 우뚝 설 때는 어떤 것보다 근사한 선물이 됩니다. 사진을 찍어 아는 벗들에게 카톡으로 날리면 칭찬을 하거나 좋은 취미를 가졌다고 부러워하는 댓글이 올라오는데 그럴 때면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합니다. 전에는 며느리. 사위. 손주들의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렸으나 요즘은 보고 싶거나 궁금하면 먼저 카톡을 하거나 전화를 겁니다. 그런데 돋보기를 써가며 안부를 어렵게 보내면 그 응답이 "넹" 1자 뿐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저희는 잘 있구요 코로나19예방을 위해 마스크 꼭 쓰세요" 등인데 말이죠. 만사는 명예와 부 보다는 지금이 즐거워야 행복이 아닐까요? 행복은 먼데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니 본인이 만들어나가야 하겠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뒷방 늙은이가 되거나 야단만 치는 꼰대가 되지 말고 이젠 말하기 보다는 주로 묵묵히 듣고 배우는 뉴올드맨(New old man: 의식 있는 젊은 노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more5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5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5 비워내기아침에 긴팔셔츠를 입고 나섰는데 쌀쌀한 기운이 훅 들어와 깜짝 놀랐습니다. 출근이 바빠 그냥 그대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퇴근할 땐 괜찮겠지..했는데 낮에도 바람이 제법 불더니 퇴근길 이젠 겉옷이 필요하구나, 더 따뜻하게 입어야겠구나 싶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내게는 어려운 일, 힘든 일, 그래서 미루고 미루던 일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옷장정리. 옷장 문을 열고 여름옷들을 다 쏟아내고, 꽁꽁 담아뒀던 옷들과 자리를 바꾸는데..나는, 내가 까만 바지가 이렇게 많은 걸 갖고 있었나? 싶습니다. 매일 입을게 없다고 고민했었는데.. 맞다! 이것도 있었지~!하는 옷들이 이렇게 많은 건지..텍을 뜯지도 않은 것도 몇 개나 있습니다. 그리고, 살 빼고 입어야지, 이상하긴 하지만 새 옷이라 아까우니까, 좀 낡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옷이니까, 나름 비싸게 산거라 아까워서 ....여러 가지 이유로, 아니 핑계로 쌓아뒀던 옷들을 과감히 버리려고 커다란 비닐 봉투에 넣었더니, 한 봉지 가득입니다. 대충 정리를 해놓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그때는 지난주에 대충 한 아이들 옷도 다 정리하고, 내 것도 한 번 더 비우고 해서, 좀 널 널하고 여유 있는 옷장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옷뿐만 아니라 온갖 물건들이 가득한 우리 집. 열심히 비워내 봐야겠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분명히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문득 정신차려보니 가을의 한복판에 서있습니다,....more3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4 휘어진 길 저쪽세월도 이사를 하는가보다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시간과 공간을 챙겨기쁨과 슬픔, 떠나기 싫은 사랑마저도 챙겨거대한 바퀴를 끌고어디론가 세월도 이사를 하는가보다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기억 속에는 아직도 솜틀집이며 그 옆 이발소며이빨을 뽑아 지붕 위로 던지던 기와의 너울들마당을 지나 아장아장 툇마루로 걸어오던햇빛까지 눈에 선한데정작 보이는 것은 다른 시간의 사람들뿐저기 부엌이 있던 자리지금은 빌라가 들어선 자리그 이층 베란다쯤 다락방이 있던 자리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가슴에 초승달처럼 걸려몇 년 만에 아기를 업고 돌아온 고모와고모를 향해 소리를 지르던 아버지는말없이 펌프질을 하던 할머니는그 마당 그 식솔과 음성들 그대로 끌고모두 어디로 갔을까낯설어 더 그리운 골목길을 나오는데문득 내 마음속에 허공 하나가 무너지고 있었다허공의 담장 너머 저기휘어진 골목 맨 끝기억의 등불 속에 살아오르는 것들오, 그렇게 아프고 아름답게 반짝이며살고 있는 것들권대웅 시인의 <휘어진 길 저쪽>세월 가는 속도만큼이나골목이 변하는 속도도 빠르죠.오래 전 살던 곳을 가보면기억 속에 집과 가게들은 온데간데없고대부분이 낯선 것들뿐입니다.추억은 여기 있는데 세월은 어디로 간 건지..세월은 주소도 남겨놓지 않고 떠났습니다....more4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4 정중히 사과합니다.예배 중에 언니로 부터 전화가 두 번이나 왔습니다. 무슨 일이든 바쁠 것 없는 언니가 어지간히 급했나 봅니다. "실경 씨가 간에 이상이 있어 입원해 있는데 병원비가 없어서 퇴원을 못하고 있다며, 돈을 좀 빌려 주던지 아니면 돈 대신 건고추로 주면 안 되겠냐 하네. 그러니 내가 50만원어치 고추 값을 보내니 너도 건 고추를 50만원 어치 사는 것으로 하고 먼저 50만원을 보내라.“ 실경 씨는 우리 밭 건너편에서 남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짓는 분입니다. 얼굴도 몸도 자그마한 그 아내는 온 몸에 섬유종이 퍼져 한 여름에도 짧은 팔, 짧은 바지를 못 입는다 했습니다. 이런 실경 씨 부부와 알게 된 것은 10년 전 우리 부부가 농사 생 초보 때 먼저 손 내밀어 도와주신 분입니다. 정말 낫 놓고 ㄱ자도 모르면서 남편이 땅만 보며 애꿎은 담배만 피워 댈 때 뛰어와 이것저것 도와주었고 지금도 답답하면 "실경아~~"라고 큰소리로 동생 부르듯이 부르면 한걸음에 달려와 해결사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아파 입원했는데 퇴원비가 없어 퇴원을 못한다니 참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었습니다. 퇴근 한 남편 식탁에서 실경 씨의 얘기를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이 쑤시게도 10번 이상씩 쓰는 남편, 그젠 며칠 째 쓰던 마스크를 버렸다고 대판 싸웠기에 기대라곤 눈 꼽 만치도 안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러니까 고추 팔아주고 100만원만 주면 되는 거여?" 그러더니 "아니다, 전화 해봐" 그래서 실경 씨에게 전화를 해 남편을 건네주니 "실경아~ 형아다. 그래 어디가 어떻게 아프노? 병원비는 걱정 말고 치료나 잘 받아라. 병원비는 형아가 책임질게" 하는 겁니다. 세상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막 쳤습니다. 양말뿐만 아니라 신발도 기워 신는 사람이 기절초풍할 일이었습니다. 이때까지 40년 동안 속으로 욕하고, 밖으로 흉 본 수십 가지를 사죄하고 싶습니다. ‘여보 미안해요.’...more4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3 누락어디서 빠져나왔을까아침에 방을 쓸다가 빗자루에 걸려뒹구는 나사 하나주방에서 발견된 쇠붙이팥알만큼 작지만아무래도 위험한 누락전기밥솥의 수상한 밑창에도싱크대의 경첩에도빠진 구멍이 없는데누가 나를 찾았을까내가 외출하고 없는 동안빈 아파트에서 울렸을 전화벨 소리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시간에나는 빠져나왔을까시내버스에 앉아서휴대폰을 귀에 대고 껄껄거리는낯선 사내의 뒤꼭지를 보다가문득 퓨즈가 나가버린내 기억의 나사 하나를 들고고개를 갸웃거리는엘리엘리 나의 하느님강인한 시인의 <누락>나사가 빠져버리 듯자리에서 사라져버린 기억들이 있어요.‘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그때 그 얘기가 왜 나왔지?’빠져버린 기억의 나사를 들고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있습니다....more3minPlay
October 28, 20202020/10/23 면도기면도기를 15년째 사용 중이라 영 시원치가 않은데 아내가 전기면도기를 사왔습니다. "아니, 아직 쓸 수 있는데 왜 사왔어?" 그러자 "당신 면도기 이제 수명 다 돼서 불편하잖아. 이 면도기 성능이 그렇게 좋대 한 번 써봐." 아내의 말대로 부드럽게 잘 깎기고 깔끔하게 면도가 되었습니다. "당신 이거 꽤 많이 줬겠는데 얼마나 줬어?" 물으니 ‘얼마 안 하는 싸구려야.’ 얼버무립니다. 인터넷으로 모델명을 검색해 봤더니 고가의 면도기였습니다. "아니 이런 비싼 면도기를 왜 사왔어! 이렇게 비싼 줄 알았으면 면도 안 하고 환불 받는 건데.‘ 하지만 아내는 웃으면서 "당신에게 좋은 면도기 하나 선물 해 주고 싶었어." 그런데 저는 고맙기는 커녕 "선물은 무슨!! 당신이 돈 관리 한다고 그게 다 당신 돈이야? 내가 여태껏 회사에서 뼈 빠지게 번 내 돈이지? 내 돈 가지고 지금 생색내는 거야?!" 라며 아내를 면박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도 서운했는지 "날 위해 쓴 것도 아니고 당신 위해서 사온 건데 그게 그렇게 잘못됐어?" 하며 안방 문을 쾅 닫아 버립니다. 저도 속상해서 소파에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내가 밥 먹자고 깨웁니다. 많이 속상했을 텐데도 밥을 차려준 아내에게 괜시리 미안한 맘이 들어서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있는데 아내가 "여보 미안해, 당신이 그렇게 나올 줄 몰랐지..그런데 어떡하겠어? 이미 사온 건데 그냥 기분 좋게 써! 다음에는 절대 당신하고 상의 안하고 비싼 물건 안 살 테니까." "그..그래. 앞으로 너무 비싼 물건 사지마..돈도 쪼들리는데" 무뚝뚝한 제 성격에 부드럽고 좋은 말을 하고 싶은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겨우 이렇게나마 얼버무리고 화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잠이 안 오길래 거실에 나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아내에게 아무것도 잘 해준 것도 없는데도 아내는 항상 나를 먼저 위했는데...받기만 하면서도 늘 투정이었으니 참 못났다 싶습니다. 그래서 몰래 꿍쳐둔 비상금으로 아내를 위한 좋은 건강식품을 선물 했습니다. "뭘 이렇게 비싼 걸 사왔어?’ 하면서도 내심 기분 좋아하는 아내를 보니 제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너무 투정만 부렸지? 이제 당신 생각 많이 하며 살도록 노력할게...여보 사랑해.‘...more4minPlay
October 23, 20202020/10/22 지나가는 바람그때 난 인생이라는 말을 몰랐다인생이라는 말이 싫었다어른들 중에서도 어른들이나 입에 달고 사는 말이거나어쩌면 나이들어서나 의미를 갖게 되는 말인 줄로만 알았으며나는 영원히 그때가 오게 되는 것인 줄도 몰랐다그런데 오늘 나한테 인생이 찾아왔다굉장히 큰 배를 타고 와서는많은 짐들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이제 앞으로는 그 많은 짐들을 짊어지고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나하나 풀어봐야 한다고 했다좋은 소식 먼저 들려줄까안 좋은 소식 먼저 전해줄까언제나처럼 나에게 그렇게만 물어오던 오전 열한 시였는데예고 한 번 없이 인생이 여기 구석까지 찾아왔다이병률 시인의 <지나가는 바람>20년 내지 30년..살아온 날이 짧아서인생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느껴지던젊은 시절도 있었는데어느 새 돌아보니 인생 한복판,아니 끄트머리에 서있는 듯 합니다.짐이 무겁고, 져야할 책임은 많지만나의 인생길을 걸어가봅니다.걷다보면 쓴맛 사이, 인생의 단맛도 느낄 수 있겠지요....more3minPlay
October 23, 20202020/10/22 시를 읽는 남자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러다 이상하게 부부싸움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남편이 취미생활도 친구들 만나는 일도 제대로 못하니까 스트레스가 쌓이는 지 집에서 갑자기 말이 많아졌습니다. 남편이랑 사는 게 아니라 마치 수다스러운 여고동창생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나는 반대로 생활의 리듬이 깨져서 예민해 있는지라 말하기가 귀찮아졌습니다. 남편은 대꾸를 제대로 하지 않는 나에게 자기 말을 무시한다고 화를 내고 나는 말이 많은 남편 때문에 피곤해서 어디 조용한 곳으로 달아나고 싶습니다. 때마침 전화를 한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친구도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 자기 집은 T.V 리모콘 쟁탈전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답니다. 친구는 한 트로트 대회에서 진을 한 가수의 노래를 들어야 사는 맛이 나고 남편은 시사 프로를 보며 감 놔라 대추 놔라 참견을 해야 사는 맛이 난다는 겁니다. 나는 우리 집 창고에 먼지 뒤집어쓰고 있는 TV한 대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친구는 ‘시집을 서 너 권사서, 네 남편에게 주고 말하고 싶을 때마다 큰 소리로 시를 낭송하라고 하면 어떨까?’ 합니다. 서로 해결방법을 준 셈이죠. 나는 당장 책방에 가서 시집 3권을 샀습니다. 김 소월, 로버트 브라우닝,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시를 읽는 남자, 정말 멋지지 않아? 틀림없이 낭만적인 프랑스 배우 같을 거야“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남편이 이제는 사슴 눈빛을 하며 사를 읊고 다닙니다. 스스로 격상된 기분을 느끼는 듯합니다. 어찌되었건 난 편해졌습니다. 친구 역시 내가 보낸 T.V를 안방에 놓고 마음껏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우울한 코로나시대를 견딘다고 합니다. 남편 역시 거실에서 큰소리로 감 놔라 대추 놔라를 하며 정치 참견을 하고... 식사 때마다 주방 식탁에서 만나면 이제는 반갑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우리남편은 지금도 시를 읇고 있습니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more4minPlay
October 22, 20202020/10/21 해거리고구마 캐는 날하늘 한번 보고윤슬 반짝이는 잔잔한 바다에 홀려서툰 호미가 게으름을 부린다이 늦은 가을밭고랑 가장자리 철없는 배나무가지마다 봄이 한창이다지금 꽃피면 내년 봄엔 어쩌나친정아버지 언제 곁으로 오셨는지“놔둬라 해년마다 잘 따먹었응께내년 한 해 푹 쉬라고”김지란 시인의 <해거리>늘 잘 해왔어도한 번 못하면‘왜 못 해’라고 말하는 우리...‘쉬어가도 괜찮아’ 라고 얘기하는따뜻함을 배워야할 것 같다 싶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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