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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rch 14, 20232023/03/14 <손자와 헌 운동화>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에게는 초등 5학년 손자와 4살 손녀가 있는데 첫 손주는 벌써 162cm 할머니의 키를 바싹 따라오고 있고 신발도 벌써 245mm나 됩니다. 하지만 키만 컸지 사내아이가 겁도 많고, 눈물도 많고, 정도 많아 맘이 많이 여린 편입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이것 저것 배우러 다니고 또 좋아하는 축구, 농구도 해야 하니 많이 바쁘더라구요. 지난 봄 방학 때 바쁜 손주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방학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추억을 만들어 줄까 해서요. 밖에서 만났는데 신고 온 운동화가 해져서 발가락이 보일 지경입니다. 너무 놀라서 ‘아니! 요즘 이런 떨어진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애들이 있냐?’ 의아해 물으니 운동화 산 지 3달 밖에 안 되었는데 너무 편하고 좋아서 이 운동화만 신었더니 정이 들어서 계속 신고 다닌다고 합니다. 아니, 그렇다고 이렇게 해지고 떨어진 신발을 신고 다니 냐? 며 운동화부터 사자고 해서 신발 가게로 갔습니다. 이것저것 신어보고 한 켤레를 사 신고 나오려는데 손자 녀석이 헌 운동화를 집에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신발가게 아저씨도 다 떨어진 신은 왜 가지고 가냐며 물으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정이 들어서....” 라고 합니다. 어차피 집에 가서 버리게 될 텐데 그냥 여기서 버리자하니 자리를 뜨면서도 자꾸 헌 운동화를 뒤 돌아 보기에 그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집에 가서 보라고 헌 운동화를 사진으로 찍어왔습니다. 나오면서도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는 모습이 왠지 내 맘까지 뭉클해졌습니다. “새 신도 편하고 좋지?” 하고 물으니 ‘편하고 좋아요. 이신발도 신다 보면 또 정이 들겠지요?' 합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부모님이 새 신발을 사 주시면 방에서 신어보고 뛰어도 보고 잘 때는 머리맡에 두고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좋아 했었는데..새 운동화를 산 기쁨보다 헌 운동화와의 이별에 더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동화 작가가 꿈이라는 우리 손자가 내가 몰랐던 또 다른 감성을 가진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찬용이~응원한다. 사랑해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4, 20232023/03/14 <연리지>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무가꽃을 피우는 법과버리는 법소중한 것을 지키는 법과버려야만 하는 이유추위와 외로움을 견디는 법과아름답게 죽음에 이르는 길까지다 가르쳐 주었지만둘이서 하나가 되는 법뼈와 살을 섞고마음과 영혼까지 하나가 되는 비밀은아직 일러주지 않으셨다그렇건만서로를 칭칭 동여매는 고통을 두고사랑하라다만 사랑하라 한다헛된 꿈을 두고모진 인연을 두고그래도 사랑하라더 사랑하라 한다.김별 시인의 <연리지>하나로 보자니 둘이고또 둘이라기엔 이미 하나가 돼버린 사이.누가 그러란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는데우린 그렇게 늘 사랑하며 살아갑니다.그러니 서로의 체온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며따스한 온기를 품은 채 살아가기로 해요.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도록어깨동무 하고서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13, 20232023/03/13 <기대된다 너>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기대된다너에 활약이가슴에 꼭 품고애지중지피워낼 작은봄의 싹을기대된다파란하늘을조금씩 가려나갈너에 작은 잎들이기대된다그 길산벚꽃 피워낼그 시간꽃눈을 맞고 있을내가사부작사부작걷는다기대되는 그 시간을상상하며그 길을황선심 시인의 <기대된다 너>봄 벚꽃보다 기대되는 그대의 봄.인생의 화사한 봄날을 맞은 그대는 어떤 꽃을 피울지,꽃길을 걸으며 얼마나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을지,생각만으로도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그러니 잠깐 이는 차가운 바람에 물러서지 말아요.부푼 기대를 안고선 그대의 봄을 향해꿋꿋하게 나아가는 거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13, 20232023/03/13 <아버지처럼 나도>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임신 7개월로 접어든 딸아이가 조산 끼가 있다고 누워만 있으라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자리보전하고 누워 있은 지 두어 달 되어갑니다. 꼼짝 못하는 딸이 가엽고 안타까워 ‘뭐 사줄까? 뭐가 먹고 싶니?’ 물어보면 또박또박 먹고 싶은 품목을 나열해 놓습니다. 어느 날은 과일, 어떤 때는 고기.. 어느 날에는 듣도 보도 못한 무슨 무슨 샐러드를 사오라며 레시피를 던져 놓습니다. ''아니 지 신랑보고 사오라 하지. 왜 허리도 시원찮은 지 애비를 시켜'' 라고 볼 멘 소릴 하는 아내에게 ''그러게나 말여.'' 그러나 저는 속으로 신나게 그 심부름을 수행하며 콧노랠 부릅니다. 역곡 시장에 빈대떡을 전으로 유명한 꼭 그 집에서 사오라는 디테일한 당부와 함께 잡채 잰 양념 소불고기도 사다 달라는 딸아이의 톡을 기억하며 아침 일찍 시장을 갔는데 전과 잡채는 오후에 나온다는 말에 다시 집으로 와 점심을 먹고 오후에 가기로 하였지요. 기다리다 못한 딸의 문자 ''아빠 오늘 못 와''? 전후 이야기를 해주고 얼른 사서 가겠노라 했지요. 딸이 많이 기다렸나 보다 싶어 마음이 바빠지면서 서둘러 시장으로 향하며 어린 시절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감기몸살이 나면 읍내약방으로 감기약을 지으러 가셨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꼭 약과 함께 국광 사과 두 알과 팥 앙금이 묻혀 진 롤 카스테라를 사갖고 오셨지요. 이불 속에서 아버지의 동선을 유추하며 아버지가 사 오실 그 치명적 맛을 그려보곤 했는데 시장일 다 보고 동네 만나는 사람마다 다 이야기를 나누시다 늦게 오신 아버지의 주머니 속 국광사과는 체온으로 미지근하게 데워 졌고 카스테라는 찌그러져 있었지만 맛은 정말로 꿀맛 같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동지섣달 팔풍받이 길로 막둥이 약과 사과를 사러 가셨던 아버지의 그 마음, 지금은 알거 같습니다. 먼 훗날 딸아이도 이 애비를 떠올리겠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2, 20232023/03/12 <우리 정서방>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사십 중반에 재혼을 한, 딸 넷 아들 하나를 둔 둘째사위입니다 동갑내기 지금의 아내와 한 번씩의 상처를 딛고 가정을 꾸린지도 벌써 이십여 년. 지금이야 많이 변했지만 이혼과 재혼을 흠결로 보던 때라 첫인사를 드리러 간 제가 문전박대를 당할 만큼 저희의 재혼에 대한 처가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를 처음 보셨을 때부터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손을 내밀어 주신 유일한 분이 장모님이셨습니다. 저는 장모님을 ‘장모님’도 ‘어머님’도 아닌 ‘어머니’라 불렀습니다. 친어머니 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저에게 장모님은 친어머니 같았습니다. 그동안 매년 청주 처가를 찾아뵙고 허리가 불편하신 어머니 드라이브도 시켜드리고 맛난 것도 함께 먹으러 가고 팔다리도 주물러 드리며 밤늦도록 이야기꽃도 피우며 어머니와 참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아내와 제가 대문을 들어 설 때면 어머니 시선은 딸은 안중에도 없고 "우리 정서방 왔어?" 하며 오직 사위인 저를 찾으시느라 두리번두리번, 외출할 때 아버지가 부축이라도 해드릴라 치면 ‘손 저리 치워 유. 난 우리 정서방 손잡고 갈 껴.’ 사위 넷 중에 유독 저를 부르실 때만 “정서방~우리 착한 정서방~~” 하고 부르시던 어머니. 그런데 아흔이 넘어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할 수 없이 요양병원으로 모셨습니다. 침대에 누워 흐릿한 시선으로도 여전히 두리번두리번 여러 가족들 중에 저를 찾아 손을 잡으시던 어머니~ ‘걱정 마세요. 금방 좋아져서 다시 집에 오실 거예요.’ 했는데.. 요양병원에 가신지 보름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재혼해서 네 사위들 중 제일 늦게 들어왔지만 어머니가 그토록 예뻐하셨던 둘째사위. 어머니 표 멸치볶음을 제일 좋아했던 정서방이 오늘은 어머님이 너무도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2, 20232023/03/11 <어르신의 호의>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외출하고 들어오는 길에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시는 90이 가까운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어디 다녀오세요?’ 하고 여쭈니 ‘요즘 왜 이리 몸이 아픈지 약국에 파스 사러갔는데 문이 닫혀서 허탕치고 오는 길이여’ 하십니다. 엘리베이터까지 양쪽 지지대를 잡고 느릿느릿 걷는데 많이 불편하게 보였습니다.‘ 아들이나 며느님한테 시키시지. 환절기인데 이렇게 입고 나와서 감기 걸리면 어떡하려고요?’ 하니, ‘아들, 며느리가 가게에 나가 한 시간 후에나 들어온다.’ 고 하십니다. 마침 집에 여분의 파스가 있어 같이 올라와 꺼내 드리며 "어르신,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겨울 동안 집안에 갇혀 운동을 거의 못하는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환절기가 되면 적응에 적잖이 피로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이틀이 지난 아침에 신문을 가지러 현관문을 열었더니 박스와 메모지가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신세를 졌다며 아줌마께 인사를 하라고 해서 저희 가게에 있는 과일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박스를 열었더니 세상에 토마토, 귤, 멜론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아니, 요즘 과일 값이 장난이 아닌데, 사서 드린 것도 아니고 여분이 있어 드린 건데.. 그 어르신이 몇 층에 사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했습니다. 경비실에 알아보니 아저씨도 ‘글쎄요 그 분이 몇 층에 사는지 모르겠는데요.“ 하십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어르신의 호의에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같은 라인이니 언젠가는 또 뵙겠지요. 모쪼록 건강히 환절기를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2, 20232023/03/12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2, 20232023/03/10 <사랑의 햇볕>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불투명한깊은 사색의 굴레에서 벗어나양지 바른 아늑한 곳에 앉았다따뜻한 햇볕을 쬐는 동안엔행복한 생각들로가슴을 꽉 채워져서흐려있던 마음도훈훈해지고아픈 상처도 아물어간다그 사람의 온기가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사랑의 햇볕을듬뿍 쬐는 느낌이다한금희 시인의 <사랑의 햇볕>그늘을 드리우며슬픔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바람처럼 마음을 뒤흔들며상처를 남기는 사람이 있어요.그런가 하면 나무처럼늘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도 있고,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바다 같은 사람도 있지요.누가 내게 누군가에게 무엇이고 싶냐고 물으면햇살이 되고 싶다고 답할래요.마음 곳곳 스미는 온기에 절로 미소 지어 지는그런 따뜻한 햇살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rch 12, 20232023/03/10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모부 병문안 갈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한참 달린 후...한 아저씨가 버스에 올라 타 교통카드를 찍었습니다. 기사님이 카드를 잘 못 찍었다고 다시 찍으라고 하자...아저씨는 화를 버럭 내며 자신은 잘못 없다며 막말을 하십니다. 정의감 넘친 승객들이 나서서 설명을 하고 나서야...아저씨는 굳은 표정으로 딴청을 피우십니다. 전에는 지하철에서 서로 부딪혔다고, 싸우는 사람을 보고..아주머니 한분이 "가방으로 먼저 쳤으니깐, 사과하고~! 상대방은 험한 말을 했으니깐, 사과하고~! 가방을 앞으로 감싸면서 들어야지 주변 사람이 안 다쳐~" 라고 현명하게 재판 내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회사 누나는 무더운 여름날 발가락에 핫 핑크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아이보리 색에 리본 달린 슬리퍼를 신고 출근길 버스를 탔습니다. '매끈하고 상큼한 내발가락 봐~ 패션의 러블리는 밑바닥...이 슬리퍼에서 오는 거 같아.'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면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근길 급하게 내리다가 슬리퍼 한 짝이 벗겨지고 말았습니다. 버스 안에 홀로 남겨진 주인 잃은 슬리퍼..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한 짝이 벗겨진 것처럼 누나는 슬리퍼 한 짝이 벗겨져서 회사로 왔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 '신데렐라' 라면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서 슬리퍼를 찾아주어 해피엔딩이 됐을텐데...팍팍한 현실에서는 맨발에 구정물이 묻고, 간판에 긁혀서 러블리한 발이 못난이가 되어 신세한탄을 쏟아냅니다. 병원에 도착해 보험을 청구할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이모부 혼자하기에는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1층에 가서 서류를 팩스로 보험회사에 보낸뒤 점심을 먹는데...동화책에서 나온 '요술항아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아리 속에 몸에 좋은 보양식을 넣으면, 여러 개가 나와서 환자들에게 기쁘게 나눠주고...헌혈이 부족하면, 항아리에서 수혈된 피가 나와서 응급 환자들이 수술을 미루는 안타까운 일이 사라지고 말이죠...혼자 동화책을 상상하며 봄날의 따스한 기운을 담아갑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rch 12, 20232023/03/11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제는 애써지우려 하지 않기로 한다그냥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이제는 애써잊으려 하지 않기로 한다생각나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이제는 애써눈물을 참으려 하지 않기로 한다눈물 나면 그냥 눈물 나는 대로포기되지 않는 두 가지 슬픔내가 아직도널 사랑한다는 것과내가 여전히널 그리워해야 한다는 것정우경 시인의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원래 잊어야지 하면 더 생각나고,눈물을 참아야지 하면 더 눈물이 쏟아져요.그래서 충분히 슬퍼하고, 우는 게마음을 회복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하죠.내 손을 떠난 일들, 내 품을 떠난 사람들 모두,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사랑하면 사랑하는 대로내버려두는 유예기간을 충분히 줬으면 해요.하나하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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