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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December 12, 20192019/12/11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죠여고 동창 모임. 그 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나가지 못한 것도 있었고 그냥 가기 싫기도 해,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서 안 나갔는데 몇 달 전에 일을 관두었기에 어쩔 수 없이 나갔습니다. 벌금 10만원을 물린다기에.. 모임에 가려고 보니 결혼 전에 사 입었던 유행지난 옷들뿐이고, 머리도 질끈 묶고 다녔었기에 부스스 한 게 엉망이고, 거울을 보니 그 동안 야근하느라 지친 얼굴이고.. 큰맘 먹고 2000원짜리 팩 하나를 구입해 붙였습니다. 다음날 동창모임에 나가니 오랜만에 봤다고들 반갑게들 맞아 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 모습을 보고서는 한 마디씩 합니다. "넌 돈 번다면서 머리랑 옷이 그게 뭐니. 좀 꾸미고 다녀야겠다." "얼굴은 왜 그렇게 상했니?" 라고들 하길래 그냥 웃으면서 "얼굴이 좀 상했지. 너는 얼굴 좋다. 좋은 일 있나봐?" 그러자 그 친구는 이때다 싶은지 "좋은 일? 우리 남편 승진 한 거가 좋은 건가? 승진하니까 자동차도 회사에서 나오더라구. 남편이 타던 차 내가 이제 타게 되었지."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들도 지지 않고 자랑 삼매경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저만 부러워서 또 '나만 이제껏 뭐 하고 살았나' 하는 마음에 고개 숙이고 밥만 먹었더니 급체를 했는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링거를 맞으러 갔습니다. 누워있는데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장남인 남편을 만나서 시부모님 생활비 보태드리고, 대출 받아서 집 사고, 친정 부모님 병원비 보태 드리느라 늘 아끼고 아끼느라 딸아이 공주 드레스 한 번 못 사주고, 무슨 날 때도 장난감 한 번도 못 사주고 저를 꾸밀 여유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아직도 현관만 우리 집이고 화장실이며 베란다, 방은 은행 것이기에 갈 길이 멀기만 하지만. 내 젊음을 돈 버느라 살아왔다는 생각에 링거를 다 맞고서는 생애 첫 과도한 쇼핑을 해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생일 선물로 딸아이 좋아하는 인형과 엘사드레스, 햄버거, 그리고 소매 끝이 반질반질 해진 남편 패딩점퍼,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내복 한 벌씩, 그리고 저에게는 미용실가서 파마를 했습니다. 건강한 가족이 있고, 쉴 보금자리가 있고, 주위에 따뜻한 온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니 전 행복한 사람이겠죠....more4minPlay
December 11, 20192019/12/10 슬픔이 슬픔을 위로할 때무디어진다는 건 그만큼 견뎌낸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사랑도 슬픔도 견뎌내는 일이다 견뎌내지 못한 것들은 어디에서든 상처가 되고 상처가 된 것들은 보이지 않는 틈마다 촘촘히 박혀 결국은 슬픔이 된다 무디고 거칠어진 손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부드러운 손길로 어둠 속 숨어 있는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온몸이 무디어지고 헤져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손 그리하여 어둠 속 웅크리고 있던 슬픔들을 온전히 다시 세상 밖으로 돌려보내는 손 나에게도 그런 손이 하나 있다 김금란 시인의 [슬픔이 슬픔을 위로할 때]아프고 쓰렸던 일도 어느 순간 초연해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도 단단한 굳은살이 박이나봅니다.무뎌졌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견딜힘이 생겼다는 뜻이겠지요....more3minPlay
December 11, 20192019/12/10 귤 수확하기제주도의 12월은 노랑 귤이 섬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11월부터 본격적인 수확 철에 접어들면 일손이 모자라 사방에서 사람 구하느라 난리입니다. 제주도 밖에서 온 아르바이트생은 왕복 항공료에 일당에 숙박비에 보험료와 이동에 따른 차량 임차료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귤 농사 하는 큰언니도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면 애들 친구 엄마랑 몸뻬 바지와 모자를 챙기고 서둘러 농장으로 갑니다. “왔어, 애들 학교는 잘 갔니, 이쪽부터 따. 오늘 안으로 이쪽은 다 따야 주문받은 거 택배 보내.” “알았어요. 아침은 먹고 하는 거야.” “응, 몇 수저 떴어,”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식사라도 든든히 하고 일해, 그러다 병이라고 나면 어쩌려고.” 이곳에 귤 따는 일꾼은 평균 연령 70이 넘으신 제주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할머니들이 모임을 만들어 귤을 따러 다니는데 돈 벌어 손주들 용돈 주는 재미와 문화센터 다니는 재미에 3개월 열심히 일 하십니다. 형부가 안 계셔서 홀로 고생 하며 아이들 대학 보낸 언니는 시댁에서 물려받은 그리 넓지 않은 과수원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귤나무 한 그루만 있으면 대학나무라 해서 애들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보낸 귀한 나무였는데 언제부턴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점심시간도 아껴가며 한 개라도 더 따주고 애들 올 시간이 되면 와야 합니다. 유담이 엄마가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친정 식구들과 유담이 작은 아빠 회사 동료들이 단체로 주문을 하겠대요. 대신 좋은 귤로 보내줘요.” “정말 고마워요. 걱정하지 말아요. 언니가 늘 건강한 먹거리만 생산하니 내가 보장해. 원하는 날짜에 도착하도록 할게요.” 고생하며 착하게 살아온 우리 언니 두 다리 뻗고 잠을 자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more4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9 띠포리띠포리가 납작하게 누워 있다 은빛 비늘을 윤슬처럼 반짝이며 날렵하게 잔바다를 누비던 띠포리가 모로 누워 혼미하게 가라앉고 있다 발라먹을 살도 없어 생선 축에도 들지 못하고 만만하다고 으레 가짓수에도 끼지 못하던 그래도 국물맛 내는 데는 띠포리만 한 게 없다며 끓는 물에 집어넣고 우려먹던 그 띠포리가.고열에 한기까지 갈마들어 몸살이거니 미적거리다가 척추염증이라고 듣기에도 어쭙잖은 병명으로 벌써 한 달 보름이나 병상에 누워 있다 무른 등에 새끼에 새끼까지 태우고 지느러미짓이 그리 힘든 줄 나만 몰랐다 띠포리 한 줌 넣고 된장 한 숟가락 풀어서 김치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한 끼는 먹을 거야 입에 걸러 넣을 게 없을 거라며 내 걱정을 하는 아내는 척추 마디마디가 물러 누워 있는데 밴댕이 소갈머리처럼 연득없는 나는 연하디연한 띠포리 등뼈까지 우려내어 혼자 살겠다고 후룩이며 밥 말아먹고 있다 이상규 시인의 <띠포리>밴댕이를 사투리로 ‘띠포리’, 혹은 ‘디포리’ 라고 하죠.멸치와 비슷한데 크기는 조금 크고 훨씬 납작합니다.국물 내는 데는 그만이죠.가족 위해 일하다 몸 져 누운 아내, 어머니가 작은 몸의 진국까지 다 빼준 띠포리 같아 애잔합니다.그런 아내를 두고 밥숟갈을 들 때면 염치없고 미안한 마음에 목이 메지요....more4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9 남동생의 빈자리지난달 올케가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이라고 하면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형님,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보호자와 함께 오라고 해서요' '그래? 걱정 마. 간병까지 다 해 줄 테니까' 그렇게 올케와 함께 병원에 가 입원을 하고 다음날 수술을 했습니다. 남동생은 아프리카에서 건축 일을 하는데 일이 끝나는 대로 휴가를 나온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올케의 수술은 잘 된 거 같았고 4박5일간의 병원생활을 마친 후 퇴원을 하였고 마침 남동생도 휴가를 나와 엄마모시고 큰올케와 동생들과 모두 모여 오붓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배추와 알타리 동치미 무우도 김장도하고 총각김치도 담가 놓고 게장도 담아놓고 감자탕을 하기위해 등뼈를 넉넉하게 사 우거지와 들깨가루도 듬뿍 넣어 감자탕을 푹~끓여 놓은 다음 올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집에 와서 김치와 게장과 감자탕 끓여놨으니 갖고 가라고 해' 했더니 남동생이 차를 기지고 와 엄마네 동치미와 묵은지 한통, 큰 올케네 배추김치한통, 작은올케네 총각김치, 게장, 감자탕 차에 실어 보냈습니다. 잠시 후에 올케가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매번 신세만 져서 죄송하네요. 정말 맛있게 잘 먹을게요.' 하는데 '올케 몸조리 잘하고 김치 다 먹으면 또 갖다 먹어. 많이 담았으니까' 별거 아닌 거 같은데도 이렇게 나눠 먹을 수 있는 동생들이 같은 곳에 살고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이다 싶습니다. 그리고 남동생이 휴가 나와 올케 수술하고 나서 함께 할 수 있어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올케가 얼른 잘 회복되기를 바랍니다....more4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8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4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8 내 삶의 길목에서김장을 하기 전부터 오른쪽팔꿈치가 아프더니 손목도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병원가기 정말 싫어하는데 너무 아프니까 할 수 없이 병원을 갔는데 접수를 해놓고 이제나 저제나 차례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제 앞에 오더니 ‘너~누구 아니니’ 하고 묻는데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해 ‘누~구’ 하고 물었더니 ‘나 정말 몰라? 나 누구잖아’ 그제 서야 보니 중3때 친한 친구였습니다. 세상에 얼마 만에 만나는 건지.. 근데 우리친구들 중에 한 몸 하는 친구로 알려져 있던 친구였는데 살이 쏙 빠져 있었습니다. ‘너 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어?’ 묻자 한참을 망설이더니 ‘그게 있잖아. 5년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 살이 빠졌어.’ 친구의 말에 마음이너무 아파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구나.’ 진료를 받고 나와 친구와 가까운 카페에 가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님은 잘 계시지?’ 하고 안부를 묻자 친구는 ‘우리엄마. 올 봄에 하늘나라로 소풍 가셨어. 건강 하시던 우리엄마 작년 봄에 췌장암 진단 받으시고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수술도 못하시고..’ 친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친구를 꼭 안고서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나서야 ‘중3때 너 네 집에 놀러 가면 어머님이 밀가루반죽 해 홍두깨로 밀어 해주시던 칼국수 정말 맛있어 한 그릇 먹고 나면 어머님은 ’한 창 먹을 때지. 한 그릇 더 먹어라 시며 한 그릇을 더 주시곤 하셨는데...’너 언제 어머님께 갈 때 나도 같이 가자.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싶어.‘ ’그래, 12월에 한번 다녀올려구.‘ 친구에게 꼭 어머님께 갈 때 연락해 같이 가자. 했습니다. 종종 친구와 만나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어야겠습니다.Three degrees~~When will i see you again...more4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7 강원行그리워해서는 안 되는 시간들을 어디쯤 스르륵 놓아주어야 하나 하염없이 길고 굽어진 길 한겹의 생,언제 이렇게 속도가 붙었을까 그러나 이 겨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다 느닷없는 밤안개 너를 데리고 떠나는 일 원주를 지나 치악 언저리를 돌아 판운리, 섶다리에 다다르는 일 그쯤이면 이 몹쓸 짐승 같은 허기 서강 긴 강물에 풀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든 차마 버리지 못하는 계절이 있다 송영희 시인의 [강원行]갑갑한 마음에 무작정 강원도로 차를 몰았다는 얘기를 듣습니다.누군가는 탁 트인 바다를 보면 답답함이 가실 거 같아서 떠났다고 하고 누군가는 거친 강물을 보면 마음도 따라 흘려보낼 수 있을 거 같았다고 하지요.누구에게나 떠나올 수 없는 시간이 있습니다....more3minPlay
December 10, 20192019/12/07 동정심이력서를 넣을 때마다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니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1년 넘게 백수로 지내다, 동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저를 알아보는 동네 분들이 너무도 불편해 결국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또 다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을 때, 지방에 있는 조미 김 제조업체에서 타 지역 사람은 기숙사를 제공해 준다길래 무작정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열흘정도 지나 합격 통보를 받고 너무도 기뻐했습니다. 백수 생활 2년 8개월 만에 서른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기업체에 취직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기숙사는 빌라식이라 나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6명이 함께 생활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생활비가 들어가지 않는 장점은 있었지만, 갈수록 갈등이 깊어졌습니다. 한 친구는 술을 먹고 늦은 새벽에 들어와 소리 소리를 지르고, 또 한 친구는 너무도 안 씻어서 냄새도 나고 방 정리도 안 해서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래도 참고 참으며 1년이란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제법 필요한 기계도 잘 다루게 되었고 공정과정도 어느 정도 파악을 했을 무렵, 회사에서 생산직 주부사원을 모집했습니다. 생산량은 늘어만 갔고, 일손이 더 필요했던 이유였지요. 얼마 후, 주부사원 6명이 신입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그중에 연희엄마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대리로 진급을 했습니다. "연희 아줌마! 나 대리로 진급했어요." "축하드려요!" 연희 아줌마도 기뻐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며칠 후, 자재 공급이 일시 중단되어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가 없어 환경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연희아줌마가 "저기..급해서 그러는데 잠시 조퇴 좀 해도 될까요.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기가 아프다고 집으로 오고 있다네요." "얼른 가보세요. 과장님께 보고 드릴테니 다녀오세요." 퇴근 후 연희아줌마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남편분이 잘해주시나요? " "사실..저...이혼하고 아이랑 살고 있어요." 벚꽃이 만발한 어느 휴일 날, 연희아줌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연희아줌마는 저보다 14살이나 많은 연상이었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연애 2년 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마음으로 낳은 이제는 다 큰 딸과 저를 쏘옥 빼닮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축하해 주실 거죠....more4minPlay
December 09, 20192019/12/06 너도 그러냐나는 너 때문에 산다 밥을 먹어도 얼른 밥 먹고 너를 만나러 가야지 그러고 잠을 자도 얼른 날이 새어 너를 만나러 가야지 그런다 네가 곁에 있을 때는 왜 이리 시간이 빨리 가나 안타깝고 네가 없을 때는 왜 이리 시간이 더디가 다시 안타깝다 멀리 길을 떠나도 너를 생각하며 떠나고 돌아올 때도 너를 생각하며 돌아온다 오늘도 나의 하루해는 너 때문에 떴다가 너 때문에 지는 해이다 너도 나처럼 그러냐 나태주 시인의 [너도 그러냐]사랑이 내 세상 중심에 자리 잡을 때가 있죠.그동안의 내 삶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 아니었을까...보고 싶고 그리워서 한 없이 애태우게 되는 그런 시절이 있습니다....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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