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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November 25, 20192019/11/25 인기척인기척은 골목에서 녹으면서 쌓인다 거리를 걸으면 집들이 어루만지는 것일 수 있다 내려오며 허공을 다 어루만진 눈처럼 기념사진 속으로 사라지는 벽화 살림살이가 아무렇지 않게 새어 나왔다 희망이거나 슬픔이 현재를 방치하듯 가난한 골목을 걸었다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현 위치에서 출발했다 마을 안내지도는1코스 2코스 3코스가 다시 만난다고 한다 빈집을 어루만지는 과거를 나와 미래의 빈집을 걸었다 잠잠한 집들이 문 닫힌 냉장고 같아서 열어보고 싶었다 런닝구만 걸친 사내가 인기척에 젖어 의자에 앉는다 냉장고 안의 음식처럼 이 골목은 체온이 낮다 김예강 시인의 [인기척]높은 언덕에 자리한 달동네가 생각나네요.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몇몇 어르신들이 자리를 지키는 동네 말이죠.골목마다 사람냄새가 그득했던 과거는 어디가고 이제는 어쩌다 들리는 인기척이 반가운 곳이 됐습니다.이 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죠.사람이 없는 동네는 골목의 체온마저도 낮아집니다....more3minPlay
November 25, 20192019/11/25 김장하는 날이 그립습니다.친구가 전화를 했습니다. “뭐하냐? 집이지? 10분 뒤에 1층으로 내려와. 친정 가서 김장하고 올라오는 중이여. 한통 주려고.” “그래? 집에 와서, 저녁 먹고 가.” “아냐, 또 시댁 가야해.” 10분 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고, 전 내려가서 김치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집으로 들어와서 김치 통을 열어보니 색도 곱게 선명하고,, 한 포기 반으로 잘라 남편 입에 넣어줬습니다. 엄마가 계셨다면 저희도 이맘때 김장을 했을텐데... 연한 보쌈용 고기를 사서 토요일 아침에 내려가면, 밭에서 직접 배추를 다듬고, 아부지 경운기로 실어 집으로 옮긴 다음 마당 한쪽에서 배추를 절였죠. 저희 4남매의 김치에 큰이모네 작은엄마네 김치까지, 300포기가 넘었습니다. 배추김치만 한 게 아니라. 깍두기 총각김치 갓김치까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어 놀고, 아부지는 삼계탕을 끓이시고,..해가 지면 마루에서 무채를 썰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배추를 씻어 물기 잘 빠지게 정리해 놓으면 한쪽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배추 속을 넣을 주전 선수들이 식사를 합니다. 중요한 양념 간은 아부지가 정하셨습니다. “젓갈 좀 더 넣어~” “마늘이 덜 들어갔어.” 하면 바로 더 넣곤 했습니다. 김장은 12시 정도면 끝납니다. 각자 김치 통을 차에 싣고, 김장 한 것을 정리하고, 마당 쓸고 아부지와 엄마, 그리고 남은 우리 4남매는 모두 목욕탕을 갑니다. 그리고 목욕탕 앞 순대국밥 집에서 아부지가 사 주는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 집으로 올라오면 김장 끝입니다. 엄마가 먼 곳으로 가기 전 까지 매년 하던 일입니다. 엄마가 떠나시고 다음해 아버지와 저희 4남매 김장을 했는데, 그 김장 맛이 안 나더라구요. 친구에게서 김장을 얻고, 하루 종일 엄마와 김장하던 날이 그리웠습니다. 다음 주 아부지 보러 갈 때 친구네 집에 들려 친구어머님 과일이라도 사 드려야겠어요....more4minPlay
November 24, 20192019/11/22 어떤 시위종이를 주는 대로 받아먹던 전송기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전원을 껐다가 켜도 도대체 종이를 받아먹지 않는다 사무기기 수리소에 전화를 해놓고 덮개를 열어보니 관상용 사철나무 잎 한장이 롤러 사이에 끼어 있다 청소 아줌마가 나무를 옮기면서 잎 하나를 떨어뜨리고 갔나보다 아니다 석유 냄새 나는 문장만 보내지 말고 푸른 잎도 한장쯤 보내라는 전송기의 침묵시위일지도 모른다 공광규 시인의 [어떤 시위]우리의 몸이 가끔 아파오는 것도 이제 좀 쉬었다가 일하라는 싸인이자 더는 일 못하겠다는 침묵시위일 수도 있어요.우리 몸이 장기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쉼과 여유를 선물해줘야겠습니다....more3minPlay
November 24, 20192019/11/22 진정한 효도란랜만에 커피가 먹고 싶어 카페서 들렀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휠체어를 찬 노모와 약간의 지체장애가 있는 아드님과의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노모는 안 드신다고 하고 아들은 사드리겠다는 실랑이였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하려다가 아들이 당황한 모습을 보입니다. "분명 있었는데 어~~~어~~" 합니다. 알고 보니 누가 쿠폰을 하나 문자로 보내줬는데 없어진 모양이었습니다. 얼굴은 빨개졌고 눈에는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노모는 그냥 가자고 했지만 아들은 손님이 밀리는데도 쿠폰문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카페 주인이 조금 안 좋은 얼굴로 "손님 죄송하지만 다른 손님부터 먼저 할게요" 라고 하게 되었고 아들은 뒤로 가면서도 노모의 휠체어를 밀며 아직도 핸드폰으로 쿠폰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들에게 "저기 실례가 안 되면 제가 두잔 사드려도 될까요?" 했더니 아들은 그제 서야 안심을 했다는 듯 허락한다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몇 번이나 어눌한 어투로 고맙다고 하며 따뜻한 커피를 가져가는데 마시면서도 내내 손짓 몸짓에 노모의 얼굴에 묻은 커피도 닦아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나갈 때는 일부러 제자리에 와서 "잘 먹었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고 나갔습니다. 행여나 노모가 다칠세라 아들은 자신도 힘겨워 보이는 몸으로 문을 받치고 노모의 휠체어를 감싸듯 나갔습니다. 그리고 나가서도 앞에 앉아 있는 노모에게 고개를 들이대고 허리는 거의 숙이듯 해서 웃고 또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효도란 많은 돈을 드리는 것도 좋은 옷을 사드리는 것도 아니고 저렇게 부모를 웃게 만드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얼마 전 파스를 붙여가며 일하는 엄마가 싫어서 엄마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고 매몰차게 전화를 끊었거든요. 엄마가 가만히 쉬는 것 보다 그래도 자식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줄 수 있는 게 행복이었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일을 많이 하신다고 뭐라 하기만 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효도가 부모님을 웃게 만드는 건데.. 그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데.. 늘 다음에 다음에로 미룬 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more5minPlay
November 21, 20192019/11/21 강아지풀풀인가 꽃인가 한참 들여다봐도 고개만 갸우뚱 꼬리만 살래살래 삶이 그러코롬 힘겨웠단 말이시? 그렇군 그래그래 서리에게도 번개 폭풍 장대비에게도 그저 그렇게 끄덕끄덕 하라는 말인갑제?이제야 그걸 알아채다니 어릴 적부텀 내내 요로코롬 일러주었는데도 이 바보 청맹과니가 알아보지 못해 미안코나 그래도 여전히 시큰둥 먼 하늘 먼 빛 보라꼬있구나 이제는 멀리 멀리 노을도 마음자리에 턱, 올려놓으란 말이제 낮달도 어둠도 지그시 눈여겨보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싱긋이 껴안으며 웃어보란 말이제 응? *밀란쿤데라의 동명 소설 이름에서 나병춘 시인의 [강아지풀]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 내리면 내리는 대로 묵묵히 받아들이며 살아가라는 듯 하네요.한들한들 흔들리는 강아지풀처럼 유연해지면 어느 날 지는 노을 보며 웃을 날도 오겠지요....more3minPlay
November 21, 20192019/11/21 내삶의 길목에서김장을 하지 않은지 3년이 되었습니다. 예전보다 별로 많이 먹지도 않고 김장한번 하고나면 며칠 몸살을 하니 차라리 주문해서 먹는 거죠. 김장철이 되면 아버지 생각에 울컥합니다. 엄마는 식구에 비해 김장을 많이 준비하셨습니다. 출가한 딸까지 챙기시는 거죠. "올해는 아버지 건강도 안 좋으시니까 김장 조금만하세요." 그러면 아버지는 ‘열개정도 더한다고 뭐가 나아지냐?’ 하며 웃으셨지요. 출근하느라 도움도 되지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출근을 해 집에 돌아오면 분홍색 보자기에 싸인 두개의 김치 통이 마루위에 놓여있습니다.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엄마~오늘 힘들었죠? 죄송해요. 도움도 못되고..아버지 좀 바꿔 주세요." 아버지와 한참 통화 하는데 숨이 차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연신 "괜찮다~~" 하십니다. "올해는 아버지 손맛이 들어가서 더 맛있을 것 같네요. 잘 먹을게요. 고맙습니다." 다음날 근무 중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고 하십니다. 택시를 타고 부모님 댁으로 가는데 삼십분 정도의 거리가 그날따라 왜 그리 더디고 멀게만 느껴지던 지..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은 벌써 119를 타고 병원에 가셨고 응급실 밖에는 초조한 모습으로 애타하시는 엄마가 계셨습니다. "괜찮을 거예요. 아버지는 오래 사실 거예요." 엄마에게 해 드린 위로였지만 제 스스로에게 한 위로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응급처치가 잘 되었지만 폐에 물이 차서 여러 날 입원치료를 하셔야 했습니다. "엄마, 아버지가 나 때문에 무리하셨나봐~" "아니야. 이참에 잘 됐지. 오래 전부터 병원 가보자고 해도 괜찮다더니 이번에 치료 잘 받으면 되지. 너무 걱정하지말자." 아버지는 퇴원 후 건강을 되찾아 지내시다 18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분홍색 보자기에 싸인 김치 통 두개와 코 줄 끼고 병상에 누워계시던 아버지 얼굴이 떠오릅니다. 제가 "역시 우리 아버지 손맛은 대한민국 최고라니까요." 하면 해바라기처럼 해맑게 웃으시던 모습이 가을햇살을 타고 내 마음에 들어옵니다....more4minPlay
November 20, 20192019/11/20 자신이 되기자신감 갖기를 위해 애쓰는 사람은 결국 자신감을 버리게 된다 우월감과 우울함의 잣대가 외부의 타인들에게 매달려 있기에 타인의 자신감이 우월해지면 그는 필연적으로 우울해지고 자신이 우월해지면 그 오만은 필연적으로 질투와 복수를 불러와 무너지므로 자신감 갖기가 아니라 자신이 되기!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자신을 내어주기 박노해 시인의 [자신이 되기]나의 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다른 사람에 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이때만큼은 지독한 근시안이 되어 나의 걸음에만 충실했으면...그것이 진정으로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니까요....more3minPlay
November 20, 20192019/11/20 내 삶의 길목에서오후에 출근 하는 남편과 동네 상가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장을 봤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나를 데려다 주고 출근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장을 보고 나왔는데 우리 차 앞에 배송업체 차량이 떡 하니 막고 있습니다. 서둘러 차량에 남긴 전화번호가 있나 보는데 남편이 “에이..그만둬. 배송 갔나본데 좀 있으면 오겠지.” 금방 오겠지 하고 남편이랑 차안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오질 않습니다. 남편은 출근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서둘러 전화를 하려고 보니 전화번호도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은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장을 본 냉동식품들도 있는데 속이 천불이 났습니다. 아니, 최소한 양해를 구한다는 쪽지라든지 전화번호 정도는 남겨둬야 하는 게 아닌가요? 남편이 가고 난 후 차량을 한 바퀴 돌며 샅샅이 뒤져보니 배송업체 상호가 나와 있어 인터넷을 뒤져 겨우 업체 전번을 알아냈습니다. “차량을 빼야 하는데 기사님이 막아놓고 안 오세요. 죄송하지만 연락을 좀 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알았다는 답변을 받고부터는 더 열이 더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님은 올 생각도 없고...더군다나 버스를 타고 출근한 남편을 생각하니 억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는 순간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나타났습니다. “아저씨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아저씨 때문에 기다리다 남편은 버스타고 갔잖아요.” 나를 흘깃흘깃 보면서 차량에 오르는 아저씨에게 저는 뺑덕어멈 같은 얼굴을 하고는 차를 빼자마자 쌩하니 나와 버렸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백밀러 저 너머로 보이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는 순간 후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왕 그렇게 된 거 좋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아니...일하다가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나이 드신 분한테 내가 너무 한 거 아닌가?’ ‘에이 밴댕이 소갈딱지 같으니라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저씨의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분도 누구의 아버지고 누구의 남편이실텐데...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이 유해지는가 싶은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자고 다짐한 하루였습니다....more4minPlay
November 20, 20192019/11/19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 부드럽고 기름진 잠을 한순간도 흘리지 않는다. 젖처럼 깊이 빨아들인다. 옆에서 텔레비전이 노래 불러대고 아빠가 전화기에 붙어 회사 일을 한참 떠들어대도 아기의 잠은 조금도 움츠러들거나 다치지 않는다. 어둠속에서 수액을 퍼올리는 뿌리와 같이, 잠은 고요하지만 있는 힘을 다하여 움직인다.아기는 간간이 이불을 걷어차거나, 깨어 울거나, 칭얼거리며 엄마 품을 파고든다. 그래도 엄마는 젖을 주거나 쉬를 누이지 않는다. 얼핏 깬 듯 보여도 실은 곤히 자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몽유병자처럼 허깨비 몸은 움직이지만, 잠은 한치도 흔들리거나 빈틈을 보이는 일이 없다.남김없이 잠을 비운 아기가 아침 햇빛을 받아 환하게 깨어난다. 밤사이 훌쩍 자란 풀잎 같이 이불을 차고 일어난다. 밤새도록 잠에 씻기어 맑은 얼굴, 웃음말고는 다 잊어버린 얼굴이 한들거린다. 풀잎 위에 맺힌 이슬은 아기의 목구멍에서 굴러나와 아침 공기를 낭랑하게 울린다.저렇게 달게 자고 나니, 하룻밤에 이 세상 다 살아버리고 다시 태어난 것 같다. 눈을 뜨자마자 눈알들은 아침을 보고 잠시 휘둥그레지고 어리둥절해진다. 전생이 기억날 듯 말 듯 모든 것이 낯선 모양이다. 그러다가 아기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금방 친해져 온몸으로 그 즐거움을 참지 못한다.김기택 시인의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갓난아기는 한 번 깊이 잠들면 웬만한 소리에도 새근새근 입니다.엄마는 새벽에 한 번 깨면 깊이 못 자는데 아기들은 엄마를 깨워놓고도 배만 부르면 꿈나라죠.엄마는, 아빠는 잘 자주는 아기가 대견하기만 합니다....more3minPlay
November 20, 20192019/11/19 엄마의 옷을 사보내고몇 년 전만 해도, 여기저기서 아이들 옷을 물려받았는데, 올해는 목을 빼고 기다려도, 들어오는 옷이 없습니다. 별수 없이 애들 옷을 사러 옷가게를 기웃거리는데 아이들 옷이 왜 그렇게 비싼지.. 큰 치수의 옷들로 두 아이의 겨울용 티셔츠, 바지, 점퍼를 사고 남편의 겨울 잠바 하나를 사니 생활비의 반이 훅 하고 나갑니다.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아이들 옷이 왜 이렇게 커? 당신이 입어도 되겠다." 하기에 "그래야 내년에도 입고, 내후년에도 입지." 그러자 "아이들 옷은 둘째 치고, 당신도 옷 하나 해 입어! 학교엄마들도 만나고 할 텐데, 왜 맨 날 초라하게 입고 다녀? 애들 눈도 있는데.." 합니다. 거울을 보니 늘어진 티셔츠에, 보풀 잔뜩 올라온 가디건, 그 위에 10년 전 5일장서 샀던 점퍼를 입고 있는 초라한 아줌마가 있습니다. 낡은 옷들이 비상금 좀 쓰세요. 비상금 조금 쓴다고 지구가 멸망하지는 않아요.'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날, 전쟁에 나가는 용사처럼 비상금을 들고, 옷집으로 갔습니다. 분명 내 옷을 사러 갔는데, 갑자기 빨간 점퍼와 꽃무늬 티셔츠 앞에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꽃무늬 옷을 좋아하는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진 핑크색의 목도리와 내복 한 벌을 샀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우체국으로 가 택배를 부쳤습니다. 다음날 친정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는 죽을 날이 코 앞 인디, 뭔 옷을 보냈냐? 연애 할 사람도 없고, 잘 보일 사람도 없는 디, 이렇게 고운 옷을 보내면 어쪄? 다시 도로 보낼팅 게, 니가 입어! 애들 학교도 들어 갔는 디, 니가 이쁘게 입어야지! 너 갈 때마다 보면, 거적데기 입은 것 같아. 너나 입어! 내일 택배로 보낸다." 하십니다. "엄마! 나는 아직 젊음으로 커버되는 나이야. 그러니깐 엄마 이쁘게 입고 다니셔요." 지금은 전업주부지만 곧 일자리 얻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면 엄마 꽃무늬 잠바 하나 더 사드려야겠습니다....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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