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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September 17, 20202020/08/26 김치와 할아버지대학 자취할 때, 싼 방을 찾아 간 집은, 마당엔 가지만 앙상한 나무 몇 그루와 국화꽃이 핀 작은 화단, 그리고 수돗가가 있는 그런 허름하지만 아담한 한옥이었습니다. 본체에는 할아버지가 혼자 사셨고, 그 옆으로 길게 늘어선 방 한 칸을 제가 썼습니다. 가끔 부엌에서 딸그락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이사 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할아버지의 모습이 안 보입니다. 하루는 골목길에서 흰 내의 차림으로 담배꽁초를 줍고 게시는 할아버지 모습이 보여서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고는 들어왔는데 그 다음 날, 도둑이 들었습니다. 훔쳐 갈 만한 것은 없었지만 누군가 내 소중한 것을 침범하였다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잃어버린 것이 없나 살펴보았는데, 돼지저금통에 든 동전 몇 개마저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녁을 하려고 냉장고를 열어 보았더니 어머니가비닐봉투로 싸둔 빨간 김치 통이 안 보였습니다. 할 수 없이 밖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할아버지가 제 것과 똑같은 빨간 플라스틱 김치 통을 설거지 통 속으로 얼른 감추시며 저를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저도 당황스러워서 후다닥 집 안으로 들어갔지요. 그리고 창밖으로 할아버지 모습을 보는데 노을이 지는 오후, 마루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내십니다. "왜 혼자 사세요? 자식이 없으세요?" 돌김 한 봉지를 갖다 드리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들이 방 얻어 줘 놓곤 연락이 안 되야, 몇 년 되았지," 눈시울이 붉어진 할아버지는 이내 고개를 떨구셨습니다. 그 이후 저는 종종 할아버지와 애기도 나누고 할아버지 댁에서 밥도 같이 먹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무슨 애기를 할 때마다 꽁초를 꺼내 피우시는데 할아버지는 담배가 유일한 친구인 듯 했습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선물을 드렸습니다. '방학이라 집에 갔다 와야 해요. 할아버지 꽁초 주워 피우지 말고 이거 피우세요." 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 할아버지는 안 계셨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최소한의 봉양의 도리를 지키는 것도 어려워져만 가는 지금,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담배를 태우시던 흰 내의 차림의 할아버지가 떠오릅니다.....more5minPlay
September 17, 20202020/08/25 바닷가에서 보낸 한 철지구는 외로운 섬우주는 드넓은 바다낮과 밤으로밀물 썰물이 오가는 섬에서 태어난우리는 모두 섬사람지구섬에서 출항한 탐사선들달섬은 토끼도 없는 무인도였다불섬에서는 물의 흔적이 발견되긴 했으나소라게 한 마리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태양계라는 이 대양에서외로운 섬사람들은 우리뿐인가우리는 아직 이 대양 밖을 나가진 못한다우리는 우리가 그립다수평선 너머엔다도해가 펼쳐져 있는지도 모른다우리 섬만 외따로 떨어져 있는 건 아닌지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섬들을 보라가끔 외계의 섬에서 온배를 봤다는 사람도 있지만아직 그 배의 갑판에서 오후를 보내진 못했다내 마음의 만(灣)에정박해 있던 푸른 배 한 척멀리 떠나 버린 뒤바닷가 벤치에 앉아서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곤 한다소인은 해당화가 되어 주려나바다로 가지 못한 채모래 위에 핀,한 생의 해당화발을 딛는 곳마다 바닷가불어오는 우주의 바람이 차겁다현택훈 시인의 <바닷가에서 보낸 한 철>바닷가 수평선을 바라보며저 바다 끝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다.이곳에서는 나 혼자이지만저 바다 너머에는함께 할 친구가 있지 않을까...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그리워한 적이 있지요....more3minPlay
September 17, 20202020/08/25 호호 할머니 우리 엄마우리 집엔 호호 할머니가 되신 엄마가 계십니다. 어릴 적 엄마는 집에서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루 중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밭에서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우리 집에는 대학생 오빠, 언니들과 그리고 고등학생 언니, 그리고 제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엄마는 한 푼이라도 돈을 만들기 위해 일을 하시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와 보낸 시간보다 언니들과 보낸 시간 들이 더 많았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힘겹게 고된 삶을 사셨고 그 덕분에 오빠와 언니들은 모두 사회에서 필요한 자리에서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언니, 오빠들은 다 잘되었는데 오랜 세월을 힘겹게 보내신 엄마는 건강이 너무도 안 좋으십니다. 혼자 한 발자국도 내 딛기가 어려우시고 모든 일상생활을 혼자 하지도 못하십니다. 마치 세살 아기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 하십니다. 호호 할머니 우리 엄마는 몸에 상처가 나 피가 흐르는 것도 인지를 못하십니다. 상처가 난 엄마를 소독해드리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드리는데 언니도 나도 하염없이 눈물을 흐릅니다. 인생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떤 분들은 인생은 아기로 태어나서 다시 아기로 돌아간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엄마는 우리들 얼굴만 기억하십니다. 그래도 감사한건 우리들을 잊지 않고 계신 겁니다. 엄마가 가장 행복해 하실 때는 맛있는 음식을 드실 때인데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정말 맛있게 드십니다. 하지만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엄마의 상태가 안 좋아지십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릅니다. 엄마가 우리 곁에 계실 때 엄마 얼굴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내 마음속에 많이많이 담아두어야겠습니다. ‘엄마 더 나빠지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요.’...more4minPlay
August 24, 20202020/08/23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August 24, 20202020/08/23 열정 만수르저는 약국에서 일합니다. 그런데 갑자기‘이게 뭐 게요?’하고 묻는 나의 고용주 약사님. 'number two넘버 투? 2인자? 아님, 뭐지?' 잠깐 동안 머릿속이 하얘졌다 복잡해졌다 하는데..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응가!' 하고 답을 말하는 약사님. ‘응?’ 하고 의아해 하는 나와는 달리 재미있다는 듯 설명하는 약사님. 엊그제 설치한 영어공부 어플에서 배운 참신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답을 말하고, 설명하고 재밌다고 싱글벙글하며 공부를 이어가는 약사님. 참 열심이다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자공부해서 한문으로 된 책을 읽어보고 싶다며 4급부터 시작하더니 1급을 절반정도 공부하고 있었는데.. 또 그 전엔 독서에 꽂혀서 단테 신곡,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같은 것도 읽고,..서양미술사라는 엄청난 두께의 책도 읽고 그랬습니다. 또 언젠가는 운동을 해야겠다며 틈틈이 팔 굽혀 펴기를 하루에 100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150개했다 보고인지 자랑인지도 하고...암튼 대단히 열심이신 분입니다. 끝까지 쭈우~~욱 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도 두 달 여 만에 열권 정도 읽어내고, 한자도 한 달 여 만에 천자 넘게 익히고, 운동도 두 달 넘게는 한 것 같고..확실히 작심삼일보다는 오래하는 거 같습니다. 뭐든 참 잘 시작 하는 분이랄까요? 나는, 꾸준히 할 것이 걱정되고 미리 안 될 거라, 못할 거라 생각해서 시작이 쉽지 않은데...지금도 어플 다운 받아놓긴 했는데, 저렇게 열심히 할 엄두가 안 나서 아직 한 번도 실행해보진 않고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저런 친구가 옆에 있었으면 나도 덩달아 열심히 했겠다 싶은데.... 열정 만수르 약사님과 일하며, 내게도 그 열정의 불꽃이 일기를 바랍니다....more4minPlay
August 24, 20202020/08/22 길에게 길을 묻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August 24, 20202020/08/22 매미가 줄었대요.새벽부터 매미 우는 소리가 가까이서 크게 들립니다. 부엌 쪽 방충망에 아슬아슬하게 달라붙어 날개를 떨며 매~앰앰맴 소리 내고 있습니다. 17년 동안 땅 속에 있다가는 나와서 2주 정도 살다가 가는 매미 소리는 짝짓기를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라고 하더라구요. 매미의 이러한 삶을 생각하니 결코 그 소리에 짜증을 낼 수 없었습니다. 신문을 보니 긴 장마 탓에 개체 수가 줄었다고 하죠. 보통 매미는 6월 말부터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7월이면 성충들이 활발히 울며 짝짓기를 해야 하는데 올해는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다는 겁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성충이 되지 못하고 쓸려간 유충도 많고 습기 때문에 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일에 실패한 개체도 많을 것이라 추측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제가 국민 학교 때는 여름방학 숙제로 식물채집, 곤충채집이 있어 들로 산으로 친구들과 엄청 돌아다녔습니다. 여학생은 식물채집, 남학생은 곤충채집을 하는데 방학이 시작되는 날부터 우리들 세상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잠자리채를 쉽게 살 수 있지만 우리 때는 대부분 직접 만들어야 했습니다. 망으로 쓰기에는 모기장 쪼가리가 딱 좋은데, 여간 귀한 게 아니었지요. 긴 나뭇가지를 이용해 엉성한 잠자리채를 만들어 날개 있는 곤충을 잡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장마가 지나고 매미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면 본격적인 곤충채집에 나섰는데 10종이 넘는 곤충을 다 잡으려면 2~3일은 쏘다녀야 했습니다. 채집 연,월,일,시와 학년, 반, 번, 이름을 쓰고 교본을 만들어 개학하는 날 가져갔죠. 지금처럼 방학에 학원에 다니던 때가 아니라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시골 외갓집에도 가서 감자, 옥수수 쪄먹으며 사촌들과 물장구치며 놀고 더우면 근처 하천에서 새우, 가재 잡는 게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수영하고 나와 배가 출출해지면 수박, 참외 서리를 해서 먹고는 36계 줄행랑을 치기도 하던, 마치 엊그제 같은 그 시절이 마냥 그립기만 합니다....more4minPlay
August 24, 20202020/08/21 길에게 길을묻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August 24, 20202020/08/21 명품 숲에서 길을 찾다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이 길로 가면 백덕산을 넘어 평창으로 연결된다는데. 옛날엔 이 길로 버스가 다녔다는데. 도로 상태는 어떨지, 승용차로 갈 수는 있는지. 가다가 길이 끊기 지나 않을지, 그러다 마침내 용기를 냈습니다. 길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굽은 길이 많아졌고 산은 점점 깊어만 갔습니다. 그에 비례해 주변의 숲은 더 울창해졌고 공기는 쾌적했습니다. 칡꽃의 달 큰 한 향이 코로 들어왔고 지는 싸리 꽃은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소나무는 더 빼어난 자태를 뽐냈고 낙엽송의 진한 녹색은 푸르기만 했습니다. 드디어 정상 고개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낡고 희미해진 이정표와 허름한 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부서질 듯 보이는 숲속의 나무집은 아마 옛날 42번국도 횡성의 안흥과 평창의 방림 경계에 세워진 유일한 집이었을 겁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화전민들이 쉬던 곳. 아마 주막과 매점의 역할을 하던 곳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해발 800미터의 고개 정상에서 길은 네 갈래로 나누어졌습니다. 북쪽으로는 태기산, 남쪽으로는 백덕산, 동쪽으로는 평창 방림 면 운교리, 서쪽으로는 횡성 안흥의 상안리 명품 숲. 새로운 길을 다녀왔다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애초에 없던 길도 누군가가 지나가면 길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다니지 않으면 있던 길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떤 길을 만들어야 할까?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면 될까?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말과 글로? 열심히 취미활동에 매진해서? 건강하게 살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따져보니 그게 결국 나를 위한 길이지만 또한 남을 위한 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more4minPlay
August 24, 20202020/08/20 길에게 길을묻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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