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어색하고 봄이 완연히 자연스러운 그날, 그 순간이 드디어 왔습니다. 계절의 변화에는 늘 울림이 있어요. 저는 '울림이 있다'라는 이 표현을 꽤 좋아합니다. 울리는 건 소리가 나는 것이지만 흔히 마음의 움직임을 은유하며 쓰죠. 마음을 울리는 것, 감동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다른 언어로 세상을 본다는 것, 그건 떨리고 또 울림이 있는 일일 거예요.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보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러할 테고 그저 인문학이 아니라 물리학이라는 언어로 본다면? 그 울림은 어떨까 살짝 체험할 수 있는 책입니다. 물리학자가 물리학이라는 언어로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책, 김상욱 교수가 쓴 [떨림과 울림]이 이번 북적북적의 선택입니다.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엄청난 우주의 신비를 알게 됩니다." 저자 소개 맨 윗줄에 적힌 이 문장 또한 물리학의 언어 표현일까요? 저자는 수년 전 '알쓸신잡'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더 친숙한 인물이 됐지만 그 전부터도 '과학 하고 앉아있네', '김상욱의 과학공부', '김상욱의 양자공부' 같은 대중 과학서로 알려진 책 쓰는 물리학자였습니다.
빛과 시공간, 우주, 원자, 전자... 중력, 에너지, 단진동,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는 조금은 낯설고 새롭습니다. 물리는 인간을 배제해야 하기에 차갑지만 이 책은 물리학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썼다는 게 저자의 설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야 마지막 시즌을 보고 있는 미국 드라마 '빅뱅 이론'을 떠올렸습니다.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2007년 시작해 2019년 시즌 12를 끝으로 막을 내린 이 드라마는 괴짜 과학자들의 일상을 다룹니다. 한국에서 흔히 '공대생 유머'라고 하는 것과 흡사하게 여느 평범한 이들이 보기에 특이한 사고방식과 관점을 갖고 있는 너드-괴짜들, 주요 인물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고 가장 독특한 쉘든은 시즌 12에 오니 많이 성장했고 더 인간적으로 변했습니다. 김상욱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도 쉘든의 성장과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진행: 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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