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호랑이 형상이 아니라 토끼라고?
그와중에 중국에 절하는 노인이라는 사람은 뭐다!?
애국심을 들끓게 하는 한반도 형상을 둘러싼 의견들
그리고 과메기와 청포도의 상관관계(?)까지
포항에 관해 시시콜콜 이야기해보는 내고향 특집 포항편 제2부!
포항시청 홈페이지, 호미곶(虎尾串)
호미곶은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이곳을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또한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이곳을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기술하면서 천하제일의 명당이라 하였고,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일출제일의 이곳을 조선십경의 하나로 꼽았다.
호랑이는 꼬리의 힘으로 달리며 꼬리로 무리를 지휘한다고 한다. 호랑이 꼬리는 국운상승과 국태민안의 상징이겠기에, 일제는 여기 호미곶에 쇠말뚝을 박아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으려 하였으며, 한반도를 연약한 토끼에 비유해 이곳을 토끼꼬리로 비하하기도 하였다.
정약용, <다산시문집>, 장기 농가 10장
보릿고개 험한 고개 태산같이 험한 고개 / 麥嶺崎嶇似太行
단오명절 지나야만 가을이 시작되지 / 天中過後始登場
풋보리죽 한 사발을 그 누가 들고 가서 / 誰將一椀熬靑麨
비변사의 대감도 좀 맛보라고 나눠줄까 / 分與籌司大監嘗
호박 심어 토실토실 떡잎이 나더니만 / 新吐南瓜兩葉肥
밤사이에 덩굴 뻗어 사립문에 얽혀 있다 / 夜來抽蔓絡柴扉
평생토록 수박을 심지 않는 까닭은 / 平生不種西瓜子
아전 놈들 트집 잡고 시비 걸까 무서워서라네 / 剛怕官奴惹是非
작기가 주먹 만한 갓 까놓은 병아리들 / 鷄子新生小似拳
여리고 노란 털이 깜찍하게 예쁘다네 / 嫩黃毛色絶堪憐
어린 딸 공밥 먹는다 말하는 자 누구더뇨 / 誰言弱女糜虛祿
꼼짝 않고 뜰에 앉아 성난 솔개 보는 것을 / 堅坐中庭看嚇鳶
어저귀 베어내고 삼밭을 매느라고 / 檾麻初剪牡麻鋤
늙은 할멈 쑥대머리 밤에야 빗질하고 / 公姥蓬頭夜始梳
일찍 자는 첨지를 발로 차 일으키며 / 蹴起僉知休早臥
풍로에 불 지피고 물레도 고치라네 / 風爐吹火改繅車
상추쌈에 보리밥을 둘둘 싸서 삼키고는 / 萵葉團包麥飯呑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여서 먹는다 / 合同椒醬與葱根
금년에는 넙치마저 구하기가 어려운데 / 今年比目猶難得
잡는 족족 말려서 관가에다 바친다네 / 盡作乾鱐入縣門
마당을 절반 떼어 배추를 심었는데 / 菘葉新畦割半庭
벌레가 갉아먹어 구멍이 숭숭 났네 / 苦遭蟲蝕穴星星
어찌하면 훈련대 앞 가꾸는 법 배워다가 / 那將訓鍊臺前法
파초 같은 배춧잎을 볼 수가 있을까 / 恰見芭蕉一樣靑
시골사람 꽃이래야 기껏 장독 가에 / 野人花草醬罌邊
맨드라미 봉선화 그것이 고작이지 / 不過鷄冠與鳳仙
쓸모없는 석류 붉기가 불같기에 / 無用海榴朱似火
늦은 봄날 옮겨다가 객창 앞에다 심었다네 / 晩春移在客窓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