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명작: 제목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지만, 읽은 사람도 없는 책.
우리가 많이 쓰는 관용구들의 ‘진짜 뜻’을 담은 사전을 만든다면 ‘세기의 명작’ 항목에는 대략 위와 같은 설명이 들어가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런 ‘세기의 명작’ 중에는 실제로 읽어보면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이제야 읽을 수 있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거야!!”라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명작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요소 중 일단 1번 요소가 재미, ‘흡인력’일 텐데, 막상 ‘세기의 명작’ 반열에 오르고 나면 거창한 수식어에 짓눌려 그 재미가 보이지 않게 되는 거겠죠.
오늘 북적북적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은 그야말로 ‘세기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입니다.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읽은 사람도 없는. 저 역시 영문과를 나왔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어쩔 수 없이’ 이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재미있다니! 이렇게 신랄한 유머를 적재적소에 구사하다니! 그리고 한 줄 한 줄 이다지도 유려한 문장으로, 하는 말마다 쾌감이 느껴질 만큼 폐부를 파고드는 적확하고 강력한 통찰을 제공한다니.
책 한 권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탁 덮는 그 순간, 그 작고 각진 물건으로부터 말 그대로 ‘오라’ 같은 게 피어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아, 내가 엄청난 걸 읽었구나.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과 그 이후는 다를 수밖에 없겠구나. [자기만의 방]은 바로 역사 속의 그런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울프가 1928년 10월,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대였던 뉴넘과 거턴 대학에서 했던 강연의 내용을 줄여 담았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처음 이 에세이집을 접했을 무렵의 나이와 비슷한, 당시의 여자 대학생들을 상대로 들려준 말들을 정리해서 출판한 겁니다.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로 젊은 여성들에게 내가 어떤 말을 해주면 될까. 그 고민에서 태어난, 여성과 문학, 문명에 대한 통시적이고 다각적인 통찰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처럼 아름답고 유연한 문체와 구성 속에 담겼습니다.
진행: 권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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