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직업은 학교 보건교사,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안.은.영. 평범한 듯 아닌 듯한 그는 숨겨진 신분- 퇴마사이기도 합니다. 2010년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발표했던 단편 '사랑해, 젤리피쉬'에 처음 등장했던 그... 2015년 책으로 탄생했고 이어 올해 2020년, 영상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소설 출간 5주년과 작품 영상화를 기념한 리커버 특별판까지 나온 그 책 <보건교사 안은영>, 이번 주 북적북적의 선택입니다.
어느 고등학교를 무대로, 젤리피시-해파리라는 별명의 여학생 혜현을 좋아하는 남학생 승권이 있습니다. 목에 뭔가가 박혔고 그걸 빼주는 보건교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승권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도망치듯 가버리고 그의 담임은 한문 선생... 연작 소설의 시작이자, 등장인물 소개까지 겸하고 있는 '사랑해, 젤리피시'부터 '돌풍 속에 우리 둘이 안고 있었지'까지 모두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퇴마사로서 학교에는 취직해 에로에로 에너지와 악령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려는 보건교사와, 학교의 실질적인 소유주로서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학교를 지키려는 한문교사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나름대로 의기투합해 갖은 크고 작은 모험을 겪습니다. 약간만 뒤의 내용을 더 누설하면... 이런 악귀와 혼령이 또 아주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어서 그럭저럭 명랑하고 코믹한 기운이 곳곳에 흘러넘칩니다.
퇴마, 하면 저한테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강시를 무찌르는 영환도사, 그리고 퇴마록입니다. 홍콩 강시 영화는 무섭고 인기도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악한 느낌이 들었고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은, 자신의 능력과 운명에 상처 받는 이들이 가득해 뭔가 더 비장하고 우울한 기운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보건교사 안은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발랄하고 다정하고 그러면서 엉뚱하기도 하지만 굳센..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참 즐겁겠죠. 드라마의 두 주인공 배우도 꽤 어울립니다.
'그 언젠가'가 곧 돌아오길 기대합니다. 드라마도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출판사 민음사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진행: 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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