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기 전 세밑엔 그해를 돌아보고 정리하고... 해가 바뀌면 새해를 내다보고 계획하고 설계하죠. 올해가 벌써 열흘 정도 지났는데 여러분의 새해 시작, 어떠신가요? '작심삼일'이라 할 정도로 저부터도 마음먹은 걸 사흘 채워 실천하기란 쉽지 않고 일주일, 열흘, 한 달, 계속 이어나가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은 구정부터가 새해 시작'이라느니 그런 핑계들, 저도 잘 대고 했던 것 같아요.
새해맞이 첫 북적북적에 가져온 책은,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고 그를 실천하려는 노력만큼은 한국 제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한 이가 쓴 책입니다. 여행가로 잘 알려졌고 최근 10여 년은 국제 구호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한비야 작가, 그리고 그의 남편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이 함께 쓴 책 -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 작가는 1958년생이라고 합니다. 올해 63세인데 그의 남편은 7살 연상이라니 70세죠. 이 둘이 결혼한 건 4년 전, 2017년이라고 하고요. 나이 60을 넘겨서 각자의 삶을 살아왔던 이들이 인생의 황혼에 다다라 함께 걷기로 했답니다. 처음 알게 된 건 2002년 아프가니스탄 구호활동 현장에서였다는데, 연인 사이로 거듭난 건 그로부터 12년 뒤인 2014년, 결혼에 이른 건 3년이 더 지나서였다니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더욱 독특한 건 이들의 신혼 생활, 1년의 절반은 떨어져 지내면서도 '우리는 잘 되고 있다'라고,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그들, 어떤 마음으로 걷고 있는 걸까요.
결혼 생활에 대해서라면 제가 이들 부부보다는 훨씬 선배이고 경험도 더 많습니다만, 60대라는 인생의 연륜은 아직 쫓아가지 못합니다. 이들 4년 차 부부의 글을 읽으면서 인생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평균 수명이 그렇게 길어진 것과, 우리 생의 주기는 아직 딱 들어맞진 않습니다. 나이 60이 젊다고도 하지만 그간 해왔던 본업에서는 조금 물러나거나 은퇴하는 시기에 아직은 가깝습니다.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아마 적어졌을 것도 확실해 보이고요.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보다는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가는 게 더 어울려 보일 때에 서로 함께 걸어가기로 했다는 이 부부, 인생의 동반자 혹은 배우자라는 말이 썩 적절해 보이네요.
우리는 더 나이가 들면 어떻게 살게 될까요.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은 어떠할까요. 새해 들어, 한 살씩 나이를 더 먹노라니 특히 결혼 생활만이 아니라 제 삶에 함께 하는 많은 이들과는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 책이었습니다.
올해는, 아마 코로나가 종식되는 해인 것만은 분명하겠죠? 모두 즐겁게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출판사 푸른숲으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진행: 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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