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꽂기만 하면 외국어가 자동으로 한국어로 바뀌어 들리고 내가 하는 말도 그 나라말로 곧바로 전달되는 그런 실시간 통번역기, 그런 건 금방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럼 더는 외국 나가서, 혹은 외국인을 만나 더듬댈 필요가 없겠구나 싶었죠. 구글, 파파고... 여러 앱과 프로그램이 나왔고 장비들도 여럿 나왔다지만 아직 널리, 편하게 쓰일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언어의 장벽,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에게 만만하지 않죠. 그걸 뛰어넘도록 도와주는 이들, 영화나 드라마, 논문, 기사, 책...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는 분들이 번역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히가시노 게이고, 오가와 이토, 마스다 미리.. 일본 소설 좋아하는 분들이면 이들 작가의 책을 다수 읽었을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한국 독자 한정으로 '길잡이'가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30년 차 일본 문학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도 문명을 날리고 있는 권남희 작가의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이번 주 북적북적의 선택입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역시 글에는 글 쓴 이의 성품이 알게 모르게 배어날 수밖에 없겠구나 싶습니다. 이렇게 진솔하고 소박하면서도 은근히 재치가 넘치다니요. 저는 알고 보니 그동안에도 권남희 번역가가 옮긴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제는 그가 직접 쓴 책을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팬이 돼 버렸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그렇습니다.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할 건 아니지만 그냥 '좋구나', '괜찮구나' 하고 종종 느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좀은 귀찮더라도요. 어느 사이 살펴보면 그러고 있는 삶... 소소하지만 중독성 있는 글을 쓰고 무게 잡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일하며 하루 또 하루를 살아가는 작가의 일상과 마음이 느껴져서 좋은 책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그런 삶과 글입니다.
*출판사 상상출판으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진행: 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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