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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30, 20232023/03/30 <그냥>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상이 안달이 나 서로지지고 볶을 때에도내가 가진 가장 한미하되꿋꿋한 말누가 알아주지 않아도같이하지 않아도끄덕끄덕 혼자서자라는 말누군가에겐 영양가 하나 없는 헛것 같아도공기처럼 마시지 않으면못 살겠는 말남몰래 길러온 그 가슴그 설렘은 쉽게 죽지 않는다고무심코 툭,던져오던 말너에 기대어내 오랜 서성임은미지의 꽃잎을꿈꾼다기다림 속 나는 언제나꽃 피우고 있다김군길 시인의 <그냥>많이 보고 싶었다는 말도 그냥 보러 왔어.참 힘든 하루였단 말도 그냥 그랬어.널 위해 준비했단 말도 그냥 해봤어.딱히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때도 그냥.복잡한 마음을 간결하게 끊어낼 때도 그냥.가벼운 듯 결코 가볍지 않은 그 말에오늘도 잠깐 기대어 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9, 20232023/03/29 <드디어 청첩장을 받았어요>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봄다운 봄이 3년 만에 우리 곁에 왔네요. 여기저기 순서에 맞게 꽃 피우려 아우성치는 나무들의 분주한 움직임, 겨울동안 꽁꽁 숨겨둔 꽃들을 내놓기 위해 막바지 공들이는 이름 모를 풀들의 수고스러움이 느껴지는 봄이 드디어 오고 있는데....올 해 50인 우리 시누이. 드디어 모바일 청첩장을 꽃소식과 함께 보내 왔습니다. 7살 많은 나를 언니라 부르며 유난히 나를 좋아했던 눈이 예쁜 우리 시누이, 평생 동반자를 찾아 이제 결혼을 한다니 우리 딸이 결혼하는 듯 설레고 고맙고 가슴 벅차고 구름위에 떠다니는 듯 이리저리 마음이 바빠집니다. 신랑은 10여 년 전 부터 시댁과 잘 알고 지냈던 점잖고 성실한 분이신데 무엇보다도 우리 시누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왕 할 거 10년 세월 뜸들이지 말고 더 젊은 모습으로 식을 올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선남선녀의 만남에 나이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거 모두 누리면서 살기만을 바랄뿐입니다. 문득 30 여 년 전 책가방에 짐 가득 실고 무작정 오빠 언니 사는 신혼 집 보고 싶다고 서울에 상경한 단발머리에 여드름 가득했던 앳된 여고생 모습을 생각하니 그 시절이 그리워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진희 아가씨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요. 귀한 인연 만났으니 누구보다 많이 사랑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올케 언니가 늘 기도할게요. 사랑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9, 20232023/03/29 <젓가락을 놓으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십 원짜리 지폐 두 장이오천 원이 넘도록반백 년을 넘게 비워 온 짜장면 한 그릇시커먼 춘장 돼지기름에 달달 볶아양파며 감자 고기 몇 점고소하게 씹히던 그 옛날 맛은 아니지만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아버지가 사주시던 기억에 가끔은 애틋해지고이제는 그때의 당신보다 더 늙어버린씁쓸히 웃으며 비우는 오늘 또다시 짜장면 한 그릇이상길 시인의 <젓가락을 놓으며>그렇게 싫었던 흔한 음식들이 별미가 되고특별한 날 먹던 음식이 흔한 음식이 되고.세월 따라 그 위상은 달라지기 마련이지만,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들은언제나 마음을 울리고 코끝을 맵게 하죠.푸성귀밖에 없다며 투정하던 봄 밥상이부모님이 떠오르는 아련한 밥상이 된 지금,그 알싸한 맛에 추억을 쓱쓱 버무려 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8, 20232023/03/28 <우리 다시 만나요>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메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수신인은 예전에 시드니에서 근무할 때 저의 상사였던 미세스 로다 (Mrs. Rhoda). 특별한 용건은 아니고 그냥 안부메일 이었는데 내용은 아주 평이했습니다. "미세스 로다, 건강하시죠? 저는 잘 지냅니다.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는 게 마치 드라마나 연극 같다는 생각도 간혹 듭니다. 문득 시드니에서 살던 시절과 모습들이 떠올라 소식을 전합니다. "메일을 보낸 지 한 달쯤 지나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답장이 왔습니다. "미스터 정이 호주를 떠난 지 이십년이 넘었군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 깊어간다는 뜻이며, 미스터 정은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늙어서인지 나는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기고 힘이 들지만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볼 날이 있겠지요? 그 때 우리 다시 만나요." 답신 메일을 읽다보니 이십년 전 호주를 떠나기 전날 저녁 주름진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돋보기안경 너머 따뜻한 회갈색 눈빛으로 미세스 로다가 나에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에 가서 잘 지내요. 그리고, 우리 다시 만나요. 잘 지내다 보면 오페라 하우스가 내려다보이는 이 카페에서 오늘처럼 차 한 잔 나눌 날이 오겠지요." 미세스 로다 에게 메일을 보냈던 것처럼 저는 가끔 기억 속의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들도 저를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억의 상실이라고 하잖아요. 나이를 먹어가며 어쩔 수 없이 기억이 약해지다가 결국엔 자기의 이름도,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아이들처럼 하하거리다가 본능만을 남긴 채 백지처럼 하예 진 상태로 돌아가는 모습…'우리 다시 만나요' 는 이런 망각의 처연함에서 옛날 기억들을 다시 꺼내주는 말이고, 비록 겨자씨만큼 작은 가능성 이나마 새로운 기억을 다시 만들자는 약속의 말이겠지요. 물론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깨어진 게 아니라 단지 미완일 뿐이지요. 그리고 '다시 만나요' 라는 말을 나누는 순간 우리는 서로의 기억 속에 되살아나는 거겠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March 27, 20232023/03/27 <행복 예약>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도눈 부신 햇살이 반길 것이고좋은 사람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행복하게 할 것이다바쁜 일과에도커피 한 잔이하늘을 바라볼 여유를 줄 것이고책상 앞에 앉았을 때작은 노트에 새겨 넣을어느 시인의 감성 글 한 줄이 행복하게 할 것이다문득 누군가가 떠올라 전화하고목소리로 전해지는 편안에 안도하며싱긋 웃을 것이다사는 건 이런 거다평범한 하루하루가인생을 행복으로 채운다내 행복은 내가 만든다오늘 행복 예약무조건, 무조건조미하 작가의 <행복 예약>산다는 건 해결해야 할 문제투성이라하루하루 치열하게 나 자신과 싸워야 하지만,소소한 행복들이 있어 그래도 살만하단 생각이 들곤 해요.누군가가 건넨 커피 한 잔에 피곤함이 달아나고수고했단 말 한마디에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지니까요.그러니 부지런히 행복을 예약해두기로 해요.살아있단 것만으로도 이미 자격은 충분하니까.무조건 행복해야 해요. 무조건.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7, 20232023/03/27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간만에 어머니와 근처에 사시는 이모님 모시고 외곽으로 나가 바다와 산과 들을 맘껏 구경했습니다. 두 분은 89, 91세로 지난 겨울을 몹시 힘들어 하셨습니다. 추워서 밖으로 나가기가 불편했고 두 분이 화상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목소리만 들었습니다. 따뜻한 지방이라 유채꽃은 만개했고, 수선화, 진달래, 개나리도 예쁘게 피어서 사진도 찍고 맛 집에 들러 향토음식도 먹었습니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야산으로 접어드는데 이모님이 차를 잠깐 세워 보라 하십니다. 어머니와 손을 잡고 내리시더니 진달래꽃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두 분이 대화를 나누시는데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 지요. 한참 후 저에게 비닐봉지를 가져 오라고 하시더니 진달래꽃잎을 따서 넣으십니다. "응, 쓸데가 있어, 집에 가서 알려 줄게." 두 분은 한 잎, 한 잎 정성껏 따서 비닐에 넣었습니다. 집에 오자 어머니와 이모님은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팬과 식용유를 준비하고 자리를 잡으십니다. 양푼에 찹쌀가루를 넣고 익반죽 해 동글동글 빚어 팬에 구우며 산에서 따온 진달래꽃잎을 올려놓습니다. 어릴 때 만들어 먹었던 진달래꽃 화전이라며 나이 90에 만들었다며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며 두 분이 웃으십니다. 사진을 찍어 형제들에 보내니 "뭐야, 무슨 떡이 이렇게 예쁘지." 하며 난리가 났습니다. 따뜻할 때 이웃집에 몇 개씩 가져다주라고 해서 돌리는데 요리 잘 하는 어르신이 계셔서 TV에서 본 떡을 먹는다며 사과를 주시는 분, 고등어를 주시는 분, 사탕을 주시는 분 수확이 컸습니다. 가을에 귤 농사 지어 나눠 먹기도 하는데 화전을 돌리니 반응이 가히 폭발적입니다. '엄마, 이모 모시고 또 바람 쐬러 가요. 내년, 내후년에도..그러자 어머니 보다 두 살 많으신 이모는 "내가 내년까지 이 세상에 있을까 모르겠다만, 있으면 다시 만들어 줄게." 내년, 내후년을 기대하며 두 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6, 20232023/03/24 <운 좋은 날>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선물로 받은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짜리가 감쪽같이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고 있을만한 곳이 없습니다. 가만히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집 정리하면서 박스를 버렸는데 아무래도 그 속에 섞여 들어 간 것 같습니다. 박스 둔 곳을 봤더니 깨끗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경비실에 가서 박스 치운 곳을 물어보며 이유를 말했더니 아무래도 못 찾을 거 같다면서 박스 정리해 모아둔 곳을 알려주십니다. 박스 모아 둔 곳에 가니 산더미 같은 박스 속을 어찌 찾을까 ~포기하려고 하자 언제 옆에 왔는지 경비 아저씨가 도와준다고 높게 쌓인 박스 위를 올라갑니다. 자잘한 종이를 모아서 넣어둔 박스 안을 몇 개 뒤져봐도 그 속에는 내가 버린 종이들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약 30 분을 지나서 박스 한 개를 뒤져보니 눈에 익숙한 종이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 금빛 봉투가 반짝하고 보였습니다. 백화점 봉투 속에 10 만원 백화점 상품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저씨 이거에요. 이게 여기 들어 있었네요.’ 흥분한 나를 보고 아저씨는 "천만 다행 이네요. 찾기가 힘든데 운이 좋네요.‘ 라며 허허 웃으십니다. ’아저씨 가 아니었으면 못 찾았지요,‘ 했더니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기분 좋은 웃음 을 웃으십니다. 집 근처 커피 집에 가서 따순 커피와 빵을 사다 경비아저씨께 한사코 사양을 하시는데도 드리고 왔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모른 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제부터 경비 아저씨에게 좀 더 잘해 드려야겠다 싶습니다. 아무튼 참 운 좋은 하루였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6, 20232023/03/26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26, 20232023/03/24 <꽃향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무심히 지나가는 길가에바람 타고 한들한들피어있는 꽃이름도 모르고관심 있게들여다봐 준 적도 없는데지친 발걸음 멈추게 하고찌들은 얼굴에꽃향기 흠뻑 뿌려 주네어느새 밝아진 맘속꽃들의 맑은소리 향긋향긋들려오고웃음 활짝 피어난 얼굴꽃보다 예쁘다며정겨운 꽃향기코끝을 살살 간지럽히네김인숙 시인의 <꽃향기>봄이라는 말엔 향기가 가득합니다.그 단어만으로도 우린싱그러운 풀내음,풋풋한 흙내음,달콤한 꽃내음이 어우러진작은 숲을 만들어 내지요.봄, 봄, 봄.그 향기로운 숲길을 따라 걸으며한들한들 불어오는 꽃바람에흠뻑 취해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26, 20232023/03/26 <사진 전시회를 준비하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래전부터 사진 개인전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미루다가 내일 모레 28일부터 개인전을 합니다. 사진들을 정리하고 편집을 하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맴돌아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내 곁에 머물다가, 외국으로 떠난 자식들을 그리워하며 무기력의 터널에서 길을 해매 던 어느 날부터 남편의 출장에 동행을 하며 나의 이야기를 사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에서 만난 풍경은 출렁이던 나의 내면을 고요 속으로 이끌어주어 황량한 겨울나무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그려 넣었고, 끝없이 넓고 푸른 바다에는 밀려오는 헛헛함을 새겨 넣었습니다. 살림만 하던 제가 사진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십년을 넘게 담아온 사진들을 모아 전시 준비를 하려니 모르는 것도 많고 자신감도 떨어져 개인전 하는 걸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65세 이 나이에 사진을 찍고 제 이름 석자 들어가는 개인전을 하는 제 자신에게 한편으로는 칭찬을 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넌 할 수 있어, 정말 잘 할 수 있어." 제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준비를 한 날들이 두 달을 넘겼습니다. 남편이 업무를 보는데 운전이라도 해주려고 카메라를 들고 따라나서는 동안에도 70이 코앞인 남편이 회사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사진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딸은 멀리 독일 뮌헨에서 살고 있고 아들은 일본 주재원으로 나가 있어 전시에는 오지 못하지만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자식들의 응원과 축하에 행복합니다. 무릎도 안 좋고, 약골의 체력인 저를 위해 카메라를 들어주고 운전도 해주고 사진을 찍는 지루한 시간들을 기다려주고 사진전을 열게 해준 사람...긴 세월을 변함없이 곁에 있어준 친구 같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잊지 못할 아련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남겨준 아들과 딸에게도 감사한 마음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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