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up to save your podcastsEmail addressPasswordRegisterOrContinue with GoogleAlready have an account? Log in here.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ne 26, 20232023/06/26 <소나기 지나가시고>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렇지마음도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소나기 한줄금 지나가시고삽 한자루 둘러메고 물꼬 보러 나가듯이백로 듬성듬성 앉은 논에 나가 물꼬 트듯이요렇게 툭 터놓을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물꼬를 타놓아 개구리밥 섞어 흐르는 논물같이아랫배미로 흘러야지속에 켜켜이 쟁이고 살다보면자꾸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지툭 타놓아서 보기 좋고 물소리도 듣기 좋게윗배미 지나 아랫배미로논물이 흘러 내려가듯이요렇게 툭 타놓을 때도 있어야 하는 거라송진권 시인의 <소나기 지나가시고>많은 비가 내려 물이 고였을 때는 물론적당한 시기에 물꼬를 내 논물을 빼야벼가 뿌리를 튼튼히 내릴 수 있듯,쌓인 감정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터져 나올 땐 무조건 비워내야 해요.소나기가 지나간 후 떠오르는 찬란한 무지개처럼가벼워진 마음에도 행복 무지개가 뜰 수 있도록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25, 20232023/06/25 <함상 공원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대명항으로 향했습니다. 한산하리라 생각했던 포구는 의외로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포구 옆 함상공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해군 군함으로 바다를 지켜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해 조성된 공원은 안보 교육 현장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영상관, 선실 체험 공간, 한국전쟁 홍보관, 한주호 준위 추모관 앞에선 마음이 숙연해짐과 동시에 이념의 차이로 남과 북이 아직도 대치 상황임을 실감케 하는 현실은 고통이었습니다. 상갑판을 지나 조타실, 전탐실로 올라갔습니다. 군인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보였습니다. 막냇동생이 해군하사관으로 입대해 오랫동안 군복무를 했기에 그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군장을 메고, 풀고 좁은 계단을 신속하게 오르내리며 출동 준비를 했을 그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들 속에서 바삐 움직였을 동생의 동선을 그려보는데 고단함이 읽힙니다. 조리실, 군의관 실, 장교실, 작전실, 함장실을 지나 갑판 외부로 나왔습니다. 운봉함에서 바라본 김포와 강화도 전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었지만 전후 세대로 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와 바라보는 풍경은 달랐습니다. 세월의 물 밑으로 흐르는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그림 같은 평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오늘. 공원 내부를 산책했습니다. 전시된 수륙 양육 장갑차와 초계기를 보며 '한반도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다시는 이런 전쟁 무기들을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염원을 담은 평화의 메시지를 작성한 후 빨간색 느린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대를 뒤로 6.25 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나라 국기가 게양된 곳으로 갔습니다. 비석에는 육군, 해군, 공군 파병 숫자와 전사자, 부상자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의료지원국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자유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던 그들의 희생 앞에 고개 숙여 묵념을 올렸습니다. 지금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끊임없이 포성이 울리고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June 25, 20232023/06/24 <참말로 벨일이여>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비는 왜 한번도 안 온다냐, 여즉 논에서 일하는겨? 오째 이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 하늘 깊어진 걸 보니께 벼 벨 때가 된 것 같기는 헌디, 암만 그려도 엄니 얼굴 잊어부리믄 안되지, 참말로 벨일이여.아무 말도 못하고 처마 그늘만 만지작거렸다 치매 걸린 할머니가 한번씩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아버지를 찾는데, 울안에 번개 맞아 쓰러진 향나무 저승 간 지 오래라고 차마 말도 못하고 그저 틀니 빠진 주름진 입안에 아, 하고 사탕 하나 넣을 뿐이다박경희 시인의 <참말로 벨일이여>오랫동안 치매를 앓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친구는친구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어요.치매가 와도 감정은 기억한다고.누가 섭섭하게 했는지, 누가 잘해줬는지,그래서 맘 상하게 했다간 혼쭐난다고.‘아주머니, 아주머니’ 해도 ‘네~어르신’ 하며 웃었는데,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제일 잘한 일이었다고.혹시 부모님이 기억을 잃거든 그 앞에서 울지 말라고.그보다 더 큰 불효는 없다고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25, 20232023/06/25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25, 20232023/06/24 <소중한 인연이 쭉 이어지길 바라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8년 가까이 동호회를 모티브 삼아 가족처럼 지내며 회원 하나하나를 살뜰히도 챙겼던 동갑내기 친구가 이사를 간다고 하네요. 그 동안 회원들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동호회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솔선수범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지금까지 동호회가 유지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기에 진정 헤어지고 싶지 않은 건, 전 회원들의 공통된 마음일 거라 생각됩니다. 지난 송별회 때에만 해도 바쁜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전 회원이 참석할 정도로 그 친구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보여준 데다 아직은 헤어진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 모두들 얼떨떨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행히 멀지 않는 곳으로 이사를 가기에 당분간은 중간지점에서 만나 함께 운동을 즐기긴 하겠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같은 아파트 입주민으로 살 때와는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걸 알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새벽부터 난리 블루스를 치면서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온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갈 때면 갑자기 울컥하기도 하고, 급 다운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암튼 마인드 컨트롤이 잘되지 않는 요즘입니다. 원래 든 자리보다는 난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법이라 한동안은 친구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모든 걸 맡기는 수밖엔 어쩔 도리가 없겠죠. ‘친구야!!그동안 함께했던 시간들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어. 비록 이사는 가지만 소중한 인연 끝까지 이어가기로 하자 알겠지?’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25, 20232023/06/23 <이게 꿈인가>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에 큰맘 먹고 오대산으로 등산을 나섰습니다. 승용차로 50분. 월정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을 올랐습니다. 오대 천을 따라 40분 정도 지나니 갈증이 나 물을 꺼내 마시고 있는데 한 사람이 혼자 오르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디까지 가시냐고 묻는데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해 이것저것 물으니 광주 포병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수료 후 바로 같은 침상에서 동기로 입대한 전우였습니다. 어디 사느냐고 했더니 30여 년 전 부산에서 이사를 와 오대산 인근 평창에 거주한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털썩 주저앉아 간식을 주고받으며 휴대폰 전화번호도 주고받고 50여 년간 어찌 살았냐고 하다 보니 강산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엊그제 같이 기억이 점점 살아납니다.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에서 포사격 훈련 나갔을 때 함께 방카에서 화약연기를 마시며 그때 우리는 나는 계산 병으로, 그 친구는 수평 통제 병으로 업무를 수행 했었습니다. 이렇게 50년 만에 만난 것은 필연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눈시울이 더욱 붉어 졌습니다. 오대산을 가려던 계획을 접고 즉시 하산하여 중식을 하고 가까운 계곡에서 발을 담구며 다음에 오대산으로 다시 올 테니 그 때 미리 연락하여 만나자고 하며 헤어졌습니다. 귀가하여 책꽂이 저 귀퉁이에 놓여 있는 앨범을 뒤적여보니 그 친구가 보입니다. 50년 전 군대 동기 김철규. 다음엔 오늘 포기한 오대산 비로봉 에서 또 만나자.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25, 20232023/06/23 <그런 저녁이 있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물 무렵무심히 어른거리는 개천의 물무늬며하늘 한구석 뒤엉킨하루살이떼의 마지막 혼돈이며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바람이 푸른 빛으로 지나가는 소리며둑방의 꽃들이차마 입을 다무는 소리며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어둠이 빛을 비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나무의 나이테를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넣으며가만 가만히 거기 서 있으려 한다내 몸을 빠져나가지 못한 어둠 하나옹이로 박힐 때까지예전의 그 길, 이제는 끊어져무성해진 수풀더미 앞에 하냥 서 있고 싶은그런 저녁이 있다나희덕 시인의 <그런 저녁이 있다>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세상은 언제나 유유히 흘러가는데나만 길을 잃고 헤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하지만 어디에도 맘 둘 곳 없어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렇게,저녁놀 속에 맴돌 때가 있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22, 20232023/06/22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랑은 한 포기꽃처럼 피었다시들면떨어지는 꽃잎 같지만꽃 피고잎 모양 무성할 때보이지 않던 나뭇가지살포시 고개 들며굿 굳이 자태를 뽐내는 요즘비바람 흔들려도쉽게 꺾이지 않는너만의 힘을 자랑하듯사계절 견디어가지 사이 달 뜨고 별 반짝반짝삶 속에서하루하루 나이 먹고모자람이 터질 듯욕심 없이 산 다 는 게녹음이 짙은 나뭇가지와 같다.오석주 시인의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모든 계절 꽃이 피고 지는 동안묵묵히 배경이 되어주는 나무들.그렇게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살다곱게 단풍물 머금고 미련 없이 떠나는그 초연한 모습을 무척 닮고 싶었지요.나무처럼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편해질 텐데그게 늘 어찌나 어려운지.고민, 고민하다 결국 알아볼 수조차 없는티끌만한 욕심 하나, 먼저 내려놓아 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22, 20232023/06/22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가 선생님을 다시 찾게 된 건 고2 시절 선생님이 학문도 가르쳤지만 인생의 바른길을 늘 깨우쳐 주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졸업 후 잊고 지내다 10년 전 친구가 선생님을 어렵게 어디 계신지 알아냈습니다. 다행히 같은 부산에 살고 계셨고 은퇴 후 산행과 바둑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담임을 하신적도 없는데 우리의 얼굴을 기억해 주셨고 수업시간 우리가 다른 애들보다 더 또렷한 눈빛으로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도 기억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그때의 감성과 모습으로 여전히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참 신기하기도 했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후 우리는 선생님을 찾아뵙고 학부형으로서 일들도 상담 하며 그렇게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 코로나로 3년을 만나지 못했고 5월 스승의 날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3년 만에 만난 선생님은 청력이 좀 안 좋아지셨을 뿐 그대로셨습니다. 나에게 ‘너는 얼굴이 더 빛이 난다. 요즘 좋은 일이 많은 거지?’ ‘아니에요, 선생님, 저 살이 쪄서 그래요...’ 친구에게는 너는 안경이 바꾸었구나. 눈이 더 나빠지고 있는 건 아니지? 학교 다닐 때도 그렇게 공부만 하더니.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거니?‘ 친구는 ’아니에요. 노안이라서 다 초점 렌즈 맞추었어요.’ 라고 하는데 다 같이 노안이라는 말에 웃었고 선생님은 ‘아직 너희들은 날아다닐 나이야. 책보다는 영화를 많이 보고 산책을 즐겨라. 좋은 영화도 참 마음에 심금을 울리는 게 많지.’ 선생님은 점심 값을 꼭 본인이 사주신다고 고집을 부리십니다. 이렇게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고... 세상은 그렇게 그렇게 돌아갈 것이지만 우리가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그 따뜻함과 인생의 교훈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 고맙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21, 20232023/06/21 <꺾어야 사는 인생>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십견 의사가 말한다“꺾어야 삽니다”“네 무슨 말씀인지?”어리둥절한 나에게 그는 씩 웃고는어깨에 주사 한 대 놓고일주일 치 근육 완화 약 처방을 준다그러고는 물리치료 받고 가란다물리치료 받으며나는 의사의 말귀를 알아차린다오늘도 나는 오십견이 온 오른쪽 어깨를뒤로 꺾어본다근육이 아픈 듯하다가 시원해진다인생도 문제가 생기면그 부분을 한번 뒤로 꺾어보자아플듯 하지만 누가 아는가?시원해질는지...하은혜 시인의 <꺾어야 사는 인생>누구에나 인생의 벽을 느끼는 순간이 있지요.어느 날 팔이 올라가지 않는 오십견처럼,아무리 애써도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그저 마음 한 번 꺾으면 되는데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버티고 또 버틴 날들.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겠기에결국 꺾어야 산다는 말을 가져다 고쳐 써봅니다.살다 보면 꺾일 수도 있다고,한 번 쯤은 꺾여도 괜찮다고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