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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ugust 10, 20202020/08/09 모정의 세월엄마가 점점 말을 하지 않고 누워만 계시려합니다. ‘엄마 나가세요. 엄마 좋아하는 빵 사드릴게요.’ ‘싫다 싫여.’ 하십니다. 이유를 압니다. 아파 누워 있는 아들 보고 싶은걸 벌써 몇 달 째 코로나로 아들 있는 데를 가질 못하고 있는 게 그 이유입니다. 아들이라고 하면 엄마의 막내아들 광식이.......어쩌면 지금도 그 아들을 잊지 못하고 아들 아들 하시는지.........광식이는 잘 있답니다. 물론 척추질환이 도지곤 한다지만 그거야 어쩔 수가 없는 일이고 그래서 이제 그 아들 걱정은 그만 하라고 잊어버리시라 하여도 어머니는 일 년에 두 번은 꼭 아들 있는 미국에 가야 하는데 지금 어떻게 예전처럼 그렇게 갈 수가 있겠어요? ‘돈이 없을 텐데..’ 쉰이 다 되가는 아들 돈 없을 것이라 걱정하는 일흔 넘기신 어머니의 걱정을 누가 말릴까요. 화상전화를 연결시켜드리고 아들 얼굴 보고나신 후에야 그 제서야 밥을 드시는 어머니.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아들 손잡아보고 얼굴 쓰다듬을 그 날이 와야 어머니 병도 말끔해지실 것 같습니다. ‘빵 먹을래..’ 아이처럼 빵 드신답니다. ‘국수 한 그릇 말아다오.‘ 빵 드시고 나서 국수 그 다음은 제가 자알 알지요 둘둘 셋으로 타서 드시는 양촌리 커피. ’아들이 그리도 좋아요 어머니?‘ 딸이 그렇게 애원해도 안 드신다고 하시더니 아들 얼굴 한번으로 만사 해결되는 어머니. 고이고이 사랑으로 싸인 모정이겠지요?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아지지 않을까 싶으네요....more4minPlay
August 10, 20202020/08/08 길에게 길을 묻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August 10, 20202020/08/08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어요.근 20여년 가까이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다가 근처 유치원으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순환 등교를 하는 유치원은, 그럼에도 아이들 목소리로 북적북적 합니다. 초보인 제게 맡겨진 일은 아이들 수업에 쓸 재료를 자르고 붙이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드디어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었는데, 바로 강당에서 아이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는 거였습니다. 얼굴 가득 마스크를 쓴 터라, 손과 팔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페인팅이 전부였지만, 해본 적이 전혀 없는 저는 혹시라도 아이들이 어려운 그림을 그려달라고 할까봐 내심 조마조마했지요. “토끼 그려주세요” “고양이 그려주세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들이 팔을 내밀면 저는 순간 얼음이 되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그렸습니다. 하트와 튤립은 그나마 수월했는데, 사자나 펭귄이라도 그려달라고 할라치면 제 손은 얼음이 되고 맙니다. “선생님 펭귄 잘 못 그리는데 어쩌지?” “괜찮아요. 그래도 그려주세요” 떨리는 손으로 펭귄을 그리다보면 금세 낯선 동물이 아이들의 팔에 그려집니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이거 펭귄인데....” “이상하다, 원숭이 같은데요.” “그래, 그러고 보니 원숭이 같아 보이네...어쩌지? 선생님이 펭귄을 잘 못 그려서..”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지요. 저는 괜찮아요.” 미안해하는 저를 오히려 아이들이 위로를 합니다. 이제 막 일곱 살 된 아이들이 말이죠. “다른 것으로 다시 그려줄까?” “괜찮아요. 선생님. 저는 좋아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꾸벅하고 자리를 뜨는 아이들을 보는데, 왜 그리 울컥 하던지요. 마흔 넘어,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테지만 아이들이 해 주었던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어요.” 라는 말이 큰 위로로 다가오는 요즙입니다....more4minPlay
August 10, 20202020/08/07 나는 물고기에게 말한다그래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그래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을 때그래도 떠날 때는 내 돈을 모두 너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을 때그래도 너에게 단 한푼도 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을 때나는 촛불을 들고 강가로 나가 물고기에게 말한다물고기는 조용히 지느러미를 흔들며 내 말을 듣고만 있을 뿐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므로내 산을 모두 밭으로 만들어 너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을 때네 밭을 모두 산으로 만들어 내가 가지고 싶다고 말하고 싶을 때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이제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을 때기어이 인간을 버리고 혼자 울고 싶을 때나는 강가로 나가 물고기의 허리를 껴안고 운다침묵만이 그들의 언어이므로침묵 외에는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으므로정호승 시인의 <나는 물고기에게 말한다>하지 못한 말,해서는 안 될 말들이 가슴에 쌓이면자연을 찾아갑니다.자연은 어떤 말을 해도 다 들어주니까.끝까지 들어주니까.비밀을 지켜주니까.......more3minPlay
August 10, 20202020/08/07 언니를 이해하며며 칠 전 친정 엄마 생신이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외식하기도 그렇다고 언니가 음식을 해 올 테니 그냥 엄마 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음식은 언니가 해 온다니 나는 엄마에게 현금이나 드리자고 봉투를 준비해 갔습니다. 언니는 미역국에 잡채 불고기, 나물 세 가지, 생선까지 정말 진수성찬을 차려 왔습니다. ‘너는 뭐해왔어?’ 언니가 제 빈손을 보고 물었습니다. ‘응, 언니가 다 해온다기에 나는 그냥 엄마 용돈 준비했지.’ 라고 하니 ‘너는 자식 아니니?’ 하며 언니가 화를 냅니다. 아니 언니가 다 해 온다고 그냥 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기가 막혔습니다. ‘너는 언제나 그 모양이더라. 성의를 보여야지. 돈이면 다냐?’ 언니가 단단히 화가 났는지 제게 퍼 부었습니다. ‘언니가 그냥 오래매.’ 저도 언니에게 한마디 하니 ‘그냥 오라고 어찌 그냥 오니?’ 언니 말이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모르겠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속상한 마음에 그냥 집으로 왔는데 그렇게 먹은 게 체했는지 배탈이 나고 위경련이 나서 병원까지 다녀왔습니다. 정말 내가 너무 한 건가? 언제나 맏이인 언니가 음식을 준비하고 저는 주로 돈을 내는 입장이었는데 날씨가 더워서 언니가 이번에는 힘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언니한테 ‘미안해` 라는 전화를 해야 하는데 며칠이 지만 지금까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늘 언니에게 어려운 짐을 떠넘기고 막내라는 이유로 저는 그저 돈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니 언니가 그동안 많이 참은 거지요. 배앓이가 나으면 언니를 위해서 없는 솜씨지만 음식을 차려서 우리 집으로 초대해야겠습니다....more4minPlay
August 07, 20202020/08/06 농담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사랑하고 있는 것이다그윽한 풍경이나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종은 더 아파야한다이문재 시인의 <농담>좋은 음식을 먹을 때면집에 있는 아이들이 떠오릅니다.TV에 멋진 여행지가 나오면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가면 좋아하시겠다, 싶죠.제 몫의 행복을 먼저 챙기던 내가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는가족들의 행복을 먼저 챙기게 됩니다.사랑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깊어지는 듯 하지요....more3minPlay
August 07, 20202020/08/06 큰물이 휩쓸고 간 자리간밤에 큰 빗줄기가 유리창을 사정없이 때리더니 창문 너머에 펼쳐진 수변 산책로가 모두 물바다가 되었고 운동시설물도 물에 잠겼는데, 농구 골대만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여명과 함께 비가 잠잠해져서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어머나,’ 산책로에 잉어가 마치 멸치를 말리기 위에 펼쳐놓은 것 같습니다. 발을 어디로 디뎌야 할지 갈팡질팡하는데, 온몸이 움츠러듭니다. 그 동안 탄 천 냇물에는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었습니다. 그중에 큰 잉어보다는 징검다리 주변에서 치어들이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난리인지요. 큰물에 휩쓸렸다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웅덩이에서 파닥이고 숨을 헐떡거립니다. 마음으로는 얼른 구해주고 싶지만 너무 많다 보니 엄두가 안 납니다. 터덜터덜 걷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간밤의 청천벽력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뜨거운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오늘따라 비둘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무슨 잔치나 벌어진 것처럼 즐거운 포식을 하고 있습니다. 물속을 들여다보니 커다란 잉어가 다가와서 두리번거리는데,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어찌하겠는가. 큰물이 지나간 자리에 강아지풀도 툭툭 털고 일어나 꼬리를 흔들고, 나팔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나도 내년 봄에는 탄천 변에 꽃씨를 뿌려야겠습니다. 자연이 알려준 많은 것들을 마음속에 담으며 파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more3minPlay
August 06, 20202020/08/05 자화상무쇠 같은 꿈을 단념시킬 수는 없어서구멍난 속옷 하나밖에 없는 커다란 여행가방처럼종자로 쓸 녹두 자루 하나밖에 아무것도 없는 뒤주처럼그믐 달빛만 잠깐 가슴에 걸렸다 빠져 나가는 동그란 문고리처럼나는 공허한 장식을 안팎으로 빛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이 모두 외롭다는 것은 알았어도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산을 보곤 하는 것이 모두 외롭다는 것은 알았어도저 빈 잔디밭을 굴러가는 비닐봉지같이비닐봉지를 밀고 가는 바람같이 외로운 줄은 알았어도알았어도 다시 외로운,새로 모종한 들깨처럼 풀 없이 흔들리는외로운 삶은하수야 새털구름아 어디만큼 가느냐배거번드bagabond처럼 함께 흐르고 싶다만돌린처럼 외로운 삶고드름처럼 외로운 삶장석남 시인의 <자화상>홀로 길을 걷는데내 발자국소리가 너무 크게 들릴 때,텅빈 집이 그날따라 더 휑하게 느껴질 때,전화기를 들어도 달리 연락할 곳이 없을 때,사람은 심히 외로워지곤 하죠....more3minPlay
August 06, 20202020/08/05 삶의 길목에서지난 2월 몸 안에 종기가 생기더니 통증이 와 시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눈이 아파 안과에 다니게 되었고 그러면서 불면증도 오고 위가 너무 아픈 일까지 생겼습니다. 위내시경을 하니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갑자기 왜 이리 많은 병들이 한꺼번에 생겼는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가슴이 찢어질듯 아픈 걸 견디며 혼자 누워 있다가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주말부부로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더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야 불면증 두근거림 눈 건조 이 모든 게 갱년기 증상이란 걸 알았고 코로나로 인해 집밖에 나가지 못한 게 마음의 병으로 위장병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떻게든 빨이 나아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도 듣고 평소 보지도 않던 예능프로그램도 찾아 봤습니다. 한번이라도 더 웃어야 살 것 같아서요. 그리고 오래전 손을 놓았던 기타도 쳐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생이 집에서 새싹보리를 키워보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구요. 매일 아침 쑥쑥 올라오는 보리새싹을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흐뭇하다고...내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그 동생은 아파트 분리수거 날 플라스틱 하나를 가져와 깨끗이 씻은 뒤 키친 타올을 깔고 자기네 집에 있던 보리를 불려서 그 위에 갈아 주면서 2~3일만 지켜보라고 합니다. 물만 매일 충분히 주라는 당부를 하면서. 그런데 세상에나~하얗고 긴 게 꼬물거리고 나오더니 나중엔 초록의 싹이 나오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앞에 가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하는데...매일 바라보며 기분 좋게 살아서 그런지 가슴 통증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영화 보는 것도 못하고 너무 우울했는데 새로운 일에 몰두하니 그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되네요. 가을에는 상추모종도 사다 한번 심어봐야겠습니다....more4minPlay
August 05, 20202020/08/04 옷걸이에 걸린 남자나를 벗어 건다빳빳한 아침이뭉개져 온 저녁옷걸이의 중심을겨우 잡고나를 빠져나온 내가밥을 먹는다밥알이 딱딱하여 물을 말아도이가 시린,누가 내 식탁에행주라도 던져 준다면물고 늘어지며눕고 싶은 날아침이 두렵다달력을 본다어느새 달력을 빠져나온 휴일이거실에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는 밤식사를 마친 내가 조용히옷걸이에 가 걸린다.신형식 시인의 <옷걸이에 걸린 남자>돌처럼 딱딱해진 어깨는몇 번을 주무르고 두드려도 풀리지 않습니다.저녁을 먹은 후 나른해졌던 몸은다음날 출근 생각을 하는 순간 다시 굳어버리죠.옷걸이에 걸린 옷이 24시간 긴장 중인 나를 보는 듯 합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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