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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ly 01, 20202020/06/30 1인용 책상외출을 하고 집으로 오는데 아파트 재활용보관소 앞에 1인용 책상이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새 것처럼 깨끗해 보였습니다. 식탁이나 거실에 있는 탁자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곤 해서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시간에는 집중이 안 될 때가 많아서 평소 내 책상을 하나 갖고 싶었는데.. 책상을 들어보니 혼자 들기에는 무리였습니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파트 입구로 좀 나와 줘. 같이 들어야 해서 말이야.” 아들은 묻지도 않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책상을 보더니 “엄마, 이 책상을 들고 가려고요? 아니 우린 책상이 다 있는데?.” “엄마 쓰려고.” “엄마 책상 있잖아요.” “좌식 책상이라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아무 말 말고 어서 들기나 해.” 아들과 같이 들었는데도 무게가 꽤 나갔습니다. 안방으로 가져와 서랍장을 옆으로 옮긴 후 창가에 놓았습니다. 구석구석 닦고 의자를 가져와 앉아 보니 절로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책상에 달린 선반에는 탁상용 달력을 두고 책도 여러 권 꽂아 두었습니다. 스탠드와 연필통까지 두니 완벽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고개를 돌리면 창밖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퇴근한 남편이 책상을 보더니 샀냐고 물어서 샀다고 했습니다. “애들 책상이 3개나 있는데 무슨 책상을 또 샀어?” “그건 애들 책상이지 내 책상이 아니잖아요.” “당신이 공부할 것도 아닌데 책상까지 사고 그래. 집만 복잡해지지.” “왜 책상에서 공부만 해야 되는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그냥 앉아 있을 수도 있잖아.” “그래. 잘 샀어. 무엇을 하든 당신이 좋으면 되지.” 남편에게 잔소리를 퍼 부으려다가 잘 했다는 말에 금방 섭섭했던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불 꺼진 방에서 스탠드를 켠 책상에 앉아 있으니 풋풋했던 학생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책상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그동안 집안일과 아이들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누가 본다면 초라하고 좁은 재활용 책상일지라도 내게는 한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책상입니다. 오랫동안 이 책상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more4minPlay
June 30, 20202020/06/29 잘난 곳과 못난 곳잘난 곳보다는못난 곳이 더 살갑고 좋네잘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모두가 손님으로 앉아 있을 뿐이지만못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너나없이 주인처럼 손발이 분주할 수밖에 없다네그래서 가장 못난 나는이래 못난 곳으로만 찾아가네장진돈 시인의 <잘난 곳과 못난 곳>차 지나가면흙먼지가 폴폴 날리고비오는 날동네 한 바퀴 돌면온 신발이 진흙 범벅이 되지만시골동네는 그만의 매력이 있죠.온정이 있고나눔이 있고말 몇 마디 나누다보면금세 ‘우리’가 될 수 있는시골이 그립기만 합니다....more3minPlay
June 30, 20202020/06/29 장마철의 우산부심6월 이른 더위에 몸이 쳐질 때 쯤 되면 어김없이 장마가 시작됩니다. 대기가 온통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후텁지근한 날씨의 연속. 빨래를 널어도 마르지도 않고, 뭔가 모를 눅눅한 냄새가 낮게 가라앉는 그런 날씨. 올해의 장마도 딱 그렇게 시작됐네요. 내내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따뜻한 커피를 비롯해 장마를 견디게 하는 이를테면 빈대떡이나 부침개 등은 지리한 장마를 그나마 견디게 하는 힐링푸드 입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앉아 바깥을 내려다봅니다. 다들 우산을 쓰고 바삐 어디론가 갑니다. 요즘은 우산도 풍년이지. 안 그래도 좁은 현관에 이리저리 기대어 세워져 있는 우산들...어떨 땐 우산살이 부러지거나 천이 찢어지지 않았는데도 색이 바랬다거나 촌스럽다고 그냥 버리기도 합니다. 학교에 들어간 이후부터 아침 등교시간은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지는 살벌한 시간이었습니다. 번듯하고 큰 우산은 당연히 아버지 것이 되고 남은 몇 개의 우산을 두고 형제간에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집안의 서열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 아버지 다음은 아들, 그 다음은 부지런한 놈 순서. 누군가가 먼저 들고 나가버리면 늦게 나온 놈은 꼭 살이 부러져서 한 쪽이 헤벨레 한 우산을 들고 가던가, 아니면 다 찢어진 파란색 비닐우산을, 어떨 때는 그나마도 없이 그냥 맞고 가야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여기저기 너덜너덜해진 파란 비닐우산을 쓰고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이 잔뜩 묻은 얼굴로 학교에 갔죠.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움츠러드는 나와는 달리 알록달록한 무늬가 그려진 우산을 쓴 친구들은 보란 듯이 우산을 꼿꼿하게 세워들고 당당히 교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우산부심이 있습니다. 옷에 맞게 깔별로 항상 넉넉하게 준비해 두고, 장마철이면 비가 오든 안 오든 접는 우산 하나는 꼭 가방에 넣어가지고 외출을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쾌재를 부르며, 어릴 적 친구들이 그랬듯이 우산을 꼿꼿이 세우고 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걷는 것처럼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 거죠. 갑자기 대나무살에 파란 비닐을 댄 옛날식 비닐우산이 그리워집니다....more4minPlay
June 30, 20202020/06/28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June 30, 20202020/06/28 우리 동네는주말아침이면 일찌감치 눈을 떠 한 주간 가족들이 벗어놓은 옷을 빨아 옥상에 널어두고 남편과 함께 카메라 매고 동네 마실을 갑니다. 빽빽한 아파트와, 호화찬란한 레온사인으로 가득했던 번화가를 벗어나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개월째. 수도권이긴 하지만 이제는 젊은이들은 신도시로 빠져나가고 대부분 어르신들이 살고 있어 곧 다른 동네와 통합이 될 수도 있는 아늑하고 아담한 동네로 50년도 더 된 단독주택을 신랑이 직접 한땀 한땀 리모델링하여 작년 10월에 이사를 왔습니다. 처음엔 쓰레기 버리는 일도 귀찮고, 불편한 게 많았지만 그렇게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니 꼬불꼬불 끝을 알 수 없는 골목길에 대한 기대와 사각형, 삼각형, 사다리꼴 모양의 집들과 한 두평 남짓의 빈 땅에 올망졸망 토마토며 고추, 가지, 콩, 그리고 알록달록 예쁜 꽃들을 심어놓은 다양한 모습들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단독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다들 부지런 하십니다. 이른 아침부터 잡초도 뽑고, 아침 준비할 상추랑 깻잎도 따고, 화단정리도 하고...오늘 아침은 화단정리를 하고 계신 한 아주머니를 만나 집이 너무 예뻐 구경을 하고 싶다 했더니 선뜻 들어오라 하십니다. 대문을 여는 순간 와 하는 탄식과 함께 저희 부부의 눈이 빛났습니다. 그 집안에는 우리 부부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처음 본 사람에게 커피도 내려주시며 집안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그 집만의 매력을 설명해 주시는데 당신도 살고 있는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이 동네로 이사 온지 3년 되었다며, 이 동네에서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선생님을 하고 계시답니다. 다음에 제가 직접 만든 차를 가지고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우리도 집 예쁘게 꾸미자." 남편과 저의 꿈이 다시 살아나는 그런 아침을 선물해 주신 조은숙 동화선생님 너무도 감사합니다....more4minPlay
June 30, 20202020/06/27 마음아침 저녁방을 닦습니다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꼭 한군데입니다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레 위에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언제나 비어 있지만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곽재구 시인의 <마음>얼룩이 지기 쉬운 자리,하지만 그 지저분함을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자리가우리의 마음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누가 와도 편히 앉았다 갈 수 있게,언제가 햇살이 와서 머물다 갈 수 있게,우리 마음 안을 자주 들여다보고 닦아봐야겠습니다....more3minPlay
June 30, 20202020/06/27 도심에 감자 꽃이 피었어요어릴 때는 감자 꽃이 너무 흔해서 눈길을 끌지 못했습니다.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피는 꽃, 또 꽃이 지면 감자가 열리고 이런 일들이 너무나 당연해서 한 번도 생각 속에 들지 못했던, 꽃도 아니고 풀도 아닌 그냥 반찬 재료쯤으로 인식했던 감자. 강원도에서 태어나 감자는 주식 아니면 간식이었습니다. 엄마는 이맘때쯤이면 얼마나 알이 큰 감자를 캐왔습니다. 처음 캐는 감자는 뉴 슈가를 넣고 삶으면 달콤한 분이 파실파실 했습니다. 그런 저녁이면 감자로 끼니를 때웠죠. 그리고 도시락반찬으로 감자를 납작납작하게 썰어 식용유를 두른 다음 파,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감자볶음. 1년 내내 먹은 것 같은데 물리지 않았습니다. 가장 환영받는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감자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친구들과 마을로 들어설 때 기름 냄새가 나면 모두 흥분해서 누구네 집에서 감자전을 부치는지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밭두렁이나 텃밭에 있는 부추나 호박을 썰어서 노릇노릇하게 부친 감자전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습니다. 기대를 안고 들어간 집에 아무 기척도 없고 조용할 때면 실망이 여간 아니어서 저녁밥을 굶을 때도 있었습니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감자는 우리에서 빠져나와 처마 밑으로 굴러다녀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동네를 산책하다가 꽤 넓은 감자밭을 발견했습니다. 도시의 중심에서 활짝 핀 감자 꽃을 발견하다니 놀라웠습니다. 어릴 적 감자 먹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more4minPlay
June 29, 20202020/06/26 틈틈이 고맙다숨길을 터준다숨길 없는 틈은 죽음이다문과 문 그 틈새로달빛과 별빛이 오고꽃잎과 꽃잎 틈새로 벌과 나비 오고악수하는 손과 손 틈 사이입술과 입술 틈 사이로달콤한 사랑의 향기 온다새벽 다섯시와 새벽 네시 오십구분 오십구초 그 틈새로푸른 새벽이 도착한다틈을 사랑하는 나는일하는 틈, 운전하는 틈, 틈시를 읽고 시를 쓴다오늘도 손녀가 '뽀로로' 티비 보는 틈새잠시 틈을 내어틈새 세상 바라본다.틈이 고맙다틈은 쪼개면 쪼갤수록 또 아름다운 틈이 생긴다김성춘 시인의 <틈>틈이 있어서 잠시 다른 일을 하고,다른 생각을 하며 여유를 느낍니다.틈틈이 뭔가를 할 수 있게 만드는‘사이의 시간’이 참으로 좋습니다....more3minPlay
June 29, 20202020/06/26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할 때 저는 무척 반대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가 부모님이 안 계셨기 때문입니다. 남편 없이 애들을 키워서 그런지 며느리는 어머니 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결혼을 하게 됐고 저는 아들과 함께 살게 됐는데 제가 며느리 시집살이를 무척 심하게 시켰습니다. 며느리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저한테 정말 잘했습니다. 제 말엔 무조건 순종했죠. 저녁에 아들내외와 같이 저녁을 먹는데 며느리에게 타박을 놓았습니다. '얘! 국이 너무 짜..... 김치는 너무 맵고...' 며느리는 죄송하다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며느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시집간 딸이 엄마 보고 싶다며 왔는데 얼굴이 핼쑥해졌더라고요. 저는 무슨 일 있냐고 물으니 그동안 참았던지 딸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시집살이가 너무 힘들다고...‘엄마! 언니한테 잘해주세요.’ 저는 그제 서야 며느리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며느리를 많이 구박하고 모진 소리 참 많이 했는데 며느리는 제가 얼마나 미웠을까요? 우리 딸도 이렇게 서럽게 우는데... 그동안 울 며느리는 남모르게 참 많이도 울었을 거 같습니다. 우리 아들이 많이 무뚝뚝한 편이라 며느리가 혼자 가슴앓이를 했을 걸 생각하니 제 마음이 너무도 아팠습니다. 딸이 가고 난 뒤 저는 며느리와 참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이 시간을 빌려 울 며느리한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며늘아기야! 그 동안 내가 미안했다. 생각해 보니까 너처럼 착한 며느리도 없는 거 같다. 식구 많은, 없는 집에 시집와 그동안 고생만 많이 했는데..그걸 내가 몰라줬구나. 나도 고생 무척 많이 한 사람인데...내가 앞으로 더 잘 할게! 무뚝뚝한 내 아들한테 시집와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more4minPlay
June 26, 20202020/06/25 손톱을 깎는 것은평상에 앉아 손톱을 깎는다부러 깊숙이 손톱을 깎는다손톱을 깎는 것은참, 사소한 일튕겨나간 손톱을 하나 둘 주워치마폭에 모아놓은 것도참, 사소한 일차례대로 오른쪽 엄지에서외쪽 새끼손톱까지 다 깎는 동안열 개의 손톱들이 치마폭에다 모아지는 동안손톱 아래 그 새살의 감촉이간지럽게손끝에 남아 있는 동안둥그런 등짝 너머,뜨거웠던 발은 천천히 식고온종일 꽃잎을 다물고 있던달맞이는 그새, 노란말문을 트고고영민 시인의 <손톱을 깎는 것은>손톱을 깎고,밥을 먹고, 씻고, 잠드는사소한 일이 하루를 만들고이런 평범한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지요.인생은 찰나의 모임이기에인생의 어느 순간도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 싶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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