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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26, 20232023/03/25 <옷>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옷이 나를 입고 외출을 한다옷은 길거리에 사람들을 스캔하며떨어지는 단풍을 바라볼 겨를도 없이쇼핑몰에 들어가 새로운 옷을 사들인다옷은 타인에게 비칠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며안심시켜 줄 그 순간을 찾는다어떤 사람에게 옷은 육체의 피난처이고또 다른 사람에게는 욕망의 승화이다그들에게 옷은 신분의 상징물이며자기 존재의 증명서이다옷은 날마다 자신의 옷차림을 바꾸며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준다밤 깊어 옷이 나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아직도 옷장 속엔 버리지 못할 옷 하나 남아있다이젠 드라이클리닝도 먹지 않는 가죽 재킷접어 입던 소매엔 깎을 수 없는 굳은살이단단히 박혀있다이재봉 시인의 <옷>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외모나 꾸민 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현실을 보면사람이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옷이 사람을 입는다는 표현이씁쓸하지만 아예 틀린 말도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하지만 나는 나. 어떤 자리에 있든, 무슨 옷을 입든,나다움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6, 20232023/03/25 <나무>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후 네 시 삼십 분. 동네 산책로를 걷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짚 앞 어귀에 우뚝 서 있는 나무 앞에서 쉼을 가집니다. 나무는 수령 250년이 넘는 오래된 향나무입니다. 울타리는 사철나무로 둘러싸여 향나무와 더불어 사시사철 푸름을 주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평화롭게 합니다. 향나무 앞에는 편히 쉴 수 있는 정자와 벤치. 그리고 운동기구 몇 가지가 설치되어 있는데 허리와 다리가 부실해 그곳에서 주로 허리 돌리기와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그러다 벤치에 앉아 나무를 한참 올려다보며 나무에게 묻습니다. "나무야, 너는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니?" 나무는 대답이 없습니다. 그러다 아니, "너는?" 이라고 오히려 본인에게 물음표를 던집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하늘을 나는 지친 새가 둥지를 틀 수 있는 넉넉한 나무로 태어나고 싶어." 라고 속으로 되뇝니다. 자연의 순환 앞에 품위를 더해가는 건, 긴 세월 풍파를 꼿꼿하게 견뎌내고 초월과 해탈의 경지에 오른 나무만 한 게 있을까요. 나무가 좋아하는 건 햇살과 바람입니다. 햇살 한 줌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지나가는 바람이 온갖 칭찬을 늘어놓으며 넉살을 떨어도 나무는 우쭐대거나 으스대지도 않습니다. 그저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 숲이 수런거릴 정도이지요. 가슴이 답답하거나 우울할 때면 나무숲을 즐겨 찾습니다. 나무는 늘 그 자리에서 사는 게 힘들다고 깊음 숨을 몰아 쉴 때마다 푸른 제 숨을 거저 주며 오롯이 사는 일에 열중하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잘 견뎌오고 잘 버텨내었잖아. 이젠 괜찮을 거야!" 위로하는 듯합니다. 내일도 동네 산책로를 거닐 것이고, 오랜 세월 천둥 벼락을 품어낸 나무를 숙연한 마음으로 올려다볼 것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3, 20232023/03/23 <살며 생각하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울은동등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무게를감지하는 추를 달아야 하고사람은마주 보는 눈길이높이가 같아야서로 공감하며 어울릴 수 있다배움은 끝이 없듯나이만큼무거운 입술을 만들고살아온 세월만큼생각하는 그릇을 만들어서벗의 말은마음 깊이 담아놓고배우고 또 배우며 살아야겠다안성란 시인의 <살며 생각하며>세월이 저절로좋은 사람을 만들어주진 않지요.고집은 버리고 마음은 비우고목소리는 조금 더 낮추고내가 틀릴 수도 있단 생각으로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해요.또 진심을 담은 다정한 말을 건넨다면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사람,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을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3, 20232023/03/23 <내 몸의 뉴 노멀>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부터 왼쪽 어깨 쪽이 가려웠습니다. 건조해서 그러나 하고 보디 크림을 발랐지요. 그런데 왼쪽 겨드랑이 쪽이 누군가 포크로 5분 간격으로 찌르는 것 같이 아팠습니다. 약국에 가서 근육 이완 제를 사다 먹어도 통증이 잡히질 않고 긁었던 자리가 빨갛게 부어오릅니다. 다음 날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 한 다음 약을 먹으니 통증이 좀 사라졌는데 약 기운이 떨어지는 새벽녘에는 아파서 잠을 깨곤 했습니다. 다음날 피부과에 갔습니다. 의사는 내 어깻죽지를 보자마자 “대상 포진입니다” 합니다. 치료 받고 주사도 맞고 가세요. 복용하고 계신 약 있으세요?” “담이 걸려서 정형외과에서 약을 받아 왔어요.” 하니 “대상 포진 걸리신 분들이 대부분 정형외과에 갔다가 피부과에 오세요. 담 걸린 데랑 가려운 데랑 거의 같은 위치죠?” “네 맞아요.” “무리하지 마시고 일상생활하세요” 아니, 내가 대상 포진이라니.. 신랑과 언니한테 카톡으로 이 사실을 전하고 몇몇 지인에게도 알렸습니다. 그러나 곧 후회했지요. ‘면역력이 떨어졌구나.’, ‘무리했나 보구나.’, ‘헐 언니, 어떡해요. 많이 아프겠네요.’ 등등 걱정의 말들이 쏟아졌거든요. 분명 걱정하는 말인데 심기가 불편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잠이 쏟아집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 생각해보니 저는 늘 젊고 팔팔하던 때를 그리워하며 지금의 이 상태는 비정상인 양, 제 몸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던 것 같아 제 몸에 미안해졌습니다. 팬데믹 이후에 나타난 새로운 표준을 ‘뉴노멀(New Normal)’ 이라고들 하죠. 변하고 있는 세상에 적응하며 달라진 세상을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이듯이 저도 나이에 따라 변하는 제 몸의 ‘뉴노멀’ 에 적응해야겠다 싶습니다. 이젠 몸이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2, 20232023/03/22 <누구보다 열정적인 어르신>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활동하시는 아버지 연배의 어르신들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자식으로서 마음 같아선 정년퇴직 후 조금 쉬시면 좋겠다 싶지만 현실은 노후 자금을 위해 재취업으로 마음 졸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아버지, 저희들 이제 부모님 돌볼 여유 있으니까 편하게 지내셔도 됩니다." 하면 "아직까진 너희들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다." 하십니다. 저희 회사 야간 경비를 하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출근시간이면 "좋은 아침입니다. 어서 오세요." 인사하십니다. 그러면 "밤샘 근무하느라 피곤하시죠? 주스 하나 드세요." "아이고 감사해라. 몸이야 피곤하지만 이 나이에 돈 벌 수 있는 게 어디인가요?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손주들 앞에서 어깨도 펼 수 있지요." 오후가 되자 택배기사 분이 무거운 짐을 들고 사무실마다 배송을 하는데 백발의 어르신입니다. 때마침 찾아갈 물건이 있었기에 먼저 달려가 음료를 드렸습니다. "제가 직접 자리에 갖다 드려야 하는데..혹시 제가 너무 느려서 그러신 건지..." "아닙니다. 마침 지나가는 길에 찾아 가려던 참이었어요. 짐이 꽤 무거운데 괜찮으세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습니까..이 나이에 택배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가끔 들리는 편의점에도 어르신께서 매장 업무를 보고 계시는데, 누구 하나 지켜보는 사람이 없어도 늘 매장 바닥을 닦고 출입문 유리창 얼룩을 닦는 어르신, "1+1 묶음 상품이라 2800원입니다. 카드 받았습니다. 적립이나 할인 포인트 있으신가요? 영수증은 필요하신가요?" "아니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는 어르신 잡수셔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고맙습니다. 여기 점장님도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이 더 믿음이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의 부모님이자 가장인 어르신들, 그 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세대가 있음에 감사하며 이렇게나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어르신들 파이팅 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2, 20232023/03/22 <허리 굽은 소나무>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모진 풍파 허리 굽은 인생자연과 조화를 이루며살아온 수채화 호수에 잎들잔잔한 가슴에 담습니다확 트인 둘레길 바람이 불어와뿌리는 깊게 내리고산고의 아픔은 세상을 보는혜안(慧眼)이 되었습니다광교산 어깨를 기대고허리를 절룩이며 푸르름을간직한 채 걸어온 세월맑은 하늘 능선 위손잡은 뭉게구름 춤을 추고물 위에 드리운 추억화려하게 산수화를 그립니다조동선 시인의 <허리 굽은 소나무>여태 조금씩 움츠러드는 등과 허리가세월의 흔적이라고만 여겼는데,누군가의 굽은 등을 토닥이고낮은 곳에 시선을 두고자 하는선한 마음이 그리 만들었던 모양입니다.그 마음 그대로 어우렁더우렁 웃으며 살아가기를,살아온 날들, 그리고 살아갈 모든 날의 풍경들이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로 기억되길 바라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1, 20232023/03/21 <괜찮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 사랑을 표현하는상징적인 단어는괜찮다는 단어이다 의식적이든무의식적이든일어난 충격에괜찮다는 말을 부여한다 한심한 생각과아름다운 마음의 혁명이 일어나도괜찮다고 위로한다 오염된 껍질을 벗기지 못한무능함에도괜찮다는 말을 붙인다 사랑의 신비로움은괜찮다는 말만 들어도정화된 새 사랑이 수립된다. “괜찮다”정외숙 시인의 <괜찮다> 좋았던 것을 떠올릴 때도 괜찮다. 싫다고 말하기 어려울 때도 괜찮다.위로가 필요할 때도 괜찮다.오늘 나의 괜찮음은 무엇이었을까...부디 슬픔을 감추기 위함은 아니었길.괜찮다, 괜찮다, 마음을 다독여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1, 20232023/03/21 <건강검진 가볍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해요.>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회사 후배가 복강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제 30대인데 췌장에 2cm 가량의 혹이 있어서 그걸 제거하는데 전신마취를 했다고 합니다. 췌장에서 암을 발견하면 이미 늦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혹시 암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더 지나면 암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네요. 저는 그동안 건강검진을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매년 형식적으로 하는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 그 친구 건강검진으로 혹을 발견했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니 저도 추가 금액을 내고서라도 더 검사할 수 있는 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50대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건강에 너무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모임이 많아서 술자리도 많고 운동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허리는 점점 늘어나 전형적인 중년 아재의 모습이 되었고요. 나이가 점점 들면서 지인들 중에서 암이 걸렸다는 소식도 듣고 크게 아픈 후에야 술 담배를 끊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제가 그런 소리를 너무 가볍게 넘겼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집에 가면 작년, 재작년에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고 당장 내일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해야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0, 20232023/03/20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5년 전 71세 되던 해 사이판으로 가족여행을 준비하면서 더 이상 해외여행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여권을 찾아보니 아직 기간이 꽤 남아 있습니다. 딸아이의 권유에 동갑내기 우리내외 필리핀 세부로 가기로 했습니다. 출국일 까지 100 여 일 동안 우리는 근력 기르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한데 출발 며칠을 앞두고 평소 무릎관절이 좋지 않던 아내가 넘어져 물리치료에 주사로 병원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지팡이에 의지해 비행기에 올랐고 도착한 필리핀은 한 여름이었습니다. 우리는 딸아이가 예약해 둔 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건물 밖으로 나섰습니다. 맑고 푸른 하늘, 점점이 하얀 뭉게구름 그 아래로 펼쳐진 에머럴드 빛 바다. 희디흰 모래톱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나는 두 팔을 벌려 등을 뒤로 젖히고, 가슴 하늘로 향했습니다. 더운 공기지만 달고 상큼했습니다. 바닷가 산책을 마치고 야외 풀장이 있는 곳으로 들어서자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 다이빙으로 물속으로 뛰어 듭니다. 여유로운 자세로 반대쪽으로 가더니 잠시 후 가장자리를 배영, 접영, 자유형을 번갈아 하며 쉬지 않고 수영을 합니다. 모두들 시선 고정. 나 역시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멍했습니다. 지켜보던 한 사람이 ”올림픽 선수 같아요.“ 합니다. 아내가 20여년 실내 수영장을 다니니 그런가보다 했지 이 정도 인지는 몰랐습니다. 아내의 무릎관절도 훨씬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3박4일 동안 야외 수영에 마사지, 맑은 하늘, 따뜻한 태양아래 해수욕, 두 사람은 몸을 맘껏 녹였습니다. 인천항 입국장. 아내가 바짝 다가와 팔짱을 끼며 '내년에 한 번 더 가도 될 것 같은데 당신은 어떠세요?' '그럽시다' 라는 말을 기대했을 아내에게 '다치지나 마세요.‘ 그러자 순간 '피이' 라며 입을 삐쭉이는데 그 모습이 28청춘 같았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0, 20232023/03/20 <3월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단발머리 소녀가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새봄의 봉투를 열면그 애의 눈빛처럼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가을에 만날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나는 누군가를 흔드는새벽바람이고 싶다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연두색 바람이고 싶다이해인 시인의 <3월에>하루는 향기로운 꽃바람이 되었다가,하루는 흙내음 머금은 풀잎이 되었다가,또 하루는 팔랑팔랑 봄소식을 전하는 나비가 되어 봅니다.작은 소망의 씨앗이 연둣빛 싹을 틔우는 봄.그래서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도 좋은 봄.귀밑머리 소녀처럼 마냥 설레는 봄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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