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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02, 20202020/03/01 어머님과 정리 정돈시골에 계시는 어머님이 며칠 저희 집에 머물다 가셨습니다. 어머님은 깔끔하셔서 평소에도 고향집에 내려가면 늘 깨끗하게 정리 정돈이 되어 있으시기에 가끔 저희 집에 오실 때면 혹시나 어머님이 제 살림 솜씨를 흠 잡으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난번에도 어머님이 오셔서 반갑긴 한데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직장에 나가면 어머님이 바쁜 며느리를 대신해 손녀들 식사며 집안 정리를 해 주셨는데 제가 봐도 싱크대는 물 한 방울 없고 식탁위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불편한 마음에 ‘어머님 정리 제가 할게요. 그냥 쉬시다 가세요.’ 말을 해봤지만 어머님은 ‘내가 좀 도와주고 싶어서’ 라고 하십니다. 싱크대 서랍을 열어 봐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서랍장을 열어 봐도 차곡차곡 옷들이 정리가 되어 있고 아이들 책장을 봐도 나란히 줄이 맞춰져 꽂혀 있어 어쩜 어머님은 저렇게 깔끔하고 정리를 잘 하실까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머님이 얼마나 며느리 살림을 보면서 속으로 흉을 보셨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님은 며칠 후 고향으로 내려 가셨고 잘 도착 하셨나 궁금해서 그날 밤 안부 전화를 드렸더니 ‘잘 왔다. 내가 며칠 있으면서 나 지내기 편하게 정리 정돈을 해 놓았는데 너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정리 하렴.’ 하십니다. 그래서 ‘어머님 제 살림솜씨가 꽝이죠.’ 했더니 ‘살림 사는 게 정답이 있냐? 자기 편한 데로 살면 되지. 나야말로 정리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살림이 꽝이지?’ 하면서 웃으십니다. 어머님 말씀에 진심이 묻어 있는 것 같아서 어머님을 오해했던 제 마음이 죄송했습니다. 다음에 어머님이 오시면 ‘어머님 저는 어머님이 정리 정돈 해 주시는 게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어머님 하고 싶으신 데로 정리 좀 해주세요.’ 라며 부탁드려야겠습니다....more4minPlay
March 02, 20202020/02/29 물받이통을 비우며화분 아래 물받이통이 가득 찼다 누가 나이 찬 어느 집 여식 중매라도 왔나 걸음걸이 조신스럽게 물받이통을 비운다 조금만 숨이 흐트러져도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오호라 물이 나를 조율하는구나 걸음마를 익히는 아기의 경이를 굳은살 박인 발바닥으로부터 다시 살려내면서 간다, 몇 평짜리 거실이 족히 수십 평은 되는 듯 초와 분을 뛰어넘은 걸음걸이로 부동산 횡재라도 한 듯, 한다 내가 내 걸음을 낯설어하며 미세한 동작을 따라 반응하는 물의 두근거림 둑 너머로 함께 넘실대는 방류 직전까지 간 수력발전소 아닐런가 이럴 땐 심심한 내 눈빛도 제법 싱싱한 눈빛이다 손택수 시인의 <물받이통을 비우며>화분 물받이에 물을 비우는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눈빛까지 초롱초롱해지지요.사람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목표를 정하는 일이다, 싶습니다....more3minPlay
March 02, 20202020/02/29 내 삶의 길목에서현찰 5만원을 받았습니다. 신문을 일 년치 보고 그 다음부터는 돈을 내랍니다. 신문을 본지 너무 오래되었네요. 티비 만 보고, 책도 잘 안 보게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문득 이렇게 생각지 돈을 준다니 일단 받았습니다. 5만원으로 삼겹살과 상추를 사왔습니다. 그렇게 5만원 어치를 먹고 그리고 신문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버리기 아깝길래 한 장 한 장 읽어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글 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돋보기를 껴야만 보이지만 세상과 작게나마 소통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은 적어지고 자꾸 쉽고 편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신문을 보니 뉴스에서 보는 것 외에 다른 것이 보이고 그로 인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볼까? 그렇게 되는 거죠. 아이들이 다 크고 각자의 방으로 쑤욱 들어가 버립니다. 언제 왔는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남편역시 밖에 나가서 밥 때나 되면 날 찾습니다. 라디오의 음악소리를 들으며 신문을 펼칩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구나. 놀라고 감탄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참 책을 좋아했었습니다. 제 나이에 국문과 나왔다고 하면 아이구 대단하시다고..그처럼 학구열이 높았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로 문학소녀였는데 왜 이렇게 글을 멀리 하게 됐는지 모를 일입니다. 사는 게 팍팍해서도 그렇고 희끗희끗 흰머리들이 생기면서 만사 귀찮아지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우리 나이에는 치매예방차원에서라도 글을 읽으며 생각을 하라고 합니다. 이참에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신문을 보면서 생각이란 것을 하자. 하고 말이죠. 왠지 뭔가 시작한 기분에 달뜨고 설레고 흥분됩니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느껴보는 작고 소소한 나의 행복한 일상이 되어버렸네요....more4minPlay
March 02, 20202020/02/28 자두나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 대학 보내달라고 데모했다 먹을 줄 모르는 술에 취해 땅강아지처럼 진창에 나뒹굴기도 하고 사날씩 집에 안 들어 오기도 했는데 아무도 아는 척을 안 해서 밥을 굶기로 했다.방문을 걸어 잠그고 우물물만 퍼 마시며 이삼일이 지났는데도 아버지는 여전히 논으로 가고 어머니는 밭매러 가고 형들도 모르는 척 해가 지면 저희끼리 밥 먹고 불 끄고 자기만 했다 며칠이 지나고 이러다간 죽겠다 싶어 밤 되면 식구들이 잠든 걸 확인하고 몰래 울 밖 자두나무에 올라가 자두를 따먹었다 동네가 다 나서도 서울 가긴 틀렸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낮엔 굶고 밤으로는 자두로 배를 채웠다 내 딴엔 세상에 나와 처음 벌인 사투였는데 어느날 밤 어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빈속에 그렇게 날것만 먹으면 탈난다고 몰래 누룽지를 넣어주던 날 나는 스스로 투쟁의 깃발을 내렸다 나 그때 성공했으면 뭐가 됐을까 자두야 이상국 시인의 <자두>‘만약’이라는 단어를 붙여 아쉬움 남는 과거를 재구성해볼 때가 있습니다.참으로 부질없는 일인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는 것이죠....more3minPlay
March 02, 20202020/02/28 내 삶의 길목에서남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디쯤이에요? 비가 오는데 우산을 가지고 나갈까 해서요” 남편이 문자로 “우산 있음” 참 단답형의 남편입니다. 그나마 이렇게 신속하게 답장을 해주는 것만도 고맙네요. 남편이 퇴근해 집에 들어오는 시각은 저녁 9시20분에서 30분 사이 정확하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회사에서 저녁을 일찌감치 먹고 일을 하다 집에 오기에 늘 간식을 준비 합니다. 에어프라이기에 군만두도 만들고, 단맛과 새콤한 맛이 가미되어 입맛을 돋우는 천혜향도 접시에 모양 있게 담았습니다. 칼슘 섭취를 해야 한다며 매일 먹게 만드는 치즈와 우유 한 잔도 함께... 시간이 되었는데 남편이 기척이 없습니다. 오 분쯤 늦는 거야 뭐 그럴 수 있지만 30분이 지났는데도..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 걱정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별의별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는데 문자를 해도 답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네. 밖에 나가서 기다려볼까?’ 점퍼를 걸치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현관문에서 기척이 납니다. 얼른 뛰어 가보니 남편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과 원망의 소리가 함께 튀어 나왔다. “아니 왜 이리 늦었어요. 걱정 했잖아요” “내가 뭐 애야, 걱정하게” 무심하게 한마디 툭 던지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갑니다. 남편이 그래도 잘 들어왔다는 안도감에 다시 식은 만두를 데우고 남편에게 간식을 내밀며 늦은 이유를 연거푸 물어보니 집 앞 버스정류장에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주춤거리더니 쓰러지려는 것을 간신히 붙잡았다고..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여쭈니 방향감각도 잘 모르고 뭐라고 하시는데 잘 못 알아듣겠다고.. 어지럽다고 길바닥에 앉아 버린 할아버지를 보고 그냥 올 수가 없어 119에 도움을 청하고, 구조차가 올 때까지 함께 있어주느라 늦었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때 아무나 접촉하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래도 우리 남편 애썼네요.” 라고 해주고 남편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데 이 선한 눈동자의 남자가 내 남편이네요....more4minPlay
February 28, 20202020/02/27 나눔의 신비촛불 하나가 다른 촛불에게 불을 옮겨 준다고 그 불빛이 사그라지는 건 아니다 벌들이 꽃에 앉아 꿀을 따간다고 그 꽃이 시들어 가는 건 아니다 내 미소를 너의 입술에 옮겨준다고 내 기쁨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빛은 나누어 줄수록 더 밝아지고 꽃은 꿀을 내줄수록 결실을 맺어가고 미소는 번질수록 더 아름답다 자신의 것을 잃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나누어 줄 수 없고 자신을 나누지 않는 사람은 시간과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박노해 시인의 <나눔의 신비>열악한 환경 속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자원해서 대구로 향한 백의의 천사들,전국의 기부행렬에서 나눔의 신비를 봅니다.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기 낸 사람들....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 분들이 있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우리입니다....more3minPlay
February 28, 20202020/02/27 가슴 뛰었던 하루 ~요즈음 코로나 때문에 우리 집에 오지 않는 엄마를 찾아갔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고 가는 일 위험하다고 우리 집에 오지 마시라고 내가 가겠다고 한 겁니다. 부스스 한 머리를 하고 힘이 없어 보이는 엄마를 보고 깜짝 놀라서 "엄마 어디아파?“ 여쭤보니 아니라고 하시길래 안도의 한숨을 쉬고 ’엄마는 연세도 있고 지병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시장에도 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요.‘ 라고 당부를 하고 돌아오는데 힘이 없어 보이던 엄마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병원에라도 모시고 갈 걸 그냥 왔나 싶어서 전화를 해서 ’엄마 몸이 아프면 병원에 꼭 가 봐요.‘ 했더니 세상이 무서워서 바깥에 나가기가 겁이 난다고 하십니다. ’엄마 드실 약은 있어?‘ 물었더니 ’응 아직 남았어.‘ 하십니다. ’무슨 일 있으면 빨리 연락해요.‘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한 시간 후 다시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으십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다시 차를 엄마 집으로 향했습니다. 엄마는 집에 안계셨습니다. 전화도 안 받고 무슨 일일까 마음이 조급해서 가슴이 뜁니다. 근데 저 만치서 엄마의 모습이 보입니다. ’엄마.‘ 라고 소리쳐 불렀더니 엄마가 더 놀래십니다. ’왜 ~ 왜? 무슨 일이 있어‘ 엄마가 오히려 제게 물으십니다. ’엄마는 왜 전화도 안 받고 어디 다녀오는데?‘ 내 목소리는 자꾸 올라가고 나중에는 엄마한테 화까지 냈습니다. ’야가 왜 이러는데 입맛이 없어서 요 밑에 가서 칼국수 하나 먹고 오는데 뭔 난리 다냐.‘ 하는 엄마 말에 "그럼 전화는 왜 안 받는데.’ 했더니 ‘내가 전화를 안 가지고 나갔더라.’ 배가 부른 엄마는 기운이 나는지 평화로운데 나는 잠시 가슴 뛴 걸 생각하고 소리가 높아집니다. 엄마에게 행여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조마했던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우리 집으로 운전 해 오는데 아휴 이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하루빨리 해방되기를 간절히 기원 할 뿐입니다....more4minPlay
February 27, 20202020/02/26 정답벼르고 벼르던 집을 장만했다 정원수도 몇 그루 뜨락도 제법 있는 그것도 당당한 이층집이다 빚도 안고 세도 안아 내 집이라기엔 어설프고 낯간지럽다 손 내저으며 과분한 내색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요즘 세상 꼭 제 돈만 가지고 집 장만합니까 한결같이 진작부터 준비한 듯한 앵무새 표현들이다 손 내젓기가 민망해진다 언제부터 이런 정답이 나온 것일까 나도 정답의 한 부분이 되어 이 아침 부끄럽게 대문을 나서고 있다 오하룡 시인의 <정답>갚아야할 대출금이 한 가득이어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예요.빚은 앞으로 열심히 갚으면 되구요.행복이 찾아왔을 때는 낯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 기쁨을 누려보시길 바래요....more3minPlay
February 27, 20202020/02/26 향수를 뿌리고외출 준비를 하려는데 경대 위에 있는 2월 달력이 눈에 띕니다. 2월 4일 입춘, 19일 우수. 예년 이맘때면 봄이 슬슬 오고 있음을 느낄 때인데..코로나19로 아직도 우리의 몸과 마음은 겨울 못지않은 혹독한 추위에 얼어붙어 있습니다. 해마다 2월이면 졸업식이 한창일 텐데 올 2월엔 학교마다 졸업식이 취소되거나 축소되어 축하해 주는 하객 하나 없이 방송으로 대신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동네 마트에 갔더니 매장에 요즘 보기 드문 마스크가 걸려 있었습니다. 필요한 마크스를 몇 장 더 구입할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는데 가족인 듯 한 여자 두 분이 먼저 마스크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내가 마스크에 손을 내밀 무렵 여자 한 분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행 에게 말합니다. "너 마스크 썼어?" 그리고는 휑하니 자리를 떠나버리는 겁니다. 내가 코로나19 환자도 아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도 아닌데... 한편으론 황당하기도 했지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기에 이해가 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충북 진천과 아산에선 중국 우한에서 온 우리 교민들을 주민들이 마음으로 포근히 안아주고 이젠 그들도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할 날도 멀지 않았을텐데....하지만 해외여행을 간 적도 없는 사람에게도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즈음. 병원에서는 웬만한, 급한 병이 아니고서는 수술 날짜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감기처럼 찾아와 사람들의 목숨을 여지없이 앗아가는 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언제쯤 종식이 되고 사람과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간절히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제발 이 무서운 전염병이 하루 빨리 거두어지기를..^^...more4minPlay
February 26, 20202020/02/25 따뜻한 흙잠시 앉았다 온 곳에서씨앗들이 묻어 왔다씨앗들이 내 몸으로 흐르는물길을 알았는지 떨어지지 않는다씨앗들이 물이 순환되는 곳에서 풍기는흙내를 맡으며 발아되는지잉태의 기억도 생산의 기억도 없는내 몸이 낯설다언젠가 내게도뿌리내리고 싶은 곳이 있었다그 뿌리에서 꽃을 보려던 시절이 있었다다시는 그 마음을 가질 수 없는내 고통은 그곳에서샘물처럼 올라온다씨앗을 달고 그대로 살아보기로 한다조은 시인의 <따뜻한 흙>옷에 묻은 씨앗처럼끈기 있게 매달려야작은 몸에서 잎이 나고 줄기를 키워열매를 맺는구나, 싶지요.씨앗 같은 열정, 간절함이 있다면우리도 바라는 곳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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