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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13, 20202020/04/10 강화도행 버스를타는이유저녁나절 휴대전화 벨이 요란스럽게 울려 누군가 보았더니 아들이었습니다. 아들놈은 특별히 안부전화도 잘 하지 않는 녀석이라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필시 돈 얘기일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별 일 없으시죠. 요즘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셔야지요. 사람 많은데 절대 가지마세요." 여기까지는 의례적인얘기지만 그 다음 말이 무서웠습니다. "다름 아니라 코로난가 뭔가 때문에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어음도 돌아와서 회사가 너무 힘들어요. 자금 좀 얼마 간 돌려써야 돼서요. 죄송해요." 짐작은 했지만 숨이 탁 막혀서 "얼마나?...언제까지." 아들은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친구 셋이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첫해 몇 년은 사업이 제법 잘되어 나 쓰라고 신용카드도 만들어주고 새 스마트 폰도 사주어 저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기에 바빴지요. 그런데 3~4년 지나고 부터 동업자들과의 갈등과 사업부진으로 부도를 맞으면서 많은 빚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살고 있는 집 담보로 대출받고 여기저기서 빌리고 해서 부채를 대부분정리하고 2년 전부터 다시사업을 시작해서 나날이 주문도 늘고 매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돌면서 자금사정이 크게 힘들어졌답니다. 작년에 처음 중국에서 우한폐렴 뭐 그러길래 우리하고는 무관한 일 인 줄 알았지요. 그런데 우리에게도 이런 피해가 올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전 퇴직 후 농촌생활이 꿈인지라 퇴직금으로 강화도 변두리에 집터가 달린 작은 텃밭을 사뒀습니다. 그곳에 집을 짓고 텃밭 일구며 사는 게 내 마지막소망이었는데 이제 어쩌겠어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이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할 수 없이 금쪽같은 내 마지막 희망이자 보물1호인 텃밭을 팔 수 밖에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인데 그깟 몇 평도 안 되는 밭 되기가 대수겠어요. 좀 있으면 코로나도 떠날 것이고 아들사업이 잘되면 그보다 더 좋은 밭을 살수도 있을테지요. 아쉽지만 밭을 급매물로 내놓기 위해 내일아침 일찍 강화행 버스를 타야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10, 20202020/04/09 울고 싶을 때마다응, 우린 잘 있으니까 걱정 말구왜 전화하셨어요?응, 너 바쁘니까 다음에 할 테니까우린 잘 있으니까전화할 때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눈을 감고 누워 생각해보네늙어가는 아들에게왜 전화했을까건강만 하면 돼눈 감으면 숨 쉬기 힘들어어머니도 나처럼울고 싶을 때마다 전화를 했을까김성규 시인의 <울고 싶을 때마다>일하느라 바쁘다고, 지금 운전 중이라고,엄마의 전화를 성의 없이 받을 때가 있습니다.우리 불효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로외롭고 쓸쓸한 엄마를 더 외롭게 만들곤 하죠....more3minPlay
April 10, 20202020/04/09 30년 세월이 근무복에 오롯이 20.1화과자, 19.7마임 18.10화과자창문으로 들어오는 벚나무 풍경이 눈이 부십니다. ‘어머, 드디어 벚꽃이 피기 시작했네’ 했는데 옆에 선 자두나무도 꽃을 피웠습니다. 집안에 갇혀 살면서 바깥에 통 신경을 못 썼는데 막상 꽃이 활짝 피니까 참 좋네요. ‘오늘은 또 뭘 하고 지낼까’ 라며 기지개를 켜는데 베란다 한쪽에 종이 상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종이상자는 남편이 신년 초에 부서를 옮기면서 직장에서 가져다 논 것입니다. 겨울동안 베란다 한쪽에 있었지만 통 눈에 안 들어오더니, 오늘은 적당한 자리를 찾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근무복이 들어있었습니다. 사계절 입었던 옷을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서 주름이 진 옷을 반듯하게 펴서 다시 접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쭈글거리는 근무복이 남편의 수고로움이 다 담고 있는 것 같아서요. 시위 현장이나 집회 현장에서 입었던 기동복, 대민 활동을 할 때 입는 근무복, 활동복으로 입었던 티셔츠..집에 가지고 오지 않아서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줄도 몰랐네요. 셰익스피어가 말하기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다지요. 경찰관들의 생활이 그런 것 같아요. 멀리서 보면 근사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힘들고 고달픈 일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한 벌씩 짝을 맞춰서 정리를 하는데 가족을 위해 수고하는 남편을 보는 듯 가슴이 먹먹해지며 가슴에 붙은 이름표가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남편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식사 했어요? 내가 당신 엄청 많이 사랑하는 것 알죠? 오늘도 조심하고 힘내요.” 보통 때 보다 훨씬 빨리 남편에게서 답문이 왔네요. “무슨 일이야? 뭔 일 있어?” 평소에 걱정 할까봐 문자도 잘 안하는데 가끔 문자를 하면 항상 이런 식이네요. 분위기 없는 남편이지만 함께 있어줘서 고마운 사람입니다. 퇴근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남편이 좋아하는 냉이된장국 끓여야겠습니다. 향긋한 저녁 될 것 같으네요....more4minPlay
April 09, 20202020/04/08 몸에게 빚지다안경은 어디를 보고 있을까라일락이 한창인 공원 벤치를 버려두고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콧잔등에 앉아, 무엇을 생각하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다몇 시간 한자리에 매달린 노동초점이 흐려지고 졸음이 안경을 들락거리면예민한 눈이 안경의 마음을 읽어내고안경의 두 다리를 접었다안경을 가장 잘 아는 눈안경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안경점에 가면 나와 안경과의 거리는지난해보다 더 멀어져있다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안경점 아저씨가 안경을 그만 부려먹으라고 충고한다늦은 밤, 연신 하품하는 안경그만 안경을 재워야겠다마경덕 시인의 <몸에게 빚지다>우리는 정말특별히 잘 해주는 것 없이몸에게 빚만 잔뜩 지고 있네요.오늘은 나를 위해 애쓰는 몸을 위해좋은 음식과 충분한 휴식을 선물해줘야겠다 싶습니다....more3minPlay
April 09, 20202020/04/08 베란다에 앉아서... 19.3화과자따뜻한 햇살덕분에 아침부터 서둘러 이불 빨래를 해 널어놓았습니다. 힘든 빨래를 끝내고 나니 왠지 전날 속상했던 마음도 조금 풀렸습니다. 커피 잔을 들고 햇볕 가득한 베란다에 쪼그리고 앉아, 남편과 다투었던 일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남편의 말처럼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꼬박꼬박 월급 가져다주는 것만도 감사해야 하는데...제가 너무했나 싶다가도, 덩달아 화를 내는 속 좁은 남편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매달 하나하나 챙기면서 알뜰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가계부를 쓰다보면 마이너스에 허덕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본심은 그렇지 않은데 저도 모르게 남편을 향해 짜증을 부리는 제 모습이 너무 얄밉기만 합니다. 살다보면 더 쓸 수도 있고, 덜 쓸 수도 있는데... 용돈보다 조금 과하게 쓴다고 핀잔을 주고 나니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사실 요즘, 일에 치어 힘들어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늘 피곤함을 어깨에 지고 사는 남편에게 항상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데 나이가 들수록 표현도 부족해지고,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퇴근하는 남편을 위해 맛있는 된장찌게를 끓여야겠습니다. 그리고 축 쳐진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줘야겠어요. 여보 사랑해요. 내 맘 알지?...more3minPlay
April 08, 20202020/04/07 한사람아무리 눈을 감고 생각해봐도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정말로 내가 힘들고 괴로울 때문득 찾아가 이야기할바로 그 한 사람마음에 가득한 짐짝들내려놓기도 하고 그것들잠시라도 맡아줄 한 사람당신이 그 사람이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내가 당신에게 그 한 사람이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나태주 시인의 <한사람>기둥이었다가, 지팡이었다가,잠시 와서 쉬어가는 오두막이었다가...우리가 서로에게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어깨에 진 삶의 무게도조금은 가벼워지겠지요....more3minPlay
April 08, 20202020/04/07 오랜친구의 마음고생대학동창 왕규 랑 모처럼 등산을 갔다 오는 길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부모님 얘기가 나왔습니다. "너네 아버님 퇴임하셔서는 잘 지내고 계시냐?" “아니, 건강도 안 좋으시고 요새 집안도 시끄럽다." "뭔 문젠디 그려? 교장 선생님 허시고 퇴임하셨응게, 연금 받으심서 편허게 잘 지내고 계신 거 아니여? 넌 학교 댕길 때 평범한 우리부모님과 달리 그래도 교대 나오셔가꼬 교장선생님 까정 허신 너네 아버님가 엄청 부러웠는디" "사실은 아빠가 고집이 심하시고 외골수 셔서 나 어렸을 때 부텀 두 분 사이가 많이 안 좋았어야, 엄마가 그동안 참고 살으셨는디 아빠 퇴임허고서는 그 정도가 심해져가꼬 도저히 안 되시것는지 따로 나가 사신지 1년 다 되 가야" "그래도 형, 누나도 있고 너도 있는디 두분을 잘 설득해서 수습을 해야 안 쓰것냐? "자주 찾아뵙고 설득했는디 쌓인 것이 많어서 그렁가 결심이 확고허신 거 같어, 두분 건강도 안 좋아 병원까지 자주 왕래허시는디 자식 된 입장에서 많이 힘들다야. 내가 모시 것다고 설득을 혔는디도 인자는 자식들헌티 의지 안 허고 편하게 지내시것다 하신다.‘ 우리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다투곤 어머님이 눈물 흘리시며 “느그 아부지 때문에 못 살것다. 어쨋다고 나헌티 소가지를 부리는지 모르것어야. 아무것도 아닌 것 가지고 나만 잡아먹을라고 난리다. 니 놈들 땜에 상게, 느그들이라도 정신 똑바로 채리고 아빠같이 살지 말어. 느그들 아니였으믄 진즉에 집 나가브렀응게“ 지금도 이따금씩 전화로 아버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시지만 다행히 과거보다는 아버지 기력이 많이 약해지셔 그런지 아버지가 많이 유해지셨습니다. 몇일 전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요새 아버지 허고는 잘 지내시지요?“ ”시골서 별일 있다냐. 근디 느그 아버지 한번 병원에 데꼬 가봐라 금방 헌것을 기억도 못허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기침만 계속해야. 나는 인자 느그 아부지 없으믄 혼자 못산다. 내가 저 많은 농사허고 짐승들을 혼자 어떻게 헐것이냐? 긍게 꼭 알아봐라 잉?” 전화를 끊고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말씀은 농사얘기를 하시지만 내심은 아버지와 오래오래 함께 살고프신 마음이 수화기 너머로 전해져서 말이죠...more5minPlay
April 08, 20202020/04/06 앉은뱅이 밥상오늘은 식탁을 놔두고 낡은 상에 밥을 차려 먹는다 청암동 비탈진 곳 구멍가게 뒷집 문간방과 가난해도 좋았던 나의 신혼과 함께 먹는다연탄불에 갓 지은 냄비 밥과 석유곤로에 끓인 국과 소찬 몇 가지 정갈하게 앉히고 서른 살 신랑 앞에 다소곳이 내놓았던 작은 밥상밥은 설고 국은 짜고 반찬은 싱거웠지만 밥상 앞에 마주 앉은 신혼 입맛은 딱, 두 가지여서 고소하거나 달콤했다탱탱했던 내 얼굴이 늘어지고 골이 생겼듯, 옻칠 발라 반질거렸던 상 얼굴도 찰과상에 다리 관절은 삐걱거린다 우린 사이좋게 나란히 늙어간다훤칠한 6인용 식탁에 곳간 열쇠 다 내주고 조용히 뒷방으로 물러난 그는 알고 보면 집안 내력 다 꿰는 우리 집 상床 노인이다정영선 시인의 <앉은뱅이 밥상>몇 년 전까지만 해도집안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었는데이제는 잔칫상 차릴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뒷배란다 골방 신세가 됐네요....more3minPlay
April 08, 20202020/04/06 내 삶의 길목에서작년 이맘때는 야구 한다고 땅땅~ 배트 휘두르는 소리와 뛰어~ 뛰어~ 아우성이 퍼졌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조카도 야구를 무척 좋아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안에만 있는 조카를 데리고 사람 없는 공원으로 갔습니다. 여럿이서 하기 힘드니 단 둘이서..다이아몬드 선을 그리고 1루 2루 3루 홈베이스를 정했습니다. 찢어진 그물을 가져와서 뒤에 메달아 야구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게 막았습니다. 내가 공을 던지면 조카는 배트를 휘둘러서 공을 쳐냅니다. 난 공을 주우러 뛰기 시작 하고 조카는 1루에 안착했습니다. 다시 조카가 타석으로 들어서서 내가 던진 공을 땅~ 치면 아까 1루에 있었기에 이번에는 2루로 달립니다. 누가 봐도 엉망 같아 보이지만, 오래 만에 하는 야구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우리 집 마당이 꽤 넓었습니다. 그때는 비싼 야구배트를 사는 게 힘들어서 신문지를 여러 겹 돌돌 말아 테이프 붙여서 단단하게 만들었죠. 아빠가 공을 던져주면, 난 4번 타자로 빙의해서 공을 쳐내곤 했죠.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고 장비를 챙기고 공원을 빠져나와 분식집에서 허기를 채우고.., 조카가 잠시 문구점에 구경한다고 해서 가는데 차분하게 가면 될 걸 장난 끼가 발동해 배트를 휘두르면서 가는데 그만, 배트가 달려오는 차로 날아갔습니다. 타이어에 부딪혔길 망정이지. 유리창 쪽으로 갔으면, 생각 만해도 끔직 합니다. 놀란 운전자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저는 얼른 달려가 사과를 했습니다. 다행히 운전자 분께서 자신도 야구팬이라면서 조카를 쓰담아 주셨고,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이 되어 제대로 된 야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more4minPlay
April 07, 20202020/04/05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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