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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01, 20202020/03/31 문득문득 지난날을 회상해 보니 생활에 쪼들려 월세로 살 때는 전세가 그립고 전세를 살 때면 문패달린 내 집이 인생 전부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늘그막에 모두를 이루는 듯 했지만, 어디 아프지 않은 곳이 없으니 대궐 같은 집에 살면 뭘 하겠는지요. 취직하여 적은 월급에 아내를 만나 밤에 천장에는 쥐가 운동회를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세숫대야를 바쳐가며 살았습니다. 자식 둘을 키우느라 잠시도 편한 날이 없었고 나들이는 물론 외식이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때는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고 힘든 줄도 모르고 갓난아이가 아빠 엄마 하고 부르며 기어 다니다가 서다가 걸어 다닐 때는 세상에 우리만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기뻐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고작 재산이라고는 이불 한 채. 밥그릇. 수저 몇 개 뿐 이었지만 전혀 부족한 것이 없이 넉넉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아이를 임신 했을 때 아내한테 너무 큰 죄를 지고 말았습니다. 늘 잠에 취해 늦게 일어나고 매사 행동이 나태한 것 같아 빨리 일어나라고 덮고 있던 이불을 마당으로 던져 버린 겁니다. 눈비가 부슬부슬 내려 이불은 흙에 범벅이 되었고 아내는 그 이불을 50m 거리의 냇가로 이고 가 빨아 왔습니다. 그날 추위에 떨어서 그런지 아내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임신 2개월이라고.. 그 일로 오늘날까지 죄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유와 신문배달을 하며 월세 방 1칸에서, 두 칸으로, 6년 지나 전세 집으로..그렇게 이사를 13번을 한 후에 연립주택 18평짜리를 대출 받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함께한지 43년. 아들 딸, 혼인하여 손주 여섯을 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네요. 이제 내 집에서 편히 살고 있지만, 고생은 하더라도 쪼들리던 그때 그 시절이 더 그립기만 합니다. 몸 어디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지금. 밤에 숨이 막힐 듯 말듯 코를 골며 자는 아내를 볼 때면 내가 죄인 인 듯해 미안하기만 합니다. ‘여보 !아내라는 이름으로 43년을 함께 해주어 그 고맙소. 모든 것 너그러이 용서해 주구려! 사랑하오.’...more4minPlay
March 31, 20202020/03/30 벚꽃나무 아래한 무리의 구름이 펑! 하고 튀겨진다공중으로 팝콘 같은 꽃잎들 날아내린다벚꽃나무 아래로꽃잎 무더기 위로발을 내딛는다사뿐사뿐 날아 내린 꽃잎들내 눈의 샘물 위에 꽃잎 뜬다몸 속 골짜기마다 꽃잎 떠 흐른다한 생애 이렇듯 꽃잎 띄우고 지나는 때 있다부서진 꿈의 뼛조각들, 깎인 모서리들둥글둥글 띄운 채내딛는 발걸음들가장 가벼운 때 있다이나명 시인의 <벚꽃나무 아래>잠든 사이에 누가분홍빛 팝콘 한 솥을튀겨놓고 갔나봅니다.비록 멀리서 거리를 두고 볼 수밖에 없는 벚꽃이지만그래도 내딛는 발걸음은 봄처럼 가볍습니다....more3minPlay
March 31, 20202020/03/30 신경안정제나에게는 어느 부모가 그렇듯이 목숨보다 소중한 딸이 있습니다. 딸은 평탄하지 못한 불안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엄마인 내가 걱정을 안 해도 될 만큼으로 착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나는 늘 그것이 감사했고 대견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반대급부로 불행한 나의 결혼생활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강한 바람과 미안함으로 나도 모르게 딸에게 더 큰 사랑을 주었습니다. 주위에서는 너무 딸에게 집착하지 마라, 아까워서 어떻게 딸을 시집보내겠냐는 등 유별나다고 했지만,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사춘기도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 간 27살 딸이 일 년에 한 두 번씩 불만이 쌓이거나 마음이 힘들면 고함을 지르는 등 말을 함부로 합니다. 저는 딸에게서 처음 보는 행동들이기에 너무나 상처를 받았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사춘기 때 아들이 힘들게 할 때는 나도 젊은 나이였으나 그러려니 했는데 이제 저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50대 후반이 되어 딸이 힘들게 하니 인생 전체의 공허함과 절망감에 우울감이 밀려왔습니다. 그것은 남편이 평생 괴롭힌 것보다도 더 많은 상처와 아픔이 되어 마침내 정신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처방받고 그 약들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나는 자식을 사랑하기보다는 집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무언의 불편한 관계가 한 달이 지나고 이제 저는 딸보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나를 자책하며 불쌍한 엄마, 돌아가신 친정아빠가 그리워하면서......more4minPlay
March 31, 20202020/03/29 저녁을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March 31, 20202020/03/29 봄은 오는데목련꽃망울을 찍어 보낸 친구가 그래도 봄은 오고 있구나 ~ 라는 문자와 함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요즈음 바깥출입을 잘 안하는데 어느새 꽃의 형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마스크와 모자 안경을 쓰고 근처 공원에 나갔습니다. 벌써 매화꽃도 피고 목련도 수줍은 새색시처럼 수줍게 피어 있습니다. 봄볕이 좋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른들도 많았습니다. 무섭다고 집안에서만 웅크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바깥으로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까르르~ 까르르 ~ 웃으며 공원을 달리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 뒤를 따라가는 어른들을 보며 생동감이 느껴지며 집안에서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밝아졌습니다. 그래 무어든 지나가리라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와서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나니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우울한 소식만 알려주던 티브이 채널을 돌렸습니다. 그래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너무 예민해 하지말자. 조금 뒤늦게 안다고 무슨 일이 있을까 ~때로는 세상일에 느긋해질 필요가 있는 거야. 누구보다 예민한 내 성격. 그래서 우울한 요즈음 소식에 날마다 가슴이 뛰고 혈압이 올라서 먹는 약이 더 늘었는데 세상일 더디 알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은 오는데 ~ 세상은 아직도 얼어붙은 겨울인 듯합니다. 이 봄과 함께 세상에도 화사하고 따뜻한 소식이 얼른 오길 기도합니다....more3minPlay
March 31, 20202020/03/28 절망을 뜯어내다우리를 탈출한 고릴라가 돌아다닌다어떻게 나갔어대체 비결이 뭐야철망을 하루에 한 칸씩나도 몰래 뜯었지절망을 뜯어냈다고?철망을 뜯어냈다고!오타를 고치려다눈이 주운 어휘 한 잎절망을 하루에 한 줌 몰래 뜯어내야지김양희 시인의 <절망을 뜯어내다>‘철망’의 지붕을 뜯어냈더니 ‘절망’이 되었습니다.그리고 절망을 한 줌 뜯어냈더니 밝은 희망이 됐네요.모두가 보이지 않는 철망에 갇혀 있는 지금...우리에게 필요한 것도매일 한 칸의 절망을 걷어내는 일이다, 싶습니다....more3minPlay
March 31, 20202020/03/28 어려운 시절을 떠올리며대학졸업 하고 취업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집과 도서관을 오가는 반복된 생활은 계속됐고 요즘 같은 봄이면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돌아오는 와중에 벚꽃구경 나온 연인들은 공부를 포기하고 싶게 마음을 부추겼습니다. 그래도 자취방에 돌아오면 룸메이트인 태정이형이 반겨주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같이 밥 해먹고 빨래하고 친형처럼 제 걱정거리도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다 공부에 지쳐 고향 고창에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머리도 식힐 겸 낚시도구와 수험서적을 챙겨 드넓은 저수지에서 봄 낚시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물살을 가르는 요란한 소리에 찌를 보니 보이지 않아 낚시 대를 힘껏 들어 올리니 묵직한 놈이 올라오는데 삼십 센티는 되 보이는 붕어였습니다. 잡았다는 기분은 둘째 치고 몇 달 후에 있을 시험에 좋은 징조가 아닌가하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한참을 낚시에 몰두해 있는데 갑자기 억새를 헤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어머니셨습니다. 막 쩌 온 고구마를 주시며 "이번까지만 한번 해보고 안 되믄 말아 부러라. 어찔 것이냐! 계속 허는 디도 안되는디, 괜히 너무 애쓰다가 사람만 이상해질 수 있응게" 쓸쓸히 뒤 돌아가시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다잡았습니다. 그렇게 월척의 징조가 맞아 떨어졌는지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은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시골에 내려와 귀농한 고향친구와 한잔하는데 같이 자취했던 태정이 형 소식을 들으니 "공부를 너무 심하게 해서 그렁가 그 형 머리가 잘못 되야 브럿다 드라, 지금 정신병원에 있단 소리 그 동생 헌티서 들었어야" 태정이 형의 얼굴이 어른거리며 눈물이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총총 떠있는 별을 보며 그래도 태정이 형이 지금쯤은 마음의 평안을 찾았지 않을까 싶으면서 조만간 함 가봐야겠다 싶습니다....more4minPlay
March 31, 20202020/03/27 넘어져 본 사람은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넘어져서 무릎에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넘어져서 가슴에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땅에 박힌 돌부리가슴에 박힌 돌부리를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그 박힌 돌부리가 나를 일어서게 한다고.이준관 시인의 <넘어져 본 사람은>이전에 본 적 없던커다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습니다.그 탓에 마음에도 큰 돌이 박혀버렸는데요.한 번 넘어져 봤으니두 번은 넘어지지 않을 거예요.어떻게든 일어서기만 하면우리는 전보다 훨씬 단단해져 있을 것입니다.우리 모두 파이팅이예요....more3minPlay
March 31, 20202020/03/27 내삶의 길목에서 19.11코르테, 8마임, 5화과자*요즘 코로나 때문에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인지라 덩치 큰 대학생아들과 모처럼 오랜 시간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무뚝뚝한 줄만 알았는데 웬 걸요? 농담도 곧잘 건네고 애교도 부립니다. 어린애 취급할 때가 많았는데 제법 철도 들어 속도 깊으네요. "엄마!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죠? 한 두 시간 강길 걸을래요?" 걷는 거 워낙 즐기던 터라 "좋지~ 안 그래도 몇 날 며칠 몸이 찌뿌둥했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막상 나가보니 해지고 어두운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습니다. 아들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걸으니 소소한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퉁명스럽기만 하던 녀석이 다정다감하고 어찌나 상냥한지.. 한 시간쯤 걸었을까요. 걷는 사람들 틈새로 라이트를 반짝이며 자전거가 지나갑니다. 아들과 잠시 옆으로 비켜서 기다렸다가 다시 걸으려는데 가던 분이 자전거를 세우시고는 "야~ 너~" 하시며 오른손 주먹을 내밉니다. 허걱, 아들도 화들짝 놀라서 고개 들어 상대방을 확인하더니 급 반색하며 본인 오른손주먹을 내밀어 멋진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아는 분이셔?" "엄마~ 고3때 담임선생님이셔~지금은 교감선생님이시고요" 깜짝 놀라 "아이구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네~어머니~ 함께 걸으시니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이 어두운 밤에 우리 경한이를 어떻게 알아보셨어요? 졸업한지도 몇 년 지났는데요" "어머니~ 경한이가 워낙 멋지쟎아요~ 하하하~" "아, 그러셨군요~ 역시 멋진 선생님이시니 멋진 제자를 알아보신 거네요~호호~" “사범대 졸업반 되면 우리학교로 교생실습 나올 거지?" "네 선생님 당연하지요~" "짜아식~열심히 해서 그때 보자.” 참 신기하고 고맙고 반가움에 간만에 마음이 촉촉해졌답니다....more4minPlay
March 27, 20202020/03/26 나무수업벤치에 앉아 물었다나무가 되려면 어떻게 하지?벤치가 말했다그렇다면 학교에 가야지.아이의 경우아이를 배우지 않아야 훌륭한 아이학교에 가기만 하면? 내가 묻자졸지도 않고 조르지도 않으면.벤치가 일어나둥글게 부푼 잔디를 툭툭 두드렸다나이테는 끝나지 않는 물음표돌돌 말아놓는 갸우뚱이내 안에 이렇게나 많은데나는 풍차가 멈추지 않는마을의 둔덕에 앉아풍차의 팔이 몇 개인지 세고 있었다가만히 있어.풍경이 말했다조혜주 시인의 <나무수업>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수 있을까?어른이 되어서도정확히 답을 할 수 없지만하나만은 알 것 같아요.때에 맞춰 채우고 비울 줄 아는 저 자연 속에는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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