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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April 07, 20202020/04/05 오십 중반 부부별곡요즘 코로나19로 삶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외식대신 집 밥 먹기, 가급적 외출자제~처음엔 그저 삭막하고 불안하고 짜증나기 일쑤였는데 인정하고 조심하며 지내니 이 또한 적응이 되는 듯합니다. 오십 중반 주말부부로 살아가며 주말엔 좋다는 곳 맛있는 음식 먹으며 드라이브 하는 게 유일한 낙이자 소 확 행 이었건만 한 달 정도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호흡곤란이 올 정도로 과부하가 걸리는 듯합니다. 남편이 갑갑한지 "옷 챙겨 입어. 가까운 뒷산이라도 가봅시다~" 하네요. "산? 가도 될까요? 요즘 같은 때에?" "오히려 산은 괜찮지~ 바람도 많이 불고 사람도 거의 없고~" "그래요~ 그럼 한번 가보자구요." 그렇게 천성산 아래 무지개폭포를 오르고 탑골 호숫가를 거닐며 진달래 수선화랑 인사를 나누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그렇게 도란도란 바람을 쐽니다. 발 길 닿는 곳마다 야생화들이 어쩜 그리 이쁜지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한 컷 두 컷 연신 휴대폰카메라 셧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뭘 그리 열심히 찍노? 그기 다 그기구만~" "이 꽃 이름이 뭔지 알아요? 당신~" "글쎄~ 보라색깔이니까 보라 꽃인가?" "아이구 요 녀석은요 보기 힘든 얼레지에요" 워낙 꽃을 좋아해 사진 찍기에 푹 빠진 저에게 이젠 자기가 먼저 "여보~ 여기여기~ 꽃있다~ 얼른 와 찍어~" 알려주고 기다려 줍니다. 집에서 불과 이 삼 십분 거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는 걸 모르고 살았다 싶으네요. 뜻밖의 상황에 잠시 흔들리지만 우린 또 우리만의 돌파구를 찾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소한 풍경으로 채워가고 있답니다....more4minPlay
April 07, 20202020/04/04 국수장날은 먼 데 사람들도 기쁘게 온다가락이 투둑, 함부로 퍼진 그 한 그릇 먹자고난전에 또 앉았다등허리마다 간을 치듯 심심한 정이 그러니까많이도 퍼져 덤이다고만고만한 할머니들이 앉아 국수 가락처럼 맛난사투리를 후루룩 주고받는다입가가 볼록하도록 손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먹는그 위의 눈망울에는 주금 지나간다한 할머니가 긴 가래떡을 서너 개 든 봉지를 불쑥들이밀며 '아나, 이거 뜨실 때 묵어라'흰 떡가래가 국수처럼 이맘 저 맘 잡고 늘어진다설이 코앞이라 보따리들이 푸짐한,그렇게 점심나절 잠깐 나왔다몇십리는 돌아서 갈 길이 또 저물도록 멀다정하해 시인의 <국수>아버지 손잡고오일장 가는 날이면사람 구경, 물건 구경 실컷 하고국수 한 그릇 얻어먹는 재미가 쏠쏠했죠.집에 돌아오는 길이 멀어도양손 무겁게 들린 봉지 덕분에 힘든 줄도 몰랐는데......more3minPlay
April 07, 20202020/04/04 할머니의 전화할머니가 새 휴대폰을 사신 것 같습니다. 카카오 톡도 하실 수 있다고 하시면서 자주 전화를 하십니다. 저도 심심한데 잘됐다 싶어서 사진보내기를 비롯해서 음성메시지 남기는것도 가르쳐드렸더니 일흔 다섯 이신데도 너무 잘하십니다. 이제는 사진을 합성하는 방법도 터득하신 게 분명해보입니다. 그러다가 그만 제 사촌동생인 현경 이에게 보낼 내용을 제게 보내셨나 봅니다. ‘현경아 소형 이를 봐라.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예쁜 몸매 만들었잖아. 공부도 중요하지만 잘 먹고 잘 조절해서 예쁘게 살아라. 할머니한테는 다 예쁘지만 회사 들어가려면 살찌면 싫어한다.’ 현경이가 이 메시지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조금 미안해지네요. 저 진짜 다이어트 한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현경이하고도 이 문제를 여러 번 고민하기도 했죠. 현경이가 할머니 마음을 이해했을 줄 믿지만 왠지 마음에 걸려 현경이 에게 전화를 했더니 깔깔 웃습니다. ‘할머니가 드디어 스마트 폰 입성하시더니 아주 나에게는 말이야. 민경 이에게 보낼 문자를 보내 신거야. 내 칭찬 얼마나 많이 하셨는지? 민경이 기분 나빴을지 몰라 전화 했거든...’ 둘은 실컷 웃었지만 우리 할머니..가만 보니 우리보다 한수 위신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실수하시는 척 하시면서 서로를 용기주시고 북돋우시고자 하시는... 그래도 그 안에 깊은 사랑이 깔려 있으니 뭐가 불만이겠어요. 우리 할머니 문자 쓰시느라 애쓰시는데 할머니 파이팅이예요....more3minPlay
April 07, 20202020/04/03 서시가도 가도 끝없는 나라낙타가 너무 목말라더이상 버틸 수 없을 때낙타풀을 뜯어 먹는다바늘 같은 잎 씹어타는 갈증이 얼마나 풀릴까가시에 찌려 흘러나온제 입속의 핏물로낙타는 겨우 목을 축인다발톱 빠지고 물집이 터져도오직 살아야질기게 살아남아야오늘을 건널 수 있으므로이영식 시인의 <서시>그만 두고 싶다는 말이목 끝을 넘어와도 참아냅니다.무릎은 삐걱거리고, 팔목도 아프지만병원과 친구하며 버텨냅니다.힘들어도 오늘을 건너야어느 날의 기쁜 내일도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more3minPlay
April 07, 20202020/04/03 내 삶의 길목에서제가 중학생시절 저희 집에는 세를 사는 가구들이 몇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아들 셋을 키우며 단칸방에서 세 들어 살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남자들은 중동 건설현장으로 많이들 가곤 했는데 그 집 아저씨도 사우디아라비아로 일하러 가고 아주머니는 혼자서 아들 셋과 생활했는데 워낙 알뜰하셔서 중동에서 보내오는 남편의 월급을 아끼느라 벽돌공장에 다니기도 하셨습니다. 외국에 간 남편에게 편지를 보낸 때는 국제우편 봉투에 영어로 주소를 써야하는데 그 댁에는 영어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중학생인 저에게 써 달라고 하곤 했지요. 그러다가 그 댁 맏아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그 부탁을 할 일은 없어졌지요. 아저씨는 몇 년 후 귀국하셨고 두 내외분은 알뜰히 모은 돈으로 셋방살이를 벗어나 조그만 기와집을 사서 이사를 했습니다. 주인집인 우리가족 모두가 정말 우리 일처럼 축하해 주었지요. 그런데 얼마 안 되어서 그 댁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이사 간 그 집에서 연탄가스에 중독이 되 두 내외분은 돌아가시고 어린 아들 셋만 남았다고 하더라구요. 젊은 시절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면 그 끝은 행복으로 결실을 맺으리라는 믿음이 깨지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40년도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중요한건 그분들은 끝까지 열심히 사셨다는 겁니다. 자심들이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냈다는 것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남긴 유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중년의 삶을 살고 있을 그 자제분들에게 당신들 부모님은 어려운 시절 너무도 훌륭한 삶을 사셨던 분이시고 누군가에게는 잊혀 지지 않는 보석 같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부모님을 비롯해서 참으로 가난했던 그 시절을 살아내신 분들이 너무도 그리워 가슴이 메어옵니다....more4minPlay
April 03, 20202020/04/02 어린 봄을 업다몇십 년 만에 아이를 업었다앞으로 안는 신식 띠에 익은 아이는자꾸 허리께로 흘러내렸다토닥토닥 엉덩짝을 두드리자얼굴을 묻고 나비잠에 빠졌다슬그머니 내 등을 내려와 제 길 간 어미처럼아이도 날리는 벚꽃잎 밟으며자박자박 걸음을 뗀다어릴 적, 어른들 따라 밤마실 갔다 올 때면넓은 등에 얼굴 묻는 것이 좋아나는 마실이 파할 즈음 잠든 척하곤 했다업혀서 돌아올 땐 부엉이 우는 밤길도 무섭지 않았다가끔 백팩이나 메는 내 어두운 등짝으로어린것의 온기가 전해진다내가 걸어온 한 생이고작 두어 뼘 등판 위에서 뒤집혔다는 생각겁 많고 무른 가슴팍 대신 갖은 상처를 받아내느라딱딱해진 등이 혹 슬픔의 정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문득, 누가 이 말간 봄빛 한나절을내 빈 등에 올려놓았는지 알 것도 같았다아이가 얕은 숨을 쉬며 옹알거렸다멀리서 온 그 말씀, 하르르 날아가 버릴 것 같아조심스레 포대기를 추슬렀다 출렁,한 뼘 팔이 더 길어졌다박수현 시인의 <어린 봄을 업다>내 아이를 키울 때는너무도 고단해서 느끼지 못했던 행복이오랜만에 아이를 안으면 생각나죠.겨우 두 뼘 밖에 안 되는 아이의 등이온 기억들을 몰고 옵니다....more3minPlay
April 03, 20202020/04/02 자명종나이가 들면서 밤에 잠이 종종 깰 때가 있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잠이 깨어 몇 시일까? 하며 침대 맡의 빨간 자명종으로 시각을 확인했습니다. 이 자명종은 7년 전에 돌아가신 친청아버지가 쓰시던 건데 유품 정리를 하며 내가 챙겨왔지요. 친정엄마가 20년 전에 돌아가셨기에 13년을 혼자 주무셨던 아버지의 머리맡에 있으면서 아버지도 나처럼 잠이 안 올 때 시각을 확인하고, 또 긴긴 밤을 몇 번 씩 깨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셨겠죠. 저는 막내딸인데 친정 엄마는 나를 낳지 않으려고 간장을 먹고, 높은 데서 뛰어내리기도 하면서 애를 쓰셨는데 그런데도 나는 멀쩡하게 태어났고 아직까지 직장생활도 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자식이 많아 낳지 않으려고는 하셨지만 키우실 때는 정성껏 보살펴 주셔서 크게 야단맞고 혼난 기억도 없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너나 할 것이 가난했던 시절을 보내며 일제 강점기를 지나, 6.25 사변을 거치며 정말 고생이 많으셨던 삶이었습니다. 지게꾼 등으로, 또 이것저것 팔아 모은 돈으로 가게를 하면서 6남매를 키우셨지요. 한창 애들 등록금 마련할 시기면 여기저기 꾸어서 내고 또 갚아내며 공부를 웬만큼 시켜주셔서 가게를 하던 엄마를 대신해서 집안 살림을 도왔던 맨 위의 언니와 가게 일을 도왔던 둘째 오빠를 제외하고는 번듯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를 마치게 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 큰 맘 먹고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낮에 늘 가시는 올림픽 공원에 가서 점심 한 번 사드린 것이 유일한 추억거리니 너무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나는 애들 둘 키우는 것도 힘들고 속상하기도 했었는데 부모님은 어떻게 우리 6남매를 키우셨을까? ‘아버지, 어머니, 정말 고맙습니다.’ 라고 제 마음을 전하고 싶은 날입니다....more4minPlay
April 02, 20202020/04/01 통영 도다리쑥국 -新자산어보39도다리 나는 데가 어디 한 곳뿐일까만여수 사천 통영 거제 부산 울산까지 남해안을주르륵 훑다 보면이순신 거북선 판옥선 늘어선통영내항 전통 서문시장어린 새쑥 지천인 봄도다리 쑥국이 별미라손질한 숫도다리에 정애 이리를 넣고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하고무를 넣고 끓이다가 생선 넣고쑥은 먹기 직전에 넣는다새쑥 청양고추 알싸한 국물을 우려내면쫀득한 도다리 속살해조음 향긋 가슴에 배네된장에 제피 다지기 정구지 넣고 끓이니"뭐라카노" 통영 생선국장어를 토막 내 콩나물에 고춧가루 풀어 끓이니통영 장어국5월엔 장갱이 매운탕여름엔 쑤기미 매운탕겨울 물메기 매운탕사철 매운탕만 먹어도 한 세월 가네손해일 시인의 <통영 도다리쑥국 -新자산어보39>봄을 찾아갈 수 없으니밥상 위에 봄을 들여 봅니다.쑥 냄새가 향긋한 도다리국에 봄나물 몇 가지면멀리 있던 봄도 어느새 가까이 와있겠지요....more3minPlay
April 02, 20202020/04/01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손끝에서 전해지는 감촉이 아가의 머리카락 같이 부드럽습니다. 날이 너무 좋아 잠시 강변을 산책했습니다. 동네주변을 흐르는 얕은 강물은 따스한 봄볕을 온몸으로 치장하고 반짝거리며 흐릅니다. 몹쓸 병이 세상을 떠도는 통에 얇은 필터를 통해 숨을 쉴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봄은 봄인가 봅니다. "아..이 마스크를 벗으면 흙내음도 날 텐데..벗어볼까?" 하는 마음에 코를 가리던 부분만 살짝 내리고 흙 내음, 물 내음, 풀 향기를 깊이 들이켜 봅니다. 늘 이맘때면 아이의 손을 잡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동네 산자락을 다니며 산책을 했는데.. 문득 어릴 때 뛰어놀던 시골 뚝 방 길이 생각납니다. 뚝 방 길 말뚝에 매어 놓은 누렁이 소는 따스한 봄볕에 엎드려 무언가를 연신 오물거리고,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완행버스가 마을 어귀 정류장에 정차하면 봄나물을 광주리에 잔뜩 담은 할머니들이 수다와 함께 차에 오르고 다시금 먼지를 뿜으면서 사라지던 한적한 봄날의 시골풍경. 들녘이 발갛게 물들어 가고 누렁이 소도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고 버스 끊긴 정거장 가게에 불이 들어오는 저녁 무렵 이면 '밥 먹자~' 하시는 할머니의 소리에 마당 한구석에서 막대기로 그림을 그리던 아이는 막대기를 집어던지고 뛰어가 밥상에 앉아 할아버지가 수저를 드시기를 기다렸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것도 아닌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생각하게 하는 오늘, 강변에 솟아난 푸릇한 새싹을 보며 깨닫습니다. 그래도 봄은 오나보다....more4minPlay
April 01, 20202020/03/31 애드리브괜찮다를 연기했다어느 것 하나 괜찮지 않았는데너는 늘 너무 빠른 걸음으로 무대를 빠져나갔지혼자 남아 덩그러니 핀라이트를 받고 선괜찮다, 오오이건 극(劇)이 아닌데내가 나라는 이름의 배우가 아니듯이그러면서 한참을 연기했다괜찮다를괜찮다의 굳센 의붓딸인 나를그 누구도 돌보지 않은 사소한 독백괜찮다, 괜찮다, 하면정말 다 괜찮아질 줄 알았다.박소란 시인의 <애드리브>겉으로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지만집에 가는 길...홀로 밥을 먹다가 문득...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는 이불 속에서 알게 됩니다.사실 난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죠.괜찮지 않아... 사실 나 많이 아파...상처 난 마음에는 솔직함이 약이 될 때도 많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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