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의 이상론으로는 세상을 다스릴 수 없지. 양성에 불온한 사상이 퍼져 나가서는 안 될 일이요.”
-영화 「묵공」 중에서
영화 「묵공」에서,
인구 4천명의 작은 양나라 편에 서서,
조나라의 10만 대군을 기적처럼 막아낸 묵가 집단의 혁리에게,
양나라의 왕은 ‘묵자’의 사상을 ‘불온하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그를 불온한 자라 지칭하게 했을까요?
누구에게는 이상론자,
혹자에겐 유물론자와 반체제론자로 불리는,
묵가의 공동체를 구축한
묵자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 톺아보겠습니다.
묵자의 시초인 ‘묵적’은
기원전 5세기 약 479년에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산둥반도의 노나라 등주시 근교에서
공자가 죽자마자 태어났다는 주장과
맹자가 태어나기 직전에 생을 마감했다고 보는 설이 있습니다.
노나라는,
물자가 풍부하고,
기술과 기예를 중시해 관청에서 수공업을 장려하며,
수륙 교통이 편리하여 교역이 활발한 지역이었죠.
묵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수공 기술을 익히고 단련했다고 전해집니다.
실질적 노동으로 난세를 마주하여,
부흥의 불씨라도 만들고자 묵적은 세상에 나아갑니다.
“묵자는 겸애로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니 이는 자기 아버지도 없는 셈이 된다.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으니 이는 새나 짐승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머리끝에서 발뒤꿈치까지 온몸이 다 닳도록 천하를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맹자
“살아서는 죽도록 일만 하고, 죽어서도 간소한 장례로 박대를 받게 되니, 그의 도는 너무나 각박하다. 그는 진실로 천하를 사랑했다.”
-장자
묵적이 주장한 부흥의 불씨란 무엇일까요?
위의 맹자와 장자의 말처럼,
묵자는,
“네 목숨과 내 목숨은 똑같다”는 겸애의 사상으로,
난세로 고통 받는 약자를 향해,
평등을 외쳤죠.
이것이 양나라의 왕이 ‘불온하다’고 푸념한 이유입니다.
계급사회에 평등을 주장하는 존재는 위험하죠.
우리는,
마치 벽과 같은 강한 권력 앞에서,
살기 위해 순응하지만,
묵적은,
국가라는 상대 앞에서도 떳떳했어요.
순응을 치욕으로 받아들였던,
반기득권 유물론자인 묵자를,
역사라는 기록 속에서조차 꽁꽁 묶어 두려고 했던 이유겠지요.
중국의 사상가 량치차오는 묵적을
“큰 마르크스요, 작은 예수” 라고 표현했는데
맑스보다 몸을 희생시켰으나 예수보다 헌신적이진 않았다는 의미로 읽히죠.
“네 목숨과 내 목숨은 다르지 않다.”는,
묵자의 사상을,
입으로 몇 번이고 되뇌어 보며,
가볍지만 공허하지 않게 ‘평등’과 ‘실질’의 불씨를 부흥시켜 봅니다.
방송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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