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up to save your podcastsEmail addressPasswordRegisterOrContinue with GoogleAlready have an account? Log in here.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December 01, 20192019/12/01 멈추면 보이는 것~!!남편에게서 “미안합니다, 같이 귀가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라는 메시지를 받아 홀로 퇴근길에 나섰습니다. 기다림 끝에 만난 마을버스는 사람으로 가득했습니다. 겨우 자리를 잡고, 교통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도 카드지갑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 출근길 남편차를 타고 오느라 지갑을 확인할 일이 없었던 나는, 당황스러운 사태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정류장마다 들어오는 승객들의 길을 막고 있는 것도 민폐여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기사님께 카드지갑을 놓고 왔다고, 무임승차인데 괜찮겠냐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빨갛게 달아오른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기사님은 “그렇게 하세요.” 라며 무안함을 달래주셨습니다. 하나의 산을 넘고 보니 또 다른 걱정이 밀려옵니다. 버스를 내려 환승하게 될 지하철역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개찰구 밑으로 기어들어가 볼까? 아님 개찰구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같이 통과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볼까? 온갖 생각을 하며 지하철 개찰구에 다가섰을 때, 역무원이 떡하니 지켜서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시간에 쫓기듯 다니다보니 앞만 보며 빠르게 개찰구를 통과해 환승버스를 놓치지 않으면 그만이었지, 주변을 둘러볼 여유는 없었습니다. 매일 그렇게 바쁘게만 살다보니, 개찰구 주변에는 역무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역무원에게 다가가 상황설명을 했죠. 얌전히 사무실로 따라가니 그분이 의자를 권하셨습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지하철을 이용한 후 계좌이체 해야 할 내용들을 적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5G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노동을 무인기계로 대체하는 것이 대세인 요즘. 이렇게 나는, 기계로는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소중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 잠시만 발을 멈추면, 문득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more3minPlay
December 01, 20192019/11/30 장미요양원거긴 나이가 몇이슈 햇살 하나가 창을 넘어온다 뭐 먹을 만큼 먹었쥬 근데 거기는 유 음 나도-고만고만한 햇살 서너 개 서로의 이마를 맞대고 있다 따사로움이 묻어날 때마다 반사된 햇살은 자리를 뜨곤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분다 서로의 어깨들이 더 자주 더 가깝게 다가간다 햇살들이 모여앉은 창가에 거긴 여긴, 여긴 거긴 서로가 서로에게 토닥이는 소리 저마다의 거리에서 그냥 말걸기 편한 어이 거기, 나이가 몇이슈 햇살 하나 또 건너와 손을 내민다 서로의 나이를 묻는 일 일상이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햇살이 자리를 떴다 박권수 시인의 [장미요양원]적적함에 말을 붙여도 이내 대화가 끊어져버립니다.그리운 가족들이 곁에 없어서일까요?햇살이 비춰도 어딘가에서 찬바람이 스며들고 함께 있어도 가슴이 텅 빈 듯 합니다....more3minPlay
December 01, 20192019/11/30 좌충우돌 1년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기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죠. 지난주에 아가 첫돌을 치뤘습니다. 집에서 양가 부모님 모시고 간단히 식사를 하고, 수고해 주시는 부모님을 위해 와이프가 제주도 여행을 함께 가자는 이벤트를 마련해 3박4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맞벌이 하느라 집안일도 서툴고 애 보는 일은 더욱 서툴러 양쪽 부모님께 신세를 많이 지고 있습니다. 일주일씩 돌아가며 저희 어머님은 지방에서 올라오시고 장모님은 근처에 사는 죄{?}로 더욱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두 분이 사돈인지 친구인지 모를 정도로 잘 지내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모릅니다. 주말에는 저희 부부가 육아를 담당하는데 잠이 많은 제가 아버지가 되고서는 회사에 가서도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집에 와서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눈 녹듯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애를 키워보니 부모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아 더 열심히 일하고 집안일을 함께 꾸려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는 하나에서 열까지 프로답게 잘 하는데 저는 아마추어처럼 잘 안 돼, 부모님과 와이프에게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도와준다는 게 사고 칠 때가 더러 있고 애가 울 때는 속수무책으로 하늘만 쳐다보거나 부모님, 와이프 찾기에 바쁩니다. 애를 처음 목욕시키던 날 어머니가 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는데 막상 제가 하려니 아가를 물속에 빠트려 어쩔 줄 몰라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기저귀 가는 일도 능숙해졌고, 이유식 만들어 먹이는 일도 할 수 있고, 아이와 놀아 줄줄 아는 딸 바보 아빠가 되어가도 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가 손잡고 신발을 신겨 주는데 묘한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렇게 부모님 손을 잡고 삼천 번 넘어지면서 튼튼한 다리 근육을 키웠겠지요. 좌충우돌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장모님...more4minPlay
December 01, 20192109/11/29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이다 공단 지대를 경유해 온 시내버스 천장에서 눈시울빛 전등이 켜지는 저녁이다 손바닥마다 어스름으로 물든 사람들의 고개가 비스듬해지는 저녁이다 다시,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이다 저녁에 듣는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는 착하게 살기에는 너무 피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나씩의 빈 정류장이 되어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내버스 뒤쪽으로 꾸역꾸역 밀려드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을 저녁이라고 부른들 죄가 될 리 없는 저녁이다 누가 아파도 단단히 아플 것만 같은 저녁을 보라 저녁에 아픈 사람이 되기로 작정하기 좋은 저녁이다 시내버스 어딘가에서 훅,울음이 터진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을 저녁이다 이 버스가 막다른 곳에서 돌아 나오지 못해도 좋을 저녁이다 문신 시인의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저녁 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하루 동안의 긴장이 모두 풀리는 저녁에는‘아프다’는 얘기가 쉽게 들려옵니다.해는 저물고 저마다의 아픔은 또 다시 떠오릅니다....more3minPlay
December 01, 20192019/11/29 미안하고 사랑 합니다친정집에 갔습니다. 엄마는 외출 하셨고 아버지는 TV를 보다가 저를 보시더니 "너 왔냐? 하십니다. 마트에서 사온 것들을 냉장고 안에 넣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과일 하나 없었습니다. 사과와 귤. 단감까지 냉장고에 넣고 단감 몇 개를 깎아서 아버지 앞에 놓았습니다. 여전히 아버지는 텔레비젼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단감을 하나 입에 넣으십니다. 늘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버지에게 저는 살가운 딸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 한번 건네지 않고 그저 가져온 밑반찬을 냉장고 안에 넣고 돌아서 나오려고 아버지를 힐끔 보니 "왜 벌써 가려고?“ 하십니다. ‘네 갈게요. 엄마 오시거든 냉장고에 반찬 있다고 하세요.’ 나오려는데 아버지가 "그래도 엄마 보고가지.‘ 하십니다. 아버지 말을 뒤로하고 돌아서 나오면서 여전히 미워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에게 화가 났습니다. 평생을 놀고먹고 지내며 엄마를 고생 시키면서도 아버지는 참 배짱도 좋고 속도 편하시나 보다. 저런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아마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 봤습니다. ’엄마 난데 집에 들러서 과일과 밑반찬 좀 갖다 놓았으니 드세요.‘ 하니 "그래, 느그 아버지에게 과일 좀 챙겨 드리고 오지.’ 하십니다. 엄마 말을 들으니 또 화가 났습니다. 평생을 능력 없는 남편을 떠받들고 사는 엄마. 평생을 당신을 힘들게 하는 남편의 그 무능력을 엄마는 탓하지 않고 그저 ‘느그 아버지도 속이 속이 아닐거다. 힘으로 안 되는 걸 어쩌겠냐. 느그 아버지가 놀고 싶어서 노는 것만은 아닐거다. 그러니 너무 느그 아버지 미워하지 마라.’ 하는 엄마는 정말 아버지를 위해 사시는 분 같습니다. 때로는 저런 분도 없을거다. 엄마를 존경했다가 때로는 엄마를 원망했다가 미워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엄마를 요즈음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가엾어 지는 건 제가 여자이고 딸이기 때문이겠죠. ‘엄마 제 마음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아버지도 제 마음 이해해 주세요. 미안하고 사랑 합니다....more4minPlay
November 28, 20192019/11/28 짐짓 모른 체한 발짝이나 비켜서서 걷는 그림자를 부러 못 본 체 그냥저냥 걸어 볼 일이다 개나리꽃 노랗게 물들면 따라 그림자도 노오랗고 찔레꽃 하얗게 물들면 따라 그림자도 하이얀 노을이 내 이마 어디쯤 머물다 가면 따라 내 이마가 붉게 물드는 그런 길 한 번쯤 그냥저냥 걸을 일이다 가다 지치기라도 하면 잠시 노을의 옷섶을 끌어다 짐짓 모른 채 깔고 앉아 볼 일이다 어느새 따라 엉덩이 걸치는 그림자 엉덩이를 토닥토닥거리다 보면 내 이마 어디쯤에도 반짝 별 하나 슬쩍 자리 잡는데 그때서야 왔던 길 길게 되돌아볼 일이다 표성배 시인의 [짐짓 모른 체]때로는 나에게 연결된 줄들을 끊고 자유로운 시간을 가져봤으면 싶죠.시간과 목적을 정해놓지 않고 그냥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가끔은 해가 지는 것을 보고도 짐짓 모른 척,노을을 즐기다 들어가는 날도 있었으면 합니다....more4minPlay
November 28, 20192019/11/28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ART19 개인정보 정책 및 캘리포니아주의 개인정보 통지는 https://art19.com/privacy & https://art19.com/privacy#do-not-sell-my-info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27, 20192019/11/27 내 삶의 길목에서요즘 고구마철이라고 아내가 매일 군고구마를 해줍니다. 고구마를 먹다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겨울 방학이 시작 되면 장사를 하시던 부모님은 저와 동생을 시골 외할머니 댁에 보내셨죠. 산속 깊은 곳에 자리 한 외할머니 댁은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어둠에 가로등 하나 없이 깜깜하고 적막했습니다. 원치 않는 이른 잠을 청하고 일찍 일어나야 했습니다. 너무나 심심해하는 저와 동생을 위해 외할아버지가 썰매를 만들어주셨는데 집 앞 논두렁에서 콧물을 줄줄 흘리며 썰매를 타고 나면 옷이 젖어 축축해지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손발이 시려옵니다. 그러면 얼른 집에 와 부뚜막 앞에 자리 잡고 앉는 거죠. 그러면 부뚜막 아궁이 속에서 새까만 숯 덩어리 같은 게 나오고 조금 식혀 껍질을 까면 속이 노란 군고구마가 나왔습니다. 썰매타고 오면 먹으라고 할머니가 미리 아궁이에 고구마를 넣어 두신 거죠. 노란 호박 고구마를 할머니는 미국고구마라고 설명을 해주셨고 껍질을 까서 먹다보면 어느새 손이며 얼굴이며 새까맣게 묻어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할 정도였습니다. 할머니는 목 메인다고 항아리에서 동치미 국물과 배추김치를 꺼내 오셔서는 저와 동생 잎에 번갈아 먹여주시고 저희는 제비 새끼처럼 고구마한입 먹고 입 내밀어 할머니의 동치미 국물과 김치를 먹곤 했죠. 그러다보면 배도 부르고 따뜻한 아궁이 앞에서 노긋노긋 잠이 와서 씻지도 않은 채 따끈한 할머니 방에 누워 낮잠을 청했지요. 외할아버지의 얼음썰매도 그립고 외할머니의 속노란 고구마도 너무너무 그립습니다....more4minPlay
November 26, 20192019/11/26 나는 퉁퉁 불은 라면이 좋다우리 어머니 수제비 끓여 자시고 나 먹으라고 부뚜막 뒤에 한 그릇 덮어놓곤 했지 한 여름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면 그게 돌덩이처럼 불어 뚜껑을 삐뚜루 모자처럼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동네 파리가 다 몰려들어 먹고 싸고 잔치를 벌였지 나는 그걸 고추장에 비벼서 퍼 먹고는 소를 먹이러 가고는 했다 나는 지금도 밥보다도 수제비가 좋다 라면을 먹어도 지렁이처럼 퉁퉁 불은 게 좋다 그 속에 어머니가 있는 것 같으니까이상국 시인의 [나는 퉁퉁 불은 라면이 좋다]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 음식이 있죠.어릴 적 내 고향이 그려져서, 친구들의 왁자지껄한 수다소리가 들려와서,엄마가 옆에 살아계신 것 같아서 맛이 없어도 찾게 되는. 아니, 그게 더 맛있는 음식들이 있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26, 20192019/11/26 아버지와 인형얼마 전부터 아버지가 퇴근길마다 종이가방 하나를 들고 오십니다. 그런데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저와 눈이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시며 숨기기 바쁘십니다. "아버지, 그거 뭐에요? 왜 숨기세요?" "숨기기는 누가 숨겼다고 그래..그냥 아는 사람한테 선물 받은 거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궁금하더라구요. "어머니는 아시죠? 대체 저 안에 뭐가 들었는데 그러시는 거예요?" "그거? 인형. 손 넣어서 인형극할 때 쓰는 거." "그걸 왜요..설마 그걸로 혼자 노시는 건 아니겠죠?" 그러고 보니 가끔 서재를 지나가다 보면 아버지의 혼잣말을 듣곤 했는데요. "옛날 옛날에 한 시골 마을에 헨젤과 그레텔이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 커피 드세요." "아이구 놀라라! 넌 노크할 줄도 모르냐?" "근데 무슨 소리가 들리던데..전화 통화라도 하신 거예요?" "넌 알 거 없다. 얼른 문이나 닫아라." 하루는 주말에 외출하셨다가 돌아오신 아버지가 어두운 표정으로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 보육원 애들이 좋아해요? 밤잠도 설쳐가며 준비한 건데.." "아이들이란 게 참 솔직하잖아? 아무리 연습해도 다 늙은 내가 공주님이나 어린 아이 목소리를 암만 흉내 낸들 재미가 있겠냐 말이지..에휴 속상하네..손 인형 이것도 일부러 비싼 돈 주고 특수 제작한 건데.." "그럼 당신이 잘 하는 걸로 구연동화를 하면 되겠네." "내 자식 키울 때도 동화책 한번 읽어 준 적이 없는데, 내가 참 뭐하는 건가 싶어. 그래도 내가 갈 때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면서 내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가지 말라고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내가 살다 살다 그렇게 힘든 금연도 다 하고..공주 역할 목소리를 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그나마 고운 목소리라도 나지 않겠어? 암튼 아직까지는 막내한테 비밀로 해줘. 알게 되면 자꾸 놀릴텐데..."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시는 건 알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인형을 사서 구연동화 연습을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그야말로 가까이에 '행복을 주는 사람'이 계셨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아직까진 용기가 나진 않지만, 언젠가는 저도 참여해서 또 다른 목소리를 보태어 드릴까 싶네요....more4minPlay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