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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18, 20202020/03/16 하아~~하아~~오르막길....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베란다 열려진 틈으로 들어선 바람에 건조대에 널려있던 빨래들이 펄럭이며 내려앉았습니다. 귀차니즘에 빠져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데 딸아이가 떨어진 빨래들을 탈탈 털어서 다시 널어둡니다. "엄마! 바람은 부는데, 하늘이 참 맑고 이뻐요. 요즘 엄마가 너무 무기력해 보이는데 산책 갈까요?" "아니...엄마는 좀 이따가 너희들 밥 준비해야지." "엄마!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고 하늘이 넘 깨끗하고 이뻐요. 봐 봐요. 엄만 소녀감성이라 이런 날 집에 있으면 안돼요. 우리 나가요." "그래요..엄마! 우리 들길 따라서 산책하고 들어와요.." "그...그..그럴까...그러자..그럼...하긴 이맘때쯤엔 쑥도 나오고 냉이도 나왔을 텐데.." 두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아주 오래 만에 외출을 했습니다. 엄마가 해주시던 쑥 된장찌개가 생각이 나서 작은 봉투와 칼도 준비해갔습니다. 아파트 앞에서 조금만 걸으면 안성천이 흐르고 겨우내 바람에 흐느끼던 억새풀이 산책로 따라 펼쳐져 있습니다. "어머나, 쑥들이 많이도 나왔네. 어릴 때 참 많이도 캤는데.." 덤불사이로 참쑥이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어린참쑥의 내 음에 빠져들었습니다. 지난겨울 권고사직을 통보받고 쉬게 되었을 때...너무도 암울했습니다. 몸도 지치고 마음은 상처까지 입고...굴곡진 산책로를 걸으며 많은 생각들이 스쳐 갑니다. 오르막길에 숨이 가빠 왔습니다. 앉아 쉬고 갈까? 싶을 때 내리막길이 보였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시원한 바람이 땀방울을 털어냅니다. 그래 지금 인생의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오르막길 끝에는 분명히 수월하고 편안한 인생의 내리막길이 있겠지. 오르막길의 힘겨움도 잊어버릴 수 있는 그 길엔 따뜻한 봄날의 예쁜 꽃들이 수놓아지길 바라봅니다....more4minPlay
March 18, 20202020/03/15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March 18, 20202020/03/15 그래도 봄은 오고 있었습니다.온 나라가 힘드니 저도 같이 지치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고 마스크도 절실한 사람이 사기를 바라며 방콕을 고수했지만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어 미안하고 걱정만 하다가 시골집에 갔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간 건데 1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겨울 빛이 다 물러가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초록 싹이 보이고, 작고 노란 꽃망울의 산수유를 보니 도시에서 힘들었던 마음이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바스러져 버릴 것 같아, 내내 밀린 숙제처럼 달려 있던 무청 말린 씨래기. 남편은 마당 화덕에 불을 피우고 저는 큰 솥을 걸고, 밤새 담가두었던 씨래기를 푹 삶았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껍질을 벗겼습니다. 말로만 들었는데 정성이 있어야 가능한 과정이었습니다. 한 움큼씩 냉동실에 차곡차곡 넣고, 한 줌은 된장으로 버무려 멸치육수에 자작자작 끓였습니다. 눅진한 나물냄새와 함께 진짜 시골스럽게 완성된 씨래기. 정말 맛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 고생을? 이라고 했는데 어릴 적 고향을 나에게 가져다준 것 같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삶고 껍질 벗기고 하는 과정 역시 힘들었지만 가을의 풍요로움을 다시 가져다 준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봄은 오고 있습니다. 요 작은 싹들이 모여 따듯한 봄날을 만들어 가겠지요. 우리도 한 명 한 명. 서로를 공감하고 격려하면서 곧 따듯한 봄날을, 희망의 날을 기다렸으면 합니다. 지금 힘들지만 바로 전의 날들이 주었던 행복에 감사하고 그날이 당연히 올 것을 확신 하며 살고 싶습니다....more4minPlay
March 18, 20202020/03/14 넥타이그렇게 말고 이렇게매듭을 묶을 수도 있다고가르쳐주지 않았니그 후로 그렇게 말고이렇게도 인생을묶으며 살아왔다아니 늘 이렇게만살았다이렇게 묶을 때마다네가 준 내 인생 때문에사무쳐 목이 메인다나해철 시인의 <넥타이>몇 마디 말로,몇 개의 행동으로,우리는 저도 모르는 사이서로의 인생에 큰 자국을 남기죠.어쩌면 내가 가진 몇몇 습관도누군가가 남기고 간 흔적이 아닐지......more3minPlay
March 18, 20202020/03/14 '얼음!','땡!'2020년 새해가 되면서 나름대로 늘 그랬듯이 한해의 새로운 각오와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는데 난데없이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맘이 많이 위축되면서 아이들 놀이 중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며 ‘얼음!’ ,‘땡!’ 동작하듯 우리들의 생활에 얼음! 동작이 생긴 듯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코로나19 뉴스부터 듣는 습관이 생기면서 숨바꼭질 놀이에서 술래한테 들킬 때 ‘찾았다!’ 하는 외침처럼 시원한 해결책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합니다. 그래도 계절의 봄은 오고, 날씨가 풀리면서 작년에 가꾸었던 텃밭에 나가보니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땅을 뚫고 파란 냉이, 씀바귀가 나와 있습니다. 계절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나쁜친구(코로나19)가 왔는지도 아랑곳 않고 때가 되니 곁에 와 있는 겁니다. 새로 시작해야할 농작물 파종을 위해 굳어진 땅을 파서 촉촉하게 만들고 풀을 뽑고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새롭게 만날 친구들(상추,가지,고추,토마토,감자등등..)을 생각하며 코로나19의 시름에서 벗어나곤 합니다.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자연의 좋은 땅기운의 원천인 흙의 냄새가 좋고, 또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D를 무한 공짜로 받을 수 있는 햇볕이 있는 텃밭에서의 일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숨바꼭질 놀이의 술래가 숨은 친구를 찾아내듯이 코로나19도 얼른 잡힐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평소의 소소하고 하찮은 일들로 여겨졌던 일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면서 그것들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이제 우리가 ‘얼음! 동작에서 해제되는 ’땡!‘을 외치면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움츠린 몸과 맘을 탁 트인 곳에서 가벼운 산책도 하고 조그만 여유라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쓰는 의료진들과 애쓰시는 많은 분들 참으로 고맙습니다~~^^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more4minPlay
March 18, 20202020/03/13 어린 왕자의 기억들길을 가다가 문득 뒤가 궁금해지거든제자리에 딱 멈추는 거야 두 발을 한껏 벌린 채가랭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한참 들여다보는 거야고개를 박고서 바라보는 구름 꽃나무 날아다니는 새들벌레들도 보일 거야 돌멩이들도 보이겠지하나하나 다른 모양의 돌멩이들 발자국들 좁다랗고 널찍한 길구불텅구불텅하고 쪽 곧은길이 두 기둥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겠지모든 길은 가랭이 사이로 통하는 거겠지 뒤가 궁금해지거든그렇게 한번 해 보아 빼툴빼툴 서럽게 서툴게걸어온 발자국도 보이겠지 당당하기도 하고 흔들거리기도 하면서아름다이 흔적없는 풍경화가 되어 뒤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겠지나병춘 시인의 <어린 왕자의 기억들>문학에는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있죠.시간 순서를 바꾸거나단어조합을 다르게 해서늘 보던 것을 새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가끔 일상을 볼 때도 낯설게 보는 눈이 필요한 거 같아요.철봉에 매달려 학교를 거꾸로 보던 어린 시절처럼,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넣어 하늘을 보는 개구쟁이처럼,반대 방향에서, 타인의 눈으로,머리 위 새의 시선에서 땅을 본다면,어둡고 우울한 이 길에도 한 줄기 빛이 보이지 않을까요?...more3minPlay
March 18, 20202020/03/13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March 18, 20202020/03/12 비장의 무기좁은 골목어기적어기적폐지 줍는 할머니의손수레가임시 번호판도 떼지 않은새까만 외제 차의 옆구리를쓰윽긁으며 지나간다차 주인이울그락불그락펄펄 뛰며고함을 지른다할머니가 느릿느릿허리를 펴고뒤돌아서무표정하게차 주인 어깨 너머나뭇가지의새를본다신미균 시인의 <비장의 무기>실수했다거나누군가가 싫어하는 일을 했을 때잔소리를 가장 적게 듣는 방법은 비장의 무기!‘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가 아닐까 싶네요.어찌할 수 없는 것을 어쩌겠나요.그저 먼 곳을 바라볼 밖에......more3minPlay
March 18, 20202020/03/12 힘드니까 힘이 난다과거, 시인은 뻬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고 했는데 이미 3월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는 아직도 겨울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수시로 확진자 발생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리고 동네 약국에는 침묵의 행렬이 늘어서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듯 한 개나리가 무색하게, 거리는 한산하고 불안과 불신의 그림자가 거리를 차지한 느낌입니다. 올해 고3이 된 작은 딸아이는 늦춰지는 개학에 혹시라도 입시에 차질이 생길까 싶어 초조해하고, 큰 딸아이는 알바를 하는 학원이 휴원을 하면 하는 대로 개원을 하면 하는 대로 걱정과 불안이 끊이질 않습니다. 50년 넘게 살면서 처음 경험해보는 이런 시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막막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밤을 견디는 가장 큰 힘은 반드시 새벽이 올 거라는 믿음이고, 어두운 골목길에서는 이 모퉁이만 돌면 가로등이 있을 거라는 위안이 가장 큰 힘 일겁니다. 텃밭을 10년 가까이 하다 보니 '겨울'을 대하는 자세가 그 전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춥고 삭막한 겨울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시련의 시간만은 아닙니다. 농부는 겨울이 추울수록 그 해는 풍년이 든다고 위로하며 봄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여지없이 봄은 오고 언제 그랬냐는 듯 농부는 결실로 그 기다림을 보상 받곤 합니다. 우울한 뉴스들 사이사이 이런 희망의 소식들도 끊이지 않습니다. 용감한 의료진들이 대구로 향했고, 월세를 깎아주거나 받지 않는 선한 건물주들이 고통을 나누고, 각지에서 십시일반 온정의 손길도 이어집니다. 방호복을 벗은 그들의 옷은 땀에 젖어 있었지만 약해보이지 않았고, 책상에 엎드린 채 새우잠을 자는 그들의 뒷모습은 초라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흘린 땀은 봄비로 내릴 것이고, 그들이 나눈 사랑은 희망의 씨앗으로 땅에 뿌려질 거라 믿습니다. 힘드니까 더 힘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숨 쉴 수 없을 것 같이 힘들어도 우리는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뚜벅 뚜벅 걸어 왔습니다. 그게 우리였습니다. 겨울은 사람들의 희망으로 극복됩니다. 두 딸의 대화가 웃음을 짓게 합니다. "언니 좀 상황이 좋아지면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뭐 먹으로 갈까? 치즈떡뽁이? 닭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던 이런 일상들이 이젠 간절한 소원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바람부터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까지 이 모든 것들이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길 바래봅니다....more5minPlay
March 18, 20202020/03/11 거꾸로 말했다괜찮아요,라고 말할 때괜찮지 않았다저는 됐어요,라고 말할 때되지 않았다아니에요,라고 말할 때아니지 않았다하나 마나 한 말이지만,내가나라고 부르는 얘야,너한테 분명히 말해 둘게아무 때나 웃지 마,어색할 때는 그냥 있어도 돼장철문 시인의 <거꾸로 말했다>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다면잠시 주저앉아도 돼요.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해요.억지로 웃어주지 않아도 돼요.내가 솔직해져야내 안의 내가 덜 상처받을 테니까...우리 거꾸로 말하기는 그만두기로 해요....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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