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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ly 16, 20202020/07/15 아내의 신발퇴근하고 오는 길, 집 현관문 앞에 택배 박스가 놓여 져 있습니다. 들고 들어가면서 ‘나 왔어.. 택배 왔던데 ??’ ‘어, 자기 운동화 다 닳은 것 같아서 샀어. 저번에 자기가 예쁘다고 했던 걸로 샀어.’ 택배를 뜯어보니 내가 몇 달 전에 매장에서 예쁘다고 했던 운동화를 기억해놨다가 주문했나 봅니다. 아내는 항상 내가 예쁘다,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한 물건은 꼭 기억해 뒀다가 필요할 때 알아서 주문을 해 줍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받는 것을 당연 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와 같이 산에 갔다 내려오는 길에 식당에 들러 백숙을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오면서 아내의 신발을 꺼내주려다 아내 신발 뒤 굽이 다 닳은 게 보였습니다. ‘아이고, 신발 뒤가 다 닳았네. 하나 사 신어.’ ‘괜찮아. 편하고 좋아. 내가 걷는 습관 때문에 이렇게 닳은 거지 뭐.’ 처음으로 본 아내의 신발에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신발장을 열어보았습니다. 수많은 나와 아이들 신발 중에 아내의 신발은 딱 두 켤레밖에 없었습니다. 여름 샌들하나랑 빛바랜 하얀색 운동화 한 켤레. 갑자기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내에게 여태껏 무심했던 나, 자기는 챙기지 않고 다른 가족만 챙기는 너무나 착하디 착해빠진 아내..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켜고 쇼핑 사이트에 들어가 아내의 신발을 주문했습니다. ‘여보 미안해요.’...more3minPlay
July 15, 20202020/07/14 스스로 그러하게언제 어디서굴러왔는지도 모를 화분에하얀 날개 같은 꽃이 피었다볼품없는 잎을 달고 제구실도 못하던 싸구려 그 화분엔물도 잘 주지 않았다예쁜 꽃을 피우는 화분들에게 정성 들여 물을 주다가남은 물 선심 쓰듯 조금 끼얹어 줄 뿐이었다그런데 그 화분 잎 끝마다 뽀오얀 속살을 내밀더니천사 날개 같은 꽃을 피웠다그러다가 스치는 무엇무심해져야꽃도 꽃잎 무심하게 지우고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을꽃 하나 피웠다고호들갑 떨지 말아야겠다이순희 시인의 <스스로 그러하게>기대도 안 했던 화분에꽃이 피면자꾸만 눈길이 가죠.하지만 얼마 후면 질 꽃이기에무심해지자고 마음을 먹습니다.실은 세상에 모든 인연이 그렇죠.예상치 못한 곳에서 환히 피어났다가때가 되면 져버리는 게 인연...언젠가 누군가와 이별해야할 날이 온다면조금 덜 아프게 헤어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more3minPlay
July 15, 20202020/07/14 서로 잘 만난 거죠.결혼 전의 남편은 자신감이 많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너는 내게 과분해. 내가 내세울 게 별로 없잖아?” 이런 말을 가끔 했습니다. 결혼 전에 남편은 저보다 먼저 사귄 여자 분이 있었는데 헤어졌습니다. 그 여자 분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잡을 수가 없었다네요. 그때 저는 남편을 이성이 아닌 동네 오빠처럼 따르던 시기였습니다. “오빠! 세상의 절반은 여자야. 떠난 여자 미련 두지 말고 더 좋은 여자 만나요.” 동네오빠로만 생각한 8살 연상인 그를 위로했습니다. 처음엔 안쓰럽고 불쌍했지만 차츰 오빠의 성실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에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 됐습니다. “일생에 사랑 한 번 못해본 사람은 참 슬플 거야...” 저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성간이든, 부모자녀간이든, 친구간이든.....사랑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아빠! 곧 제 남친을 소개할게요.” 아빠한테 슬며시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딸 바보인 아빠는 무척 서운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아들 둘에 딸 하나라서 더 그러신 거 같았습니다. “사랑은 말이야 국경이 없는 거야” 드라마를 보면서 늘 이런 말씀을 하신 아빠였지만, 당신 딸의 결혼은 아닌가봅니다. 하지만 남편을 직접 본 아빠는 흡족해하셨습니다. 아마도 아빠가 좋아하시는 술을 준비한 게 점수를 올린 거 같습니다. 요즘도 누군가 남편에게 술 선물을 하면 “장인어른이 요즘 술을 못해서 갖다드리지도 못하고...” 라며 슬픈 얼굴을 합니다. 아빠가 4년 전부터 큰 병에 붙들려서 술을 못 드시거든요. 투병생활 중 주기적으로 서울에 있는 병원에 아빠를 모시고 가는 남편. 휴일이면 알바 하는 저를 위해 가끔 아이들 데리고 친정에 다녀오는 남편이 참 고맙기만 합니다. “장인어른이 사위 하나는 잘 두신 거 같다고 하시지만 나 역시 장인어른을 잘 만난 거 같아....” 남편의 이 말에 저는 속으로 말합니다. ‘나는 남편을 잘 만났고....’...more4minPlay
July 14, 20202020/07/13 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옛날엔 집에서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었다구멍이 숭숭 뚫린 시루 바닥에 검은 재를 깔고아침저녁으로 따박따박 물도 주고그러나 우리 집 콩나물은 항상대가리가 퍼랬다나는 늘 시루 안이 궁금했고, 수시로 검은 보자기를 들추고그 안을 들여다 보았다대가리가 퍼래진 콩나물은 모두 버려야 한다비려서 못 먹는다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시루 안이 아무리 궁금해도노오란 콩나물 대가리처럼공손히 두 손 모으고,조용히 어둠을 견뎌야 할 때양승림 시인의 <지금은 조용히 기다려야 할 때>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때가 있어요.조급한 마음에 뚜껑을 열어보았다간지루한 기다림만 더 길어질 뿐이죠.때가 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봐요.형벌 같은 기다림도 언젠가는 축복으로 바뀔 테니까....more3minPlay
July 14, 20202020/07/13 어떤 저녁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모처럼 아버지가 돼지갈비가 생각난다 하시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엄마는 요즘 치과치료를 하시느라 갈비는 못 드신다기에 아버지와 함께 돼지갈비 집으로 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우리 테이블의 불판을 두 번째 갈 때 쯤, 꼬마들 네 명이나 앞세운 대가족이 가게로 들어왔습니다. 언뜻 보니 꼬마들의 할아버지로 보이는 분은 등이 많이 굽어있었으나, 밝고 푸근해 보이는 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아버지는 늘 상 그러듯이 당신의 몸 아픈 이야기, 쓸쓸한 노년의 이야기, 주변 친구들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하십니다. 난 잘 구워진 돼지갈비를 아버지의 접시에 놓아드리며 다른 테이블을 이리 저리 둘러보았습니다. 혼자 고기를 구워 소주를 마시는 중년 남자. 그리고 20대로 보이는 두 아들을 데리고 온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자식들과 이야기 하는 모습. 여러 모습의 사람들이지만, 살아가는 구색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 아버지와 딸이 오롯이 앉아있는 우리모습이 다른 사람들과 섞여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듯도 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땐 아버지가 어렵고 무서웠습니다. 교육자 이셨던 아버지는 항상 근엄하고 엄격하셨습니다. 근데, 지금의 아버지는 하나도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너무도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아버지가 점차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당신 스스로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는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살면 몇 해나 더 살겠누?" 아버지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월급을 타기 전까지 꼭 밥을 사주셨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사주셨던 고기가 귀한 것 인줄 모르고 그저 당연하게 먹기만 했는데 근데, 아버지는 고기를 사드리면 항상 "참 잘 먹었다~" 라고 하십니다. 난 그 말이 몹시 마음이 아프고 죄송했습니다. "아버지! 다음번에는 더 맛있는 고기 집으로 모시고 갈게요~그때는 엄마랑 함께 가요~" 아버지가 싱긋 웃어 보이며 엄지 척을 하십니다. 아버지를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속에서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아버지, 힘 내시구요. 건강하세요....more5minPlay
July 13, 20202020/07/12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July 13, 20202020/07/12 엄마 딸은 늘 대기중아이들이 어렸을 적 친정 엄마는 농한기가 되면 저를 집에 오게 하셔서는 아이를 등에 업고는 "너는 한숨 좀 자라. 엄마가 애기랑 옆집에 마실 좀 다녀올게.." 일부러 아이를 데리고 몇 시간 마실을 다녀오셨고 아이를 업고 주방에서 밑반찬까지 해 주셨지요. "애기 때문에 반찬 할 시간도 없지? 국은 데우기만 하면 되니깐 애만 챙기지 말고 너도 꼭 밥 먹고." 하면서 저를 안쓰러워 하셨습니다. 그런데...이제 70을 훌쩍 넘기시다 보니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는 일보다 엄마가 저를 필요로 하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다리도 불편하고 버스 시간을 맞추기 힘든 시골 동네에서 혈압약이나 감기 진료를 보실 때에는 저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엄마와 친하게 지내는 옆집 아줌마 심부름까지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한번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는 "비료 한포대만 사다줘라. 그리고 올 때 양파모도 네 단 만 좀 사오고~" 하시길래 "엄마, 무슨 양파를 그렇게나 많이 심어요. 작년에 두 단 심더니?" 하고 "실은 옆집 아줌니도 좀 사다 달라고 해서...“ 지난해 여름....그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렸는데도 엄마가 동네일을 다녀오셨고 결국 병이 나셨습니다. "그러니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 더위에 무슨 일을 다니고 그래...엄마가 하루 일해서 버는 돈보다 병원비가 더 들겠어. 내가 무슨 엄마 전용 기사도 아니고. 지금 출발할테니깐 옷 입고 기다리고 있어요.."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고는 부랴부랴 운전을 해서 엄마 집 입구로 들어서는데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가로등도 몇 개 없어 구불구불하고 좁은 길....만약 내가 가까이 살지 않았다면 엄마는 아프다는 전화도 하지 않고 혼자서 끙끙 앓고 계셨겠지요? 고작 엄마 병원 몇 번 모셔다 드리고 잔심부름 몇 번하고 이렇게 성질을 부리는 못된 딸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불러서 미안하다. 생각나는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엄마는 미안하긴 뭘 미안해..딸이 이렇게 가까이 사는데 당연하지. 24시간대기 중이니 걱정 마시고 언제든 불러만 주세요. 그리고 엄마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more4minPlay
July 13, 20202020/07/11 길에게 길을 묻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July 13, 20202020/07/11 내 삶의 길목에서야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야식으로 토스트를 먹으려고 근처 맛 집을 검색해 차장님하고 가려는데, 차장님이 전화를 받으시길래 제가 먼저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옆 골목에서 험한 말이 들립니다. 무슨 일인가 봤더니 남녀 학생 10여명이 어린 여자애를 둘러싸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숙인 여자아이는 아무 말 못하고 있는데 곧바로 여학생이 여자애에게 손찌검을 합니다. 저는 가만히 볼 수만 없었습니다. 소리치며, 학생들 속으로 뛰어갔습니다. 솔직히 위협을 하는 학생들에게 꿀밤이라도 한대 놔주고 싶었지만..그럴 순 없고, 근데 이 상황에서 한 남학생이 피식 피식 웃으면서 장난으로 넘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학생의 멱살을 잡았더니 그제 서야 사태 파악을 하는데 잠시 후 제 뒤로 차장님도 오시고.., 그렇게 차장님까지 합세해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빨리 집으로 가라고 하면서 다치지 않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사건 이후 야근하면 그 골목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예의주시하게 되었습니다. 여직원은 저의 이런 모습에.."안 무서워??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나서서 도와주거나, 신고라도 할 수 있어야.. 사람 사는 세상 아닌가요?...more3minPlay
July 13, 20202020/07/10 꽃이 나의 계절을 찾아와꽃이 나의 계절을 찾아와한 시절 피다 간 것을 사랑이었다고 말한다면사랑은, 제 계절을 위해하나의 꽃에 한 시절 열렬했다는 거겠지요그러나 사랑은 이별을 기다려 본 적 없고이별은 사랑을 기약할 줄 모르니우리는 각자의 색으로 피어 들녘을 견딜 뿐입니다무시로 피었다 저무는 사람이향기로 젖는 몇 날,꽃은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햇볕에 씻느라 색을 풀어놓았습니다살면서 몇 번의 계절이 꽃을 앓을까 싶어조심조심 밤을 걷습니다시간이 깃들어기꺼이 생기를 기록하는 시듦, 그 사이누군가 한낮이 되었습니다꽃이 나의 계절을 찾아와한 시절 피다 간 것을 사랑이었다고 말한다면꽃은, 열렬히한 시절 햇볕을 내게 준 것입니다윤성택 시인의 <꽃이 나의 계절을 찾아와>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이내 곁에 머물던 시절이 있었죠.봄이 얼마나 달콤한 계절인지,여름햇살이 얼마나 눈부신지,가을이 얼마나 쓸쓸한지를 알려주고 간 사람...우리에게 한 시절 꽃으로 남아있는 옛 사람이 있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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