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 토요일은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맞는 첫 생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내야 할지..처음에는 사형제만 모여 생신 상 차려 드리고, 어머니에 관한 추억과 기억들을 편하게 나누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던 음식을 형제들이 나눠서 한 가지씩 해오기로 했고요. 그런데 하루 전에 올케가 본인도 오고 싶다고 합니다. 올케가 오면 아이들도 와야 하고, 언니네, 여동생 네 가족들도 오고 싶다는데..저는 그냥 처음 계획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어머니를 추억하는 자리이니 오고 싶다는 데 못 오게 할 수는 없다고 계획을 바꾸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이 커지고 말았습니다. 간단히 차리려고 했던 생신상이 양도 많아지고 가짓수도 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전복미역국, 문어숙회를 해오겠다 하고, 올케는 불고기에 전을 부쳐 오겠다고 하고, 여동생은 잡채를 하고 케이크를 사오겠다고 합니다. 저는 어머니 편찮으실 때 갈치조림이 드시고 싶다 했는데, 귀찮아서 갈치구이를 해드렸던 일이 죄송스러워 갈치조림을 맡았습니다. 오랜만에 음식 냄새가 나고, 명절처럼 북적했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돌아가며 어머니께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남동생이 "엄마, 보고 싶네." 하고 입을 떼는 순간 다들 눈시울이 붉어지고,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장모님 그립습니다, 엄마 잘 해드리지 못한 거 죄송해요, 할머니, 그곳에서는 건강하게 지내세요,....그렇게 인사를 하는 동안 모두가 훌쩍거리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젖었습니다. 특별한 형식은 없었지만 어머니를 보낸 슬픔이 정화되는 듯한 하루였습니다. ‘엄마, 저희들 아끼고 사랑하며 잘 살게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가 좋아하시던 이브 몽땅의 '고엽'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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